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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프대] 호드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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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13 Nov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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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erer323
협업 참여 동의

꺼져가는 비행기의 엔진 위에서, 전지전능한 마녀 테이치 호드릭은 공상에 잠겼다.


[만약 세상이 한 번 멸망한다면, 지금의 모습을 되찾을 때까지는 과연 얼마가 걸릴까.]


그러나 그런 공상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방금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것은 문명이라는 것이 세워진 이래로 줄곧 그녀의 고민거리였고, 어쩌면 그녀가 일생 동안 다른 모든 공상보다 더욱 오래 고민했을지도 모르는 이른바 골칫거리 같은 문제였다. 신의 존재마저도 부정했던 그녀조차 이 공상에 만큼은 항상 두통을 앓았다. 매번 그랬던 것처럼, 그녀는 이제 ‘왜 이런 의문이 수천 년째 자신의 머릿속에서 맴도는가.’에 대해 사색하기 시작한다. 그녀답지 않게 절망적인 한숨을 내쉬곤. 성찰하고, 구조에 맞게 수억 가지의 논리를 다시 세운다. 

커다랗게 하늘을 가르던 비행운이 점차 검게 타들어간다. 안에 있는 인간들은 이미 반쯤 죽었을 것이며, 반은 우왕좌왕 하다가 곧 죽을 것이다. 저걸 하이잭이라 부르던가. 인간은 꽤나 자애慈愛를 사랑하지만, 실상은 선함이란 착각에 빠져 자애自愛하는 것 밖에는 모르는 생물인 것이었다. 그 탓에 크고 작은 손익관계가 얽히고 얽혀 누군가는 이득을 보고, 또 누군가는 손해를 본다. 하지만 그와 무관하게도 이 비행기 안에 탄 사람들은 누구나가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또한 그 손해는 비단 이 안에 타고 있는 누군가들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며, 따라서 비행사나 공항, 승객의 가족들, 애인이며 뭐 기타 등등의 수많은 인간들이 이 한 건의 추락으로 인해 크고 작은 ‘손해’를 볼 것이다. 그러나 그 부수적인 문제에는 자애가 섞인다.

한심하다, 같은 감상을 뱉을 정도로 그녀는 대단하지도, 어리숙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저 잠시 비행기라는 발명품의 대단함에 감탄하고, 또다시 수천 년짜리 공상으로 돌아가 몰두하기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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