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매혹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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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맨해튼, 뉴욕, 미국.
일촉즉발이라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단어일까.
경찰과 테러범은 서로 대치중이었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숨막히는 대결.
그 속에서 나는 테러범의 무리에 붙잡혀 있는 인질 중 한명이었다.
그의 손에 가려진 눈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청테이프로 막아진 입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얼굴을 보기 전까지는, 그런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던 그들이 어떻게 그 상황을 빠져나왔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귀에 들렸던 총 소리에 미루어 짐작해보건대, 분명 이 테러범 무리들 중 몇 명은 빠르고 날카로운 총탄에 희생당했으리라.



가까스로 그와 그의 일행들은 나를 자신들만의 아지트로 데려왔다.
그가 나의 얼굴에서 손을 치우고, 입술에 붙어있던 청테이프를 떼어냈다.
그와 마주보게 된 그 순간, 나는 그의 치명적인 매력에 빨려들어갔다.

인형머리같은 금발 머리에, 오똑한 코, 파란 눈동자.
그러나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불그스름한, 체리 같은 입술.
너무나도 먹음직스러웠다. 저 입술도 체리맛이 날까?


"배고프지? 뭐라도 먹을래?"

내 입술에 붙어있던 청테이프는 떼어진 지 오래지만, 그의 얼굴을 앞에 두고선 도저히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그 치명적인 아름다움에, 그저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었다.

그 이후 몇번 더 물어봤지만 끝내 내 대답을 듣지 못한 그는, 알아서 준비해 온 토스트가 담긴 접시를 내 앞에 내밀었다.

"배고플텐데, 어서 먹어."

그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단 그의 입술에 집중하고 있던 나는,
갑자기 내 귀에 쏙 박힌 '먹어' 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를 향해 돌진해서 그 빨간 입술을 먹어버렸다.

comment (1)

소리없이 작성자 10.09.12. 03:09
이건 원래 내 전자사전 메모장에 계속 써오던 연재물이었는데.....
그냥 짧게 한 이야기로 줄였더니 ......
과거회상씬도 없어지고 말야 뭔가 변태스럽게 흘러간 것 같네 흑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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