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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복일당 1권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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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05 Jun 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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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셸먼

작가명 : 이준인
작품명 : 국가전복일당 1권
출판사 : 영상노트 노블엔진

“그러니까, 그 시대 최신의 미디어를 제패하는 자가 정권을 제패한다는 거다!”
“리바운드를 제패하는 자가 시합을 제패하는 원리로군요!” 

고등학교 동아리란 이름 아래 선동과 모략으로 국가전복을 꿈꾸는 ‘국가전복일당’!
대중친화력 완전 제로의 우두머리 ‘회장’부터, 패러디 풍자법의 귀재 ‘참모장 겸 선전부장’ 피티아, 죽은 눈의 헬멧 소녀 ‘무력보위부장’ 박시원까지! 걸출한 멤버들의 어처구니없는 국가전복 음모에 휘말려버린 평범한 학생 나영웅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선전부 비밀요원’으로서 국전일과 운명을 같이하게 되는데…….
금지도서의 교내 반입을 위해 학생 선동을 일삼고, 동아리를 위해 교칙을 멋대로 조작하지만 늘 동아리방을 빼앗기고 마는 그들에게 나영웅은 눈물을 머금고 이렇게 외친다……!
“대체…… 이 중에 상식인 포지션은 누구냐!”

본격! 화기애매(?)한 정치 감각의 라이트노벨, 그 첫 번째 선동! 암약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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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소개

작가 이준인은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의 유명 블로거이자, 한국 TRPG계에서는 꽤나 유명인으로 통하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본인은 유쾌한 오덕만담 블로거를 지향한다고 합니다만 이글루스에서 가장 날카롭고 중립적으로 사안을 판단하는 정치 블로거라는 원치않는(?) 평가를 받고 있는 분이시기도 하죠.

아니 뭐, 일단 밝히시기로는 통합진보당원이신데, 블로그에서 치고 박고 하면서 싸우는 주 대상도 통합진보 지지측(좀 더 나쁜 말을 쓸 수도 있긴 합니다만)이란 시점에서, 어떤 성향인지 파악 가능하실테고.

하여간 '국가전복일당'의 광고가 처음 올라왔을때, 정치 감각 라이트노벨을 표방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했죠.

정치적 사안을 바라보는 식견이야 어느정도 검증되었다 쳐도, "국가전복"이니, "혁명열사릉"이니 하는 말을 광고에 사용하는 라이트노벨이라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그보다 라이트노벨에서 '정치'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룬다면 어느정도의 깊이로 다룰 수 있을것인가, 특정 정치 성향에 치우쳐 불쾌감을 준다거나 이나 '손 쉬운 이목끌기'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인가 등등.

개인적으로 그 한계점이라고 해야 일본의 라이트노벨 하즈키 리온의 제국정도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만...

일단 뚜껑을 열어보니, 이거 정말 예상 외의 방향으로 나가는 물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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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전일은 냐루코를 노리는가!

정치 감각 라이트노벨? 1권만 봤을때는 적어도 그런거 다 개 뻥이에요. 과연 정치를 표방하는 책 답군! 블러프가 쩔어!

이 책에서 정치라는 소재의 위치는 기어와라! 냐루코양에서 크툴루 신화의 위치와 동급입니다. 즉, 배경으로 쓰긴 하지만 상세한건 관계 없어요 정도.

이 책과 가장 가까운 물건을 찾으라면 헤키요 고등학교 학생회 의사록 시리즈나 기어와라! 냐루코양입니다.

마치 한 페이지에 적어도 한개의 페러디를 집어넣는다!는 의무감이라도 있는 것 처럼 애니메이션, 특촬물, 고전게임, 만화, 정치, 인터넷 드립 따지지 않고 기관포처럼 패러디를 발사하는게 딱 냐루코!

직접 패러디를 발사하는 측은 실제로 그 패러디를 이해하면서 사용하는 '피티아'와 주인공 '나영웅'이 주이긴 한데, 하여간 이 둘이 출연이 가장 많다보니 지면이 온통 패러디로 도배!

이런 식의 패러디의 양으로 압도하는 개그 스타일은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간신히 합격선. 몇몇 장면은 확실히 뿜기도 했으니까요. 다만, 냐루코와 달리 해설도 없는데 이걸 다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지... 저도 몇개는 이건 패러디인 것 같긴 한데, 어디에서 나온건지는 모르겠네...라는 생각을 한 게 있었거든요. 적어도 각주라도 좀 달아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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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러브코미디인가?

일단 여성진으로 이루어진 부활동에 남성은 주인공 뿐... 이라는 전형적인 하렘형 부활동 러브코미디 포진이긴 한데... 이 주인공이 까이는 호구 & 적당한 변태이라서...

일단 히로인이랍시고 적극적인 어필을 하는 피티아가 있기도 하고, 회장과 혜림은 그럭저럭 1권 내에서 플래그 비스무리 이벤트가 있기도 하고, 박시원은 좀 더 비중을 달라! 박시원의 출연을 좀 더 늘려달라! 단결하여 투쟁하라 우오오오!

