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클리셰 실험 소설 "모험가 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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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36 Jun 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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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경은유

어느날 윌슨은 모험을 떠나기로 했다. 이 작은 마을은 자유분방한 그에게 있어 너무나 좁고 아늑한 공간이었기 때문에 윌슨을 담아둘 큰 그릇이 못 되었다. 그에게는 조금더 크고 통쾌하며 탁 트인 세상이 필요했지만, 여지껏 그가 나가지 않았던 이유는 그가 영주의 아들이었기 때문이이었고 또한 어려서 부터 마을 밖 세상은 무서운 곳이라는 것을 세뇌될 정도로 부모님이 강조해왔기에 윌슨으로서는 당연히 '공포'를 가질 수 밖에 없었지만 그의 성격상 이젠 그 공포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되려 공포를 즐겨야 할 대상으로 인식해버렸다. 가정교육이 역효과를 낳은 셈이다.

윌슨은 큰 가방안에 포션부터 하여 먹을것, 돈, 입을 것 등등을 마구잡이로 챙겨넣고 어깨에 멨다. 그리고 늘 동경하던 모험가 제리가 쓰던 것을 본따 만든 모조품 가죽모자를 쓰고, 허리에는 검을 찼다. 윌슨은 커다란 전신거울 앞에서 나름 괜찮아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감탄하며 '어엿한 모험가' 뱃지를 달았다. 이것은 그가 아주 어렸을 적 제리가 주고갔던 '소년단'의 선물이었다. 

윌슨은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전할 말을 편지지에 썼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하긴 하는데 나는 일단 밖이 군금합니다. 배고프고 죽기전에는 돌아오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너무나도 대충 휘갈긴 티가 팍팍나는 편지였지만, 윌슨은 별로 아랑곳 하지 않고 미리 창틀에 설치해 두었던 동앗줄을 타고 성벽에서 내려와 성문을 열고 성밖으로 탈출했다.

"드디어.. 모험의 시작이야."

윌슨은 주먹을 꼭 쥐었다. 혹시나 성을 쳐다보면 부모님이 보고싶을 까봐 결코 그는 뒤돌아 보지 않고 숲속을 향해 달렸다. "안녕... 안녕!"

윌슨이 성을 빠져나와 처음 도착한 곳은 헬만 숲이었다. 헬만 숲은 윌슨의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영지 헬만 영지 바로 앞에 있는 숲으로서, 길이 그다지 어렵지 않고 가끔씩 보이는 크리쳐의 출현도 그리 많지 않아서 안전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곳이었지만, 그런 숲도 밤이 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헬만숲은 태양신 이글이글의 가호를 받는데, 밤이 되면 그 가호가 사라져 되려 어려운 초행길이 되고 만다. 그러나 윌슨은 알지 모르는지 곧 따라오게 될 부모님의 추격만 생각하며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쪽은 길이 맞고.. 여기도 맞고.."

예상외로 윌슨은 지도를 참고하여 차근차근 짚어나가는 중이었다. 현재 그가 있는 위치는 헬만 숲의 중반 쯤, 윌슨은 출구쪽애 가까워질 쯔음에 야영을 해볼까 생각했지만 윌슨의 영주에 있는 경비병들은 헬만숲의 모든 지리는 다 꿰뚫고 있어서 감히 추격에 벗어나기는 힘들다. 결국 오늘 빠져나가야 한다는 것니다. 윌슨은 마음이 급했다.

"크롸롸"

그때였다. 윌슨의 뒤로 마물이 덮쳐왔고, 윌슨은 미쳐 피하지 못한채 옆으로 나가떨어졌다.

"으악!"

뜻하지 않은 위기였다.

곧바로 나가떨어진 윌슨은 메던 가방을 내팽겨 치고 검을 뽑았다. 검술은 최근까지 과외선생님께 배우고 있어서 나름 쓸줄은 안다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처음 겪어보는 실전이었기 때문에 윌슨의 손등이 바르르 떨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크롸롸"

마물은 윌슨에게 달려들었다. 사족보행의 늑대같은 마물인지라 공격패턴이 단순하였지만 윌슨은 초보였기 때문에 무작정 쳐내기만 급급했다. 

"이얍!"
"크롸앗!"

마물은 점점 속도를 붙여갔고, 윌슨은 마물의 의도를 모른채 계속 지치기만 했다. 마물이 일부러 제대로 공격하지 않는 이유는 윌슨의 진을 빼기 위해서 인것 같은데, 그 작전은 십분 윌슨에게 치명적인 공격이 되었다. 마물은 마지막 한방을 노리며 계속해서 윌슨에게 달려들었고 윌슨은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크윽.. 뭐가 문제지?'

윌슨은 곰곰히 생각했지만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때였다.

"으악!"

