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映]암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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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33 May 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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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까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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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종류의 경소설입니다. 일본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이런 종류의 라노벨은 국내에선 처음 아닐까 싶네요. 병맛잼입니다.


 

  역자 후기에서 ‘라이트 노벨을 경험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일반 문예 독자를 다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을 갖추고자’ 라고 책에 대해 언급하셨던데, 전자는 차치하더라도 후자의 일반 문예 독자들을 위해서라면 좀 더 의역에 치중하시면 좋았을지 않을까 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여타 경소설보다 잘 썼고 재미있다는 건 확실합니다. 그렇지만 지불한 금액만큼 만족스럽진 않다고 말하고 싶네요.

  [영]암리타의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넘치는 병맛잼’ 입니다. 갮같은 감성과 갮같은 전개, 시/발 같은 만담의 삼위일체는 각별한 병맛을 독자에게 선사합니다. 암리타를 읽는 여러분은 가슴 속에서 살의와 분노가 솟구침에도 이상하게 입가엔 미소가 지어지는 특별한 체험을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노잼인데 웃기고 웃긴데 노잼이라는 괴상한 병맛을 느껴보세요.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예대에 다니는 연기과 학생인 나는 영화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평소 좋아하던 동대생으로부터 독립영화 참여 요청을 받는다. 그런데 그 독립영화의 감독은 소문 자자한 천재 사이하라..’ 이런 내용이에요. 이렇게 보면 그냥 흔한 러브코미디 같은데 다행히도 이 소설에서 중점으로 다루는 것은 천재가 만드는 영화입니다. 식상한 럽코 말고 소재인 ‘천재’ 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는 게 장점 중 하나죠. 암리타가 노엔팝으로 분류된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습니다. 천재물입니다. 그리고… 일본 소설이죠.

  띠지의 홍보 문구를 봤을 때 불안감이 엄습하더군요. 이건 위험하다고, 제 오랜 감이 속삭였습니다. 하지만 전 노엔팝을 믿었죠. 정확힌 창공시우를 믿었습니다. 들이닥치는 배신감..

  열도 특유의 ‘감성’으로 천재를 묘사합니다. 니시오 이신요? 양반이죠 시/발. 장절한 병맛잼의 시작입니다. 제일 인상 깊었던 표현방식 하나만 말해볼까요? 남주는 천재 감독이 만드신 콘티에 몰입된 나머지 56시간 연속으로 콘티를 봅니다. 앜ㅋㅋㅋㅋㅋㅋㅋㅋ56시간ㅋㅋㅋㅋㅋㅋ

  이대로 끝나면 아쉽죠. 천재 감독은 천재라서 1프레임 단위로 콘티를 짭니다. 지젼;; 게다가 직접 여주로 출연해 연기하시는데 카메라에만 연기를 집중하니(문장이 이상한데 지문 묘사가 저래요) 촬영하던 연출 담당이 쓰러집니다 초능력물인 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본인이 이건 무리군, 하고 촬영 영상을 지워요. 세상에.

  천재물로서 암리타만의 뭔가를 보여주는 데엔 실패했다고 말하겠습니다. 진부하고 정석적인 천재물이라면 얼음나무 숲이 있고 자아도취와 성장물으로서의 천재물이라면 데모닉이 있죠. 하지만 암리타만의 뭔가는 찾지 못하겠어요. 작가가 제게 천재야! 납득해! 하고 요구하는 듯 한데, 강요당해서 기분이 나빠요.

  흔히 천재를 등장시킬 때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죠. 작가가 천재가 되거나, 독자와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묘사 자체를 포기하는 것. 암리타는 두 번째 방법을 선택했지만 불행히도, 최소한 저와는 합의하지 못했네요. 초능을 가진 외계인을 보는 느낌입니다.



  여러모로 웃음이 멈추지 않아요. 게다가 만담은 모든 쪽에 등장합니다. 모노가타리 시리즈 뺨치는 수준이에요. 심지어 독백 부분에서도 혼자서 만담합니다. 작가는 나름 캐릭터성이나 개그 부분을 꾀했던 듯 한데 전체 문장의 7할이 만담일 뿐만 아니라 퍽 재치넘치는 것도 아닌 그냥 만담 교과서 보는 듯한 기계적인 주고 받기.. 읽는 저도 기계적으로 웃었습니다만 왠지 짜증도 같이 솟더군요.

  이야기의 전개 방향도 다소 엉뚱하다는 생각이 없잖아 듭니다. 어찌되었건 작가는 끝없이 천재 감독 사이하라의 천재성을 강조하고 영화가 얼마나 대단한지 계속 언급하는데 정작 영화가 완성되는 부분에 오자 난데없이 사이하라의 죽은 옛 남친 이야기를 꺼내면서 계획살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게 왜 나오죠? 다른 독자는 어떨지 몰라도 전 그렇게 치켜세우던 영화가 이제 완성되었으니 그 다음이 궁금했는데 말이죠. 독자의 바람이나 당연하게 여기던 무엇을 분쇄하는 것도 작법의 일종이겠지만, 이게 암리타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산으로 가기 시작한 전개를 황급히 뒤쫓다 보면 도착하는 결말은 더 이상합니다. 이게 뭐냐고 대체. 이영도가 써도 이보단 메시지 전달이 구체적이겠습니다. 천재는 ㅈㄴ 대단하고 이해는 필요 ㅇ벗다? 나름대로 반전이라 구체적으로는 서술하지 않겠지만 이건 진짜.. 게다가 결말 부분에선 서술 트릭도 등장해요! 서술트릭 따위가 아니라 그냥 남주가 안면인식장애가 아닌가, 혹시 친인척 중에 구로기리 사츠키가 있지 않나 싶긴 하지만 어쨌건 서술 트릭입니다. 서술... 트릭..

  제가 지난 번에 창공시우 감상평에서 창공시우가 굳이 9천 원일 필요가 없어보인다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제 기대가 너무 과도했습니다. 그냥 창공시우 사 읽으십시오. 존잼입니다.



  덧붙이는 말로, 표지를 넘겨 첫 페이지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글씨 ㅈㄴ 크네’. 차별화는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고, 럽코와 섹스어필― 모에가 라노벨의 정의가 되어가는 추세에서 암리타의 판매를 위해선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전 흐리호우도 좀 이색적인 라노벨이라고 보기에 창공시우나 이번 암리타는 그냥 9천 원짜리 라노벨이라는 생각이에요. 물론 이런 소설들이 많이 나오면 좋긴 하지만 라노벨과 일반문학의 경계를 목표로 한다던 노엔팝이 그저 비주류 경소설들을 고가에 판매하는 것뿐이라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영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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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우

comment (2)

아님이
아님이 14.05.25. 09:07
살까말까 고민했는데 안사서 다행이야...
밀리 16.02.12. 14:26
하 보고 얼탱이 없어서 검색하고 다니다 맘에 쏙드는 리뷰를 여기서 겨우 찾네요.
시부랄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이과고 문과고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이 책 묘사엔 위화감을 느껴야되요.
그것도 존나게..
억지로 넣은것 같은 만담이랑 번역 문제까지, 필력은 나쁘진 않아서 쓰레기까진 아닌데 들인 돈에 비하면 너무 실망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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