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판프대] 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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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룡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구국의 용사, 왕국의 왕인 엘든의 침실은 화려했다.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된 침대.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 잠에 든 여인들과 그녀들을 덮어주는 부드러운 비단. 널부러진 값비싼 술과 진미들. 그 모든 것, 나아가 이 나라의 모든 것은 엘든의 것이었다.


“전하,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지요.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한 여인이 물을 따라주었다. 왕은 코덱스를 읽으며 잔을 받았다.


“대신관이 경전 해석을 빌미로 내 전통성에 시비를 걸고 있군. 뭐, 기부금을 더 올려달라는 거겠지만.”


왕국이 마룡에게 멸망당하기 직전. 선대 왕은 용을 물리치는 자에게 왕관과 공주를 내걸었다. 그리고 엘든은 마룡을 ‘상대’하여 왕국을 구했다. 


하지만 신전 측은 퇴치의 증거인 뿔과 경전의 교리를 들고 와 그의 정통성을 부인했다.


“하긴, 왕으로 만들어준다고만 했지.”


“예?”

 

“음? 아, 별 거 아니다. 꽃 향기에 취해 헛소리를 한 모양이구나.”


첩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엘든은 그녀의 흰 어깨를 잡고 끌어당겼다. 그는 너스레를 떨며 넘겼다.

 

‘왕으로 만들어달라고 했지, 대신관을 만들어달라고는 안 했지. 맞아.’


그 때였다, 왕의 침실에 울음소리가 들렸다. 엘든은 목석처럼 굳은 얼굴로 문을 바라봤다. 그는 문 건너편에 흉악하고 사악한 괴물이 있는 것처럼 뚫어져라 응시했다. 


“전하?”


왕은 홀린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갔다. 그리곤 문고리를 당겼다. 그는 곧 적잖게 당황했다. 문 앞엔 하얀 강보에 쌓인 아이가 울었고 있었다.


엘든은 아이를 들고 강보를 풀었다. 그리고 아이의 머리 위로 난 작은 뿔을 봤을 때, 그는 심장이 멈추는 것을 느꼈다.

엘든은 강보에 사뭇 장난스럽게 쓴 글을 발견했다. 그는 아이를 한 손으로 안고 강보를 스크롤처럼 펼쳤다.


[ 엘든, 네가 이걸 읽고 있다면 넌 빼는 게 너무 늦었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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