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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갈아진 미스터리 소설' ──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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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31 Apr 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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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람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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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잘 갈아진 미스터리 소설' ──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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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 탈레랑의 사건수첩>은 기본적으로 추리, 혹은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여타의 소설들처럼 살인이나 범죄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사소한 사건, 수수께끼들을 풀어나가는 게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이를테면, '어째서 카페에 있던 손님이 주인공의 초록색 우산을 가져가고서 자신의 빨간색 우산은 가게에 놓아 두었는가' 같은 수수께끼다. 카페 탈레랑의 커피맛에 빠져버린 주인공 '아오야마'는 그 수수께끼에 대해 '나간 손님이 초록색과 빨간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색맹이었다' 라는 가설을 제시하지만, 탈레랑의 젊은 여성 바리스타 미호시는 "전혀 잘못 짚으셨어요"라는 말과 함께 색맹이 초록색이나 빨간색 우산을 들고 다닐 리가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수수께끼는 한층 더 미궁에 빠져든다. 이 수수께끼가 어떻게 잘 갈아질 지는 독자가 책장을 넘겨가며 확인할 문제다.


이러한 '일상 미스터리' 형식이 자아내는 편안한 분위기는 이 소설의 큰 메리트다. 추리 소설을 전혀 접해보지 않았거나, 폭력적인 코드를 싫어하는 독자라도 가볍게 책을 잡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주인공 '아오야마'와 바리스타 미호시의 담백한 로맨스나 종종 등장하는 커피에 관련된 전문지식 및 '아오야마'의 해설도 또한 이 작품을 읽을 때의 큰 재미들 중 하나다.
문장과 구성은 신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되어 있는데, 특히 주인공 '아오야마'의 독백을 다루는 것이 아주 능숙하다. 독백이 매우 흥미롭고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잘 살려내고 있다…라는 의미에서 '능숙하다'라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읽고 있는 독자의 사고 방향을 제시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느 때는 슬쩍 속여넘기는─독백의 '유효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작가인 오카자키 다쿠마는 이소설을 쓰기 위해 미스터리의 고전 명작들을 샅샅이 탐독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 말대로 이 작품은 미스터리 소설 분야의 매니아에게 건네줘도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을 만큼 '미스터리 소설'로서 완성되어 있다. 다만, 다른 소설들과 비교해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이 '커피점'이라는 배경 뿐이라는 것이 살짝 아쉽다.

 

어쨌든 2권이 기다려지는 소설이라는 것은 확실하며, 미호시 바리스타와 '아오야마'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 지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인다.

 

 

 

장점

 - 일상 미스터리라는 형식이 지니는 편안함

 - '커피점'이라는 특수한 배경이 자아내는 분위기

 -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문체와 구성


단점

 - 파격적인 개성이나 반전의 부재

 - 후반부의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개인차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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