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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의 딸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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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45 Feb 1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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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Naufrago
협업 참여 동의 아니오

  다음 날 비몽사몽 정신을 쏙 빼놓은 채 방에서 기어나왔더니 가게 아침 청소를 하고 있는 오빠가 눈에 띄었어요. 잠이 확 깨는 것 같았죠. 대걸레질 하는 모양이 영 평소같지 않다고 할까, 오빨 보자마자 어제 일 생각이 났거든요. “오빠.” “넌 어째 아침에 혈압이 그렇게 낮아? 사람인지 굼벵인지 모르겠다.” 댓바람부터 얼굴이 뻘개졌어요. 하지만 어째 얼렁뚱땅 얼버무리고 넘어가려는 것 같아 얼른 화를 가라앉혔지요. “오빠, 신전 찾아가서 그러겠다고 할 거예요? 그러지 마요.” “나도 내가 그럴지 안 그럴지 모르겠는데, 네가 어떻게 알고 날 뜯어말리냐?” “학자 같은 거 안 돼도 괜찮으니깐…….” “요 계집애 봐라? 누가 그런 거 상관이나 한댔나? 어제도 그랬잖아.” 괜히 심술 부리고는 입을 뚝 닫아버리지 않겠어요? 오빠가 평소처럼 농담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괜히 더 불안한 것 같았습니다. 주구장창 그러고 있을 수가 없어 제 일 하고 옷 갈아 입으려고 했어요. 허둥지둥 신민 학생복 차림으로 나오니 오빤 문가에 삐딱하게 서서 기다리다가 “신민학교 간다고 인사는 잘 하고 가렴”이라고 시시한 훈계를 했어요. 평소답지 않게.


  못된 추위가 친구를 불릴수록 날씨는 더 맑아졌어요. 오늘이 어제보다 맑으니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맑을 테지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젠 오빠가 난처하게 됐는데, 날씨까지 저랑은 아무 상관도 없이 좋네요. 오늘도 소리상자에서는 기무라제 군항에서 노무자를 구한다는 둥, 다음 달부터 모든 주류에 전편 반 닢의 특별성지수복세가 부과된다는 둥, 집안에 남는 쇠그릇 모으기 운동에 대해 안내한다는 둥 했고 사내애들 패거리는 요란뻑적지근하게 성기사단 행진 군가를 부르며 스쳐 지나갔어요. 제가 괜히 가만히 있는 걸까요, 아니면 세상이 너무 후닥닥 움직이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를 달구지에 묶여 가만히 있는데 그 달구지가 덜그럭덜그럭 움직이고 있는 걸지도 모르죠. 하늘은 그 위에서 심술궂게 뾰족한 빛으로 절 마구 찔러 대고요. 사실 제가 민감한 걸지도요. 어제 미루엄 님도 그러셨잖아요? 성국은 가고, 그 앞에 누구든 한 명의 사람밖에 안 된다고. 아무래도 마니 사람들은 다 함께 발통이 지글지글 불타는 달구지에 묶여 가는 게 아닐까요?


  우울한 생각을 하던 중 이상한 게 눈에 띄어 팔짝 뛰듯 다리를 멈췄어요. 그저 이상하다기에는 썩 이상하지 않은 이상한 광경이었어요. 웬 사람들이 이삼십 명 모여 있었죠. 도시에서 사람 모이는 게 뭐가 이상하냐고요? 그 무리가 연습이라도 미리 한 것처럼 가다가 “성황청은 각성하라!”라고 입을 맞추고 있으니 제 열여섯 평생 처음 보는 이상한 일이라고 할 만했어요. 전 가도 바깥으로 쏙 나가 소방막대 위에 엉덩이를 걸쳤지요. 딱 구경하기 좋은 자리였으니까요. “미시르미의 신민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제 이름은 라모라고 합니다. 바쁘시겠지만 저희 말을 조금이라도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은 거의 멈춰 선 것 같았어요. 심지어 근처에 가던 곤돌라들까지 가도 쪽으로 배를 붙이고 노를 내리기까지 했어요. 각성하라는 외침만큼이나 서서 구경하는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죠. 


