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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프대] 지옥의 연인 - 하늘에서 내려온.../무슈 자크, 사랑을 깨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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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37 Jan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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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Umvlang
협업 참여 동의

00.

나 '쟈크 무슈(Jacque Mouche)'는 이 도시에서 보잘 것 없는 먼지보다 못한 취급을 받아오며 어쩌면 모른채 살아갔어도 좋을 세상을 어줍잖게 깨달아버린 천하에 재수없는 팔자를 타고난 모양이다. 하지만 손짓 한번이면 죽어버리는(속되게 말하자면 툭치면 억하고 죽을) 이 삶이 하찮을지 언정, 이 세상은 내 스스로 죽기에는 아직 알아가는 재미가 건재한데다, 죽을때는 죽더라도 이 세상은 전부 누리고(배우고), 비웃을때는 비웃더라도 어줍잖게 알기보다는 다 알고나서 비웃는게 낫다고 생각한 나는 지금도 종종 헌책방을 들르며 이 세상을 배워가고 있었다. 다만 오늘은 운이 없게도 볼 수 있는 책이 도통 보이지 않았던데다 볼 수 있는 책을 찾아 깊숙한 곳까지 기웃대다가 헌책방 주인에게 죽을 뻔 했던지라 허탕만 치고 나왔다. 그 헌책방이 평소 내가 자주 들르는 곳이고, 나말고도 나같은 녀석들도 잘만 들락거리곤 하니 이제 슬슬 나한테 정이 들때도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헌책방 주인에게는 나 역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인지 나에 대한 취급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그렇다면 오늘은 '배우지 못한 하루'라는 찰나의 무지 속에서 이제까지 배운 지식들을 되새기며 내가 얼마나 이 세상을 배워나갔는지 곱씹으며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지루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이 무지가 싫지는 않다. 병은 비어져있기에 담아낼 가치가 있듯이, 무지는 내가 이 세상을 배워나가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주기에.. 


'나 왔어.'

'오, 왔어? 쟈크. 오늘은 뭐 재밌는 이야기 알아온거 없어?'

'없어. 오늘은 어째서인지 다들 책을 제자리에 꽂아놓아서 말이야. 볼 수 있는게 없었어. 나중에 보는 쪽을 생각해줄 것이지. 예의없는 것들...'

'근데 보통은 제자리에 두는게 원래 예의이지 않나?'

'그건 그런데, 이제까지 계속 무례하게 지내왔으면서 이제와서도 아니고, 갑자기 예의를 지키니까 그렇지.'

'아님 헌책방 주인이 다 정리했거나?'

'그 '인간'이? 내가 여태까지 책을 읽을 수 있었던게 누구 덕분인지 알아? 그 인간이 주인인데도 책 정리를 제대로 안한 덕분이라고.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정리를 해? 이놈이나 저놈이나... 멋대로 행동 바꾸고 말이야.'

'어어... 결국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야?'

'세상은 결국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돌아간다는거야.'


하지만 '야만적', '미숙함', '비효율적인', '어리석은'..... 같이 무지를 비웃는 말들로 가득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역시 내 생각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은 언제나 오만의 연속이라고 보며.'어쩌면 세상은 과거의 미숙함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이 아닌, 과거의 미숙함을 비웃으며 스스로를 드높이는 개개인이 만들어가는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고개만 돌려도 서로 마주칠 정도로 우리 못지 않게 바글바글한 이들이 서로의 미숙함을 비웃고 자신의 오만을 증명하듯 스스로를 드높이며 쌓아올린 것들이 모여있는 세계.... 표면적으로는 감히 다다를 수 없을만큼 높은 탑의 군집으로서, 웅장하게는 보일테지. 하지만 감히 오르지 못할 것들로 가득한 세계가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그곳이 살기 좋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세상에는 '중력'이 있으니까. 거짓된 날개로 날아오르는 오만을 추락시켜 분수를 깨우치게 할 중력이. 그렇게 좁은 세상을 높게 쌓아올리기만 해서는 중력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있는 상태에서, '무너진다'...


'으음,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쟈크 네가 말한다면 뭐 그런가보네.'

