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성자의 딸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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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35 Feb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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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Naufrago
협업 참여 동의 아니오

  호욀 다 읽었지만 생각할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혹 떨어질까봐 오빨 사이에 두고 악착같이 붙어 걸어야 했거든요. 그렇게 요란뻑적지근한데도 이쪽이건 저쪽이건, 우리랑 가깝던 멀던 오빠한테 온갖 시선이 다 모이고 있었어요. 아닌게아니라 오빨 가운데 두고 실을 매서 바깥으로 선을 하나씩 그어 동그라미를 만들면 이런 꼴이 되지 않나 싶을 정도로요. 미시르미에서도 쳐다보지 않났냐고요? 여기 사람들은 정말 드러내놓고 그런 데다 한 술 더 뜨기까지 했어요. 스쳐 지나갈 때 고갤 꾸벅 숙이질 않나, “성기사님께 축복을!” “영광의 나라 만세!” “여신께서 백기사들을 보살피시길!” 등등 한 마디씩 하고 가질 않나. 이따금씩 손이 빈 사람들은 굽실굽실 악수해 달라고 하기까지 했어요. 오빤 질색하는 것 같으면서도 참 모질지 못해서 일일이 손을 잡아 줬어요. 하얀 제복에 때가 묻을까 왼손으로 소매를 찍찍 잡아당기면서요. 제가 헛웃음을 웃으니 “놀리지 마라. 세상에 생각도 못한 별의별 일이 다…….”라고 먼저 툴툴거렸죠. “악수 안 해도 되게 해 줘요?” “뭐 어떻게? 꺼지라고 타박이라도 줄 거야?” “이러면 되죠.” 전 후닥닥 오빠 오른팔을 품에 꼭 안고 손을 깍지 껴서 잡았어요. “야, 이게!” “이런 건 늬 남편 될 사람한테나 하라고!”라고 질겁해 봤자 이런 데서 떼 낼 수는 없었나 봐요. 팔짱 끼고서 바짝 붙어 있노라니 좋은 냄새가 났어요. “오빠, 비싼 옷에선 비싼 냄새가 나네요? 언제는 총각 냄새밖에 안 나던데.”라고 한 마디 했다가 괜히 꿀밤을 얻어맞았지만.


  이 길 저 길로 왔다갔다 하다 보니 더 이상 팻말이든 표지판이든 찾을 필요가 없게 됐어요. 대처 방식 길 찾기를 익혔다는 건 아니고, 척 봐도 난 대단한 곳입네 하는 것 같은 데가 계속 눈에 띄었거든요. 멀리서도 그랬으니 가까이선 더 그랬죠. 미시르미 신전보다도 더 큰 게 때깔이 번드르르하기까지 했어요. 입구가 널찍하게 탁 트여서 안쪽 집회장인지 회관인지가 훤하게 들여다 보이는데 바깥을 깨끗하고 멋지게 회칠해서 그런지 양 팔을 떡 벌린 거인의 가슴통 같았지요. 오를 꼭꼭 맞춰서 옥상에서부터 늘어뜨려 둔 휘장들은 거인의 어깨장식 같았고요. 휘장 휘장마다 여신님의 문장이 들어가 있으니 달 거인이라고 해야 할까요? 마니어로는 ‘사사마니’가 되겠네요. 이런 대단한 데 들어오는 탈것을 왜 곤돌라라고 부르는 걸까요? 무슨 군함이면 모를까, 곤돌라는 그냥 작은 배잖아요? 구경이며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우린 널따란 입구 앞 계단까지 갔어요. 아버지랑 오빠가 슬슬 쳐다보고, 오빠랑 제가 눈치를 보고, 저랑 아버지가 눈빛을 나누게 됐죠. 훌쩍 들어가도 되는 건가 싶었거든요. 다행히도 ‘역무’라고 팔에 찬 분이 후다닥 와서는 “견습 성기사님과 가족분들이십니까?”라고 물어봐 줬어요. 식은 아직 한 시진쯤 남았다느니, 식사가 아직이면 역내에서 해결하셔도 좋다느니, 가족분들은 열차엔 못 타니 주의해 달라느니, 더 궁금한 건 없냐느니 하면서 끈질기게. 마지막으로는 “만나뵈어 영광이었습니다.”라는 말까지. 촌티 더 내기 전에 도와주어 고맙긴 했지만 그만큼 떨떠름했어요.


