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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정하늘 Episode 2- 프롤로그.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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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42 Dec 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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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머루요

마법소녀 정하늘 Episode 2.
- 프롤로그. (단편.)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조차 절반이 넘는 회화에서 거짓말을 사용한다.
  실제로는 <잘 될 거야, 멋있어, 아름다워>라는 말보다, <미래가 없다, 인상이 칙칙하다, 네 인생은 그것이 한계>라는 말이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가.
  보라.
  우리는 지금도 거짓말을 정의로운 것으로 위장하고 있다. 이는 다른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높이려는 행위다. 한 발자욱만 떨어져서 보면, 이것이 자위와 다른 것이 무어란 말인가?

 


**

 


  비는 수직에 가깝게 내렸다.
  평생 안면도 없을 사람들이 열심히 쌓아올린 주택과 빌라 덕에 골목 안쪽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옷이랑 머리는 이미 충분하게 젖어서 걸을 때마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 어깨 위에 올라 탄 느낌이 들었다.
  잠시 비를 피하고 있는 화단의 나뭇잎 위로 또르르 굴러가는 물방울이 비쳤다. 많은 비는 아니었다. 메마른 화단의 흙을 축여줄 정도로 가소로운 여우비인 모양이다. 나는 손가락으로 물방울을 몰아서 바닥으로 밀어주었다. 많이 마시거라, 지렁아.
  <상대>는 내가 나뭇잎 위에 모이는 물방울을 10번이나 더 낙하시켰을 때 쯤 골목에 나타났다. 아직 솜털도 벗지 못한 애송이였다. 어리숙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린 남학생은 자기 외에는 아무도 없다고 확신했는지, 조심스레 가슴팍에서 책을 꺼냈다. 조그만 책이었다. 그는 그것을 너무 소중하게 다루어서, 누가 봤으면 비밀스런 마법사라도 되는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책은 한 권에 고작 3,900원 하는 문고판 시집이었다. 남학생은 책에서 조그만 수첩을 꺼내더니, 어느덧 비가 개인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아아, 시상이 떠오른다!” 


  너무 웃겨서, 나는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

  골목 안에 혼자 있는 줄 알았던 남학생은 크게 놀라서 외쳤다. “누구야?”
  비가 그쳤으므로, 더 이상 처마가 숨겨준 그늘에 숨어있을 필요는 없었다. 나는 당당하게 화단이 있는 골목으로 걸어나갔다. 하지만 머리는 젖어서 눈썹을 덮은 채였다. 남학생은 골목에 자기 말고 누군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여자라는 사실에 크게 놀란 듯 했다. 나는 해맑게 웃으면서, 남학생 앞에 똑바로 섰다. 그는 나에게 눈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보이는 그대로인 성격이었다.
  나는 어딘가 멍청해보이는 남학생이 들고 있던 시집과 수첩을 빼앗았다.

 
  “어어, 내꺼야!”
  “잠시만 볼게.” 


  남학생은 시를 쓰는 것이 취미인 듯 했다. 그가 가지고 있던  시집은 사랑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라디오 방송에 골몰하던 세대의 여고생들이 휘갈기던 글뭉치 쯤 되어보였다.

  하지만 남학생이 직접 적은 시는 사뭇 달랐다.

  수첩을 넘기자 대부분의 글은 꿈이나 희망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나는 문학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l만, 그런 나에게도 그럭저럭 느껴지는 무언가를 가진 싯구들이 종종 있었다.

 

  “내 놔!”

  
  남학생은 마침내 내 손에서 자신의 창작 수첩과 시집을 되찾아갔다. 기실은 일부러 가져가게 둔 것이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절대로 안 빼앗길 자신도 있었으니까. 그는 나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너, 대체 누구야?”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마법소녀.” 

  진실을 이야기했지만, 그는 믿지 않는 눈치였다. 나도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남학생은 약간 좀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기.”
  “응?”
  “내, 내, 내가 쓴 시 어땠어?”

  

  나는 어떻게 말할까 조금 궁리를 해보았다.

 
  “괜찮은 글이었어.”
  “정말?”
  “그런데 말이야.”

 
  내 칭찬에 하늘이라도 날아갈 것 같은 표정을 짓던 남학생은, 내가 두 번째로 붙인 토씨에 불안한 표정으로 단숨에 굴러 떨어졌다. 나는 그의 변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약간 시차를 두고 솔직한 평가를 말했다.

