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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 어깨가 필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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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0 Jan 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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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망고

“딸깍”

 

‘쿵쾅쿵쾅’

오늘은 식은땀까지 흐른다.

 

“이모 왔어!!”

양손에 푸짐한 장바구니를 들고 계셨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왜 오늘은 열쇠로 문 열었어!!!”

 

“미안, 오늘은 짐이 무거워서 그랬어.

근데 넌 언제까지 그렇게 긴장할거야..”

 

“내가 원해서 심장이 요동치는 게 아니잖아.

내가 원해서 손이 축축해지는 것도 아니구!”

 

눈물이 맺혔지만 허구한 날 울 수는 없는 노릇.

 

“.. 미안..

아참, 오늘 맛있는 반찬 많이 사왔어.

네가 좋아하는 카레, 미트볼, 그리고 고구마튀김!

즉석 식품이라고 무시하지 말구~”

“이모는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으셔?”

“내가 뭘~ 아무튼 오늘은 밥 먹고 고구마튀김으로 입가심, 콜?”

이모는 항상 기분이 업 돼 있다.

이모까지 침울하면 난 분명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을 것이다.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어~

흐르지 못하게 또 살짝 웃어~♬’

내 방에서 들려왔다.

노래를 흥얼거리다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 댔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 희진이니...?”

 

...

숨이 멎었다.

이건 분명 아빠 목소리였다.

“내 말.. 들리니..?”

‘툭’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장이 요란하게 뛰었다.

침을 꿀꺽 삼키고 착발신 이력을 확인했다.

‘032 712 5099'

떨리는 손을 붙잡고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이 번호는 공중전화일 가능성이 높았다.

032면 인천 쪽인 것 같은데...

 

 

“희진아!

어서 와서 밥 먹어! 다 식겠다, 얘!!”

부엌으로 가는 동안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식탁에 앉아도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입술까지 바싹바싹 말라갔다.

“너, 무슨 일 있니?

입술이 아주 새파랗다..”

이 사실을 이모께 알릴지 말지 고민이었다.

“무슨 일 있냐구!”

“아, 아니, 아무일도..”

“.. 그래?

그럼 어서 먹어. 내가 널 위해서 얼마나 진수성찬을 차렸는데.”

진수성찬은 무슨.

그래도 우리 집 형편에 비하면 진수성찬이지...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먹자마자 방으로 튀었다.

114에 전화하면 공중전화의 위치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저, 저기.. 공중전화 번호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을까요..?”

“잠시만요~”

“고객님, 시간이 많이 걸릴 걸로 예상하고 있거든요~?”

“괜찮아요! 시간 많이 걸려도 되니깐..

이따가 꼭.. 전화 주세요...”

핸드폰을 손에 꽉 쥐었다.

손톱이 내 손바닥을 쿡쿡 찔러서 얼얼했지만 놓을 생각이 없었다.

난 2통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매우 중요한 2통.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었다.

 

 

풋풋한 중학생이 되던 날 일이 터졌다.

입학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집 현관에서 들려온 쨍그랑 소리.

엄마와 아빠가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둘 사이에 흐트러진 흙과 화분 조각. 엉망진창 난리도 아니었다.

무서웠다.

둘은 한 번도 심하게 싸워본 적 없었기에.

결혼생활 20년 동안 한번도.

내가 온 걸 확인한 엄마가 말을 꺼냈다.

“희진아... 아빠가... 우리밖에 모르던 아빠가...

날 버리고 다른 여자랑 바람을 폈다...!”

“이게!!!!!!!!!!! 누구 앞에서 그런 말을!!!!!!!!!!!!!”

아빠가 엄마의 싸대기를 힘껏 갈겼다.

“아빠!!!!!!!!!!!!!!!!!!!”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어~♬’

“여, 여보세요?”

얼떨결에 전화를 받았다.

“네, 아까 전화 드리기로 했잖아요~

인천 계양구청 앞에 있는 공중전화로 추적됐거든요~?

더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전화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인천 계양구청이라..

버스 5500번이면 곧바로 갈 수 있다고 들었다.

