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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우님이 보내주신 류호성 작가님의 '손만 잡고 잤습니다' 1권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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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7 Jun 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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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에이틴
스포일러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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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스압!>

 

 <저 병장 에이틴은 이 책을 귀영열차 안에서 읽기 시작해서 귀영한 날 부대 안에서 다 읽었으므로 귀영을 잊기 위해 머리를 하얗게 하고 열독했습니다.>

 

 감상입니다.

 

 크킄……, 흨.콰.하.는.군(더 파이널 모드) 

 

 

 …물론 이게 감상은 아니고요. 그냥 저 대사는 작중 주인공 진자로의 캐릭터를 잡아주는(이 캐릭터가 그 경향이 없진 않습니다) 대사 중 하나입니다. 부산역에서 읽기 시작해서 오근장역 도착할때까지 한 3/4정도 독파하고 부대 안에서 나머지 1/4정도 읽었네요. 

 

 전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가 다른 소설에 비해 '가벼운' 것이 특징이며 장점인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종류 소설의 특징은 이쪽 계열에 별 지식이 없는 사람이 잡아도, 쉽게 잘 읽히는 가독성을 무기삼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페이지를 훌훌 넘기게 하는 매력으로 독자에게 어필한다고 생각하는 독자이기도 합니다. 

 

 이런 감상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한국 라이트노벨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좋은 예를 들겠습니다. 제가 상병 말쯤에 1~3권까지 독파했던 책입니다. 노블엔진 소속 '차민하' 작가의 '매관매직 스크램블'이라는 소설입니다. 기본적으로 조선시대 마법소녀 판타지 장르를 표방하는 이 소설은 뭔가 붕 뜹니다. 예, 1권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승전결' 단권 완결 구성의 라이트노벨 소설답게 '기'라는 이야기로 무난하게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전'즈음에서 스토리 라인이 병맛으로 급변해서 '결'이 아닌 '병'으로 끝. 소위 기승전병 구성을 이 소설은 아주 잘 구성합니다만, 그럼에도 제가 언급했듯 전 이 책을 1~3권 전권을 구입해 다 읽었습니다. 그 이유라 함은 일단 별 어려움 없이 읽힌다는 겁니다. 전개에 아 ㅅㅂ... 이게 뭐야 하면서 욕하는 부분이 없지야 않지만서도, 일단 쉽게 훌훌 잘 읽히니 사놓고 읽지도 못하는 다른 소설보다는 큰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나쁜 예로 우선 시드노벨 소속 '백호' 작가의 'EFS 엑스마키나'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우주 전함 SF 소설 장르 소설인 이 소설의 이해를 위해서는 소설 내에 첨부된 수십의 설정집을 읽어가야만이 소설을 이해할 수 있는, 뛰어난 전투신 묘사나 캐릭터들의 나쁘지 않은 개성과 별개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멈칫거리게 만드는 난해한 세계관 단어에서 가독성이 주가 되는 라이트노벨로서의 점수를 급감시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결국 입대는 커녕 고3때 샀던 이 책을, 아직도 1권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위 예시가 길어졌습니다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손만 잡고 잤습니다', 줄여서 '손잡잤'은 위의 두 예시 중에 '좋은 예'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딱히 소설을 읽어가는데 장르적 요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작가의 문체가 난해하지도 않습니다. 좀 많다 싶은 패러디들도 저 같은 경우에는 찌푸리며 투덜거리기 이전에 그냥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부분이었고, 캐릭터들의 개성 윤곽도 머리속으로 묘사를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합니다. 고로, 쉽게쉽게 읽을 수 있는 제가 생각할때의 라이트노벨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지만.

