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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52 Jul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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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rook

마족의 대륙, 데비루스.

평소에는 다소 음침할 뿐, 지극히 평화로운 이 마족들의 터전은 어느 날 돌연 출몰한 한 무리의 파티,

정확하게는 4명의 인간과 1명의 드워프과 1명의 엘프에 의해 엄청난 속도로 폐허가 되어갔다.

멸마성전(인마대전)을 일으켜 아스가이아 대륙의 인간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데비루스의 마족들이었으나 '대륙의 여섯 별'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름이 알려진 기사나 마법사들도 아닌, 이틀 전 이들에 의해 처참하게 소멸당한 리치의 표현을 빌려서, '어디서 나타난 말뼉다구 같은 놈'들에게 불과 1주일만에 대륙의 반이 초토화가 되는 굴욕을 겪고 있었다.

그것도 단 6인에 의해.
"대체 이놈들은 언제까지 나오는 거야! 44!"
"애송이! 입을 놀리고 있을 여유는 있나 보군, 이 몸은 벌써 50마리째다! 읏차, 51!"
"지는 사람이, 55! 오늘, 56! 식사 및 장작담당인 거, 57! 잊지 말라구요, 58!"
푸른 머리의 소년이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마족들을 자신의 검─ 프람베르그로 베어나가며 외치자 그 옆에서 마찬가지로 마족들을 향해 자기 몸집보다 커다란 배틀액스와 해머를 쌍수로 휘두르는 드워프가 대꾸했다.
그리고 그 옆에서 활을 쏘고 있는 금발과 뾰족한 귀가 특징인 종족─ 엘프가 일행의 뒤를 노려 달려드는 마족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사격으로 일행을 엄호하고 있었다.
"꾸우으으어어어억!"
"아크데모오온?!"
겹겹이 쌓인 마족의 벽을 경이적인 속도로 허물어가던 일행은 갑작스레 나타난 거대한 고위마족을 보며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 놀라움이라는 것이... 두렵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어이, 저 뿔은 내가 갖겠다!"

자주색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검은 머리 청년의 말을 필두로,

"그럼 눈알은 내 거!"
"...날개는 제가 가질 거에요."
"저 가시박힌 방망이는 이 '갈색수염 드워프 족'의 호오란 해머스톰께서 갖겠다!"
"에엑?! 그럼 난 고기!"
"전 발톱이 갖고 싶네요."
...같은 느낌인 것이다. 마족 중에서도 단 13기밖에 존재하지 않는, 고위마족들 중에서도 그야말로 우두머리급에 속하는 아크데몬은, 자신을 앞에 두고도 겁 없이, 아니 겁은 물론이거니와 이미 자신을 전리품 취급하는 건방진 인간과, 드워프와, 엘프로 이루어진 일행을 향해 그들의 몸집을 다 합쳐놓은 것보다도 커다랄 것 같은 무식한 크기의 가시박힌 둔기(호오란 찜)를 휘둘렀다.
" 인간 놈들... 목숨을 구걸해도 모자랄 판에 건방지구나...!"
"고귀한 갈색수염 드워프의 수장인 이 몸을 허약한 인간놈들과 비교하다니!"

"시끄럽다...! 죽어라...!"
'드워프' 호오란의 반박은 아크데몬의 일갈에 의해 무시되었다. 음성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아크데몬의 외침은 듣는 이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울림을 내포하고 있었다.
힘은 또 어찌나 센지 허공을 가르는 소리만으로도 일행을 박살낼 수 있을 기세로 휘두른 아크데몬의 일격을 보며 일행 중 한 소녀가 겁 없이 한발짝 나와 일행 앞에 섰다.

날개를 가진다고 말한 이 소녀는 눈을 연상케하는 깨끗한 은발의 롱헤어와, 그와는 대조적인 고급스러운 고딕스타일의 검은색 드레스 차림을 하고 있었다. 이마와 앞머리를 귀엽게 덮고 있는 황금색의 티아라는 그녀의 신분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 그런 무식한 공격은 통하지 않아요, 더러운 마족."
소녀의 말과 함께 그녀의 양손에서 뿜어져 나온 눈부신 빛이 일행을 감쌌고 지면에 꽂혔다면 어마어마한 충격이 전해졌을 것 같은 아크데몬의 일격은 빛의 보호막에 닿는 순간 티딩,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너무나도 쉽게 막혀버렸다.
"나이스, 레이나!"
"역시 '빛의 소녀'답군."
푸른 머리의 소년과 검은 머리의 청년이 엄지를 치켜들자 레이나라 불린 순백의 소녀는 그들을 향해 드레스 끝자락을 가볍게 들어올려 인사하였다.
"이, 이럴수가...! 어떻게 인간들이 '가이아'의 힘을...!"
"뭘 놀라고 그래? 아무런 밑천도 없이 이런 곳에 오겠어?"
눈알을 갖겠다고 말한 붉은 머리의 소녀는 장난끼 가득 어린 미소로 그렇게 말하였고, 아크데몬이 그런 소녀가 번쩍 치켜든 손바닥의 위, 정확하게는 그 손바닥의 훨씬 더 위─ 하늘을 올려다보자, 불타는 운석 한 덩이가 자신을 향해 맹렬한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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