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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팬티는 형광빛으로 연성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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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라.

내 다리야, 제발 멈춰줘!

다리에 소리를 지르지만, 다리는 기계처럼 앞을 향해 전진한다. 하반신의 어느 부위도 기계처럼 앞을 향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자의 엉덩이를 향해.

멈추고 싶다. 물론 멈추고 싶지! 하지만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눈이 멋대로 토실토실하게 뭉쳐있는 엉덩이로 시선을 향한다.

현재는 밤, - 시력을 자랑하는 안경쟁이인 내가, 그녀의 엉덩이를 유독 살피며 걷고 있는 이유라면 간단하다.

그녀의 팬티 전체가 형광색으로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안이 훤히 비치고 있다. 내 눈을 그대로 혹사시켜도 좋게 만들정도로.

 

또각또각.

그녀의 현재 모습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몸을 가리는 긴 롱코트를 입고 있는 데, 그 가장 자리만 어째서인지 올라가 있다. 덕분에 허벅지와 엉덩이만 환하게 비춘다.

노출광인 것일까? 아니면 어느 악취미씨가 야광 팬티를 입혀놓은 것일까.

또각.

그녀가 멈춰섰다. 나는 재빨리 눈을 깔았다.

그녀가 다시 걸었다. 나는 살며시 눈을 치켜올렸다. 잘 보니 하이힐의 발굽이 나갔나보다. 나는 그녀의 비틀거림에 맞춰 보폭을 조금 낮춰 걸었다.

봤냐.”

 

그럴 때 그녀가 허공에 대고 말을 걸었다. 헤에, 술 취했구나.

 

하아, 말도 안 나오는 건가? 내 몸매에.”

 

? 하는 얼빠진 소리도 내뱉지 못했다. 그저 목울대를 넘겼을 뿐. 어느 새 그녀가 180도로 목을 꺽어 이쪽을 보고 있다.

예쁘다는 감상도 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기도 전에,

 

애송이네.”

 

내 귓구멍으로 여성의 숨결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라는 소리도 나기 전에.

처형시켜줄까? 내 정체를 본 상으로.”

 

그녀가 다가와있었다. 그리고 인식하기도 전에 이미 목은 조여지고 있었다. 눈알이 날아서 흩어질 것 같다. 숨 쉬기가 너무 힘들다.

 

? 내 상이 싫은 거니? 이게 네가 바란 거였잖아.”

이 사람 신인건가? 맞췄다. 분명히 이건 내가 바래왔던 소원이다. 이렇게 죽는 것을, 항상 소망해왔었다.

 

……,주글……것 가타요.”

 

그럼 할 수 없고.”

 

하앗……!”

 

날 조여오던 것이 뱀이 물러나듯 스르르 풀린다. 폐에 숨이 들어온다. 뭔가 아쉬운 기분과 살았다는 기분이 교차한다.

내 목을 졸랐던 것, 그것은 거대하고 물컹한 가슴이었다.

내가 목을 풀며 아아.” 같은 소리를 내고 있자 그녀는 인상을 한껏 찌푸리는 형세다.

 

펠라O오는 남성 누구나 좋아하는 거 아니었나!”

 

아니, 모에사도 분명 좋긴 하지만! 그 뭐랄까 막상 당해보니 좋은 기분이긴 하지만 에라이 모르겠다!”

굳이 말하자면 난 엉덩이 패티쉬다! 나는 이성을 반쯤 잃어 그녀를 잡고 등을 돌렸다.

 

이렇게 된 거 임신시켜주마!”

 

그리고 합체하려는 순간,

그녀가 없어졌다.

 

?”

 

후후훗. 번데기 주제에 날 이기려 들다니. 귀엽네.”

 

그녀는, 앞에도, 옆에도, 뒤에도, 없었다.

투명 인간 설정입니까!”

무슨 소리야. 위를 봐.”

 

위를 본다.

쩌억, 입이 벌어졌다.

그녀는 밤하늘에 붕 떠있었다. 엉덩이 부근은 볓빛마냥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내 소개를 하지.”

 

그녀는 등 뒤에, 날개로 생각되는 것을 펄럭거리며 말을 이었다.

 

나는 반딧불이. 사람들의 빛을 빨아먹어 세상을 살아가는, 악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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