'러브'로의 감정의 고조보다는 '코미디'로의 어물쩍 넘기기가 더 중시되는 터라, 러브코미디로의 알콩달콩을 기대하긴 무리고, 그냥 보너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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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캐릭터

적재적소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에 따라 단순히 파티로 보자면 국전일의 맴버는 역할 분배가 잘 된 편입니다. 중심 인물인 회장, 전략 및 음모 담당 피티아, 사회적 위치 및 실제 능력 담당 이혜림, 무력 담당 박시원, 그리고 가끔 뭔가 해주는 담당이자 피해자 담당인 주인공.

다만 이 역할 분담이 그만큼 캐릭터 개개인의 개성화와 분담에 큰 기여를 했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가장 특이한 캐릭터라면 역시 무력보위부장이자, 오로지 단결과 투쟁만으로 모든 의사소통을 해내는 박시원인데, 이 박시원을 제외하면 분위기가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캐릭터의 개성이 적당적당해요.

머리가 좋은건지 나쁜건지, 카리스마가 있는건지 없는건지 애매한 회장에, 복흑 캐릭터 치고는 딱히 음흉한 낌세가 두드러지지 않고, 무엇보다 로리 캐릭터 포지션을 맡고 있는 주제에 일러스트가 전혀 로리 캐릭터 같지 않은 피티아라던가, 노골적인 유혹 담당이란 점에서 회장과 어쩐지 캐릭터가 겹쳐버리는 이혜림이라던가...

이 책은 전형적인 캐릭터물에 속합니다만, 1권의 경우 국가전복일당에 나영웅이 들어와 6개월이 지난 이후의 시점부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로서 본격적인 시작을 위해 드는 시간 소모를 없앤 대신 첫인상을 통한 캐릭터성 파악과 부각을 하지 못하니 명확한 인상이 잘 다가오지 않아요. 초기 에피소드들이 이를 적절하게 뒷받침하기에는 조금 힘이 딸리기도 했고요. 아직 구속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변화구를 던지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차분하게 가도 괜찮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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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토리

뭐 기관포식 패러디를 통한 캐릭터 만담물이라곤 해도, 일단 스토리는 존재합니다. 델포이 프로젝트라는 것을 통한 국가전복을 노리는 국가전복일당의 활동 일지죠. 다만 1권 후반부까지 설명을 아껴두었던 것에 비하면 뭐랄까, 좀 폭탄으로의 느낌이 약합니다. 나영웅이 여기에 연관되어버린 사건도, 프롤로그를 가장 마지막에 배치한 것 치고는 임팩트가 약하고요.

1권에서 여러가지 무거운 떡밥을 풀어놓긴 했는데 그것을 어떻게 주워담을지 1권 만으로는 감이 잘 안잡힙니다.

학교 활동에서 정치를 통한 에피소드를 메인 이벤트로 배치하긴 했습니다만, "한국 학교에서의 학생회 따위에게 별다른 권력이 있을리가 없잖아"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공격에 조금 기세가 꺾여버린 느낌... 오히려 좀 더 막 달려도 되잖아요?! 고등학생이 국가 전복을 꿈꾸는데, 학생회가 막강해도 어때서!

1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 에피소드라면 암약하는 신 프로젝트였습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통한 망상의 가능성이라니...

패러디도 마음에 들었고 말이죠. 특히 마지막의 박시원이 친 [여기서부터는 통행금지(일방통행)이다.]는 패러디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멋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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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보드게임
국가전복일당 초회판 한정으로 붙은 부록인 보드게임 전복로얄. 사실 이것때문에 출간되자마자 주문 한 거기도 하고.

오랜 TRPG 경험자 답게 보드게임의 완성도는 상당합니다. 룰도 간단하여 바로바로 익힐수 있고, 거기에 비해 전체적인 컨셉과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릴 수 있고, 캐릭터의 자유작성이 가능하여 확장성도 보장되어 있죠. 룰 자체의 구조가 간단해서 옵션룰 추가도 가능해 보이고. 거기에 룰북에도 깨알같은 유머가 들어있고요.

직접 플레이 해 본건 아니라서 벨런스는 조금 애매하지만요. 일단 '회장'이 리스크를 안은 것에 비해 너무 강하고, 박시원이 그야말로 화력뿐이라 무능하고, 주인공인 나영웅의 필살기(전복오의)가 너무 잉여롭기 그지 없네요.

아니, 배틀로얄 룰에서 다른 사람의 피해를 대신 맞아주는 필살기라는게 무슨 도움이 된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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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론

박시원의 출연을 늘려주세요.
박시원의 출연을 늘려주세요.
박시원의 비중을 늘려주세요.
박시원의 비중을 늘려주세요.

중요하니까 전부 두번씩 말했습니다.


일단 1권은 캐릭터와 작품 성향 파악에 쓴 느낌. 이것저것 깔아둔 떡밥은 많으니까 앞으로의 전개는 그럭저럭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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