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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만대)두 번 다시 만담 따위는 쓰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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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41 Aug 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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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마리

 밤의 골목길은 무섭다. 특히 앞에 여자가 걷고 있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당신은 알고 있는가. 자신의 발소리가 거대하게 들리고 여자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공포를! 여자를 앞지르려고 하면 상대가 뛰기 시작할 때의 절망감을! 내가 지금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럴때는 여자가 멀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과 먼 길로 돌아가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남자다.
 "난 변태가 아니라고!"
 "끼얏!"
 나는 고함을 질렀다. 놀라서 비명을 지른 소녀가 몸을 떨며 뒤를 돌아봤다. 차라리 도망이라도 가라. 그게 편하다. 그러나 그녀는 나의 소망과는 다르게 이쪽으로 다가왔다.
 "현우야?"
상대는 나를 아는 듯하다. 나는 가늘게 실눈을 뜨고 상대를 노려봤다. 밤눈이 어둡다는 건 불리하다. 상대가 수천 년 묵은 요괴일지도 모르니 최대한 정중하게 나가자.
 "고인은 누구시기에 제 이름을 아시는 겁니까."
 "뭐래. 나잖아."
 소녀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비웃음인가. 선전포고인가!
 "나씨. 저에겐 무슨 용무가?"
 아프다. 소녀가 나의 볼을 꼬집었다.
 "이.아.영."
 여엉 하고 끝을 길게 늘이는 말꼬리. 틀림없다. 이 자는 내가 아는 사람이다. 아, 왜 이 목소리를 바로 알아듣고 도망가지 못했던 것인가.
 "누나?"
 "오냐."
 어두운 밤의 골목길에서 친누나를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나는 새삼스럽게 나의 불행에 절망했다. 하지만 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남자. 지금 소모한 시간을 이익으로 바꿔주겠어. 방법은 간단. 누나의 지갑에 빌붙는다.
 "이렇게 된 이상 함께 돌아가는 수밖에 없군요."
 "따라오는 건 좋은데 달라붙지는 마."
 누나는 나의 속셈에 쉬이 넘어가지 않을 기세였다. 그래서 비장의 무기를 사용했다.
 "따, 딱히 너를 걱정해서 바래다 주는 건 아니니까!"
 "같은 집이잖아."
 차갑다. 어린 시절 즐겨먹던 500원짜리 탱크보이같은 차가움이다. 화난 걸까.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다. 나는 묵묵히 골목길을 걸었다. 자, 승부의 시간이 다가온다.
 "누나, 저기 편의점 있다."
 "뭐 살거 있어?"
 "누나의 사랑……."
  맞았다. 누나의 사랑이 담긴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꿀밤이 날아왔다. 아니, 끝까지 말을 했어도 맞았겠지. 우선 누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야 하는 걸까. 시험기간 때보다 열심히 머리를 굴리던 도중 누나가 말을 걸었다.
 "너 무슨 일 있어? 오늘따라 그 입이 조용하다?"
누나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하다. 나는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작전을 시행했다.
 "배가……."
 "집에 가서 밥 먹어."
 차단당했다! 배가 아프다고 말할지도 모르는데 끊겨 버렸어! 절망에 빠진 사이 집 근처에 도착했다. 젠장. 남은 시간이 없다. 그렇다면 정면승부를 택한다!
 "누나, 아이스크림 사줘."
 "돈 없어."
 "응."
 나는 이현우.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남자다. 그래서 나는 포기도 빠르다.



짱 어려움 >_<

comment (2)

마리
마리 작성자 11.08.05. 20:48
글쓰기 시작한 이래로 처음 들어본 칭찬입니다. 으앙ㅠ 고마워요!
권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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