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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그의 진실의 그녀 - 4.소년, 이해하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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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31 May 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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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xester

자칫 큰일 날 뻔하셨사와요, 세라하 씨.


루나였다. 그녀는 두 손을 꼭 모아 쥐며 걱정이 담긴 정신감응을 보냈다.


소녀가 우연히 이 앞을 지나가서 다행이었사와요. 다치신 데는 없으시와요?

어쩐지 마법이 안 통한다 싶었어! 너지, 이 덩치를 도와준 게!”

어머, 눈치 한 번 빠르시와요.


세라하는 표정 한 번 바꾸지 않고 말하는 루나가 얄미웠지만, 무턱대고 공격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불리함을 잘 알았고, 무엇보다 지금은 스토라스도 없었다.


이들과 저와는 일절 관계가 없으니 이상한 오해는 하지 마시와요. 소녀는 다만 이들이 세라하 씨를 찾는 것을 조금 도왔을 뿐이와요.

왜 그런 번거로운 짓을 한 거지? 날 해치우고 싶다면 직접 덤비시지? 난 언제라도 준비되어 있으니까!”

소녀는 세라하 씨를 시험해보고 싶었사와요.

시험이라고?”

세라하 씨는 온달 오라버니를 어찌할 셈이시와요?

내가 왜 너한테 그런 걸 대답해야 하지?”

아하, 오라버니를 꼭두각시로 만들어서 엘트라스로 데려가려는 것이시와요? 마법사들에게 봉인 당한 아버지 마왕과 인질 교환할 목적으로……? 이런 이런, 그건 조금도 예상치 못한 일이와요.또 마음을 읽혔어! 세라하는 발가벗겨진 기분을 느끼고 중얼거렸다.

왜 이럴 때만 골라서 없는 거야……. 이 개똥같은 녀석.”

개똥이라니, 너무 하십니다요.

스토라스!”


세라하는 검지와 소지를 편 손을 들었다. 등의 날개장식이 쪼그라들며 파들파들 떨었다.


아니, 아닙니다요, 전 개똥입니다요. 개똥만도 못한 놈입니다요!

, 이건…… 실수야. 너무 반가……운 게 아니라 놀라서 그만.”


세라하의 행동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이상한 손동작을 하면서 혼잣말을 뇌까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루나한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이런, 일행 분이 계시지 않을 때 일을 끝맺었어야 하는데, 아쉽사와요.

이딴 녀석을 보고 일행이라고 하지 마!”

실례. 개똥을 일행이라 하는 건 역시 무리였사와요.

개똥이라고 하지 마!

그럼 대체 뭐라 불러드리면 좋을지……. 자기소개를 좀 부탁드리와요.

잘 들어라, 꼬마. 이 몸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저 위대한 아버지 공포와 우아한 어머니 증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절망이 다시 우아한 어머니 증오를 겁탈해 태어난-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아!”


스토라스는 그딴 거라니, 너무하십니다요…….라고 중얼거렸지만, 세라하는 못들은 척했다.


! 하던 말이나 계속 해! 내가 놈을 어떻게 하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사실 소녀는 세라하 씨가 온달 오라버니를 어찌 하든 상관없사와요. 오히려 그편이 소녀에게는 좋을 수도 있사와요.

무슨 헛소리야. , 내가 놈을 공격하려는 걸 막았잖아!”

소녀에게도 사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사와요. 그 사정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으나, 아무튼 중요한 걸 하나 알려드리겠사와요.


세라하의 머릿속에 들려오는 루나의 목소리가 소근거리듯 작아졌다. 딱히 주위에 들을 사람 같은 건 없었음에도.


온달 오라버니에게는 보호자가 있사와요.

보호자라면, 놈의 할머니? 그거라면 이미 만나봤어.”

할머님이라면 현재 세라하 씨와의 일전으로 인해 휴식을 취하고 계시와요. 아마 하루 동안은 거동하기 힘드시리라 사료되와요.

휴식이라고? 흐응, 생긴 건 그래도 할머니는 할머니인가 보네. 겨우 그 정도로 하루나 쉬어야 하다니.”


세라하의 눈이 반짝 빛났다. 역시 나는 지지 않았다. 지기는커녕 이긴 거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나는 멀쩡하고, 그쪽은 하루나 쉬어야 하니까!


아무튼 그래서? 그 할머니 말고 또 보호자라는 게 있다는 거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처음으로 루나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온달 오라버니를 어떻게 하고 싶다면, 그 보호자를 먼저 제거해야 할 것이와요.


