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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카운터 신드롬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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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4 Apr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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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Leth
협업 참여 동의

 

사고다.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다.

-고등학교 2학년 생활이 시작되는 아침

 

 ‘내가 지금 어떤 심정인가?’를 묻는다면…예를 들어 게임에서 원하지도 않는데 수풀에 발만 디뎠다 하면 한 발자국마다 화면에 깜빡거리며 몬스터가 출현할 때, 어떤 선택지를 선택하던 열심히 키웠던 동료가 스토리 상 죽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을 때, 전혀 예상치 못 한 타이밍에 만난 필드 보스가 파티를 한 번에 전멸시켜버렸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가파른 등굣길을 걸어 올라가던 중

 

근데 왜 모든 예제가 게임이지? 말하지만 난 게임 폐인 같은 게 아니다. 믿어주길 바란다.

‘어떤 사고인가?’를 묻는다면 솔직히 뭐라고 설명할 자신이 없다. 교통사고도 안전사고도 아닌 것이 참으로 설명하기 애매하다. 도움을 청하고 싶다.

 

-등교의 흐름을 역행하며 비명을 지르던 소녀에게

 

 ‘만나버렸다.’라는 사고를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아니, 딱히 상대가 원수인 건 아니다. 난 제법 착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누구에게 원한 살만한 일은 한 적 없다. 솔직히 ‘그 애’랑은 초면이다. 까놓고 말해 타인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난 그 애와 만나지 않았어야 했다. 평생 모른 채로 살아야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인생의 끝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옳았다.

분명 그래야했을 터.

 

-안면박치기를 당해 기절했다.

 

 하지만 만나버렸다. 그것도 상당히 인상 깊은 만남이었다. 코가 얼얼하다. 지금 생각해도 콧속에서 찡 하는 느낌이 든다.

 

-희미해지는 시야에서 보인 것은 휘날리는 분홍빛 꽃잎과 또 다른 분홍색

 

 아, 코피 또 터졌다. 부쩍 약해진 콧속 점막 탓이다. 결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안. 이건 거짓말이다. 제대로 된 이유가 있다. 아! 그런 이유는 아니야. 아니라고!

 

-그 만남이 내 삶을 다른 색으로 물들였다. 그것은 산뜻하게 보이는

 

 본래부터 평범한 삶은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빨강

이 사고만 없었다면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순간이나마 이런 생각을 했다.

곧 시야는 지금 조우하고 있는 현실로 돌아왔다.

 

=-=-=-=-=-=-=-=-=-=-=-=-=-=-=-=-=-=-=-=-=-=

 

“선배!”

날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돌아온 시야에서는 한 송이 꽃이 떨어지고 있다.

그 누구보다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꽃은 기꺼이 몸을 던진다.

낙화.

그 단어가 문득 떠오른 순간 몸이 뇌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손을 뻗었다.

 

 머릿속으로는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경악하고 있었지만 몸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닿지 않아 몸을 던졌다.

 

 만나버렸던 그날의 일이 다시 한 번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세상이 멈춘 거 같은 감각 속에서 그 애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꺄아아아아! 시호 오빠아아아!!!”

 그때서야 생각했다.

날 만나버린 건 너에게도 일어나지 않아야 했을 사고였던 거다.

그러니까 나는….

 

 

이건 '자신'을 이겨나가야만 하는 학생들의 사투

 

그걸 도와주고 싶어 견딜 수 없었던 상냥한 소녀와

 

전부 외면하고 싶어 눈을 감았던 나의 이야기

 

'Encounter syndrome'

 

Writer

Leth

Leth

히스이후돈보쟈바뷰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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