 

  “니 글에는 역경이 부족해.”

 

  남학생은 내 평가에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다.
  끝까지 구질구질한 녀석이었다.

 


**

 


  마법도 못 쓰는 <3등급> 못난이 마법소녀들과 흉기를 들고 끝도 없이 싸우거나, 우수한 성적을 내기 위해 온몸에 상처를 새기며 누군가를 쓰러트리는 것보다야―― 확실히, 요즘 생활은 재미 있었다.
  새로운 임무는 나와 같은 나이의 남학생과 지내는 것이었다. 그는 <기관>에서 노리는 어떤 높으신 분의 조카였다. 최근 높은 인물께서는 특별히 눈에 띄는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기관의 명령에 따라, 이 세상과 멀리 떨어진 머나먼 세계에서 찾아와 우리 세상을 멸망시키려고 가까운 어딘가에 숨어 있는 <마인>들로부터 조카님을 지켜드려야했다.
  왜냐하면, 나는 정의의 마법소녀니까.

 


**

 


  책임감과 죄책감은 다르다. 최근 내가 그걸 실감하게 된 것은 보호 대상인 애송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가식적으로 나마 “자주 만나네.” 하며 능청을 떨어야했을 때였다.
  나는 이제 누군가를 속이는 것 정도로는, 길을 가다가 지렁이를 밟아죽인 정도의 미안함 밖에는 느끼지 못했다. 나는 그럴 때 느껴지는 미약한 죄책감조차,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으로 밖에는 여겨지지 않았다.
 

   “이번 시는 별로인걸.”

 

  애송이의 시를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나의 최근 일과였다. 그는 내가 별다른 감정 없이 던지는 평가에도 일일이 겁을 먹는 소심한 학생이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짓밟아도 이제 더 이상은 느낌이 없다. 나와 절친한 사람들을 상처입힐 때를 제외한다면 조금도 아프지 않았다.

 

  “기다려 봐. 다음에 쓸 시는 틀림없이 대박이라니까.”

 

  그는 심퉁맞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름이 이진수였던가, 이철수인 남학생은 늘 시만 쓰고 다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무언가에 집착하는 모습은 예전의 내 모습을 연상시켰다. 나도 이전엔 무언가에 열광한 적이 있었다. 대상은 문학처럼 고상한 물건이 아니었지만, 당신의 내 열정만큼은 단순한만큼 분명히 진짜였다.
  그때, 나는 목 뒤를 저릿하고 찔러오는 기분 나쁜 감각을 느꼈다.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었다. 최근의 짧은 평화보다는 오히려 나에게 더 익숙한 세상의 감각이다. 나는 맹렬하게 주변을 살폈다.

 

  “온다.”

 

  나는 그를 뒤로 물러서게 한 다음, 화단 뒤에 숨겨두었던 스포츠백을 집어들었다. 익숙한 강철의 감각. 꿀맛이 나는 유희의 시간을 뇌속에서 단숨에 지워버리는 따가운 긴장감이 온몸을 훑고 내려갔다.
  애송이가 놀라든 말든, 나는 그 속에서 내 손에 가장 익숙한 기병용 철퇴를 집어 들었다.

 
  “그, 그, 그게 뭐야?”
  “매직 스틱.”

 

  나는 기절초풍하는 애송이를 밀어내고, 30cm 머리와 12cm짜리 몸통을 가진 강철 도리깨를 조립했다.
  그리고 나의 결투 상대는 언젠가 들었던 포탄 소리와 함께, 골목 바깥 쪽에서 뚜벅뚜벅하는 걸음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맡은 특별 클래스로서의 임무에서, 처음으로 상대하는 <마인>이었다. 이번엔 진짜다.
  나는 아직도 성공률이 긴가민가한 텔레파시를 보내서 교신을 시도했다. ―상미야, 들리니? 다행스럽게도, 나의 룸메이트이자 같은 <3등급>(혹은 최하급) 레벨의 마법소녀 설상미와 연결이 되었다.

  ――응, 하늘아. 그쪽에 마인 반응을 감지했어.
  ――그래, 어시스트 부족해.
  ――Ok, 기본 장비는, 캘버리 파츠로 좋아?
  ――부탁하지.