'....블레이크. 난 말이야. 이제는 네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해. 이런 얘기를 듣고 느낀 점을 말하거나, 이제 슬슬 내가 먹을걸 가져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나서고 말이야.'

'그러기에 이곳은 너무 위험해. 도시..? 아무튼 여기는 내가 살던 곳보다 몇배는 각박한 곳이야.'

'그럼 처음부터 여기서 자라서 네가 먹을 것까지 챙겨오는 나는 뭔데?'

'나와는 달리 대단한 존재. 네가 괜히 우수하겠어. 내가 모르는건 전부 아는데. 너랑 있으면 내가 다 부끄러워.'

'블레이크. 무지가 비록 도움은 안될지언정, 부끄러울게 되지는 않는다고 봐. 그리고 네가 모르는 것 중에는 내가 모르는게 있을거란 생각은 안 해봤어?'

'모른다고..? 네가? 가령 어떤거?'

'........................'

'......역시 없는거네.'

'아니, 떠올랐어. 아무리 다시 생각해도 모르겠는게.'


....왜? 모여있는 상태에서 무너진다...'면?' 뭐, 그 다음이 있을 것 같나? 아니, 무너지면 끝이다. 스스로를 드높이는 원천이 '오만'인 시점에서 무너진 다음은 없다. 오만을 받아들여 나아가지 않고, 제자리에서 쌓아올리기만 해서는 다음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대로 그 자리. 계속 그 자리. 평생, 쌓아올리기만 했던 그 자리에서 자기 혼자 만족하고, 자기 혼자 절망할뿐. 그런 의미에서 나, '쟈크 무슈'는 적어도 그들과는 달리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지(미숙함)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참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 하나만으로는 이 세상을 바꾸기는 커녕, 이 세상을 구축하는 하나의 축이 되기에 턱 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이런 보잘 것 없는 나보다도 못한 얼간이들이 세상을 이끌어나간다는 사실에 통탄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세상을 향해 분노할 새도 없이 얼마 전 있었던 일이 계속해서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일까? 요새 들어서는 더 이상 책을 하루 읽지 못했다는 이유로 죽고 싶을 정도의 지루함에 시달릴 일은 없어졌다. 이제까지 머리 속에 우겨넣은 지식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머리 속에 저절로 채워지고 있으며, 이때 느끼는 감정은 새로운걸 알아내고자 하는 '탐구심'이나 새로운걸 배운 뒤에 느끼는 '성취감'과는 별개로 몸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기분이 드는 감정이였다.


'오, 뭔데? 말해줘. 쟈크.'

'그 전에 하나 묻지. 블레이크. 난 이 말은 질문을 겸하기도 해. 즉, 너한테서 답을 구하겠다는거야.'

'나한테...? 네가 나한테 묻겠다고?"

'그래.'

'........'

'내 질문에 아는대로 답해줄 수 있겠어? 모르는 척하면서 속으로 나의 무지를 비웃는 기만을 하지 않고 말이야.'

'쟈크. 우린 친구잖아. 네가 나에게 해준 만큼은 아니더라도, 내가 해줄 수 있는건 숨기지 않고 전부 해줄거라고 약속해. 정말로.'

'....그럼 물어볼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뭐?'

'아니, 그러니까... 이게 바로, '사랑'일까?'

'저어... 쟈크?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도통 모르겠는데.'


이 감정은 무엇일까. 그래. 이런 감정을 정의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지금의 내가 미숙(무지)하다는 표본. 이럴때야말로 무지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때라고 본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친구 '블레이크'에게 넌지시 나의 감정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블레이크.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과 비교해서 지금 나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개념에 걸맞는지에 대해서 묻고 있는거야.'

'....쟈크. 역시 난 모르겠어. 대체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들어줄텐가?'

'얼마든지.'

'그럼 얘기할게. 내가 왜 사랑을 궁금하게 되었는지. 조바심은 미리 내둬. 이 이야기는 아마 조금, 아니 아주 길테니까....'



01.

