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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프대] 누구라도 내 불행에 끼어드는 건 인정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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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10 May 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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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댕댕e
협업 참여 동의 아니오

 『잘난 녀석들이 싫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건 아마도 처음 집단에 소속할 즈음.
 잘난 놈은 저절로 사람이 꼬이고 일도 술술 풀린다는 사실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게 얼마나 불합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나는 알고 있다.
 오로지 나만 이해하고 있다.
 노력은 재능에 가볍게 추월당하고, 불행은 가진 녀석들을 돋보이게 하는 소재로 사용될 뿐이라는 것을.
 그런 것도 모른 채 스스로가 나서서 디딤돌을 자처하는 건 초등학생 시절로 족하다.
 엮이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과는 아예 다른 세계에서 살아줄 것이다.


 테츠야는 그런 다짐을 매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상은 세포 하나하나에 깊숙이 새겨져서 타인을 거부하는 게 본능인듯한 수준까지 도달해 있었다.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정도를 보내야 하는 고등학교에서 2학년생인 하나키 테츠야는 외톨이였다.

 “듣고 있니?”

 테츠야는 담임의 신경질 섞인 목소리를 반대쪽 귀로 흘리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럼요. 계속 말하시죠.”

 자기를 고깝게 보는 사람에겐 똑같은 태도로 대하는 게 테츠야의 방식이었다.
 화를 내는 것도 포기한 채 담임은 방금까지 설명하던 이야기를 정리했다.

 “네가 전학생을 데리고 학교 소개를 해줘.”

 목구멍까지 올라온 “왜 하필 나를?”이라는 말을 삼키고 테츠야가 답했다.

 “싫다면요?”

 “뭐?”

 삼켜버린 것보다도 심한 소리를 뱉어버렸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쟤는 머리도 좋고 재능도 있다고 했으니 걱정 없겠죠. 게다가 이쁘게 생겼으니까 남자애들도 많이 들러붙고 며칠 뒤면 저보다도 잘 지낼 텐데요? 그런 방치해도 괜찮은 애를 굳이 저를 통해서?”

 시작한 말은 끝을 맺어야 한다.
 테츠야는 오늘 전학 온 장발의 여학생에게 고했다.

 “난 네가 혐오스러울 정도로 싫어.”

 전학생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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