   발꿈치에서 붉은 빛이 감돌고, 나는 폭주족도 부럽지 않은 속도로 달리는 바퀴 달린 갑주를 전송받았다.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최하계급 요원인 나는, 무기로 병과를 결정하는 3등급 중에서도 돌격기병이었다.
  
  “와라, 마인.”

 

  나는 얼이 빠진 애송이를 놔두고, 골목 안 쪽으로 들어오는 상대에게 정신을 집중했다.

 


**

 


  “와아아아아아아.”


  상대는 기이한 소리를 냈다.
  그녀는 노란 우비를 입고 있었다. 비도 오지 않는데, 이상한 녀석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한 적이다. 기관의 적이고, 사회의 적이고, 마법소녀의 적이다. 따라서 나의 적이다. 이유야 어쨌든, 그 소녀는 내가 호위하는 대상인 애송이를 죽이러 온 것이다.

 
  “와아아아. 이름이 뭐야?”

 

  후드티처럼 보이기도 하는 우비를 입은 소녀가 묻는다.

 

  “정하늘.”

 

  나는 대답하곤, 마편곤을 그녀에게 겨누었다. “다가오지 마.” 우비 소녀는 과장된 제스쳐로 어깨를 들썩거렸다. 꽤나 촐삭 맞은 적이다. 소녀는 킬킬 웃으면서 말했다.

 

  “철퇴? 아하, 너는 아무런 기술이나 마법도 쓸 수 없는 최하급이로구나?”
  “그러는 너는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물론이지.”

  

  소녀는 소매속에 숨기고 있던 <전기충격기>를 꺼냈다. 저걸로 뭘 할 생각일까? 나는 지금까지 나와 같은 3계급 마법소녀들하고만 싸워보았기 때문에, 특별한 <능력>은 아직까지 구경해 본 적도 없었다.
  우비소녀의 <능력>은 확실히 내 상상을 뛰어 넘었다. 그녀는 귀여운 어린애가 사탕을 물 듯, “냠.” 소리를 내며 전기충격기를 입에 물더니, 그대로 스위치를 켰다. 팍, 하고 가는 충격음이 들리고, 우비소녀는 권투선수에 훅에 맞은 것처럼 격하게 몸을 뒤틀며 나가 떨어졌다.

 

  “뭐, 뭐야. 자해한 거야?”

 

  뒤에서 지켜보던 애송이가 비명을 질렀다. 나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멍청아! 아직 나오지 마!”
  이변은 그때 일어났다.
  스스로 전기 충격기를 물고 자폭한 소녀의 몸에서 공진이 일어났다. 그녀는 손도 짚지 않고 강시처럼 스르륵 실에 이끌리 듯 일어섰다. 그녀가 걸친 유치한 노란 우비가 아니었다면, 싸구려 호러 영화처럼 보였을 것이다.
  일어난 소녀는 베시시 웃고 있었다. 손에는 여전히 전기가 오른 전기충격기를 든 채로.

 
  “와아아아……. 이제, 전기는 무한이야.”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어버렸다. 정말이지, 내가 들어온 이 세계는 유쾌하다.

 
  “찌릿찌릿, 화끈하게. 간다.”

 

  확실하게 미친 우비소녀는 전기충격기를 들어 나에게 겨냥했다. 미련한 짓이다. 그녀가 든 전기충격기보다는, 차라리 내가 든 철퇴가 위력적인 무기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 나의  패인이었다. 우비 소녀의 전기충격기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었느데, 그것은 전기배터리 같은 소녀의 몸을 이용해서, 일시적으로 소형 전기충격기의 한계를 뛰어넘은 화력을 뿜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정확한 것은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 것은 대강 그랬다.
  결과적으로, 그녀의 전기는 나에게 닿았다.
  강제로 하늘로 쳐들어진 고개가 꺾일 듯이 아팠다. 감전된 몸뚱이는 그보다 더 아팠다. 귓속에는 <윙――> 하는 이명이 메아리쳤기에, 내가 지른 처절한 비명소리는 나에게 들리지 않았다.
  불과 몇 초에 불과한 순간은 나에게는 몇 시간 같았고, 그 순간이 끝나자마자 나는 바닥에 누워서 내가 발산한 모든 고통의 메아리를 반복해서 들었다.
  꼴 좋다는 듯 유쾌하게 지껄이는 우비소녀의 목소리는 강당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와아아―― 그것봐. 철퇴로는 고통에 이길 수 없어.” 친절하게도, 우비 소녀는 내 등 뒤에 올라타서 목 뒤에 연수에 대고, 전기충격기를 한 번 더 눌러주었다.