마침내 마물이 윌슨의 무게중심을 넘어뜨리고 그의 위에 섰다.

"크롸롸!"
"비..비켜어! 이런곳에서 죽을 순 없단말야!"

윌슨은 눈을 질끈 감았다.

"끄라꺼이!"

그때였다. 한 거구의 오우거가 윌슨에게 달려드는 마물에게 정권을 날렸다. 마물은 곧바로 깨갱거리며 직선상에 놓여있는 세그루의 나무를 부수며 날아갔고, 더이상 마물에게는 움직일 힘 조차 남아있질 않게되었다.

"괜찮나! 인간!"

오우거가 쓰러져있는 윌슨을 부축하며 일으켜세웠다. 윌슨은 아직도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주체하제 못하고 주저앉아버렸다. 오우거는 그런 윌슨을 등에 업으며 윌슨의 짐까지 들어주었다. 윌슨이 말했다.

"당신은.. 누구죠?"
"끄라꺼이! 내이름은 끄라꺼이다! 숲지기다!"

오우거는 자신을 숲지기라고 소개했다. 윌슨은 곰곰히 생각해보니 헬만 숲의 숲지기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도 있었던 것 같았다. 거구의 몸집에 충만한 괴력, 단순히 거인족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크리쳐중 한 종족인 오우거 였을 줄이야... 그러나 자신을 끄라꺼이라고 소개한 이 오우거는 지능이 깨나 높아보였다. 돌연변이 같다는 느낌이다.

"끄라꺼이씨... 부탁이 있어요."
"뭔가!"
"사실.. 제가 쫒길 예정인데 오늘 밤 안에 이곳에서 나가야 하거든요?"
"안된다! 그 몸으로 밖에 나가면 죽는다!"
"하지만.. 하지만...! 이 여행.. 오늘 나가지 않으면 저 평생 갇혀있게 될지도 몰라요.."
"누가? 누가 인간을 가두는가!"
"부모님이요.."

끄라꺼이는 더이상 아무말이 없었다. 윌슨도 지친 나머지 잠들고 말았다. 그렇게 헬만 숲의 밤이 깊어갔다.

윌슨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고선 좌우를 두리번 거리다가, 이곳이 끄라꺼이가 말한 오두막임을 깨닫고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갑작스레 밀려오는 근육통에 신음하며 다시 눕고 말았다.

"으.. 이게 무슨 꼴이람."
"잘 잤나! 인간!"

곧 끄라꺼이가 방문을 열고 일어난 윌슨을 향해 인사했다. 윌슨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끄라꺼이에게 인사했다. 끄라꺼이는 쟁반을 들고 있었는데, 쟁반의 위에는 오트밀 죽과 발효된 콩이 담긴 접시가 있었다. 

"인간은 어제 배를 너무 세게 맞았다. 위가 아직 낫지 않았을 것이다."
"큭.. 그런것 같기도 하네요."

윌슨은 끄라꺼에가 떠먹여주는 오트밀을 한입 먹었다. 여태까지 고급음식만 먹고 자라온 윌슨게게는 끔찍한 맛이었다.

"웁..!"
"장이 아직도 아푼가!"
"... 맛없어"

끄라꺼이는 곧 그것아 엄살임을 알고 윌슨의 머리를 콩하고 쥐어박았다.

"모험가가 편식을 하다니! 인간은 모험가가 아닌가!"
"큭.."

정곡을 찔렀다는 느낌이었다. 윌슨은 으으 거리며 다시 떠준 오트밀을 한 입 받아먹고, 발효 콩을 씹었다. 그래도 이것이 오트밀에 비해서는 그나마 맛있는 것이었다.

"으으.."

겨우 아침식사를 끝마친 윌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끄라꺼이가 일어난 그를 다시 침대에 앉히며 말했다.

"아직 상처가 다 낫지 않았다! 쉬어라, 인간!"
"끄라꺼이 씨, 호의는 고맙지만.."
"다 나을 때 까지는 못 보내준다! 그러나 네가 다 나으면 숲의 출구까지 보내주겠다!"
"..."
"오우거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

라기 보단, 못하는 거 아닌가.. 하고 윌슨은 씁슬하게 웃었다. 아직 갈길이 먼데 초행길 부터 길이 막히니 윌슨은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조금 상심하고 있었다. 매일 같이 보던 자신의 영지였지만 이리도 낯선 곳이었다니.. 윌슨은 결국 끄라꺼이의 말대로 눕기로 했다.

"끄라꺼이씨, 그럼 여기를 아는 사람이 있나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윌슨은 끄라꺼이에게 물어보았다.

"이곳은 대대로 숲지기에게 물려져 내려오는 곳! 나만 안다!"