  “일찍이 위대한 선각자들께서 그분의 말씀을 받들어 미모란제를 터전으로 삼았을 때, 그 말씀을 대율로 기록하고 대율에 어긋남 없는 사람의 규칙을 만들어 소율로 삼았으니 이 대율과 소율을 통틀어 율법이라 합니다. 초월자의 가르침이 인간의 규법에 우선하는 것은 당연한 일, 어떠한 소율도 대율 위에 있지 아니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성황청의 작태를 보십시오. 제3의 대율에서는 여신의 말씀을 듣고 그 성스러운 말을 읊는 자를 신관, 신관들의 인도 하에 여신을 섬기는 자를 신민으로 규정하며 서로 뒤섞이는 것을 엄히 금하고 있습니다. 이에 전쟁은 신관 계급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분께 말할 수 있어야 그분의 적을 알 수 있고, 그분께 춤출 수 있어야 그분을 위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나 성황청에서는 신민들에게 무거운 성지수복세를 부과하고 신민들을 기만하여 기사단 아래 졸병으로 두는가 하면 대율특권이라는 천부당만부당한 상을 남발하며 스스로 여신의 가르침을 저버리고 있습니다. 미시르미의 신민 여러분, 여신께서는 제16의 대율로 승정이 벙어리 행세를 하거나 학자가 서책을 거꾸로 쓰거나 군교가 칼자루를 놓치거나 신민이 이단에 빠졌을 때 서로 도와 올바른 신앙을 되찾으라 가르치십니다. 이제 우리 뭇사람들이 나서 성국을 고쳐야 할 때라 하겠습니다…….” “성황청은 각성하라!” “대율을 사수하라!” “성황청은 각성하라!” “성지수복세 철폐하고 성기사단 적폐를 씻어라!” 기껏해야 이삼십 명이었지만 연설에 이어 구호를 외칠 때마다 구경꾼을 더 술렁거리게 할도는 되었습니다. 아닌게아니라 열여섯밖에 안 된 저도 성지수복세가 여기저기에 달라붙어 그저께보다 어제가, 어제보다 오늘이 힘들어졌다는 걸 아는데 직접 주머니에서 전편을 꺼내는 어른들은 오죽하겠어요? 한숨을 쉬는 사람도, 탄식하는 사람도 심지어는 우는 사람도 있었지요. 드문드문 라모라는 아저씨에게 거짓말이라느니 경을 칠 거라느니 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았지만 정말 몇뿐이었어요.


  소란한 가운데 갑자기 금관 나팔 소리가 울려퍼졌어요. 소리상자에서 나온 게 아니라 진짜 나발을 꺼내들고 분 소리였죠.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라 열댓 명이 합을 맞춰서요. 사람들은 누가 와서 따귀라도 갈긴 것처럼 입을 닫았어요. 성기사단 행진 곡조였거든요. 슬쩍 고개 돌려 보니 정말로 성기사님들이 오고 계셨어요. 위도 하얗고 아래도 하얀 데다가 면도칼처럼 날카롭게 다린 정복 차림에 휘장이며 표식을 몇 개나 달아서 파란색, 노란색, 흰색, 빨간색으로 반짝반짝 빛내는 성기사님이 다섯 분이었어요. 그 뒤로는 성전사들이 총창(銃槍)으로 받들어 창을 해서는 백 명인지 이백 명인지 패거리로 줄줄이 줄 맞춰 성기사님들을 따라왔죠. 당연한 말이겠지만 구경꾼들은 기겁을 했어요. 비명만 안 질렀다 뿐이지 물길에 휩쓸린 개미처럼 사방으로 밀려났지요. 어디서부터 사방인가 하면 시위대 주변부터겠죠. 전 침을 꼴깍 삼켰어요. 저 분들이 왜 외각 가도 어딘가까지 부득부득 행진을 해 왔는지는 모지리도 알 수 있을 거예요. 시위대도 겁나기는 마찬가진지 겨우 자리나 지키고 있는 것 같았고, 라모라는 분도 목소리가 주눅이 들어 버렸어요. 전 다시 한 번 침을 꼴깍 삼켰어요. 혹시, 정말 혹시 성기사님이 저 가엾은 사람들한테 총창을 겨누라고 하면 어쩌죠? 성전사들이 곧이곧대로 그 흉악한 물건을 곧추 뻗어 백 개, 이백 개나 되는 총구가 번뜩거리면? 한 사람에 총탄이 한 발이라도 비명에 죽어 넘어질 텐데 한 사람에 총탄이 스무 발인 건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이에요. 귀를 틀어막을 수밖에 없었어요. 꽈과광 하는 소리가 날까 딸꾹질이 나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 상상이 좀 허술했던 모양이지요. 성기사님들은 시위대를 죽이려고 온 게 아니었어요.


