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그러거나 말거나」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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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53 Aug 11, 2019
  • 61 views
  • LETTERS

  • By 까치우
스포일러 YES

ISBN: 9791196153847, 나일선作


  오한기와 금정연 등, 친숙할지도 모르는 이름이 나오고 친숙하게  다뤄집니다. 후장사실주의라 일컫는 그 글들 말입니다. 글의 서사형식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생각건대 아무래도 이 글은 소설이 아니라 소설의 일부같지만, 소설이라 주장하니 수용하고 홑낫표를 치겠습니다. 만 자 남짓한 글을 1인칭 서술자의 혼잣말로 메꿔놓았는데 자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며, 실은 일기 아닐까

  정말로 일기가 아닐까…….

  SNS에서 목격되는 자아도취한 글들과 큰 줄기는 다르지 않지만 소설의 형식을 갖추고 절제를 이용한 강조를 안다는 점이 이 글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합니다. 인용과 만나고 인용과 헤어지기까지의 서사는 단지 서사는 필요한 것이니까 있을 뿐 인용이 인용하는 말장난을 위해 쌓은 토대일 뿐이겠지만, 적절한 문장과 최소한의 서사만 있으면 글이야 그럭저럭 읽어나가게 된다는 점이 새삼 신기하네요. 당연히 책이라서 가능한 배짱이지만 말입니다.

  어떠한 공감대 형성 없이 오롯하게 서술자의 이야기만 풀어내기 때문에 서로 초면인 차에 우연의 일치로 죽이 잘 맞는 친구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재미있을 수가 없는 글입니다. 이렇게 써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썼을 글이 틀림없으므로 이렇게 말하면 부연을 해야 하는데, 제가 말한 재미는 그 재미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혀둡니다. 그 재미란, 표지의 물결무늬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의 재미이고, 이 재미란, 설렘을 말하는 것이니까요.

  이 글이 주는 재미는 스스로를 구성하는 것 중 하나로 놀라우리만치 명료하게 표현됩니다.


  소설을 쓰는 것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면 스스로 소설이 되면 되는 거야.


  그렇습니다. 치고 들어갈 틈이라고는 바늘 끝만치도 보이지 않는 단단한 광기지요. 정론은 항상 아름답고 꺼림칙합니다.

  그러므로…… 이 글이 재미없다는 제 독후감 또한 다음의 문장으로 끝맺을 수 있을 겁니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읽는 사람이 없으면 없는 거지. 그냥 내가 좋아서 쓰는 거니까.



Writer

까치우

comment (1)

형이상학적 19.08.17. 16:04
정말로 일기가 아닐까 ㅋㅋㅋㅋ 텍스트 밖에는 아무 것도 없다던 데리다와 세상은 거대한 텍스트라고 말한 사이드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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