 


**

 


  “면목 없습니다.”

 

  <간호사>가 이런 사과로 넘어가는 인간이 아니란 것은 알았지만, 어쨌든 나는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실패를 보고해야만 했다.
  기병계인 나를 증오하는 궁수대의 유지나 선배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간부석에 앉은 나의 동료이자 룸메이트인 설상미는 곤혹스런 표정이었다. 상미는 이번 임무에서 나의 어시스트를 해주었으므로, 입장이 더욱 곤란했다.
  3등급 마법소녀 중에서 최고의 권력을 가진 의장 안미량 선배는 상대적으로 인자하게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보호대상이었던 이진수 군은 지금 어디에 있죠?”

 

  나는 대답대신 쪽지를 테이블 위에 얹었다. 날카로운 표정으로 나를 위아래로 쏘아보던 간호사가 낚아채듯 그걸 가져가서 읽었다.
  쪽지의 내용은 간단했다. <인질을 죽이고 싶지 않다면, 최근 의원이 발표한 토지개발정책을 취소하고, 기관에 감금된 우리 조직원들을 석방하라.> 간호사는 호통을  쳤다.

 

  “이게 누구 때문에 일어난 사건인지는 알고 있겠죠?”
  “제 책임입니다.”
  “아니, 정하늘 양. 이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에요. 실수는 당신이 했지만, 목이 날아가는 것은 우리 모두이니까요.”

 
  농담으로 보더라도 위로의 말은 아닐 것이다. 김은미 간호사는 나를 노려보았다. “인질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도 파악이 끝났습니다. 정하늘 양, 다시 한번 출격해주십시오.”
  나는 이것이 유일한 재기의 기회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인질을 구출해오면 되는 겁니까?”
  “아뇨, 우리들도 입장이 상당히 바뀌어서요. 우리들이 지켜주기로 했던 의원이 요즘 들어서 우리들의 손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을 보이고 있거든요. 그 사람에게는 아들이 둘 있어요. 그의 모든 가족에게는 한 명씩의 천사들이 붙어 있지요.”

 
  간호사가 말하는 천사는 물론 나를 포함한 마법소녀들을 의미했다.

 
  “의원의 가족 중에서 한 사람이 마법소녀의 청소 작업 중에 사라진다면, 그 사람도 자신의 가족들이 있는 집에서 청소를 담당 중인 천사들이 얼마나 소중한 동료들인지 깨닫기 되겠죠.”


  그것이 당신이 살아날 유일한 방법입니다, 하고, 간호사는 나를 노려보았다.

 


**

 

 

  애송이가 쓴 수첩은 주머니에 잘 들어 있었다. 나는 혼자서 작전 지역으로 걸어갔다. 목적지는 인천시 인근의 버려진 공장 건물이었다.
  문득 머리가 차가와서 하늘을 보니,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누군가와 이별을 하기에는 좋은 날씨다. 약속 장소로 걸어갈 때까지, 축축해진 바닥으로 기어 나오는 지렁이들을 밟아터트렸다.
  스포츠백에는 여전히 잘 다듬어진 철퇴가 있다. 나는 이걸 달리면서도 조립할 수 있고, 최고 속도에서는 콘크리트 벽이라도 부술 수 있다. 내가 이 세상에 폭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해준 최초의 무기이고, 아직까지도 내 삶의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는 믿음직한 동료다.
  하지만, 상대는 격이 달랐다.
  <우비소녀>가 미리 대기하고 있다면, 나는 절대로 그녀를 이길 수 없다. 그녀의 말 대로, 철퇴로는 고통을 막을 수가 없으니까.
  폐공장이 보인다.
  심장이 뛴다. 손에 땀이 잡힌다. 내가 최초로 받은 임무, 처음으로 만난 적의 위협은 만만찮았다. 나는 전기충격을 당한 목이 아직도 쑤셨다.