  쪼로니 모인 그 사람들에 바짝 붙을 때까지 철컥철컥 행진해 간 성기사님들은 절도 있게 멈춰 섰고, 성전사들도 그걸 똑같이 따라했어요. 멀찍이 밀려난 구경꾼들이 이번에는 좀 다른 소리로 술렁거리기 시작했어요. 손짓으로 무슨 명령이 떨어지니 성전사들이 와르르 뛰어 시위대 주변을 두 겹 세 겹으로 둘러쌌죠. 졸지에 사람벽에 갇힌 시위대는 아우성치기 시작했어요. 라모라는 아저씨는 성기사님들한테 대율의 가르침에 따라 용기 있게 나섰다느니 성기사단의 대답이 이런 모양이냐느니 하는 말을 했지만 씨알도 안 먹혔죠. 성전사들은 고개를 슬쩍 모로 들고 그저 서 있었어요. 몇 사람이 달려들어 다리통을 붙들거나 가슴을 밀어붙였지만 꿈쩍할 리가 없었어요. 저는 얼른 보따리를 집어들고 소화전에서 내려왔어요. 계속 구경하고 있었다가는 머리가 아파질 것 같았거든요. 성기사님들은 계집애 하나가 근처로 쏙 지나가건 말건 신경도 안 썼어요.


  다시 학교 가는 동안 졸지에 병정으로 쌓은 벽에 갇혀 버린 시위대가 어떻게 될지 생각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구경꾼들이 죄 겁먹고 흩어져 버렸으니 시끄럽게 판을 벌여서 이야기를 듣게 하는 건 안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성기사님들이 하려던 건 그게 아니었을까요? 그럼 얼마간 가둬서 혼을 내 주고는 내쫓아 버리겠죠. 총창 쏘는 천둥벼락 소리가 안 나서 다행이었지만 아직까지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어요. 사람 입이랑 귀를 저런 식으로 닫게 하는 게, 하필이면 성기사단이 저런 일을 하는 게 말이에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교문 앞에 훌쩍 도착해 있었죠. 그런데 이오미시가 기다리고 있었고, 슬그머니 손을 흔들어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깜빡 잊고 있던 약속이 떠올랐지요.


  약속이란 건 책을 좀 사 가지 않겠냐는 거였죠. 제가 무슨 일이 있으면 미리미리 준비를 해 두는 성격이라 다행이에요. 어머닌 약속 어기는 걸 질색하는 분이셨으니 깜빡하고 이오미실 바람 맞혔으면 달바다에서도 인상을 찌푸리실 테니까요. 어쨌든 이 책 이야기가 뭔가 하면, 아버지가 앞으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어머니 서가를 좀 정리해서 전편으로 바꾸어 두는 게 어떻겠느냐 하신 거였어요. 전 그 말을 듣자마자 제자리에서 펄쩍 뛸 뻔했지만 오빠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거리는데 괜히 나서 깝죽거릴 수 없었지요. 벌써 어머니 장례식으로 집안 재산이 많이 비었을 테고 앞으로 전편 들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니까요. 또 성전이 진짜 벌어지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잖아요? 서가가 뒤지 더미나 다름없게 돼 버릴지. 책을 전부가 아니라 반만 팔아치우자는 것도 아버지가 많이 양보하신 걸지도. 제가 열여섯이지만 철딱서니 없진 않아요. 앞으로 무언가 좋아질 건 적고 나빠질 건 많겠죠. 그래도……. 여하튼 어머니 물건을 누구한테 넘기는데 이왕이면 장사꾼이 아니라 유용하게 잘 쓸 사람이었으면 싶었고, 이오미시가 생각났던 거예요. 그 아인 썩 대단한 집안이 아니었지만 신관치곤 그렇단 거죠. 그렇게 책 몇 권을 넘겨줄 약속을 했고 마침 그게 오늘 아침이었어요. 어젯밤 정신없던 와중에도 잘 챙겨 뒀으니 저도 참 대단한 계집애죠. 이오미신 살짝 앞서 걸었고 전 모른 척 뒤를 따르며 교정을 가로질렀습니다.


