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덕업일치! 토사장! - #1

Write

Article Menu

facebooktwittergoogle pluspinterestkakao storyband
협업 참여 동의

서장



“하아─...”


땅이 꺼져라 쉬고 있는 이 한숨의 출처는 

인적이 드문 어느 동네의 피자 가게 안. 


인테리어 소품이라곤 매장 안에 있는 

사각 테이블 한 개와 의자 4개뿐인 볼품없는 피자 가게.


그런 피자 가게 안에서 

의자에 앉아 땅이꺼져라 한 숨을 쉬고 있는 

새하얗고 순수의 이미지이자 귀여움 랭킹 상위권에 속해있는 생명체, 

토끼가 있었다.


그리고 그 토끼가 바로 나,

토사장.


그런 내가 나의 매장에서 한숨을 내쉬고 있었던 건 

장사가 잘 안되어서가 아니다. 

알바 생이 화장실 갔다 온다고 하고 그 뒤로 일을 내팽개치고 도망가서 그런 것도 아니다. 

도망간 알바생이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고 노동부에 신고해 돈을 뜯어 가서 그런 것도 아니다.


그것과 별개로, 원인은 그저 갑자기 깨닫게 된 나의 소망이자 바람 때문이었다.


나의 소망은 덕업일치 하는 것. 

덕업일치란 자신의 좋아하는 취미가 직업이 되는 것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대충 이런 뜻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나의 취미는 서브 컬쳐쪽.

흔히 오타쿠로 분류되는 주제에 모두 해당하므로

나는 흔히 십덕 토끼라 부를 수 있는 존재였다.


그렇게 막연하게 떠오른 나의 바람에 

어떻게 하면 이룰지 한숨을 내쉬며 생각하던 와중에──


딸랑────


가게 문이 열리고 들어오던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큰소리로 외쳤다.


“싸장님 그 자식 잡아왔다롱!”


약간은 나에게 칭찬을 바라는 투로 외치며 

보고하는 눈빛이 죽음인 ‘새’이자 직원인 그의 이름은 조롱황. 

이름이나 눈빛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맹금류인 황조롱이다.


“너..너희들 이런 짓 하고 무사히 넘어 갈 거 같아?!”


그리고 그런 조롱황에게 붙잡혀 분개하고 있는 

검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펭귄 한 마리.


보통 펭귄이라면 늘씬하고 귀여운 모습이 떠오르겠지만 

조롱황에게 잡혀있는 저 펭귄은 보통 펭귄이 아닌 뚱펭귄이라고 해야 적절할 것 같다. 

그야 몸집이 저렇게 불어나선 흑돼지랑 분간이 안 갈 정도다. 

구우면 맛있을 거 같은 몸을 하고 있다.


“라펠트군.. 나는 너에게 큰 걸 바란 게 아니야.. 그저 성실하게 일해주기만 하면 됐는데.. 안타깝구만 안타까워.”


나는 그 뚱펭귄인 라펠트를 보며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말을 전하곤 

앞으로 걸어가 폭신폭신한 손으로 매장 입구에 달린 문을 잠갔다.


“웃기지 마! 일의 강도가 성실해서 될 수준을 넘었다고!! 

당신은 사장이라고 테이블에 앉아만 있지 저 맹금류 자식은 지가 선배라고 모든 일을 떠넘겼다고!. 

당신, 전화 받으면서 피자 만듦과 동시에 매장에 온 손님 응대해 본 적 있어?! 

이런 일은 누구도 못 견딘다고!!”


“그래그래 어련하시겠어, 조롱아 오랜만에 생식하는 날이다 끌고 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나의 태도가 라펠트 내면의 불꽃을 더욱 키웠는지 

나에게 달려들려던 라펠트를 조롱황은 타이밍 좋게 붙잡아 끌고 갔다.


뭐, 나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일이 힘들어서 도망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로계약서를 안 쓴 걸 기억하곤 

노동부에 신고할 발칙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만약 라펠트가 일을 오래 하고 그만둔 다음 노동부에 신고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오싹하고 끔찍하다.