 

  “이제, 가야지.”

 

  다행인 것은 나에게 아직 <부적>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애송이가 쓴 수첩을 가슴께에 넣고 품었다. 이상하게 빗속에서도 몸이 따뜻해졌다.
  버릇처럼 철퇴의 조립을 마친 나는 한창 비가 쏟아지는 흙탕물투성이 바닥에 스포츠백을 떨어트렸다.

 


**

 


  공장에는 입구부터 졸개가 있었다.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 앞을 막아서고 물었다. “머리 짧은 아가씨, 이곳은 출입 통제 구역이야.”
  나는 대답했다. “알고 있어.”
  첫 번째 놈은, 내가 등 뒤로 숨기고 있던 기다란 막대기가 빗물을 박살내며 날아오는 모습에 신기해하다가, 가속도가 붙은 쇠머리에 어깨를 채찍처럼 얻어맞고 쓰러졌다. 두 번째 놈은 도망치다가, 긴 쇳자루의 바닥 부분을 창처럼 격하게 찌른 공격에 등을 맞고 무너졌다.
  나는 그나마 대화가 가능했던 두 번째 남자의 멱살을 잡고 일으켰다. “전기 먹는 미친 년은?”

 
  “아, 안 쪽에.”

 

  나는 그에게 최대한 멀리 가지 말라고 조언다음, 건물 안의 모든 인원에 대한 살상 명령을 수행했다.
  공장은 그리 넓지 않고 구조도 복잡하지 않았다. 폭포처럼 쏟아진 장대비가 아니었다면 나의 침입 사실은 금방 알려졌을 것이다. 나는 물에 젖은 빨래꼴이 되어선, 1층에서 2명, 2층에서 1명의 남자를―― 기관에서 말하는 용어로 청소해주었다. 머리카락이 길지 않은 것이 유효했다. 나는 조롱하듯 내 머리카락을 잘라준 이름 모를 호적수들에게 처음으로 감사했다.
  우비소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는 가장 깊숙한 사무실에 있는 것 같았다.그 악마 같은 전기충격기와 재회할 생각을 하니, 온 몸에서 소름이 돋았다.
  사무실 문은 어느새 코앞이었다.
  메마른 문 앞에 서자 갑자기 현기증이 났다. 저 안에 그녀가 있다.
  들어가고 싶지 않다.
  정말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하지만…… 애송이도 저 안에 있어.”

 

  나는 가슴팍을 만졌다. 그대로 잠시 용기를 충전한 나는, 조용히 다다가서 문을 열었다.

 


**

 


  인질은 의자에 묶여 있었다.
  제일 먼저 그의 생사를 확인한 나는 사무시릉ㄹ 살펴보았다. 사무실을 처음 보고 떠올린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누군가가 거창한 꿈을 안고 시작했으나, 이제는 버려져서 오래된 가구와 녹슥 캐비넷 따위가 쌓여 있는 꿈의 폐기장.
  우비 소녀는 그 중에서 유일하게 괜찮아 보이는 소파에 몸을 말고 앉아 있었다. 본래라면 엉덩이를 대야할 부분에 등을 대고 다리를 껴안아서, 지조도 없이 치마 속의 유치한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속옷이 그대로 드러났다. 아니, 치마는 처음부터 안 입은 것 같다.

 

  “와아아아.”

 

  그녀는 의자를 빙글빙글 돌렸다. 겉모습은 중학생 쯤 되어 보이는데, 행동은 영락없는 어린애 같았다.

 

  “우리 아빠는 말이지, 이 사무실에서 자살했어.”

 

  그러다 문득 그녀는 의자를 멈추고 말했다. “정말로 열심히 살았어, 우리 아빠. 그런데 물건이 잘 안 팔려서, 직원들 월급이 많이 나가서, 친구에게 배신당해서, 그때마다 순진하게 돈을 지불하다가―― 마지막에는 배터리를 껴안고 자살했어.”
  우비 소녀는 유쾌하게 말했다.

 

  “그때, 사람은 오징어 냄새가 난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어. 걱정 마세요, 아빠. 이제 제 몸에서는 전기가 나오니까. 친절한 사람들이 그렇게해줬어요. 그러면, 이제 나는 아빠의 적들을 쳐부숴야지!” 