끄라꺼이는 자신만만하게 고갤 끄덕거렸다. 윌슨은 근거 없이 생기는 신뢰에 끄라꺼이라는 오우거가 마음에 들었다. 같이 여행하는 동료가 되어준다면 더 없이 고맙겠지만... 그럴일은 없겠지. 하면서 윌슨은 눈을 감았다.

"아 맞다, 인간. 검을 쓸줄 아나?"
".. 조금이지만 쓸줄 압니다"

갑작스레 물어오는 질문에 자려던 윌슨의 눈이 반사적으로 떠졌다. 끄라꺼이는 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도 검을 쓸 줄 안다! 잘쓴다!"
"아.. 네"
"인간! 조금 몸이 풀리면 나와 함께 대련하자!"
"...음"

갑작스레 대전하자고 재촉하는 끄라꺼이, 윌슨은 멋쩍게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끄라꺼이의 눈에는 왠지모를 진지함이 서려 있었다. 윌슨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좋다! 꼭 대련하자!"
"..네"

그러고 나선 끄라꺼이씨는 방을 나섰다. 한바탕 왁자지껄했던 방안에 끄라꺼이씨가 사라지자 꽤 넓고 탁트인 정경이 눈에 들어왔다. 숲이라서 그런지 풍경이 아름다웠다. 윌슨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러고선 창문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숲의 냄새를 맡으며 잠이 들었다.

윌슨이 자신이 잠이들어 깨어난 그 사이에 있었던 시간을 대략 3~4일 쯤으로 가늠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옆에는 끄라꺼이가 자고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꽤나 많이 달라져 있었던 것이다.  그 생각은 정말 정확히 현실을 짚었다. 그가 깨어난 시간은 잠이 든 후로 정말 3일 후였다. 

"끄라꺼이씨, 일어나세요."

윌슨은 자고있던 끄라꺼이룰 깨웠다. 끄라꺼이는 부스스 일어나며 윌슨을 바라보았다.

"이제 일어났나? 인간! 약효가 조금 강했을 거다!"
"역시 약빨때문인가.."
"어차피 금방 나갈것 쯤은 알고 있었다! 사실 동앗줄을 발견했다!"
"윽.."

사실 윌슨은 끄라꺼이 모르게 탈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대, 절대로 모를거라 생각한 나머재 그가 주는 음식을 고분고분 받아먹고 말았다. 사실 끄라꺼이씨는 한 수 위였던 것이다.

"후.."

윌슨은 한숨을 내쉬었다. 끄라꺼이는 그 모습을 보고 천천히 웃으며 이불을 덮어주었다.

"아직 밤이다. 인간. 내일 떠나려면 좀 더 자야할 것 같지 않은가?"
"그런것도 같네요."
"아, 그리고, 내일은 나랑 검술 대련한다!"
"..네"

윌슨은 더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머리가 너무 아파 다시 잠을 청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끄라꺼이씨도 그런 윌슨을 이해하는지 방에서 고분고분하게 나가주었다. 그렇게 윌슨은 다시 잠에 들었다. 정말 내일은... 내일이면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 할 수 있겠지.

아침 해가 떠 올랐다. 모두가 자고 있을 이른 시각이었지만, 공터에는 다른 주변과는 다르게 팽팽한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 그 이유는 끄라꺼이씨와 윌슨이 했던 한 약속 때문이었던 것이다.

"인간! 약속대로 검술대련을 한다!"
"잔말말고 덤벼요..!"

즉슨 검술대련, 오우거인 끄라꺼이씨는 윌슨에게 한 수 접어준다는 말 도 없이 무작정 그를 향해 공격했다. 끄라꺼이가 쓰는 검은 윌슨이 쓰는 검인 에스터크와는 다른 바스타드 소드 였는데, 무식하게 거대한 검이라 흡사 그것은 둔기처럼 보였다. 윌슨의 검이 단단해서 망정이지 만약 다른 검이 그와 부딫혔다면 그 검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게 뻔 하였다.

"큭!"
"팔힘이 세군!"
"헉..헉.."

여하튼, 곧바로 공격을 맞자마자 튕겨져 나간 윌슨은 천천히 일어섰다. 첫 합이었는데 나가떨어진 것이 자존심을 건드린 모양인 듯 윌슨은 검을 고쳐쥐고 그를 쳐다보았다. 초보라 엉성한 티가 났지만 대련이라면 영지에 있을 때 수어번은 해보았다. 자, 덤벼라! 윌슨은 그렇게 생각했다.

끄라꺼이씨는 윌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체중을 실어 검을 아래로 내리 그었다. 그러나 재빠르고 날렵한 윌슨은 몸을 살짝 비틀어 검을 피하고 고쳐쥔 에스터크를 왼쪽으로 가로그었다. 그러나 끄라꺼이의 근육이 윌슨의 팔힘 보다 더 강하였다.