그 오싹하고 끔찍했던 만큼 

나는 그 댓가로 라펠트의 몸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된 원인은 라펠트가 나를 노동부에 신고해서 벌어진 일이다.


자업자득 아닌가?

자업자득이고말고


조롱황이 라펠트를 끌고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주방 쪽에서 주문이 들어왔음을 알리는 기계음이 몇 차례 울리더니 

이윽고 주방에서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으로 조롱황이 나왔다.


“싸장님, 이거.. 어떻게해롱?”


고개를 갸웃하곤 나에게 물으며 주문지를 건네는 조롱황.

그 주문지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주문 내역]


콤비네이션 피자 L

 치즈크러스트 추가

 옥수수콘 추가

 올리브 추가


페퍼로니 피자 L

 페퍼로니 추가

 베이컨 추가


베이컨 포테이토 피자 L

 치즈 크러스트 추가


불고기 피자 L

 골드엣지로 변경


치즈 오븐 불고기 미트 스파게티

닭튀김

핫소스 추가 2

갈릭디핑소스 추가 2


콜라 1.25L

----------------------------------


“뭐가 문제야? 일하기 싫은 게 문제야?”


내가 주문지에서 잘못된 점을 찾지 못해 비꼬자 

조롱황은 아무 말 없이 날개로 배송 주소 부분을 가리켰다.


--------------------------------

주문자

마왕


배송지

마왕 성


전화번호 444-4444-4444


---------------------------------


뭔데 이건..


고객정보란을 읽은 나는 어이없어서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몇 번이나 다시 읽어봐도 말도 안 되는 이 문제가 해결 될 리 없고, 

주문지를 들고 나에게 물은 조롱황의 행동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나조차도 이문제는 해결 불가능이다.


하지만,

나는 사장

사장의 위엄을 보여줘야 한다.


“뭐야 별것도 아닌 거로 호들갑은.”


“엑─? 어.. 싸장님? 배송지가 마왕성인데롱?”


맹금류답지 않게 얼빠진 소리를 내며 믿기지 않는 듯 되묻는 조롱황에게 

나는 확신에 찬 대답을 들려줬다.


“그게 뭐 어떻다고 빨리 피자나 만들어 배달은...”


...........................

...............


“..라펠트가 간다.”


“ㅇ..알겠다롱!”


잠깐의 침묵이 있긴 했지만, 

나의 대답을 들은 조롱황은 주방에 몸이 묶여 널브러져있던 라펠트를 

매장으로 치워두고 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장으로 나온 라펠트는 조롱황과 나의 대화를 들은 모양인지 

나를 보며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아니! 난 이제 직원도 아니고 따지고 보면 고객인데 왜 내가 배달을 가야 하냐고!!

게다가 마왕 성이라니 누가 봐도 장난 주문인데 당신 제정신이야?!”


현 문제에 대한 지극히 정석적인 라펠트의 반응. 

나는 그런 라펠트의 반응이 거슬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자신이 생각하는 게 무조건 옳다는 듯이 말하는 게. 

까불고 있어.


“어이 땅딸보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해. 

그리고 얄팍한 지식수준을 지닌 넌 모르겠지만 난 마왕 성에 가는 루트를 정확히 꿰고 있으니까 문제없어.

그리고 배달 건은 확실히 임금 체불 할 테니까 걱정 말라고.”


신랄한 나의 말에 라펠트는 꽤나 충격을 받은 듯했다. 

아무래도 라펠트의 아킬레스건을 건들인 모양 인 듯 

쉽사리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내..내가 땅..딸보..?”


의외로 유리멘탈을 가진 라펠트에게 내가 몇 차례 더 언어폭력을 가한 뒤에야 피자가 완성되었다.


지금 시간은 새벽 1시.

배달하기 딱 좋은 시간이다.


“조롱황, 저 자식 의자에 앉히고 의자에 고정시켜. 배달할 시간이다.”


“알겠다롱.”


