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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라이트노벨은 무너져가고 있다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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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가끔, 글을 잘쓴다고 유명하거나 이미 기성작가인 사람들이 사적으로 게시글을 올리거나 채팅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물론 주 된 주제는 '라이트노벨' 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술성' 에 대해 논했고 '문학적 기교'를 따졌다. 이 것이 헛된 짓이라는 것을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지 않나 라고 나는 잠시 생각했었다. 결국 아무리 예술성을 따지고 문학적 기교를 입빠르게 떠든다 하더라도 결국 그들이 써내는건 그들이 그토록 말하는 '캐릭터 소설' 이 아닌가. 마치 중고등학교 시험 마냥 달달 외운 클리셰와 모에라는 것들로 들어차버린 그런 캐릭터 소설. 

많이 안타까웠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런 캐릭터 소설이 아닌 진정 이야기로 이루어진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여럿 보였음에도 '상업적 소설' 이라는 이 웃긴 단어 앞에 그들의 말은 묵살당했다. 

상업적이다.

결국 누군가에게 팔아먹는다는 뜻 아닌가.

팔아먹을 대상을 자신들이 줄여놓고 줄여놓고 줄여놓고 지금도 줄이고 있음에도

이 정신나간 '상업적 소설' 이라는 단어는 계속 목을 죄고 있다. 지망생들의 그리고 독자들의

그 단어가 교수대에 내걸린 밧줄이 틀림없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진정한 문이라고 말하며 그 원형 안으로 고개를 디밀었다. 나는 차마 그러지 못했다.


8. 

나 또한 하루히를 좋아했다. 샤나를 좋아했고 루이즈를 좋아했고 료우기와 미사카, 수 많은 캐릭터들을 좋아했다. 그들은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주인공을 멋진 세계로 인도할 만큼 능력있는 캐릭터였다. 그렇기에 빠져들었고 좋아했다. 나는 캐릭터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과 여주인공과 다른 주연과 조연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사라지고 그들의 외모와 옷차림과 말투에만 치중하는 것을 싫어할 뿐이다.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과연 정말 이 것이 단순한 취향의 문제일까. 

나는 라이트노벨 이란 것 안에 '마니악' 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야지

라이트노벨 그 자체가 '마니악' 이라는 단어 안에 포함되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한국의 라이트노벨은 후자에 속해있다. 그것도 엄청나게 깊숙이.


9.

한국의 라이트노벨은 몇 권 읽지 않았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 있었다. 좋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도 좋았다.

근데 지금은 그들의 작품이 그저 이름만 남아있다고 생각된다.

책은 나오지만

사람들은 손으로 '명작', '전설' 이라 적었고

다른 한 편에선 입으로 '판매부수', '모에'를 외쳤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시점부터 나는 한국의 라이트노벨은 차마 서점에서 집어들 수 없었다. 서점의 그 책장 사이로도 걸어갈 수 없었다. 언제나 그 곳은 텅 비어있었고, 드문드문 스쳐지나가듯 재빨리 책을 뽑아들고 그 자리를 떠나는 몇몇 마니아들만 존재했다.

캐릭터들은 이제 스토리와 감정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았고

홍등가에 선 여성들처럼 몸매와 야한 웃음으로 유혹했다.

어째서,


10.

나는 라이트노벨이 가볍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순수문학 같은 그런 내용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즐기기 위해 이러한 책을 읽고 웃고, 때론 감동한다. 그정도면 된다. 설사 냄비받침이 되더라도 가끔은 다시 들어 바라보고 '그래도 재밌다' 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그 것이 단순히 캐릭터들의 유혹이 아니라 우리가 진정 바라는 이야기들로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소설이니까

이야기니까

서사니까

캐릭터들이 바보같이 장난을 쳐도 좋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내내 떠들어도 좋고, 피가 이리저리 튀어도 상관 없으니 

캐릭터의 얼굴과 벗은 몸을 생각하며 그 책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게 되기를.




맨 처음 라이트노벨을 읽었을때 당신은 무엇이 좋아서 그것을 읽었나.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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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Rogia
Rogia 14.03.31. 21:30
글은 긴데 무엇을 말씀하시고 싶으신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국내 창작 라이트노벨이 매니악한 모에일편도로 나아가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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