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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덕부 3권 - 하나의 극단은 또 다른 하나의 극단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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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09 Feb 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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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아카사

  이야기가 굉장히 극단적입니다.  사실을 이야기하자면취미는 공부에 방해가 됩니다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이에요특히 스스로 느끼기에 자극성이 큰 취미를 갖고 있을수록(=취미에 깊게 빠져들어 있는 사람일수록)취미는 공부에 방해가 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공부라는것이 어느 마을의 동장처럼 취미생활을 즐기다가 쉴겸 해서 즐기는 그런 것이 되어버리거든요.  공부할때도 취미생각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죠

  인정해야해요.  사람이 하는 모든 유희 활동이 그 사람이 해야만 하는 모든 종류의 생산활동에 대하여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절대로 큰 취미가 없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사람들은 생산을 위해서 살지만은 않습니다.  때때로 사람들은 즐겨야 하고놀아야 합니다리소스를 소모해서 즐거움을 추구해야해요.  그것이 삶이며사람들은 오로지 일만을 위해자신의 업무만을 위해 살아갈 수 없음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리고오타쿠는 거기에 더해 '왜 하필이면 오덕질인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합니다.  다른 건전하고고상하고건강함이 흘러넘치는 취미를 두고 왜 하필이면 선정적이고폭력적이며불법을 감수해야 하기도 하는 오덕취미를 즐기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신다면오타쿠 분들은 과연 어떻게 대답히실 수 있을까요?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오타쿠 컬쳐라는게 굉장히 넓어서 안 그런 종류도 굉장히 많고,난 건전한 종류만 합법적으로 즐겨요'. 

 

  하지만 누군가는 이렇게 되물을 겁니다 '그딴 만화들은 당신들 초등학교 입학하기도 전에 끝났어.  솔직히 요즘 만화들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섹스코드나 탈도덕을 쓰잖아'(킁킁 혐덕질하는 오덕 냄새가 난다)

 

  사실이 그래요.  이제는 경소설 외에는 그 어떤 오덕문화도 즐기지 않아서 예로 가져올 수 있는 것들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라이트노벨중에서는 유난히 제목에 여동생이 들어간 작품들이 많고초등학생같은 애들이 히로인인 경우도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시도때도 없이 섹스어필을 하죠.  로리물 근친물이니 NTR 등은 이미 오덕계에서는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하나의 장르가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이제 저는 유일하게 남은 오덕 취미를 친구들에게 들켰을 경우 변명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아무리 일반적인 대답을 하더라도 오덕질과 관련되면 인정되지 않을겁니다.  도덕과 관련된 부분인데 인정될 리가 있겠습니까 그딴게.

 

 

  이야기가 잠시 아주 많이 샜습니다만오덕취미가 배척받는 이유는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것과는 조금 떨어집니다.  물론오타쿠를 보는 사람들이 오타쿠문화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다면일말의 가능성은 있을수도 있습니다만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출렁거리는 가슴이나무심코 집어든 라이트노벨 안쪽에 실려있는 삽화를 보게 된다면 차라리 플레이보이를 보는게 괜찮겠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적어도 그런것들은 초딩이 허벅지 들이밀지는 않으니까요.  어쨌건 전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덕취미가 천대받는것은 그것들 중에서 배덕함 자체가 목적인 것들이 유난히 많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하는.

 

    그리고그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숨덕부 3권은 꽤 의미심장합니다.  숨덕부야 섹스어필이 그렇게 강한 작품은 아니지만차라리 섹스어필이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왕왕 있었는데숨덕부 고문과 설씨 남매의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나 공부 잘 해서 성공하면 어떤 상황이 있더라도 다 용서할 수 있다는 권유나의 가치관은다른 작품들하고는 다른 형태의 해체된 모랄을 볼 수 있는 다소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탈도덕적인 분위기가 기반에 깔려있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그런 왜곡된 분위기를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극단적인 탓에 별 감흥이 없습니다.  이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을 제시하지 않으면 오타쿠컬쳐가 가진 문제에 대해서 변호할 수 는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떠한 문제라도 극단적 해결책과 마주하면 괜찮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극단적인 모습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매우 특수하고 희귀한 경우이지요.  과연 이게 정답이라서 오타쿠 컬쳐가 괜찮다는 건지, 아니면 제시된 다른 주장이 워낙 극단적이어서 어쩔 수 없이 오타쿠들이 갖는 취미를 옹호하게 되는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숨덕부

작가
오버정우기
출판
디앤씨미디어(D&C미디어)
발매
2012.07.01
평점

리뷰보기

숨덕부 4권(2.5/5)

 

어떠한 문제도 극단적 해결책과 마주하면 괜찮아 보입니다.

근데 중요한 것은, 오타쿠들의 문화라는 것도 충분히 극단적이라는 점이겠죠. 

  

하나의 극단은 또 다른 하나의 극단을 낳는다.

