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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1 Jun 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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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니에

꿈을 꾸었다. 몇 번이고 같은 꿈을 꾸었다. 어둡고 조용한 장소에서, 그렇게 서있는 꿈을 꾸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정적 안에서 난 누군가를 찾아 헤메였다. 들리는 것이 아닌 목소리. 내 머리로 내 마음속을 휘젓는 목소리가 들린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나를 찾고 있나요?’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목소리의 주인을 찾기 위해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어둠속을 찾아 헤멘다.

그리고 그 누군가의 목소리가 점점 크게 다가올 때가 되면...

늘 그렇듯이 눈이 뜨이는 아침이 찾아왔다.

세상의 아침이 그렇듯 베란다의 얇은 커튼 사이로 아침의 햇살이 들어온다. 이 햇빛은 따스하면서도 약간은 차가운 공기를 띈다.

언제나와 같은 아침이다.

그런 하루의 반복이다. 나는 늘 언제나와 같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아침을 맞이한다.

눈을 떠보니 나의 몸은 널부러져 있었고 일어나려 하니 몸은 무거웠다. 그런 무거운 몸을 챙기며 커튼이 달려있는 창가로 다가갔다. 창가의 커튼은 하나의 문이자 장벽이었다.

이곳은 내가 있는 세계.

저 커튼은 이곳이 나만의 세계라는 것을 알려준다. 10층짜리 작은 아파트의 8층의 한 호. 이곳은 나만의 작은 세계이다.

그곳에서 나는 꿈을 꾼다.

매일 같이 같은 꿈을 꾼다.

누군가 나를 찾는다. 나는 그 누군가를 찾는다.

그 누군가는 나를 애타게 부른다. 나 또한 그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다.

그 누군가를 찾아 돌아다닌다.

그 누군가의 목소리가 가까워져 그 누군가를 찾았다 싶으면 그 누군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이내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은 좋아하지 않는다. 아침의 따스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싫다. 그렇다고 낮이나 저녁이 좋은 것도 아니다. 분명 나는 ‘깨어난다.’라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일 것이다.

널부러진 몸을 일으킨 나는 나와 바깥세상을 단절시키는 커튼을 젖혀 밖을 바라본다. 8층에서 보이는 것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습과 자동차가 움직이는 모습이 전부다. 그리고 밝게 떠오르는 해가 보인다.

해를 바라보았다. 눈이 부셔 얼굴을 찡그렸다. 그리고 욕지기가 올라왔다.

역시... 밝은 건 싫다.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어느 순간엔가 사람들의 소리가 줄고 자동차 소리도 점점 줄어간다.

이것이 나에게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 따위야 아무래도 좋다. 나의 세계에선 시간 따위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이곳은 나만의 세계니까....

멍하니 밖을 바라보았다.

구름이 떠가는 것을 보며 조용히 숨을 쉰다. 나만의 세계 속의 정적에서의 나의 숨소리가 나를 살아 있다고 말해준다.

‘나는 살아있다.’

그것을 느낀다. 나는 현재 살아있다. 나만의 세계에서 살아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다. 해가 사라진다.

밖은 소란스러워지는가 싶더니. 이내 조용해진다.

세상은 어둠에 감싸이고, 어둠이 감싼 곳에 조그만 불빛들이 반짝인다

세상에 정적이 흐른다.

이내 나만의 작은 세계는 아파트의 작은 호의 세상이 아닌 정적이 흐르는 바깥 세계와 하나가 된다.

나는 커다란 세상에 휩쓸리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내 작은 세계의 문을 열고 천천히 계단으로 내려간다.

뚜벅뚜벅.....

뚜벅뚜벅.....

뚜벅뚜벅.....

천천히 걸어 내려가는 사이. 낡은 계단에서는 내 발소리만이 남아 내려간다.

뚜벅뚜벅....

뚜벅뚜벅....

뚜벅뚜벅....

내 발소리는 조용히 울리며 밑을 향한다. 밑으로 내려가면 다른 세상으로 가는 문이 열려있다.

낡은 유리문.

이 허름한 문이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이라는 것에 웃음도 나오지 않아 쓴웃음을 짓고 만다. ‘결국 다른 세계도 내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리에 맴돈다.

천천히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을 빠져나왔다.

차가운 공기가 나를 감싼다.

‘세상은 다를게 없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별조차 보이지 않는다. 세상은 나만의 세상과는 다를 것이 없다는 것에 쓴웃음이 난다.

