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판프대] 백귀야행(白鬼也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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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8 Aug 2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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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JinChien
협업 참여 동의

"오."

"어, 안녕하세요?"

낮잠이라도 자고 싶다는 생각이 그득해질 무렵, 타르시안은 자신의 그릇된 판단을 저주하며 하품을 내뱉었다.

지치지도 않는지, 한시진 하고도 반을 쉬지도 않고 떠들어대는 친구의 수다를 듣는 것도 지겨워져 집에 돌아가자는 생각이 들 무렵, 낯익은 소녀가 입구에서 배시시 웃고 있었다.

"뭐고. 쟈 눈데?"

그제야 이변을 알아챘는지, 쉴 새 없이 떠들어대던 수다가 끊기고 경박한 사투리가 날아들었다.

……여기서는 순수하게 놈의 생활력에 감탄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손님이 왔는데도 태평하게 제 빨래나 개어얹고있는 뻔뻔함에 놀라는게 맞을까.

…아마도 둘 다겠지.


"아는 사이면 니 나가래이. 그기 낫지 않긋나?"

미심쩍은 도끼눈을 하고서 한 두 차례 번갈아보던 아벨의 말에, 타르시안은 건성으로 답했다.

"아는 사이랄 것도 없어. 그리고 여기 니 가게다."

현명하다고 말하지는 못할 대꾸에 친구는 야유를 날렸고, 소녀는 멋쩍게 웃었다.

"하이고, 거 참, 갑갑하구로… 쯧. 됐다, 내 나갈라는구마."

끙차. 찌뿌등한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난 아벨은 기지개를 펴고는, 실실 웃으며 마루에서 내려섰다. 그리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소녀에게 다가선다.

"아이고메, 이것 참. 어째 저런거랑 엮이셔가. 고생이 많으십―얼레."

말을 하다 말고, 아벨의 시선이 멈췄다.

분명 소녀의 외향은 가히 아리땁다 할만한 것이었다. 몸은 가녀렸고, 지나치게 꾸미지도 않음이며, 그럼에도 부족함이 없이 단정했다. 반듯하니 고운 선을 드리우는 얼굴에서부터 흰 피부까지, 분명 소녀는 길거리의 남성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인상이었다.

"……니, 거 으데서 났노."

"네?"

그러나 아벨의 시선은 그런 저속한 것이 아니었다. 이윽고 그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지더니, 소녀의 멱살을 홱 낚아챘다.

"그 장갑. 으데서 났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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