<Samuel Richardson>

Writer

아카사

아카사

네이버에 본진 두고 있는 블로거에요.

comment (4)

캘빈
캘빈 13.03.02. 02:08
캬... 오타쿠에 대한 솔직한 성찰이 가슴이 찌르네요. 섹스 어필에 대한 부분이 특히 부정할 수 없어요 ㅋㅋ
그렇지만 섹스 어필 자체는 오덕질뿐만 아니라 어떤 서브컬쳐에도 직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걸 이유로 특정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책 속의 미소녀들만 선정적인게 아니라 걸그룹의 안무와 스크린의 샤워신도 선정적이니까요(노린 것도 많고요)
가장 근본적으로는 가상의 존재를 좋아한다는 행위 자체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될 것을 왜 애니메이션을 보는지 이해 못합니다. 연예인을 좋아하면 될 것을 왜 캐릭터를 좋아하는지 이해 못합니다.
이 부분에서 공감의 부재가 일반인과 오타쿠를 가장 크게 나누는 게 아닐까 합니다
아카사
아카사 작성자 캘빈 13.03.02. 22:07

제가 지적하고자 하는건 섹스코드가 아닙니다. 섹스코드는 여기서 설명의 수단으로 잡은 것이고, 진짜로 말하고자 하는것은 탈도덕에 대한 겁니다. 뭐 섹스코드 자체는 별 이유가 안되요. 다만 그 섹스코드를 발산하는 개체가 무엇이냐는 거하고, 그거에 관련한 스토리가 중요한 거죠.  이건 딱히 섹스코드에만 해당하는건 아닙니다.  예를 들자면, 본문에서도 언급한 (학)력만능주의, 목적을 위한 수단의 정당화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가상의 존재를 좋아한다는 행위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게 문제라고 하셨는데,, (가상의 존재를 좋아한다는 것 자체도 쉽게 납득할만한 성격의 것은 아니지만,) 가상의 존재가 아니라 현실의 존재더라도 화성인에 나왔던 오덕들 하듯이 좋아하면 외부인이 보기에 혐오스럽게 보이는건 마찬가지에요. 
사소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면, 아이돌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좋아 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나 걔 좋아'서부터 사생급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겠지만, 아이돌 빠(돌)순이들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사생이 아닌 반면, 오타쿠를 대표하는 이미지라는 것이 아이돌덕을 기준으로 할때 사생급이라는것이겠죠.

나린 13.03.06. 00:50
숨덕부는 취미에 대한 변호는 해냈지만, 사실 뭐 오타쿠취미에 대한 변호를 충분하게 해내지는 못했죠. 뭐 사실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래도 나름대로 이야기로서는 좋게 마무리 지은것 같아요. 숨덕부는 그렇다 치고, 요즘 서브컬쳐계를 보면 극단을 일부러 더 늘리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뭐 당장 숨덕부 표지만 봐도 그렇고, 팬티 어쩌구가 제목인 책이라던가.. 솔직히 그런건 원하지 않거든요. 그냥 나는 이 나이대 애들이 나오는 책이 보고싶을 뿐인데, 일부러 더 극단으로 가려고 하는듯한 일러스트라던지, 설정이라든지를 보면 기분이 좀 그래요.
아카사
아카사 작성자 나린 13.03.07. 10:48

저는. 1. 극단적 사례를 제시하여 일반적인 인식을 반영하지 못하였으며, 2. 취미를 옹호하기 위하여 누군가를 타락시키는 행동도 거리낌 없이 실행하며, 3. 거기에 더해 굉장히 좋지 않은 가치관으로 취미에 대해 옹호하려 하였기 때문에, 취미에 대한 옹호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권유나의 오빠라는 분이 위스콘신에 가든 말든 취미를 즐기는거는 그것과는 별개로 다루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했거든요. 근데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권유나가 오타쿠를 인정한것은 그녀의 오빠가 그런 '천박한 취미'를 즐기면서도 권유나의 집안에서 이야기하는 '성공'을 쟁취하였기 때문이었던거 같다.... 뭐 이런거요. 과연 그녀의 오빠가 고시촌에 틀어박혀서 소설을 쓰고 있었다 하더라도, 오빠라는 사람이 자기는 지금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하더라도, 그녀가 취미를 옹호하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사실 자기가 만족하는 대로 살면 그만인 건데. 그래서 굉장히 안타까워요. 


반면, 오타쿠취미의 섹스코드에 대한 것은 회피나 묵살..까지는 아니고 다음 이야기 소재를 위해 남겨두었다는 느낌도 들어요. 권유나씨의 입으로도 이야기했고, 인진이도 속으로 언급했죠.  근데 위의 답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야한거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이야기를 이렇게 진행하는데, 앞으로 섹스코드에 대해서 말하게 된다면, 그때는 문제를 확실히 지적할 수 있을지 좀 염려스럽네요..

서브컬쳐계가 극단을 늘리려 한다는 말에 대해서는 공감해요. 저는 이런 현상이 너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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