방학이라 시간은 널럴한데 혼자 가기엔 뭔가 막막했다.

이모한테 얘기를 꺼내면 분명 가지 말라고 난리 칠게 뻔했다.

‘그냥 한번 혼자 가보는 거야.’

용돈은 대충 학용품 산다고 얼버무리면 될 것이다.

이모는 단순하니깐.

 

 

“저, 이모??”

“왜? 고구마튀김 먹으려구~?”

“아, 그건 이따 먹구..

나 개학하면 학용품 같은 거 다시 다 사야 돼서 용돈 좀만...”

“나중에 사. 뭐가 급해?”

쉽게 안 넘어갔다.

이거 어떻게 둘러대지?

“그냥 지금 살래!

지금 너무 사고 싶단 말야.

아, 제발제발제발..."

“아이고, 알았어요.

오천원이면 되지? 어린애가 이런 거금 들고 다녀도 되나?”

“이게 뭔 거금이야..

아무튼, 정말 고마워!

그리고 오늘 좀 늦게 들어갈 것 같아.”

“밤 10시만 넘기지 마.

아니, 9시 넘기지 마, 알았지?”

“알았어.”

 

 

밖에 나오자마자 무조건 뛰었다.

마음보다 몸이 앞섰지만 그냥 뛰었다.

아빠를 빨리 만나야 했다.

 

아빠를 안 본지 벌써 4년이 넘었다.

아빠가 엄마를 때린 날, 그날로 집에 안 들어왔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엄마는 가슴을 치며 엉엉 울었고, 나는 그런 엄마를 보며 쩔쩔 맸다.

 

 

걸음을 멈췄다.

 

갑자기 울컥했다.

아빠만 아니었으면 엄마가 죽지 않았을 텐데.

아빠만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비참하지 않았을 텐데.

아빠만 아니었으면... 아빠만 아니었으면!!

그래도 아빠를 만나야 했다.

할 얘기가 너무 많았다.

너무 많아서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아빠를 만나면 생각날 것이다.

그러는 동안 정류장에 도착했다.

마침 5500번이 오고 있었다.

아주 딱 맞는 타이밍이다.

“삐- 1000원”

1000원이면 괜찮은 가격이다.

왕복 2000원을 빼도 3000원이 남으니 삼각김밥이랑 초코우유를 사먹어도 된다.

아빠를 만날 확률은 상당히 적다.

하지만 오늘따라 예감이 좋았고 왠지 만날 기분이었다.

아니, 만날 거라고 확신이 들었다.

 

 

...

 

 

“이번 정류장은 은행마을 태산아파트입니다.

다음 정류장은 계양구청입니다.”

난 자다가도 내가 아는 이름이 나오면 벌떡 깬다.

오늘도 내 실력을 믿고 잤다. 그리고 성공했다!

비몽사몽한 눈으로 기다리다 계양구청에서 내렸다.

‘이곳은 도대체 어디인가!’

휑한 구청이 날 맞이했다.

넓은 들판, 그리고 그곳에서 뛰노는 어린아이와 아버지.

노을 진 저녁이었지만, 그들의 모습에서 은은한 광채가 났다.

‘나도.. 아버지가 있었으면..’

난 아빠에게 좋은 감정이 없었다.

증오하진 않았지만 결코 좋지도 않았다. 조금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아버지가 필요했다.

 

...

 

“희진아!!!!!!!!!!!!!”

...

...

‘아빠다.’

많이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분명 내 아빠.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원망스러운 아빠.

그동안 참고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쉴 세 없이 눈물이 떨어지자 아빠가 뚜벅뚜벅 걸어왔다.

 

“희진아, 아빠가 미안하다, 미안하다...

이 못난 애비 때문에 희진이가...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

예전의 혈기왕성한 아빠가 아니었다.

피곤해 보이는, 아니, 피곤에 찌들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푹 파인 볼과 축 처진 눈은 보기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나.. 기다린 거야?”

“희진아, 네가 올 줄 알았어.

믿고 있었어. 네가 올 거라고.”

