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판프대였던 것]세계를 지키는 건 마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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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라는 건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존재야. 그렇지 않나?”

“마왕이라는 인간의 적. 신이 설계한, 그것도 군대까지 이끄는 적에게 단신으로 도달해서 목까지 쳐야한다니. 어떻게 보면 용사가 마왕보다 더한 위험 아닌가?”

“구전되는 용사들은 사람을 이끄는 자질마저 하나같이 지니고 있더군. 그야말로 돌격형 지휘관에 어울리는 자가 아닌가? 마족의 군세를 뚫고, 뚫고 또 뚫어. 최후의 결전은 마왕과의 일기토로 마무리한다. 어느 기사 문학에도 없는 로망 그 자체군.”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구전상의 용사마저 암살자나 할 법한 짓을 하고 있지. 마왕성에 잠입하여, 사천왕을 쳐죽이고, 마왕마저 쳐죽인다. 그 뒤는 공주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혹은 아무도 그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마무리 패턴 아닌가. 응? 나와 같은 세계에서 온 자네라면 공감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미, 친놈.”

“그래, 맞아. 용사는 미쳐야 할 수 있는 일이지. 약관도 안 된 애송이를 괴물 사이에 밀어넣고 살육을 강요하니 미치지 않고 배길 수가 있나.”

“지, 랄하고 있네. 미친년. 지가 다 쳐 죽여 놓곤.”

“어쩌겠나. 그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위해서 싸운 거고, 나는 나라는 작은 세계를 위해서 싸운 것 뿐.”

“지,랄...그만하고 죽여.”

“아니, 그럴 수야 없지. 자네는 내 하나뿐인 동포가 아닌가. 이 미친 세계에서 나를 이해하는 건 자네 뿐인데 내가 어찌 그러겠나. 주신의 축복 스킬도 양도해주고 싶은 기분이야.”

“미,친년. 그 때 질질 짜든 말든 죽였어야 했는데. 커억!”

“그 때 나를 죽이지 않은 건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마왕. 그러니 자네는 새로운 용사와 마왕이야기의 지평을 열기에 자격이 충분해. 용사와 마왕의 사투보단 알콜달콩 신혼 생활이 더 보기 좋지 않겠나?”


그 때 이 미친년을 죽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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