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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전기 던브링어 1권 - 나쁘지 않은 느낌의 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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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15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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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사화린



전체적으로 평타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작가 분의 유명세가 워낙 높다보니 주변에서는 이래저래 기대를 많이 하던데
저는 월야환담이었나.. 초반에 몇 권 읽고 안 읽어봤거든요.. -.-;;

그래서 작가에 대한 기대나 사전정보 이런 것 없이 순수하게 읽어봤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평타.



전체적인 분위기는 SF인데,
지금까지 라노베에서 접했던 SF 소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가벼운 느낌이었습니다.

에너지 젤이라거나 각종 장비, 여러 기술들에 대한 설명이 나오긴 하지만
그 개념 자체가 굉장히 거창하거나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내용 이해나 전개를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며,
무엇보다도 설정 설명에 과도하게 공을 들이지 않았거든요.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 등에서
초반에 마나란 무엇인가- 검기란 무엇인가- 등등
기초적인 설정을 가볍게 설명하는 듯한, 딱 그 정도 느낌이었습니다.

설명이 필요할 때마다 줄줄줄 설명하는 식이라서
설명 방식이 세련됐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SF 소재에 이정도면 준수한 편이라고 생각.

SF 소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라노베 독자라면 이 정도 테이스트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설정에 있어서 아쉬운건,
전체적인 세계관이나 배경 설정, 여러 등장인물의 장비나 능력 등은 SF 느낌이면서도
정작 결정적인 기술들이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느낌은
SF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줬다는 것.

한자로 이루어진 기술명을 외친다거나 하는 점에서는 무협 느낌도 강하게 났습니다.

물론 이 두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조화가 잘 된 편이라
큰 위화감은 느껴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자연스러울 수 없는 것도 사실.

앞서 열심히 설명의 분량 및 수위를 조절해가면서 기껏 조성해놓은 SF 느낌을
클라이맥스로 넘어가면서 흐지부지 만들고있는 것을 보자니,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더군요.

이럴거면 굳이 이렇게까지 SF적인 배경으로 잡을 필요가 있었나-
혹은 기왕 이렇게 한 거, 끝까지 SF적인 느낌을 잘 살려줄 수는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캐릭터 조형 또한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

자기가 왕년에 잘 나갔다고 뻐팅기면서도 속으로는 남자의 본능(..)에 충실한
주인공이 은근슬쩍 보여주는 변태기도 나쁘지 않았고,
히로인들 또한 설정만 잡아둔 정도가 아니라 작품 내에서
생동감있게 잘 표현해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러 히로인들이 주인공을 좋아하면서
서로 견제하거나, 협력하거나, 질투하거나 하는 모습을
은근슬쩍 연출하는 것이 특히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작품의 특성상, 히로인들이 이렇게 주인공에게 빠지게 된 계기나 과정 등을
거의 생략하고 있고, 여러 정황을 통해 독자가 미루어 짐작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비유하자면..
'소드 아트 온라인' 이라는 작품에서
본편 초기에 주인공 커플의 결성 과정의 연출은 간략하게 넘어가고 얼렁뚱땅 커플형성을 했지만
그 뒤에 보여주는 둘의 애정행각 등을 너무나 잘 살려준 것과 비슷한 느낌이네요.

히로인들이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는 '동기'에 대한 연출은 약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질투나 은근한 애정공세(물론 주인공이 둔한건 기본 패시브(..)) 등은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갈등 구조에 관해서는..

선악 대립이 너무 극명해서 오히려 웃어버렸습니다.
악이 이렇게 올곧게 미워할 수 있는 악이라니 앜ㅋㅋㅋㅋ

원래 제가 선호하는, 그리고 요즘 대세이기도 한 '악역'은
주인공 만큼이나 몰입할 수 있는 '주연급 악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보다 악역이 멋있든, 혹은 악역이 너무 미워서 분노하게 되든,
어쨌든 작품 내에서 악역이 보여주는 능력이나 비중 등이 주인공에 버금가고,
그로인해 독자들이 품게되는 감정 또한 그만큼 '강렬해지는' 경우.

그런데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악역은
조연급 악역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작게는 개인에서부터, 크게는 단체에 이르기까지,
그저 주인공에게 '활약할 계기'를 주고 '장애물'을 제공할 뿐이며,
독자가 강한 감정을 품을 만한 '매력' 또한 별로 없는 존재.

'흑막' 느낌을 주는 어떤 조직에 대해서는
차후 연출에 따라 다른 느낌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1권만 기준으로 했을 때는 사방에 온통 조연급 악역 뿐이었습니다.

뭐, 그만큼 일방적으로 주인공 일행을 압박해오니,
주인공 일행이 그 장애물을 하나 둘 돌파할 때의 쾌감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조연급(..) 적이니만큼 그 대치나 갈등이
부담스러운 무게가 아니었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겠네요.
(즉, 흔히 '심장에 안좋다'고 표현할만큼
가슴 철렁하게 만드는 대립이나 갈등, 위기는 없었다는 얘기)



그리고 화제가 되었던 이중일러에 관해서 짤막하게.

일단 이중일러 자체는 독자 입장에서는 조금 꺼림칙한게 사실이긴 하죠.
다만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표지는 물론이거니와 속지 일러도 썩 나쁘진 않았어요.
물론 그렇다고 굉장히 좋은 것도 아닙니다만.. OTL

아무튼, 이중일러라는 점은 독자 입장에선 꺼림칙한 부분이고,
표지와 속지 일러의 느낌이 많이 다른 것도 사실이지만,
너그럽게 생각하면 어느 정도 넘어갈 수 있는 정도- 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뭐.. 저는 크게 속상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이런건 개인차가 크니까, 어떤 분에겐 화가나는 일일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저보다도 더 무관심한 부분일 수도 있겠죠.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느낌의,
다음 권을 기대해볼만한 작품이었습니다.

포스가 떨어지는 악역, 클라이맥스로 가면서 애매해지는 작품 분위기 등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전개의 속도감이나 몰입감이 괜찮은 편이고
주인공과 히로인 등의 조형이 좋았으며
이를 작중에 행동, 대화 등으로 매력적으로 잘 연출해내고 있어서
앞으로 안정감있는 발전을 기대해볼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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