옆을 보았다. 작은 화단에 작은 꽃들이 여러 가지 색으로 작지만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그 꽃들에게 다가가 그 꽃들을 멀뚱이 쳐다보았다. 밤의 색에 갇혀 있었다.

‘아무리 아름답게 피어도 이것은 나의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꽃밭에 발을 들여 놓는다. 그리고 천천히 작을 꽃들을 짓밟는다. 그리고 나는 뒤돌아 나만의 세계로 돌아갈 뿐이다.

꿈을 꾸었다. 평소 꾸는 꿈과는 다른 꿈이었다.

나는 목을 조르고 있었다.

누군가의 목을 조른다.

분명 나는 슬픈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누군가는 그의 손으로 나의 얼굴을 감싼다. 그리고 숨이 막혀 괴로운 얼굴이 평온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에게 말한다.

그러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내가 목을 조르고 있기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나는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울지 말아요. 나를 찾았잖아요? 나를 보고 웃어줘요.’

그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려 한다.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나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손은 차가우면서 따뜻한 기운이 있었고 부드러웠다.

이 손에 따뜻함을 더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더 세게 누군가의 목을 졸랐다.

그 누군가의 손은 점점 내 얼굴에서 멀어져가며, 누군가는 나에게 미소 짓는다.

그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려 한다. 그러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늘 그렇듯이 잠에서 깬다. 아침의 햇살이 나만의 세계로 들어온다. 이 따스하면서도 차가운 기분이 싫다.

천천히 널부러진 몸을 일으킨다.

몸을 일으켜 커튼을 젖혔다. 해를 보자 나도 모르게 구역질이 격하게 올라왔다. 한쪽 커튼을 잡은 채 그대로 바닥에 내 안에 것을 토해낸다.

몇 번인가 기침을 격하게 했다. 입안에서는 신내가 났고 기분이 나빠 바닥으로 침을 몇 번인가 뱉었다.

토해낸 것에서 역한 냄새가 났고 얼굴이 일그러진다.

베란다의 커튼을 젖혀 밖을 내다본다. 별다를 것이 없는 매일 보는 풍경이었다.

매일 보는 풍경이다. 결국 다를 것이 없다.

투둑

하는 소리와 함께 내가 잡고 있었던 커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커튼의 한쪽이 뜯어졌다. 분명 하얀 커튼이었었다. 그러나 지금 떨어져버린 커튼은 약간 누런빛을 띄고 있었다.

분명 밝은 흰색 이었을텐데....

바닥으로 떨어진 누렇게 되어버린 커튼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널부러진 모습이 마치 나 자신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커튼을 줏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제 이것은 나의 작은 세상에 필요가 없어진 물건이었다.

나는 이 물건을 다른 세계로 버렸다.

이제 이것은 나의 작은 세계의 물건이 아니다.

8층에서 떨어진 쓸모가 없어진 커튼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이것을 버린다. 한들 바뀔 것은 없다.

그리고 나는 한쪽만 남은 커튼을 치고 나만의 세계로 들어간다.

시간이 지난다는 것을 느낀다. 바깥세상의 소리가 줄어든다.

조용히.....

조용히.....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른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한다. 천천히 숨을 쉬며 내가 이 작은 세계에서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 시간의 흐름에서 생각을 했다. ‘꿈에서 느낀 손길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왜 누구인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쉰다.

정적 속에 조용히 달빛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한쪽 커튼이 없기 때문인지 달빛이 노랗게 들어온다. 그리고 그 달빛에 비춰 나의 모습이 거울에 비친다.

부스스한 머리에. 후줄근한 옷. 썩어버린 듯 한 눈.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모습의 사람의 형체가 거울 앞에 있었다. 이게 나인지 조차 믿을 수 없다. 하지만 그곳에 비친 것은 분명히 나였다.

“으흐, 으흐흐흐흐흐.”

나 자신을 비웃는다. 이 작은 세계의 갇혀 버린 나 자신을 비웃었다.

“이히히히히히히히.”

이 조용한 세계에서 나의 웃음소리만 넘쳐흐른다.

거울 안에 나를 비웃는다.

오늘도 정적이 있는 바깥 세계로 향한다. 천천히 현관을 열고 작은 세계에서 바깥세계로 향한다. 천천히 계단을 내려간다, 낡은 계단에 들어오는 전등이 나를 비웃는다. 고개를 들지 못하고 바닥만 보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나의 숨소리와 발소리만이 계단에 남는다.

