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좀비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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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5 Aug 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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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현골

글자 크기 14px, 줄간격 160%로 쓰면 읽기 좋아요.

 

네가 이 글을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고, 되도록 아직 살아있는 사람과 하고 싶다. 혹 네가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 이 글을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너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뭐부터 말해야할까. 어떻게 해야 네가 이 글을 읽어줄까. 펜을 들어 쓰고 있는 지금도 고민을 한다. 남이 읽게 될 글이니 제대로 예의를 갖춰 써야 하는 걸까. 몇 학년 몇 반이니 내 소개부터 시작해서, 육하원칙에 들어맞게? 그러나 이 와중에 내 소개 따위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제부터 예의를 지킬 일이 있을까 의심스럽다. 나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된 이야기가 나누고 싶고 아마 너도 그러하리라 생각한다. 자기소개라니! 그런 것은 조금 나중에 해도 괜찮을 것이다. 자,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면 내 이야기를 읽어주면 되겠다.

 

나는 지금 10시가 넘었는데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있다. 학교에 남아서 공부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공부를 그렇게 열성적으로 한 적도 없고 10시 이후의 야자시간에 남아본 적은 더더욱 없다. 그런 것들을 다 떠나서 무엇보다 오늘은 개학식이다! 아무리 고3이라지만 개학날까지 야자를 할 수는 없지 않나. 아무튼, 이러한 사정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집에 가지 않은 것은 오늘 있었던 일과 조금 연관이 있다.

 

수능을 눈앞에 둔 개학식이었고, 오랜만에 본 친구들이 반가워서 들뜬 분위기가 교실에 있었다. 그런데 찬수 저놈은 아까부터 얼굴이 영 좋지 않다. 평소에도 좀 아파보이는 얼굴이었는데 오늘은 특히 더 심하다. 눈도 좀 부어있고, 다크서클도 좀 내려와 있고, 피부도 좀 더 거칠어 보였다. 나는 찬수가 마지막 방학의 마지막 날을 불태운 줄로만 알고 더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조회시간이어서 졸린 애들은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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얍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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