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소문의 학술명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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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11 Apr 15, 2012
  • 2294 views
  • LETTERS

  • By 사화린


노블엔진 특유의 공모전, '1챕터의 승부'를 통해
나오게 된 첫 작품, '소문의 학술명'입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캐릭터.
전체적인 캐릭터 조형이나 연출이 개성 있는 편이라
대부분의 등장인물을 기억할 수 있을 만큼 괜찮았습니다.

'말투'로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설, 존댓말과 반말이 오가는 특이한 말투를 선보이는 조안,
어떤 얘기를 해도 어느 샌가 결론은 상대방에 대한 칭찬으로 흘러가는 이가희.

그 외에도 나나리나 송장미의 경우,
그들이 지니고 있는 '허시'가 꽤 특이해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라노베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천편일률적인 캐릭터에 불만을 느끼셨던 분이라면
이 작품에서만큼은 어느 정도 그 불만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 개성이 강하다고 해서 그것이 꼭 그 캐릭터의 '매력'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죠. (..)

조안의 경우는 '데레'라는 것이 없어서 츤데레는 물론이거니와 욕데레 같은 것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오직 독설 뿐. 게다가 독설의 수위나 횟수도 상당했고요..
(개인적으로는, '손톱깎이로 끝부분부터 잘근잘근-' 부분에서 히익- 했습니다.. -_-;)

사람의 위에 군림하는 여왕님, 조소와 독설로 무장한 시크한 '마님'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마음에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얄의 추천'에 나오는 '미얄'처럼요.

다만 앞서도 말했듯이 독설의 수위가.. 으음..
이런 건 개인차가 커서, '이런 캐릭터다'는 방향만 말할 수 있을 뿐
수위에 관해서는 각자 읽어보고 판단하시는 게 좋겠네요.

저 개인적으로는, 등장 초반부터 나오는 '손톱깎이로..' 부분에서
이미 정떨어진 상황이라, 미얄 마님 때처럼 마냥 좋아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은 작품을 읽을 때 느껴지는 허무함, 공허..

가벼운 러브코메디 같은 것을 '다 읽고 나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라고 비판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는 '읽으면서 느끼는 즐거움' 그 자체가 남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의 경우는 읽으면서, 그리고 다 읽고 나서 그야말로 아무 것도 저에게 남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완전히 벙- 찌고 당황했는데,
왜 그렇게 느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전반적으로 독자에게 주어지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캐릭터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아니, 끝내 못했어요. 저에겐 불가능했음..)

주인공이 겪은 비일상, 그렇게나 애타게 찾는 '앤 셜리'라는 인물, 허시에 휘말린 이가희의 심정 등
독자가 등장인물에 대해(특히 속마음에 대해) 파악할 수 있게끔 하는 정보가
너무 적거나, 흩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후반부 주요 키워드이자, 이 작품 전체를 꿰뚫는 설정인 '허시'에 대해서도
정리된 정보 없이 단편적인 정보만 간간이 주어지는 상황이라 쉽게 감을 잡을 수 없다는 느낌.


전개 또한 A행동 진행 -> 마침표 없이 흐지부지 되고 B행동 진행 -> ....
뭐 이런 식이라서 뭔가 나아가고 있다, 변하고 있다- 는 느낌보다는
읽는 입장에서 우왕좌왕하게 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읽으면서 바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지 '못할 만큼' 주변 상황묘사가 부족한 경우까지 겹치니까.. OTL

평소라면 이 정도의 상황묘사 부족은 그냥 아쉽네-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갈 텐데,
가뜩이나 전개나 인물, 설정 등 다양한 부분에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이런 부분이 더욱 눈에 띄더군요..


사실 독자에게 주어지는 정보가 제한적이거나 흩어진 경우는
추리소설 등에서처럼 독자가 그 정보를 짜 맞추거나 하는 '퍼즐'의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 작품은 '퍼즐'의 느낌보다는 그냥 중간 중간에 빈 곳, 구멍, 공란이 많은 어떤 것이라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습니다.

'독자는 생각하지 않고, 혼자서 진행하고 나아가는 이야기'라는 표현을 가끔 쓰는데,
그 표현의 조금 극적인 형태라는 생각이 드네요.



개성 있는 등장인물과 독특한 분위기는 좋았지만,
쉽게 즐기고 만족하기는 힘든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허시'라는 설정이 매력적인데 충분히 살지 못한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어요.

나나리나 송장미의 허시도 그렇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조안의 허시라던가
조안과 앤 셜리가 가지고 있는 허시의 별칭을 보면
이능배 설정에 넣어도 될 만큼 흥미로워 보이는데
작품 내에서는 허시에 대한 취급이.... OTL


흥미로운 재료(인물, 설정, 분위기 등등)를 가지고 있지만,
그걸로 어떤 음식을 만들고 싶었던 것인지,
어떤 것을 보여주려고 했고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끝내 알 수 없었던 작품이었습니다.

comment (2)

수려한꽃
수려한꽃 12.04.16. 13:03
소문의 학술명은 평이 대체로 미묘하네요. 취향을 타는 듯 하면서도 악평은 없고[...] 시험 끝나고 바로 읽어봐야겠습니다.
풍선구름
풍선구름 12.04.19. 15:52
평이 너무 평범해서 사야할지 말아야 할지가 너무 애매하네요.
욕 나오는 작품은 그 나름대로 구입 욕구가 당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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