  그녀는 벽에 있던 스위치를 눌렀다. 공장 안의 모든 조명이 꺼졌다. 나는 그녀가 누워 있던 <의자>에도 수백개도 넘는 전선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이윽고, 의자에 연결된 전선을 통해, 소녀의 몸에 공장 전체의 전기가 흘러 들어갔다.

 


**

 


  “풀어줄테니까, 도망쳐!”


  나는 지체하지 않고 묶여 있던 애송이의 밧줄을 끊었다. 내 철퇴의 긴자루에는 누르면 칼이 나오는 장치를 달아놓아서, 종종 창으로 쓰이기도 했다.

 
  “너…… 는?”

 

  애송이는 손이 자유로워지자 스스로 재갈을 떼고 말했다. 나는 말없이 가슴에서 그의 수첩을 꺼내주었다. 많이 젖고 더러워졌지만, 그라면 여기 적힌 글들을 더욱 멋진 것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등으로 그를 밀어 사무실 밖으로 쫓아버린 후, 메몰차게 문을 닫고 등으로 잘 막았다.
  괜한 짓을 한 걸까.
  그를 죽이지 않아도 될까?
  보험은 들어두었다.
  나도 내가 무얼 하는지 잘 모른다.
  <적>은 정전기로 온몸의 머리카락이 사라처럼 사방으로 뻗어 올랐다. 몸에 닿기만 해도, 주변의 먼지를 불사르게 만들고 가구를 태워버릴 정도의 화력이다.
  다가갈 수 없다. 내 무기는 기껏해야 철퇴였다. 나로서는 그녀의 몸에 닿자마자 뇌까지 익어버릴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번적은 기병계인 나보다 궁수계인 유지나 선배에게 어울리는 작전이었던 것 같다.

  ――하늘아, 들리니?

  그때, 텔레파시를 통해 상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잘 들려. 참고로, 지금 온 몸이 전기로 둘러 싸여서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적이 앞에 있어.
  ――그래? 잠시만, 기병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 중에 현 상황에 맞는 무기가 있는지 <카탈로그>를 뒤져볼게.
  꼼꼼한 상미는 나를 위해 무기를 찾아주었다.
  나는 전류로 휘감긴 연줄 같은 모솝으로 변한 우비소녀를 바라보았다. 나도 전투모드로 전환할 필요가 있었다. 나의 갑주는 최대 60km로 적에게 돌진하여 피해를 주는 기병전용이었다. 온몸을 빈틈없이 감싸는 갑주, 등과 허리춤의 점프젯,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캘버리 파츠가 차츰차츰 형태를 잡아가고, 나는 전송이 끝나자마자 부츠로 바닥을 살짝 긁으며――애송이가 다른 쪽과 다른――사무실 창문을 향해 달렸다.
  사무실은 공장 안에 있었고, 내가 박살낸 창문도 공장 안으로 향하는 곳이었다. 애송이는 이미 도망쳤는지 밖으로 나오자 아무도 없었다.

 
  “와아아―― 놀자――.”

 
  전기를 몸에 두른 우비 소녀는 이제 아예 인간이 아닌 듯 좀비처럼 나를 쫓아 왔다. 나는 그녀가 따라올 수 없도록, 몸을 굽히며 부스터를 급가속하여 난간 끝까지 달린 다음, 반대쪽 난간의 철골까지 가속력으로 점프하여, 공장의 벽을 뚫고 바깥으로 나왔다.
  하지만 나는 낭패한 기분을 느꼈다.
  공장 밖은 아직도 억수 같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는 감전사하기 전에, 다시 공장에서 한 층 아랫쪽에 있는 1층을 뚫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젠장.”

 
  이렇게 되면 밖으로는 나갈 수 없었다. 우비소녀의 전기가 얼마나 강력할지는 몰라도, 지면을 달릴 수밖에 없는 나는 그녀가 흠뻑 젖은 바깥에 나오는 순간 도망치지도 못하고 통구이가 될 것이다. 나는 비 때문에 철골로 이루어진 공장이라는 상자 속에 갇힌 셈이었다.
  게다가 다시 들어간 공장에서 우비 소녀는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물이 가득 찬 어항을 들고 있었다. 어디에서 갖고 왔는지는 몰라도, 수조 속에는 금붕어 몇 마리가 불안하게 헤엄치고 있었다.