  밖에서 봐도 대단했던 역 건물은 안에선 더 그랬어요. 층이란 층은 몽땅 허물어서 천장까지 뻥 뚫려 있으니 뭔가 사람이 지은 건물 같지가 않았어요. 신전 같은 데 있는 거랑 비슷한 기둥이 그나마 익숙했지만 그마저도 엄청 굵고 길어서 겨우 기둥 몇 개로 이 돌로 된 곽을 떠받치고 있는 게 보였어요. 뭔가 흉을 본 것 같은 모양이 됐는데 바깥에서 본 달 거인의 가슴 속이 이런 모양이라니 싱숭생숭했다고 해야겠네요. 이번에는 울 오빠 말고도 하얀 정복 걸친 사람을 몇 명이나 더 눈에 띄었어요. 몇은 법복 차림인 사람이랑 같이, 또 몇은 신민복 차림인 사람이랑 같이 다녀서 고개를 끄덕거렸죠. 장소가 장소라 행인이 불쑥 성기사 찬양을 하지는 않았지만 역무원들이, 청소부들이, 가판대 상인들이 수시로 근처 성기사들한테 천세니 만세니 하건 큰절을 하건 수시로 난리였어요. 문득 든 생각은 이게 거인의 가슴 속이라면 안에 든 사람은 죄 거인이 씹어 삼킨 고기 조각이 아닌가 하는 거였어요. 잘근잘근 씹어 넘긴 곤죽인 거죠. 뱃속에 미끄러져 들어왔으니 더는 어쩔 수 없는. 저도 모르게 오빠 팔을 더 꽉 끌어안았고, 오빤 얼굴이 빨개져서는 제 머리꼭대기를 꽝 쥐어박았어요. “이제 좀 놔, 민망하게스리.”라면서. 눈물이 쏙 나왔죠.


  “왜 이렇게 자랑스럽지가 않을까요, 아버지?” 사람을 피해 한 시진을 때우려고 구석진 데 섰던 와중에 오빠가 중얼거렸어요. “너흰 미호시를 빼닮았으니까 생각하는 것도 비슷한 모양이지.” “아버진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버진 깎고 남아 자글자글한 턱수염을 괜히 만지며 한참 뜸을 들이셨어요. 훈육은 늘 어머니 몫이어서 아버지랑 이런 이야길 해본 기억이 없네요. 아마 아버지도 마찬가지시겠죠. “글쎄……. 난 이왕이면 너나 미하모가 번듯한 데 가길 바랬으니 일단 마음은 놓이는구나.” “그만두거나 쫓겨나면 차 장사하러 오면 그만이잖아. 너무 걱정은 않으마.” 오빤 갑자기 울컥 하더니 눈가가 벌개지기 시작했어요. 어깰 들썩들썩하면서도 제복 소매를 적실 순 없어 꼿꼿이 서서 말이에요. 괜히 제가 발돋움해서는 저고리 소맷자락을 오빠 얼굴에 척 들이대야 했지요. “오빠, 달곤돌란지 뭔지에 타고 나서 이래야 되는 거 아녜요?”라면서. 오빤 자꾸 미안하다고 웅얼거리기만 했어요. 뭐가 미안한 건진 도통 알 수 없었죠. 제가 미안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고, 어머니나 아버지가 그러셔야 할 일일지도. 아니면 성국의 잘난 대율이 미안해야 할 일일까요? 맙소사, 그럼 여신님이 미안하셔야 될 일인데.


