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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내 메이드가 알바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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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가 알바라는걸 알아차릴때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주부 생활이라곤 전무한 학생들에게 가정부란것이 말이나 되는가. 주저주저하면서 하는 말로는 일주일동안 집중 교육을 받았다지만 내가 보기엔 전자레인지 다루는 법이나 약간 익혔을 정도다.

"주인님, 다 먹은 그릇은 싱크대에 갔다 놓으셔야죠!"

그래놓고서 볼살을 부어올리며 훈계를 하는 모습을 보면 헛웃음도 나오질 않는다. 다만 약간의 경험으로 이 정도는 들어주면 좋은 일도 뒷따라 오는터라(사과 먹여주기라던지, 감 먹여주기라던지, 딸기 먹여주기라던지) 나는 내 그릇을 잘 챙겨서 가져다 놓았다.

"우훗. 주인님, 오늘 저녁은 어떠셨어요?"

"응? 아, 뭐 아까 점심보다야 낫네."

"웃, 하웃..."

충격을 받았는지 심장쪽을 움켜쥐는 메이드상. 그 모습이 조금 에로해서, 나는 얼굴을 약간 붉히고 말았다. 우리의 메이드는 이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곧 있을 야식을 기대하시죠, 크흐흐."

하고서 쓸데없는 열의만을 불태우고 있었다. 뭐, 저녁밥처럼 햇반만 아니라면 만족이다. 어떻게 된게 레토르트 음식보다 직접 했던 점심이 더 맛이 없는거냐.

...그래도 조금은, 기대를 가지게 된다.
뭐 어쨌든, 배가 부르니 하릴없이 판갤질을 하려는데 메이드가 방문을 똑똑 두드렸다. 젠장, 야짤글만을 보는걸 들킬수가 없어서 냉큼 네이버 뉴스로 상위 사이트를 바꾸어 놓았다. 문을 여니 메이드가 딸기를 든 채 생긋 웃고 있었다.

"주인님, 주인님."

"응, 왜?"

키보드 근처에 딸기를 내려 놓으며 메이드가 물어왔다.

"주인님이 좋으세요 고슈진사마가 좋으세요 마스터가 좋으세요?"

아, 이런.
메이드는 포크로 쿡 찍은 딸기를 내밀어도 물지않는 날 보더니 "주인님?" 하며 고개를 갸웃한다.
뭐가 됬든 좋지 않을리가 없잖아...!

"주인님이라면 주인님헤이카 반자이! 도 해드릴수 있는데, 취향에 맞으실런지 모르겠네요."

그러면서 들썩들썩 춤추듯이 손을 들어 올리는데, 흔들리는 프릴과 순진한 그 표정이 너무도 귀여워서...! 나는 그만 헤실헤실 웃음을 감추려 키보드 위로 업드리고야 말았다!

"에? 주인님. 주인님?"

꾹꾹 내 등을 미는 메이드. 아, 이런것이 행복인가.

"주인님?"

"아니, 그게 뭐랄까. 귀엽네. 메이드."

이성을 되찾으려 최대한 노력하며, 최대한 주인으로서의 위엄이 담긴 대답이라고 튀어나온것이 저거였다. 아, 추하도다. 펭귀니우스.
그러자 메이드는 볼을 살짝 붉히더니 고개를 돌리며

"이, 일단은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어요."

"어? 칭찬이긴 칭찬인데."

"딱히 기분 좋진 않으니까 오해하진 마세요. 그리고 이건 계약을 위해서지 주인님을 위해서 가져온건 아니지만, 딸기부터 많이 드시라구요!"

라며 목소리를 이상하게 부들부들 떨면서 아까의 딸기를 내 입으로 밀어넣는다.

며칠 안있어, 집으로 고지서가 온것을 보게 되었다. 받는 이에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이 적힌걸로 보아, 메이드의 것인가보다. 이연수라, 노말한데. 원래 메이드와 주인의 관계는 계약직인지라 다른 감정이 싹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호칭만을 부르는걸 원칙으로 한다...라고 내 메이드는 말했었다. 뭐 아무튼. 내역을 보자.

-월간 수당 : 150만원
-위험 수당 : 10만원

월간 수당 부분에선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였지만, 위험수당이라니. 대체 뭐냐 이건. 아무튼 그렇게 죽 읽어 내려가는데

-츤데레 봉사 수당 : 10만원
...뭐가 츤데레라는 거냐. 제대로 하란 말이다 이 바보 메이드!

comment (2)

로사기간티아 12.01.08. 00:13
나약하구만…. 세상은 원래 돈으로 움직이는 것이야…! 서비스 비용이 저렴하니까 서비스 퀄리티가 낮은거야, 이 자본주의 시스템의 노예 같으니!
로사기간티아 12.01.08. 00:15
는(은) 뻥이고, 철저히 사심을 배제한 계약직 관계의 '주인님'과 '메이드'도 잘만 다루면 좋은 소재가 될 것 같네요. 어리벙벙한 메이드도 묘사에 따라서는 항성파괴급 포스를 지닐 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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