  “내가 이겼지? 마법소녀.”


  그녀는 승리의 미소를 지으면서, 바닥에 수조를 던졌다. 흠뻑 젖어있던 나와 전기 덩어리인 노란 우비 소녀는 깨진 수조 속의 물로 <연결>되었다.
  머릿속에 하얀 번개가 튀었다. 만약 내가 절연체와 강화신소재로 제작된 갑주를 미리 전송받지 않았다면, 진작에 <인간찜>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혹은 간호사의 수상한 개조 덕분에 살아남은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우비 소녀 앞에 쓰러졌다.
  나를 쓰러트린 소녀는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아빠, 아빠를 죽인 더러운 놈들의 사냥개를, 이제야, 한 마리, 아빠의 곁으로 보낼게요.”

 
  우비 소녀는 키득거리면서 나를 놀리듯이 네발로 기어왔다. 누워서 얼굴을 보니, 그녀는 정말로 중학생 정도 되어보였다. 장난기가 가득 한 보폭으로 걸어오는 그녀에게도, 나는 저항할 기운도 없었다.
  정말로 죽는다고 생각했다. 살아날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다. 나는 육지로 휩쓸려온 구슬픈 생선처럼, 물과 전기를 잔뜩 뒤집어 쓴 채 물웅덩이 속에서 버르적거렸다.
  바닥에는 물속에서 하얗게 익어버린 수조 속의 금붕어들이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그들은 나의 운명을 암시하는 듯 했다. 나는 우비 소녀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눈을 감아버렸다.

 


**

 


  기적이라는 건 거의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내가 살았던 건, 순전히 어떤 애송이의 친절 덕분이다. 분명히 도망치라고 말했는데도, 불량한 마법소녀인 나조차도 명령불복종으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겨우 살려보낸 귀한 목숨인데도―― 그는 나와 우비 소녀의 싸움이 벌어지는 공장 어딘가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 그는 나를 죽이러 오는 우비소녀에게 돌격했다.
  하지만 그리 멋있는 항전은 벌이지 못하고, 비명, 비명, 비명. 차라리 귀를 막고 싶어지는 타인의 목소리는 참으로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나도 비명에 맞춰 소리쳤다. 멍청아! 안 돼! 하지 마! 너 정말 짜증나거든? 너무 바보 같아서 소름이 돋는다니까!
  잠시후, 우비 소녀는 다시 움직였다.
  힘들게 고개를 들어서 살펴 본 애송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바닥에 쓰러진 채 꿈틀거리기만 하는 몸뚱아리가 미웠다. 나는 다시 고개를 바닥에 늘어트리고, 쓰러져 있는 애송이를 보았다.

 
  “와아아아―― 멋진 동료애네요오오――.”


  우비 소녀가 웃엇다.
  그때 전혀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던 동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아 있니, 하늘아? 쓸만한 무기를 찾았어. 본래는 기병들의 소총류를 본따서, 기병계 요원들을 위해 만든 <마상총>이야. 그렇지만 추진 중에 명중률이 채산성 이하라서 생산이 중단된 물건인데, 지하창고에 재고가 쌓여 있어서  하나 보내줄게. 전송 가능하니?
  나는 미소를 지었다. 상미는 언제나 최고였다.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키고, 나는 한손에 묵직한 권총의 감각을 만끽했다.

 
  “부디, 잘 가.”


  멍청한 표정으로 침을 흘리는 우비소녀에게, 나는 제대로 겨누지도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

 


  우비 소녀는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가슴 정중앙을 바라보았다. 뒤늦게 피가 흘러 나왔다. “아파.”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너무 아파.”
  미치광이에게 할애할 시간은 없었다. 나는 총을 버리고 애송이에게로 다가갔다. 비틀비틀.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쓰러질 것 같다. 운이 좋아서, 나는 애송이 옆에 쓰러졌다. 당장 그의 가슴에 귀를 댔다. 심장이 뛰지 않는다. 맥박이 뛰지 않는다. 물론 숨을 쉴 리가 없었다. 나는 가슴이 미어터질 것 같았다.

 
  “철퇴로는 고통을 막을 수가 없다고 그랬지?”