  우린 탑시계나 흘긋흘긋 쳐다보며 언제쯤 가면 되나 하고 있던 차에 역무원 한 분이 “성기사님, 그리고 가족분들. 지금 하행 승강장으로 가시면 됩니다.”라고 알려 줬죠. 쭈뼛쭈뼛 하행 승강장이라는 델 찾았어요. 사실 찾았다기엔 그런 게 어느쪽으로 가면 된다고 여기저기에 써 붙어 있었지요. 제복 입은 사람이 여럿 있는 걸 봐서 제대로 왔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었고요. 승강장엔 그야말로 사람이 먼지처럼 득시글거렸어요. 견습 성기사에 가족들만 있다고 하면 말이 안 될 정도로. 아예 동아줄을 가로로 쭉 쳐놓곤 그 뒤에 줄줄이 가득 서 있는 사람들이 수상하기 짝이 없었죠. 한 사람도 안 빼놓고 무슨 깃발을 들고 있었거든요. 여신님의 문장에 성기사단의 월석 문장이 그려져 있는. 제가 두리번거리는 사이 저 멀리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정말 난생 처음 들어 보는 소리였는데 우레소리 같기도, 바람소리 같기도, 쇳덩어리나 돌덩어리 문대는 소리 같기도 했죠. 점점 가까워졌어요. 이리리미에 들어올 때 봤던, 기둥에 걸쳐진 막대 같은 게 승강장 앞으로 들어와 있었고 이 막대를 따라오는 게 분명했어요. 구경꾼들은 흥분했죠. 저마다 한 마디씩 와글와글 하며 다가오는 소리랑 와락 맞부딪쳤죠. 그런데 저 멀리 있던 그림자가 근처까지 오니 사람 목청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안 됐어요. 산이 우르르 달려오면 이런 굉음이 날까요? 숲이 통째로 굴러오면 이런 기세가 있을까요? 뭐가 됐든 무지막지하게 닥쳐오던 그건 와락 느려지기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땅거죽이 뚝 끊어지는 것 같았어요. 교실에서 칠판에 손톱을 갉작갉작하는 걸 천 배 정도로 하면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그렇게 사람들 귓속을 뒤집어 놓던 게 어느새 승강장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왔죠. 아주, 아주 크고 길쭉한 곤돌라였어요. 막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아, 이래서 달곤돌라라고 부르는구나.


  달곤돌라에 무진 달린 문들이 미끄러져 열리더니 철컥철컥 했어요. 왜, 발맞춰 걸을 때 나는 소리 있잖아요. 마니현, 달피리, 모란제 각적, 백은 퉁소, 갈고(羯鼓)같은 걸 든 성전사들이 나타났어요. 승강장 빈 자리에 우르르 오랑 열을 맞추더니 연주를 시작했어요. 듣자마자 알 수 있었죠. 아침마다 들어 버릇한 그 망할 놈의 군가였어요. 값비싼 깽깽이 소리라 좀 낫긴 했지만요. 줄 뒤에 선 사람들은 깃발을 흔들면서 “성기사단 만세!” “성황청 만세!” “여신님 만세!”라며 미친듯이 꽥꽥거렸어요. “순서가 좀 잘못된 거 아닌가? 여신님 만세가 제일 앞에 와야지…….”싶어도 제 말 들어줄 사람은 없었어요.



  우리는 1117년의 다마란제에서,
  강철비가 나리는 지옥에서 태어났네.
  이제 우리 사사마니 위에 성유물을 들고
  쇳덩이 함성을 뚫으며 용감히 싸우리.
  성기사들 히나시미 강 건너 성지로 나아가
  그 이름과 명예는 마침내 승리를 거두리.
  깃발 높이 쳐들고 자랑스레 행군하는 우리
  그분께서 가라사대 ‘둘째 가는 자 없다’하시네.


  오늘날 성지 경계를 따라
  성기사들 어느 때보다 눈 번뜩이네.
  여신의 가르침과 올바른 신앙을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영광 나라의 첫 번째 장을 써나가리.
  그분께서 우리 가슴에 깃들어 함께 가시니
  우리는 태양과 강철비가 두렵지 않으리.
  디딘 땅에 우뚝 서서
  우리 확신을 노래하면
  온 마니 사람 이르길 ‘둘째 가는 자 없다’하네.