"으아악!"

갑작스레 팽창한 끄라꺼이의 근육이 캇을 튕겨내었다. 끄라꺼이 씨는 곧바로 에스터크를 쳐내고 왼쪽 다리에 하중을 실어 가로베기 했다. 그러나 윌슨의 반사신경은 실로 놀라운 것이였기에, 그는 곧바로 가로 긋는 검을 피하고 왼손을 검추에 받치고 그대로 찔러넣었다.

"인간! 빠르다!"

끄라꺼이는 놀란표정을 했다. 마물과 싸웠을 때는 한없이 약했던 윌슨은 대인전에선 실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공격패턴은 단순하고 치졸했지만 반사신경 하나 만큼은 결코 초보자의 수준이 아니었다. 아마 마물의 습격때는 길이 어두워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휴우...후우.."
"훗, 인간! 대련을 멈춘다!"
"헉.. 아니, 왜?"
"정말 완치 된 것 같다! 축하한다! 너는 비로서 첫 관문을 돌파한다!"
"무... 무슨 소리.."

끄라꺼이 씨는 편지를 건네었다. 그 편지에는 윌슨의 부모님이 쓴 글씨가 가득했다.

"오.. 이런.."

윌슨의 부모님은 하나부터 열까지 알고 계셨다.

윌슨은 밤을 달려 헬만 숲을 빠져나왔다. 다행이 숲의 출구까지 지름길을 알려주었고 배웅나가주었던 끄라꺼이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끄라꺼이씨는 그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때 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윌슨은 다시금 결의에 찬 표정으로 한걸음 한걸음을 내 딛었고, 마침내 헬만 영지의 경선을 넘을 수 있었다. 비로소 그는 세상밖으로 알을 까고 나온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 제가 해냈습니다."

윌슨은 감격의 표정을 지어보았다. 시련과 고통속에서 찾아온 기회에 대한 열망은 실로 다롬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젠 뭘하지?"

그러나 윌슨은 목적지가 없었다.

"갈 곳을 찾고있나?"

고민하는 윌슨에게 의문의 남자가 찾아왔다. 머리부터 발끝 까지 망토를 두른 사람으로 누가 보아도 수상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윌슨은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그가 두른 두건을 벗자마자 품었던 의심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끄라꺼이씨?"
"그래 인간. 반갑다."

망토안에 있었던 사람은 끄라꺼이씨였다. 오우거 치고는 사람과 엇 비슷한 체형인지라 정말 망토를 꼭꼭 두른다면 못 알아볼 것이라 생각했는데 정확히 들어맞았다. 윌슨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끄라꺼이 씨를 바라보았다. 

"노..놀랬잖아요!"
"네 부모님의 완곡한 부탁으로 찾아왔다. 인간."
"부모님의 부탁이요?"
"반드시 따라가라더구만.."
"숲은요?"
"나도 모른다"

그렇게 끄라꺼이와 합류한 윌슨은 어느샌가 경선에 도착했다.

"두 갈래길이네요?"
"인간, 이곳은 경선이라는 곳이다."
"경선이요?"
"극과 극, 어느 길을 택하든 중간의 결과는 없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경선은 두 갈래길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 길을 지나가는 자에게는 절대로 중간의 결과는 없다고 해서 붙여진 말인데, 그저 전설일 뿐이었다. 이런말도 있지 않은가? 나는 전설따윈 믿지 않는다고... "그럼 왜 전설을 말했느냐?" "지식자랑".... 참 영철이 같은 인간이다.

"그것 참..."
"나도 어이가 없지"
"복불복도 아니고... 불행과 행운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이게 뭔가요?"
"나는 모른다. 극과 극이다. 그것이 평범의 극이 될지 불행의 극이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것 또한 극."

끄라꺼이씨는 나름 멋있다는 말을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윌슨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멍청한 길이네요..."

윌슨은 한숨을 쉬었다.
정말 대책없는 숲지기였다. 도대체 뭘 보고 부모님을 믿는건지.. 하고 윌슨은 생각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헬만 영주정도면 돈도 꽤나 많은 편이라 돈을 몇푼 쥐어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끄라꺼이씨를 보면 그런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저를 따라올 거신가요?"
"그래. 이왕 같이 간겸 파나만으로 가자"
"파나만?"
"그렇다. 파나만. 불과 바람의 호수"

끄라꺼이씨는 두건을 썼다. 울퉁불퉁한 거친 얼굴이 다시금 어둠에 가려졌다. 윌슨은 허리에 찬 검을 바라보며 굳게 생각에 잠겼다. 음... 

'될대로 되라지..'





---


허..

comment (1)

수려한꽃
수려한꽃 12.06.04. 03:52
허어... 재밌네요. 윌슨의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권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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