“어이, 배달하는데 왜 의자에 묶을 필요가 있는거지?”


당연한 물음.

당연한 흐름.


그렇기에 나는 구제할 수 없는 지식수준을 지닌 라펠트를 

딱하게 여기며 상냥하게 설명을 해줬다. 

한숨을 내쉬며.


“후우..  주문자가 누구인지 벌써 잊은 거야? 붕어군?”


“알아 안다고! 주문자가 마왕인 장난 주문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배달하는 데 있어, 

나를 의자에 묶을 필요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 거라고!.”


“그래, 마왕이야.”


“아니이!! 왜 그런 장난에 배달을────────.. 설마?”


아무래도 붕어와 같은 지식수준을 지닌 라펠트도 팟하고 무언가 떠올린 것 같다.

인생을 살아왔다면 한 번 정돈 들어봤을 그 방법을.


그래서 난 친절하게 라펠트의 생각이 옳다고 말없이 긍정하며 쐐기를 박아주었다.


너무 친절한 게 아닌고.



-------------------------------------------------------------------------------------------------------------------------



칠흑같이 어두운 밤.


토끼와 새는 의자에 묶인 펭귄 한 마리를 어딘가로 옮기고 있었다.


밤하늘과 같은 어두운색을 띠어 눈에 녹아든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로.


“싸장님 이쯤이면 되냐롱.”


“어어~ 완벽해. 이제 이쪽으로 와.”


거리감이 있는 두 마리의 대화.

이제 됐다는 토사장의 말을 듣고 조롱황은 매다닥 토사장 곁으로 달려갔다. 

라펠트를 홀로 덩그러니 놓아두고.


그런 자신의 처지에 라펠트는 망연자실하며 반성의 말을 입에 담았다.


“저기..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죽일 놈 이였어요. 

그런 파렴치한 행동을 하다니.. 저 지금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풀어주시지 않겠어요?”


애처롭게 구해달라는 라펠트의 음성을 토사장은 

멋지게 뻗어있는 자신의 귀를 후비적거리며 무시한 뒤 

왼손 손목을 눈높이에 맞추고 있지도 않은 시계를 보고 중얼거렸다.


“음. 이제 곧 올 시간이군.”

 

그 말에 호응하듯.



"""헤에───"""


한마리만 느끼는 감정이 다른 3마리의 합주와 함께 

길의 저 멀리서 상당한 크기의 물체가 두 개의 빛을 쏘며 

라펠트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저것이 등장한다면 토사장이 말한 마왕에게 가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트럭에 치이면 이세계로 간다는 만화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 

그런 만화에나 나오는 짓을 토사장은 현실로 재현하고 있었다. 

필히 라펠트의 눈엔 사신으로 보이겠지.


그런 사신을 보며 체념한 듯 라펠트는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저기 혹시 말이야. 네가 생각하는 이세계가 저승세계는 아니겠지?”


체념해서 그런 것일까 어딘가 산뜻한 목소리로 토사장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이에 토사장은 라펠트에게 

엄지를 척 치켜들며 

상쾌한 미소를 짓고는


“나를 믿어, 넌 죽지 않아!.” 



“뒈져버려, 쓰레기.”




직후 



빛에 휩싸이는 라펠트.



뿐만이 아니라 그 빛은 토사장과 조롱황에게도 닿고 있었다. 

한 구역에 펼쳐지는 빛의 전개에 당황한 토사장은 

불현듯 안 좋은 예감이 떠올랐다.


"잠깐만! 이건.. 이 전개는..."



설마?



“이세계 소환인가?!!!!”



정답에 다다른 토사장의 외침과 동시에 

일행은 사라졌다. 

그 장소엔 아무도 없었다는 듯이.




  • to be continue

---------------------------------------------------------------------------------------------


읽어주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으나 일단 감사드립니돠아아아아아!!







Writer

천재토사장

천재.

comment

권한이 없습니다.
이동할 페이지 번호 입력 후 엔터
('62'이하의 숫자)
of 62 next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