  군가가 끝나니 성기사단 만세, 성황청 만세, 여신님 만세가 여기저기에서 뒤섞여 무슨 만세라는지 알아듣지도 못할 지경이 됐어요. 그렇게 소란스러운 와중에 견습 기사들이 달곤돌라에 타기 시작했죠. 전 되는 대로 오빨 늦게 보낼 생각으로 손을 꽉 잡고 안 놓아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빠가 제 손에 뭔갈 밀어넣으며 떼내 버려서 그만 놓쳐 버리고 말았죠. 하얀 정복 입은 사람들에, 그 가족에 구경꾼으로 승강장은 사람으로 된 물결로 뒤덮였죠. 아버질 쳐다보니 고개를 저으셨어요. 맞아요, 저 난장판에 뛰어들어 봐야 욕만 볼 뿐일 테니까. 오빤 뭐든 잘 할 테니 그렇게 믿으며 멀찍이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한참이나 지나 뭐라고 소리상자가 울리더니 달곤돌라가 여기 들어올 때처럼 쇳덩어릴 찢어 놓는 굉음을 토하면서 천천히 미끄러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거북이보다 느렸지만 어느새 바람처럼 빨라져서는 오빠를 저한테서 빼앗아 갔어요. 구경꾼들은 들고 있던 깃발을 그쪽으로 던져 댔죠. 이리 펄럭 저리 펄럭 하며 여신님의 문장, 성기사단 문장이 쓰레기처럼 여기저기에 떨어졌어요. 쓰레기처럼. 하지만 전 그런 신성모독적인 아수라장에 혀를 차고 있을 정신이 없었어요. 오빠가 쥐어 준 게 구깃구깃 뭉쳐진 편지란 걸 알았거든요.


  허겁지겁 봉투를 열었어요. 풀칠이 돼 있으면 와작 산산조각을 내버렸을지도 모르는데, 다행히도 주둥인 뻥 뚫려있었죠.



  미호누에게,

  쓸데없이 편지를 남겨 더 걱정하게 만든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 아무래도 나는 천성이 그런 사람이라 여차할 때 쓸 수 있는 수단이 없으면 불안이 가시질 않아 이렇게 너한테 남겨 둔다. 각설하고, 이건 내가 직접 만든 암호다. 읽는 법부터 알려 주마.



  간단하지? 이 정도 암호라면 누가 보더라도 낙서처럼 보일 게다.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편지에 써서 보낼 수 있겠지. 그 외에 규칙도 조금 있는데, 복잡하지 않게 하려고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었다.


  한 단어의 끝은 마지막 글자를 까맣게 

  여기서부터 읽으시오

  여기까지 읽으시오 


  그럼, 예제 삼아 편지지 둘레에 무늬처럼 그려 넣은 부분을 읽어 보렴. 아마 너 정도 되는 아이라면 장난치듯 술술 읽을 수 있을 게 틀림없다. 이 암호를 쓸 필요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건강하게 지내렴.

  미하모


  오빠가 무슨 소릴 하나 했더니 편지지 위, 아래랑 양옆으로 깨알처럼 빼곡하게 콕콕 찍혀 있던 게 사실 저 깜찍한 암호라는 거였어요.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해서 전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죠. ‘여기서부터 읽으시오’라는 달바다 모양 암호를 찾으면서요.



  읽으면 되는 구간이 제법 길어서 한 자 한 자 찾아 옮기기부터 했어요. 오빠가 생각보다 머리를 잘 쓴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요. 암호라기보단 그냥 장식이나 애들 장난 같았으니까요. 옮겨둔 걸 잘 읽어보니 ‘옛날 옛적, 개밥바라기와 황도, 달 그리고 온갖 시시한 광경이 천상의 빛처럼, 신앙의 은은함처럼 여겨지던 때가 있었습니다’였지요. 오빠가 제일 좋아하는 일리엄 님의 명시가 한 연 통째로 암호가 돼 있던 거였어요.


  가만히 절 기다려 주시던 아버지한테 오빠가 쓴 걸 고해 바치니 한숨을 푹 쉬며 절 꼭 안아주셨어요. 맞아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정말로 오빠가 말한 대로, 이 따위 암호를 쓸 일이 아주 없게 해 달라고 여신님께 기도하는 것뿐이 아닐까요?

Writer

Naufrago

안녕하세요

comment (3)

까치우
까치우 19.03.01. 01:00

There was a time when evening star, ecliptic,

The moon, (and) every common sight,

To me did seem

Apparelled in celestial light,

The glory and the fragrantness of a faith.

까치우
까치우 19.03.01. 01:00
암호 보고 할 말을 잃고 10초쯤 가만히 있다가 오기를 불태우며 다 옮겨 적었는데 살짝 내려보니까 바로 밑에 해석이 있었던 겁니다..
으 악
까치우
까치우 19.03.01. 01:06

작가님의 작가력(?)이랄지.. 그 마음에.. 아무튼 찬탄을 거듭하면서 자러 갑니다

찬탄경탄또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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