“왜 이제야 나타난 거야?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줄 알아?”

언성이 높아졌지만 자제했다.

“아빠 그동안 많이 힘들었어.

내가 못난 애비라는 거 정말 잘 알아.

근데 그 사실이 너무나도 크게 와 닿아서 견디기 힘들었어.

갑자기.. 너무 크게 와 닿았어..”

“.. 우선.. 밥부터 먹자. 돈.. 없지?”

...

“그냥 간단하게 삼각 김밥 같은 거 먹어도 되지?”

“.. 부끄럽다.. 정말 부끄러워서.. 여기 나타나도 되는지 엄청 고민도 하고..

미안해... 정말 미안해...”

“급한 대로 편의점이라도 가자.”

거리를 두고 걸었다.

아빠의 몰골은 상할대로 상해 있었다.

불쌍하면서도 민망한 느낌..

 

 

“2800원입니다-”

다행히 3000원을 넘기지 않았다.

“여기 의자 있으니깐 앉아서 얘기하자.”

“그래..

... 요즘 뭐하고 지내..?”

“우리 이모 월세비 꼬박-꼬박 내느라 얼마나 힘들어하는데.

나도 가끔 알바하면서 보태고 있어.

.. 근데 요즘도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나 문 여는 소리 들리면 심장이 미친듯이 뛰어.”

“나 때문에... 내가 들어올까봐...”

“... 아빠의 빈자리를 많이 느껴.

그래서 자주 필요했었는데 갑자기 만나니깐 진짠지 꿈인지 구별도 안가네...

... 근데... 아빠 왜 떠난거야?

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데...”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졌다.

아빠의 닦아주려는 손을 거부하고 내가 닦았다.

아빠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 미안해...

너도 내가 자존심 센 사람인거 알잖아...

엄마한테 매일 그런 말 들으면서 살 자신 없었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용기도 없었어..

근데 막상 살 곳이 없더라. 온갖 잡일은 다 하면서 살았어.”

“... 그 여자는?”

아빠가 순간 흠칫했다.

너무 막 나갔나?

".. 나란 사람은 이미 바닥이구나..

딸내미한테까지 그런 소리나 듣고..

나 그 여자 안 만나, 아니, 못 만나..

이 얘긴 여기서 끝내자.. 정말 부끄러우니깐...”

...

“희진아, 아빤 정말 천벌을 지었어.. 너한테나 네 엄마한테나..

네 엄마 백혈병 걸렸다는 거, 다 스트레스 때문이었다는 거... 죄책감 때문에 찾아가지 못했어..

그래.. 나 정말 못났어...

내 못난 자존심 때문에, 너한테 한번 전화하고 다시 못했어..

하지만 네가 날 찾아올거라고 기대했어. 그리고, 이렇게 만나니깐... 좋다...”

가슴이 찡해졌다.

우리 아빠, 참 못난 아빠다.

하지만 정말 불쌍한 아빠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아빠다.

감싸줘야 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앞으로 나한테 기대..

앞가림 잘하구, 이상한 짓 하지 말구..”

 

 

아빠가 울음을 터뜨렸다.

나도 눈물이 나왔다.

서로를 마주보며 계속 울었다.

앞으로 흘릴 눈물의 몫까지, 모두 다 흘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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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제 소설에 대한 선배님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고쳐야 할점, 느낀점 등을 알려주세요 단, 욕설 비방은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comment (2)

수려한꽃
수려한꽃 11.01.05. 20:11
헤어졌던 아빠와 다시 만난 '나'의 이야기는, '가족애'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소설이라서 아직 서툰 면이 많이 보이지만 잘 읽었습니다. 처음 소설을 쓰셨을 때의 그 설렘으로 계속 글을 읽고 쓰시면, 더 멋진 작품이 나올 거라 믿습니다. 혹시 창작에 대한 조언을 보다 더 자세히 얻고 싶으시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진행하는 문학창작 사이트인 문장(http://teen.munjang.or.kr/)을 두루 살펴보시면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건필하세요!
망고 작성자 11.01.14. 13:11
좋은 조언과 정보 감사합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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