네가 일러주지 않아도 그렇게 할 거야, 그게 설령 너라고 해도! 그러나 세라하는 그 말을 할 수 없었다. 루나의 냉정한 모습에 기가 눌렸기 때문이었다.


그 보호자의 이름은 노아. 머리카락은 녹색인 데다 세라하 씨 만만찮은 차림새를 하고 있으니 금방 알아보실 수 있을 것이와요.


루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회복했다.


세라하 씨 실력이라면 제거하기 어렵지 않겠지만,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와요. 그럼 건투를 빌겠사와요.

기다려! , 어째서 그런 걸 말해주는 거지? 나한테 뭘 원하는 거야? 네 목적이 대체 뭐지?”

그것은…….

그것은?”


돌아선 루나는 검지로 입술을 가볍게 누르고 있었다.


이와요.


이게 정말! 격분한 세라하는 얼음화살을 불러내 던졌다. 그러나 그것이 루나를 관통하기 직전 그녀는 사라져버렸다. 세라하는 씩씩대며 루나가 있던 곳을 노려보았지만 그렇다고 루나가 돌아올 리 없었다.


스토오오오오오라스!”

, 부르셨습니까요?

저 꼬맹이! 저 꼬맹이에 대해서 뭘 알아냈지? 알아낸 게 있으면 당장 불어, 당장!”

어어…… 일단 지금 한 말은 모두 사실입니다요. 그 망할 할망타구는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하고, 지금은 노아란 계집이 여신의 아들 놈을 지키고 있습니다요.


그건 아무렇게나 주워섬긴 말이 아니었다. 온누리 고등학교에서의 첫 만남에서 스토라스는 자신의 몸 일부를 루나에게 묻혔다. 그 일부를 통해 스토라스는 정보를 얻어 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저 루나란 계집은 노아 가까이에서는 제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입니다요.

그게 사실이야?”

거의 확실합니다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말입죠.

그럼, 그 노아란 여자를 제거해달라고 한 건 그것 때문에……?”

하지만 그런다고 저 계집한테 무슨 이득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요. 게다가 저 계집, 여신의 아들 놈에게는 자기가 지켜주겠다고 했는데 말입죠.

뻔하잖아. 그렇게 접근한 다음 뭔가 수작을 부리려고 했는데, 노아란 여자가 방해가 되어서 나를 시켜 없애려는 거겠지!”

일단은 그렇게 보이기는 합니다만…….


루나가 온달을 어떻게 하려고 마음먹은 거라면 왜 학교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루나 자신이 말했던 것처럼 여기엔 어떤 사정이 있는 거라고, 스토라스는 짐작했다.


아무튼 그 노아란 계집 말입니다요, 그 계집을 꼭두각시로 만드는 게 어떻겠습니까요? 그럼 저 루나란 년을 꼼짝 못하게 만들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요?

나라고 그런 생각을 안했을 것 같아?”


세라하는 입술을 씰룩였다.


하지만 그 꼬맹이가 그걸 가만히 보고만 있겠어?”

그게, 루나 저년은 꼭두각시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요. 제 생각도 읽지 못하는 것 같고, 또 제 움직임 또한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말입죠. 그러니 이 방법은 효과가 있지 않겠습니까요?

, 할멈도 꼭두각시로 만들지 못했잖아?”

, 그거야…… 하지만 시도해봐서 손해 볼 건 없지 않나…….

흐응…… 그거야 그렇지.”


세라하는 싸늘하게 웃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그땐……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스토라스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스토라스의 본체에는 고개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그건 그저 코르셋의 날개장식이 힘차게 퍼덕이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당하지만은 않는다. 이용당하는 것도 사절이다. 두고 봐라, 멋지게 갚아줄 테니……!


후훗, 우후후훗…… 오호호호호홋!”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비에 젖은 거리와 진흙투성이가 된 사나이들 위로 쏟아졌다. 그에 답하듯 근처의 개들이 하나 둘 짖어대기 시작했다. 웃음소리와 짖는 소리가 서로 질세라 기세를 더해가던 찰나-


, 좀 조용히 삽시다!”

거참 시끄러워 못 살겠네! 이 동네 혼자 살아요?”

어떤 년이 야밤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뭐하는 거야?”

뭐 좋은 일 있나 본데, 집에 가서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좋아하쇼!”


사방에서 쏟아지는 면박에 세라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순간 특대 화염구를 불러내 여기 전체를 날려버릴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은 내일을 위해 힘을 비축해두기로 하고, 그녀는 조용히 강희의 집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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