  저흰 교사를 돌아 숨어들었어요. 신민부 건물이랑 신학부 건물 사이 뒷편엔 얼기설기 뼈대를 쌓고 주변에 등나무를 심어 아케이드 숲을 만들어 놓았지요. 늦봄이면 꽃구경하는 신관님들이 있겠지만 가지만 앙상한 겨울에는 휑뎅그렁하니 이런 식으로 써먹기 좋아요.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닌데 드러내놓고 못할 게 뭔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요. 이오미시는 가까운 원목의자에 턱 걸터앉더니 다리를 잘랑잘랑 하며 제 가방을 뒤적거렸어요. 곧 쌈지 하나가 휙 날아왔지요. 생각보다 좀 묵직한 게 불렀던 값보다 얼마간 전편을 더 챙겨 넣은 것 같았어요. 어머니 유품인 걸 모르는 애도 아니고 아무리 말석이라도 신관 집안은 신관 집안이니 전 못 이기는 척 챙겨 넣었습니다. 제가 책보따리를 끄르는 동안 옆에선 또 부스럭거리기 시작했어요. 꿀 냄새가 나서 보니 이오미신 전병에 꿀을 넣어 튀긴 꿀과자를 하나 내밀면서 말했어요. “아침 댓바람부터 표정이 영 아니올시단데? 무슨 일 있어?” “아, 내 얼굴이 그랬나?” “……책 때문은 아니지?” 듣고 보니 지금 제가 인상을 쓰면 ‘네깟 게 뭔데 울 어머니 유품을’ 따위로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리질을 칠 수밖에요. 쪼잔하게 보일 순 없잖아요? “야, 내가 쫌생이도 아니고……. 어제 말이야.” “어제 무슨 일 있었어?” “……이거, 이야기해버려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말하는 사이사이 꿀과자를 우물우물 씹던 이오미신 먹은 거랑 다르게 좀 떫은 척을 하더니 손을 탁 쳤어요. “혹시 성기사 모집관 님들이 너희 집에 가셨던 거 아냐?” “뭐야, 어떻게 안 거야?” “강 안쪽에선 며칠 전부터 좀……. 왜, 그런 거 있잖아. 신민놈들이 성기사라니 대율이 문란해지네 뭐네.”


  대율이 어쩌구 하니 아침 일이 생각났어요. 저는 꿀과자를 질겅질겅 씹었지요. 단 게 입에 들어가니 그럭저럭 기분이 괜찮아졌어요. “네가 대율 이야길 꺼내서 하는 말인데, 오는 길에 이상한 걸 봤어.” “이상한 거?” 괜히 하는 말 아닌가 싶어 조잘조잘 떠드는 대신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했어요. “시위대.” “그거도 요즘 소문 돌아. 아, 어른들이 ‘이단자 태양인들 같은 부지깽이 놈들이 대율에 대해 제멋대로 떠든다’라고 주의를 주시던데, 소문 단계가 아닌 건가? 신학부에서도 조심하란 훈화가 나오고.” 아닌게아니라 진짜 이상한 이야기였죠. 그 사람들이 웬 태양인이며 웬 부지깽이겠어요? 세금이 무겁고 삶이 고달프던 차에 뭘 좀 아는 사람이랑 같이 나와 본 걸텐데. “그으래?” “뭘 또 빈정거리고 그래? 내가 뭘 잘못 말했나?” “아니, 아까 듣기론 맞는 말 하더라고. 관과 민이 유별하니 성지수복세로 전쟁을 전가하는 건 대율에 위배된다는 거.” 이오미시는 당황해서 뻐끔거렸어요. 재빠르게 주위를 홱홱 둘러보기까지 했죠. 전 어깨를 으쓱했습니다. “뭐, 내가 이야기하려던 건 그게 아니라 시위대 구경하던 차에 성기사님들이 오셨는데.” “치안대가 아니고? 성기사님들이 거긴 왜?” “낸들 알겠니? 성전사를 우르르 몰고 오셔서는 시위대 주변 사방에 오랑 열을 맞추더라? 그 사람들, 갇혀 버렸다고. 사람 벽에.” 조잘조잘 빨리 말을 해버리고는 남은 꿀과자를 삼켰어요. 손가락을 쪽쪽 빠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겠죠. “내쫓아 버린 게 아니라?” “응.” “그건 정말……. 이상하네.” “모르지. 구경하던 사람들이 다 도망가서 효과는 있던데? 혹시 알아? 하교할 때까지 본보기 삼아 그러고 계실지.” “설마.” “말이 그렇단 거야.” 조잘거리며 좀 늑장을 부린 모양이었어요. 예비종이 댕댕 울렸고 저랑 이오미신 허겁지겁 각자 풀었던 보따리를 움켜 쥐고 한 명은 왼쪽으로, 한 명은 오른쪽으로 후닥닥 뛰었어요. 등 뒤로 “내가 잘 해줄게, 이 책들한테.”라는 말이 들렸죠. 전 뛰다 말고 피식 웃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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