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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도깨비는 마술사를 꿈꾸는 난.

  • 반척수
  • 조회 수 102
  • 2017.01.09. 17:54
  • 글자 수 자 (공백 포함)
협업 참여 동의

 
 

 

 프롤로그

 

 

도깨비에 관하여.

 

 

우리 학교에는 한 가지 전설이 있는데, 우리들은 그 전설의 대상을 '무엇이든 아는 도깨비' 혹은 '다중인격 도깨비'라고 불렀다.

도깨비는 학교의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곤란에 처한 사람의 앞에 아무런 형태도 없는 모습으로 나타나서는 어떤 질문에든 대답을 해주고는 감쪽같이 사라지고는 한다고 한다. 말그대로 어떤 질문에든 답해주는 모양으로 언젠가는 어렵기로 소문난 물리 기말고사에 출제된 30번 킬러문제의 정답을 미리 알려준적도 있다고 한다.

그런 도깨비의 특이한 점은 자주 자신의 목소리를 바꾼다는 것이다. 때로는 잔뜩 귀찮다는 어투로 한숨을 내쉬는 남자의 목소리였기도, 때로는 건방지고 매몰찬 여자의 목소리였기도, 그리고 어느 날은 잔뜩 술에 고주망태가 되어버린 여자의 목소리였기도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어느 목소리의 도깨비가 나타나든 도깨비는 대부분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고, 곤란에 처한 사람을 도와준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도깨비의 앞에 상냥하다거나 친절하다는 수식어가 붙지 않는 대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무엇이든 아는 도깨비' 나 '다중인격 도깨비' 보다도 학생들 사이에서 은연중에 불리는 또다른 도깨비의 별명은.

 

'욕심쟁이 도깨비.' 이다.

 

도깨비는 자신에게 물어오는 질문에 답을 주기도, 곤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그에 대한 댓가로 그 사람의 행운을 앗아가고, 불행을 안겨 준다고 한다.

예의 기말고사의 문제의 정답을 들어버린 딱한 여학생은 전교생 중 30번 문제를 맞춘 유일한 한 명이 된 영예를 누리게 되었지만 시험문제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고 의심받는 바람에 그 성격 안 좋다는 물리선생님과 며칠간이나 면담을 가져야만 했다.

참으로 고약한 심보가 아닐 수 없는 것이 행운을 앗아갔으면 앗아간 것인지 불행까지 안겨준다니 원금에 이자까지 챙겨가는 꼴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대가를 치러야 할 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간절하게 도깨비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생각컨데 저 여자아이도 그런 사람들 중 한명은 아닐까.

 

나뭇잎이 쓸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창가에 기대어 앉아 밖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목덜미를 타고 물결처럼 지나가고 하늘거리는 커튼의 틈새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말그대로 이른 봄 날. 정오의 햇볕보다도 눈이 부실정도로 빛나는 금발을 가진 여학생의 뒷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학교 별관의 맞은 편에는 작은 연못이 하나 있는데, 그 연못의 가운데에는 학교의 창립자라고 하는 노교수의 동상이 덩그라니 있다. 마치 세상과는 단절된 사람인 마냥 호수의 가운데에 설치되어 있는 의자에 앉은채 다리를 꼬고 책을 내려다보고 있다.

가끔 쓸쓸한 감상마저 일으키는 그 동상의 주인이 사실은 도깨비의 정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는 모양으로, 동상이 있는 연못가에 동전을 던지면 도깨비를 불러낼 수 있을 거라 믿는 모양이다. 불행을 가져다 주는 도깨비를 만나기 위하여 동전을 던지는 것이다.

금발의 여학생이 손을 움직일때마다 퐁당퐁당 소리가 나며, 연못에 작은 파문이 일렁인다.

그것을 한참이나 보고 있던 나는 탄식이 섞인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도 저건 제정신이 아니지...?'

 100원... 200원... 어느새 30분 전부터 저렇게 100원짜리를 던지기 시작한 여학생이 연못에 던진 금액의 총액이 3만원이 넘어가고 있었다. 동전을 갯수로 치면 300개가 넘어가고 있던 것이었다. 설마 그녀가 매고 있는 크로스백에 들어있던 것이 모두 동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떤 사연인지는 알 길은 없으나 분명 딱한 사연임은 분명하리라. 하지만 그녀를 위하여 내가 해줄만한 것은 없으니 차라리 관심을 끄는게 낫지 싶다.

그렇지만, 저정도의 간절함과 정성이라면 진짜 도깨비라도 나타나지 않고는 베기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어디선가 숨죽이며 그녀를 지켜보고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을 도깨비가 소문대로 친절하고 사냥하지만, 소문과는 달리 불행을 안겨주지는 않는 도깨비기를.... 그렇게 바랄 뿐이다.다. 물론, 도깨비같은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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