 

 여기서, 제가 차민하 작가의 '매관매직 스크램블'을 예시로 든 이유가 단점으로 있습니다. '매관매직 스크램블'의 단점은 그 작품의 가독성 이전에 그 구성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승전' 코믹하게 잘 가다가 갑자기 쓸데없는 시리어스로 '결'을 '병'으로 바꾼 결말을 냅니다. 이 일관성 없는 스토리 전개는 가독성이 좋아 쉽게쉽게 잘 읽고 있던 저 같은 독자도 눈을 찌푸리는 순간입니다. 슬프게도 '손잡잤' 1권은 이런 차민하 작가의 단점을 비슷하게 계승합니다. '진자로, 진세연, 진자연' 가족의 가벼운 일상에서의 눈에 보이는 감정변화가 갑자기 무시무시하게 악화되는 순간이 그때입니다. 

 

 주인공 진자로는 '가족'이 있는 가정에 대한 동경을 하는 자신을 자기혐오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렇게 어른이 된 진자로는 자신이 가정을 꾸리고 나서도 구성된 가정에 대해 자기혐오에서 근원한 비뚤어진 사고방식으로 자신이 혐오하던 '가족이 있는 가정'을 엎어버립니다. 그의 딸인 진자임은 그런 현실이 싫어 과거에서 그런 아빠를 바꿈으로 미래를 바꿔보려고 과거로 넘어왔고, 그러면서 이어지는 내용 전개라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를 넘어가는 부분이 영 엉망입니다.

 

 류호성 작가님으로서는 용산 외출 부분에서 슬슬 1권의 단권완결이 눈에 들어오셔서 1권에서 보여주려는 바를 다 보여주기 위한 급전개를 선택하신 거라고 추측합니다만, 별다른 높낮이 없는 일상으로 이어지던 1권의 중후반부는 갑자기 텐션이 급 악화됩니다. 그냥저냥 보이던 진자로의 자기혐오가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도하게 터져버린 것입니다. 솔직히 작중 내용에서 세연이가 울며 뒤에서 껴안고 입맞춤 하는 수준으로 터질 자기혐오였다면 그 이전에 터져도 여러번 터졌어야 합니다. 작가님은 세연이가 그런 행동을 하게 한 것이 하나봄의 계산된 행동이라는 식으로 써내려가셨는데, 하나봄이 세연이에게 그런 행동을 취한 건 이미 자기혐오 폭발 이전에도 여러번입니다. 그렇다는 건 결국 억지스러운 전개라는 이야기. 이런 상황에서 이어진 악화 텐션은 끝나기 직전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자신을 바라보며 떨고만 있는 진자임을 보고 자신을 떠올린 진자로가 자신을 다시 보고, 가족은 싫다고만 생각하던 사고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착해빠지기만 한 소꿉친구는, 마지막 자신이 필요하다는 자로의 도움 요청에 감명을 받아 웃으며 한 마디. 그리고 끝, 짝짝짝, 인데.

 

 평범한 판타지가 가미된 일상형 작품으로 만족스럽게 읽어가던 저는 억지스럽게 끝난 이 결말부가 너무 아쉬웠습니다. 세상에 단점 없는 소설이 어디 있겠냐만은, 기승전까지가 좋았다고 생각한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결국 제가 라이트노벨에 가장 많은 점수를 주는 완독해낼 수 있을 정도의 가독성이 장점이기에, 저로서는 앞으로 2, 3권을 대전역에서 부산을 내려가는 중에 한 번 더 살 수도 있겠지만요.

 

 캐릭터, 나쁘지 않습니다. 소재, 나쁘지 않습니다. 필력, 나쁘지 않았습니다.

 

 단, 유일한 실망점이라 함은 나쁜 시력 탓인지 '기승전병 전개'로 보이게 하는 '기승전결 전개'라는 한 문장.

 

 아무튼, 부대로 귀영하는 기찻길이 심심하지 않게 해 주신 '손잡잤'의 작가 류호성님과 이 책 외 몇권의 책을 더 보내주셨던 판갤러 '까치우'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까치우님께는 또 한마디라면, 보내주신 책 이렇게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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