 
 나는 바닥에 굴러다니던 철퇴를 집었다.
  가슴에 총상을 입은 우비소녀는 감기 환자처럼 엎어져서 가끔 손가락 높이로 몸을 일으키다가 무너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철퇴를 든 채로, 나는 그녀 앞에 섰다. 피로 물든 노란 우비를 입은 소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한 가지 알려줄까?”


  대답할 리가 없었으므로, 나는 이어서 말했다. “철퇴는 고통을 막아줄 수는 없지만, 너한테서 고통을 끝내줄 수는 있어.” 나는 철퇴를 내리쳤다. 우비소녀는 한번 꿈틀거린 후에 움직이지 않았다.
  의미 없는 맨손 구타가 이어졌다.

 


**

 


  실력과 인품에 있어서 나보다 수 십 년은 앞서 있는 것 같은 마법소녀 설상미는 이번 작전의 수행도에 점수를 매겼다. B+.
  김은미 간호사는 자신이 내린 <전원 살상> 명령이 지켜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불만족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녀는 나를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는데, 정말로 감만은 예리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간호사는 작전을 마치고 돌아온 나를 죄인처럼 압송해서 5시간 동안 취조했다. 몹시 분하고 험악한  처사이긴 했으나,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이어서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마침내 돌아온 기관 내의 방은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처럼 아늑했다. 상미와 함께 나의 또다른 룸메이트인 윤슬기는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근심과 주근깨를 가득 채운 얼굴을 들이밀었다.

 
  “어땠어?”


  나는 그 순간 느껴진 가장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았다. “지겨웠어.”
  이번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이런 대답을 할 수 있었다. 기관과 마법소녀에 익숙해질수록, 나는 확실하게 인간성을 상실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얻은 것도 있었다. 나는 가슴에 품은 창작 노트에서 따스한 온기를 느꼈다. 애송이가 남긴 잡동사니는, 가끔은 부적으로서 그럭저럭 쓸모가 있을 것이다. 나는 언젠가 이 감정조차 사라져버릴 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났다.
  그러나, 아직은.

 

 

 

<프롤로그, 끝.>
 

 

**

 

 

- 보너스.

 


소녀가 세계를 만날 때,
정의가 현실을 만날 때,

 

우리가 뒤집어쓴 허울은
그 어떤 미쁨의 색으로도 진흙탕을 그린다.

 

 

 

  - 혹시나 뽑혔다면 사용하고 싶었던 소개 멘트입니다. 투고했던 제1권 분량이 낙선하기 며칠 전에 만든 건데, 군대에서 쓴 이 프롤로그가 있던 수첩에도 적혀 있더군요;

 

  - 언제 봐도 돋습니다. 왜 나는 실시간으로 흑역사를 갱신하고 있지 ...

 

  - 프롤로그라고 썼지만, 3년 전에 쓰고 낙선한 소설의 에피소드 2 = 2권용으로 써둔 겁니다. 구상은 1권 완성 전이었는데, 이걸 쓴 건 군대에서 심심할 때 노트에 적었으니 뭐가 뭔지. 단편 소설로 보아주십시오.

 

  - 이것도 옛날 라노베 습작을 정리하던 중에 나온 것. 저는 굉장히 재미있게 썼던 기억이 납니다. 쓰고 나서 자살하고 싶었음. 지금 봐도 그렇네요.

 

- 수첩에서 한글로 휘갈긴 문장이라 오타가 많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문단은 실시간으로 바뀝니다. 오타는 안 바꿈.

 

- 사실 가장 큰 목적은 우비 소녀였습니다. 우비 소녀 귀엽지 않나요? 지금까지 만들어본 캐릭터 중에서 제일 귀엽.

 

 

 

Writer

머루요

머루요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소재가 되는 악몽을 꾸세요.

comment (4)

광망 10.12.24. 18:12
재밌네요.
버들 11.01.30. 08:40
재미있게 봤습니다. 1권 내용을 볼 수 없을까요?
머루요
머루요 작성자 버들 11.02.04. 05:19
1권 내용은 시드노벨에 있었지만 작년(2010) 여름에 지워버렸습니다.;
지금은 연재 개시 전에 쓴 잡담, 편집부에 제출한 퇴고본을 적기 전에 작성한 1화만 남아있지요.
권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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