바깥 세계로 가는 낡은 유리문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문을 여는 순간 차가운 바람이 들어왔다.

나에게 다가오지 말라는 듯 한 기분 나쁜 바람이었다. 난 이제 정적이 감싸 안은 바깥 세계에도 버림 받았다. 내가 오늘 누렇게 변한 커튼을 버렸듯이 정적이 감싸 안은 바깥 세계가 나를 버렸다.

나는 그렇게 버림받았다.

다시 문을 열지 못하고 천천히 계단을 올라 나만의 작은 세계로 돌아갔다.

나에겐 결국 나만의 작은 세계만이 남아버렸다.

나만의 작은 세계에서 조용히 밖에 보이는 달빛을 바라보았다가 바닥을 내려보았다.

“아하하하....”

다시 달빛을 보며, 이 작은 세계의 나를 서글프게 바라본다.

나는 왜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

꿈을 꾸었다.

베란다에 서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적이 감싸 안은 바깥 세계를 보고 있었다.

그 바깥세계로 커튼이 떨어진다. 내가 버린 약간 누렇게 변한 커튼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커튼은 떨어지고 보이지 않게 되면 또 떨어졌다. 그리고 떨어지는 순간 보았다. 누군가가 웃으며, 커튼을 몸에 두른 채 떨어지고 있었다는 걸. 그리고 그 떨어지는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는 걸.

그렇게 커튼은 끝도 없이 추락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아침 햇살이 방으로 스며든다. 그리고 그렇게 잠에서 깬다. 꿈에서 빠져 나온다. 널부러진 몸을 일으켜다 말고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거울이 있었다.

그 거울 안에는 한명의 사람이 있었다.

어제의 나였다. 점점 초췌해져 가는 나였다. 멍하니 거울을 봤다.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생각난 것이 있었다.

“아하하하하하”

무엇인지 알게 되어 정말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

이렇게 간단한 것이었다니 나 자신이 생각해도 바보같이 웃겼다.

일단 씻기로 했다. 갑자기 몸이 가벼워 진 것 같았다. 고민 하고 있던 문제가 해결된 까닭이었을까.

욕실로 들어가 찬물로 샤워를 했다. 찌들었던 몸에 차가운 물이 닿을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고민이 해결된 나만의 작은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샤워를 끝내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베란다로 가서 남은 한쪽의 커튼을 젖혔다.

따스한 햇살이 베란다 가득 들어왔다. 샤워 한 후 몸이 차가워서 그런걸까. 햇빛의 따스함이 기분 좋게 내 몸을 감싸 안았다.

밖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 사람과 자동차의 소리가 아침을 시작하고 있었고 8층에서 바라보는 밖은 언제나와 같았다. 같은게 당연하다.

이곳은 나만의 작은 세계이고 베란다 너머는 바깥세계니까. 나에 생각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바깥 세계는 매일 같은게 당연하다.

바깥 세계를 바라보며 크게 웃었다. 바깥 세계를 바라 볼 때마다 느꼈던 언제나의 욕지기가 올라오지 않는다.

“아하하하하하하”

고개를 돌려 남아 있는 한쪽의 커튼을 보았다. 이 커튼 역시 밝은 하얀 색 이었을 텐데 약간 누렇게 변해버렸다.

“이히히히히히히”

왠지 나 자신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남아 있던 커튼을 한손으로 잡아 있는 힘껏 잡아 당겼다.

투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커튼이 떨어졌다.

커튼을 안아보았다. 차가웠지만 약간의 따스함을 머금고 있었다.

이제 나만의 작은 세계와 밝은 바깥 세계를 막는 문이었던 커튼은 사라졌다.

나는 커튼을 몸에 둘렀다.

커튼을 몸에 두른 채 밖을 바라보았다. 천천히 고개를 숙여 밑을 바라 보았고....

그렇게......

그렇게......

바깥세계로 뛰어들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바깥세계를 향해 크게 웃었다.

알고 있었다.

내가 찾고 있던 것

(목소리의 주인을)

나를 감싼 것

(그 따스함이 무엇 이었는지를)

떨어져 나간 것

(내가 보낼 수 있던 것)

결국은....

(결국은...)

나라는 인간이었다는 것을....

바깥 세계는 나를 버리지 않았었다.

내가 나 자신을 버렸을 뿐이었다는 것을

안녕, 나만의 작은 세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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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가입인사겸 적어보았습니다. 잘부탁해요.

 

음...

 

제가 썻지만 막장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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