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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31 Jan 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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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까치우
협업 참여 동의 아니오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결국 금요일이 되어서야 올리네요. 목요일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만 다 쓰고 나니 신년이 밝아왔습니다. 묘한 기분입니다. 제가 원체 글을 느리게 쓰고 산만한 편이긴 하지만 다섯 편 쓰는데 몇 시간이나 걸릴 줄은 정말 몰랐네요. 단장제를 열 때는 각오를 좀 하고 열어야 할 듯합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늦지 않고 상금도 좀 준비해서 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이제 단장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단장제에 올라온 작품을 모두 읽고 난 후 단장제가 어떤 경연인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었지만 이제 와서라도 경연 설명를 부연하자면, 단장제는 한 편의 이야기에서 한 장 분량만을 떼어내 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아직 쓰이지 않은, 혹은 쓰인 이야기에서 한 토막을 잘라왔을 때, 맥락 없이도 얼마나 재미있을 수 있는가를 알아보자는 의도에서 열어본 대회였지요. 일을 벌일 때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막상 벌여놓고 나니 감상문을 쓸 때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난감하더군요. 맥락을 직·간접으로 보여주어야 하는지 어떤 설명도 없어야 하는지, 쓰인 본문만을 봐야 하는지 쓰이지 않은 나머지 이야기도 봐야 하는지 등. 말해야 하는지 말하지 않아야 하는지 판단이 어려웠습니다. 이하 작품별 감상입니다.


자작나무 숲 ― 아르투로

전후로 나오지 않은 이야기가 잔뜩 있다는 생각이 분명히 드는 글입니다. 조각글로서도 엽편으로서도 읽을 수 있는 글입니다만 그렇기에 어떤 측면에서 보건 조금씩 애매함이 생긴 게 아닌가 합니다. 이야기의 일부분으로 보자면 깔끔함이 아쉽고, 엽편으로 보자면 완결성이 아쉽습니다. 후자로 본다면 나오지 않은 이야기는 생략이 되겠지요. 첫문단 앞 혹은 끝문단 뒤로 문단이 하나만 더 있었어도 글의 느낌이 크게 달라졌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랬더라면 글의 형식이 명확해졌겠지만, 작가님이 이 점을 감안해 의도한 바일 수도 있으니만큼 이쯤에서 말을 아끼겠습니다.

글 자체는 딱히 말할 점이 없을 정도로 무난하고 순조롭습니다. 대비되는 분위기도, 전투도, 편대원 소녀들간의 갈등도 더할 나위 없는지는 몰라도 나무랄 데 없이 잘 쓴 글입니다. 어느 한 부분 어색하거나 아쉬운 점 없는 평탄하고 좋은 글이에요. 다만 그렇기에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는 없었는데요. 아마 평탄하다는 점과 전후 사정을 알 수 없다는 점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맞물린 게 단점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전체 이야기와 분위기에 충실한 게 반드시 단점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겁니다. 만약 독자를 잡아끌기 위해 무언가 특색을 넣었다면 재미는 있었을지 몰라도 장면으로서나 단편으로서 아쉬움이 커졌을 겁니다. 저는 선택하신 장면이 상황과 어울리지 않았다 싶어요. 다른 장면을 선택했다면, 혹은 아예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을 바꾸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글은 무척 좋았지만 본 취지에는 잘 부합하지 못했다는 총평입니다.

몇 마디 덧붙이자면 문체가 상당히 낯익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소설도 이런 문체거든요.



10년 후의 우리에게 ― 네크

애매하지만 저는 이 작품이 엽편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앞뒤 없이 설명을 배제하고 물밀 듯이 전개하는 점은 이야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지만 첫부분과 끝부분에 가장 중요한 설명을 배치해 독자가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 글이 독립된 이야기로 읽힐 수 있게 만듭니다. 또한 점차 궁금증을 유발하다가 마지막에 정체를 밝히고 목적을 설명하는 구조 역시 글에 완결성을 부여하지요. 아마 착상으로 얻은 장면을 글로 쓰셨으리라 여기는데 엽편이나 단편으로 방향을 잡고 쓰셨다면 더 좋은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형식에 맞추기 위한 타협 탓에 아쉬움이 생긴 듯해 안타깝습니다. 글 마지막에서 두드러지는데 끝이기도 하고 결말이기도 하지 않나 싶습니다.

쉼표를 많이 사용하시고 대화도 많은 편인데 둘 다 자칫하면 글이 늘어지게 되던데 그러지 않은 점이 좋았습니다. 멜의 입버릇과 이를 이어주는 폴리의 대화가 글에 활기를 넣어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속도감 있게 나가는 전개와 함께 걸림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쉼표를 사용하시는 방식은 특징있지만 빈도는 좀 줄이시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몹시 잦습니다. 문장도 조금만 더 다듬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감상도 들었지만 감상문도 이틀이나 지각하는 와중에 그런 정성을 바라면 과분한 욕심이겠지요.

Easy-Peasy-Lemon-Squeezy가 인상 깊어 검색해봤는데 정말 있는 표현이더군요. 은유로 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의 유래도 재미있었습니다. 중간에 나오는 시1발이 산통 다 깨던데, 운영자님의 판단은 존중하고 따르겠지만 작품 게시판에서는 욕설 사용을 참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악당의 우울 : 세계 최악, 최흉의 절망제조기 올리비아 님이시다! ― 냠곰

올리비아를 읽자마자 못된 생각부터 떠올린 스스로를 반성하며 읽은 글입니다.

……죄송합니다.

March(흑마법사) 2권 도입부에 나올 듯한 글입니다.

적절히 전권 내용을 알려주면서 새 이야기를 시작할 듯한 느낌이에요.

ᅙᅡᇹ하ᇹ하ᇹᅙᅡᇹ하ᇹ하ᇹᄒퟅ!

정말 유쾌한 글이네요.

읽으면서 몇 번이나 ■■■ 했습니다.

다만, 부자연스럽게 이어지지는 않지만 내용들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 끊기는 느낌인데, 속도를 살짝 늦추면 어떨까 싶습니다.

밝고 즐거운 분위기는 좋지만 뭐든 과하면 좋지 못한 법입니다.

그 점이 아쉽네요.

세로드립인가도 싶었는데 아니더군요.

―정말로 재미

썼습니다.


카탁프락토스 ― J.W

구어체를 사용할 때 문장부호를 적절히 생략하면 보다 맛깔스러운 구어 느낌을 살릴 수 있지요. 좋은 기교입니다만 기교는 항상 조심스럽게 쓰는 게 좋다고 들었습니다. 글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문장들을 좀 더 다듬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텐데 아깝다는 감상을 먼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첫문단과 이후 문단들의 차이도 (의도하신 바를 제가 읽지 못한 게 아니라면) 아쉬운 점입니다.

라한대를 위시한 기타 이런저런 글들을 읽고 독후감을 쓸 때는 항상 고민이 됩니다. 주제넘게 참견하는 게 아닌지, 글쓴이의 목적이 다른 데에 있다면 감상을 전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오로지 글만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결국 남이사 상관말고 내 할 말 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곤 합니다만 매번 고민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이 글은 특히 그러합니다.

화자와 대화문을 대비해 잔혹성을 부각하고 구술 방식을 취해 객관성을 살린 점은 좋았지만, 전자의 경우도 후자의 경우도 조금씩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어째서 아쉬운지 저도 잘 모르겠단 겁니다. 제 생각엔 지문에 뭔가가 부족한 듯싶은데 말이지요. 이야기의 경우도 그러한데 맥락 없이 몰입하기란 힘든 일이지만 선택하신 장면은 몰입하기 상당히 좋은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어 군데 화자 말투가 바뀌는 부분이 있던데 아마 원래는 다르게 쓴 소설을 구술 방식으로 수정하신 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수정이 원활하게 되지 않은 게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괜한 사족인지도 모르겠지만 더 진지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감상을 적어봅니다.


파륜자(破倫者) ― 라마군

특별히 재미있거나 뛰어나지는 않지만, 한 장면을 깔끔하게 잘 써낸 글입니다. 생각했단 방식 중 가장 정석이라고 할 법한 방식이에요. 글 자체도 매끄럽게 잘 읽히고 별다른 어색함도 없으며 분량도 짧은지라 쓸 말이 많지는 않습니다. 가장 단장제 취지에 부합하는 글인만큼 만약 상품이나 상금이 있었다면 이 글을 뽑았을 듯 합니다. 그래도 굳이 뭔가 깔 거리를 만들어서 까보자면 특출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정도네요.

완결성을 갖추어야 하는 엽편이라면 콜걸을 죽인 이유를 추와 살짝 엮었다면 더 좋았지 않을까 합니다, 라고 말했겠지만 이런 경우에는 그게 좋은지 안 좋은지 잘 모르겠군요.

그러자 자운이 자동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 어떻게든 막아보려 애썼다.” 같은 문장이나 “자운의 팔이 반대로 접혀져 관절이 부러진 채 시뻘건 피와 새하얀 뼈를 드러냈다.” 같은 문장은 조금만 더 다듬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달아보며 마치겠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Writer

까치우

comment (7)

네크
네크 16.01.01. 01:53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마군 16.01.01. 01:57
배가...부릅니다! 감사합니다!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네크
네크 16.01.01. 01:57
아, 사족의 형태가 되어버리지만, 어떤 책의 1권의 에필로그나, 2권의 프롤로그로 의식하면서 쓴 글이라 결과적으로는 상당하게 애매해졌더라구요.앞으로 좀 더 노력해서 깔끔하게 써봐야겠네요.
라마군 16.01.01. 02:02
아 저도 사족 좀 달자면...깔끔하다는 감평 정말 더럽게 듣고 싶었는데 이렇게 받아보네요! 해가 넘어서 받기는 했지만, 오히려 올 한해 새롭게 분발하라는 뜻으로 여기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J.W 16.01.01. 13:19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역시 원래 전통 판타지로 쓰려다 판타지+스텐리 페러블 비슷한 느낌으로 쓰려했는데..... 그런데 그 아쉬운 느낌들이 뭔지 좀 파악해야겠네요..
냠곰 16.01.01. 18:10
재미있으셨다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하하하핳핳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냠곰 16.01.01. 19:43
다른 분들 글을 읽고 깨달았지만
제가 장면을 휙휙 넘겼더군요!
이런 실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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