이름이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불려지는 하나의 정의이자 개념의 호칭이기에. 나는 내 존재를 정의하고자 내게 '쟈크 무슈'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해도 내가 그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파리』에 불과하다는 건 변하지 않지만 말이다. 이 이야기를 시작한 나를 '그들'과 같은 부류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혹시 모를 이들을 위해 서술하자면 나는 붉은 겹눈으로 세상을 보고, 한쌍의 날개로 검은 이 몸을 이끄는, 그들의 입장에선 그 무엇보다도 혐오스럽고 더러운 존재일... 대략 그렇게 정의되고 있는 존재가 바로 나 무슈... '쟈크 무슈'다. 비록 성대라는 기관이 없어 이런 나를 '그들'에게 증명할 수는 없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그들'의 지식을 이해할 수 있다.

'존재'라는 개념을 이해한 이후,

'이름'이라는 개념 역시 이해했고,

'지식'이라는 개념도 이해했으며,

'생존'이라는 개념까지 이해한데다,

'마음'이라는 개념도 어느정도 이해했다.

그렇기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몰랐다. 계기는 홀로 무언가에 홀린듯 날아다니다 우연히 오게 된 '헌책방'이라는 곳에 구석구석 널려있는 '서적'들 중 펼쳐진 책 한권을 훑어본 것이 시작이였을 것이다. 겹눈을 시작으로 머리 속에까지 갑작스럽게 채워지는 무언가에 혼란을 느꼈고, 곧 무의식적으로 서적에 적힌 대로 행하게 되는 내 자신을 자각했을 때는 심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곧 이것이 '지식'임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것이 곧 내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로는 헌책방의 펼쳐진 책들을 닥치는대로 읽어가며 지식을 습득해왔다.(내가 책을 본 장소가 '헌책방'임을 깨달은 때는 이보다 조금 뒤의 시기였다.) 때로는 그곳의 주인이라는 '그들' 중 한명에 속하는 이에 의해 죽을뻔하긴 했어도 지식들을 적극 활용해 살아남은 것을 통해 지식의 효율성에 확신을 가졌고, 그렇게 습득을 반복해온 결과, 어느정도 평온하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인가 살만해졌음에도 내 몸은 더욱 알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자극시켰고, 그 욕구에 따라 지식을 계속 습득하고 있을 자각했을 무렵에는 어느새 내가 '그들'과 근접해있음을 느꼈다. 단순한 오만이 아니다. 그들이 하는 행동과 울음소리(이건 '말'이라고 하더라)가 하나하나 이해가 되며, 어떨때는 그들의 추태를 보고 속이 간질거리며 웃음이 튀어나오곤 한다. 그들이 하는 행동과 다를 바 없게 된, 한마디로 '인간적'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그 날 있었던 일 이후로 생긴 감정이 '사랑'임을 알아냈다. 책에서만 보았던 그 개념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깨달은 것이다. 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깨달은 그 날. 어느 오후에 있었던 일이었다. 당시 나는 책에서 보던 '저장'이라는 개념을 실험해보고자 먹이의 일부를 일부 떼어다 정해진 장소에 모으는 것을 실행에 옮기던 참이였다. 이 가느다란 손으로 저장할 정도의 양을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넘어가도록 하자. 솔직히 나 정도로 작은 몸이면 이미 그 정도는 차고 넘치게 충분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실험이다. 넘쳐날 정도로 남아도는 것들을 쓰레기라고 펌하하며 버리고, 정작 그보다 더 더러운건 감싸돌며, 그것과는 별개로 쓸떼없이 필요 이상의 것들을 쌓아두다 썩혀버리는 고요한 낭비를 일삼는 '그들'과는 다르다.


'오늘은 운이 좋군. 어디 아파보이던 놈에게서 이렇게 많은 먹이를 구할 줄이야. 원래는 과일조각을 찾았지만 이것도 나쁘진 않아... 가히 쾌조로다!'


당시 질척이는 먹이를 들고 갈 길을 날아가고 있었던 나는 '학교'라는 장소를 지나갈 무렵 그 운은 다한 듯 싶었다.


'이런...!!'


갑자기 불어온 강풍은 내 손에 들린 먹이를 하수구로 떨궈냈고, 당황한 나는 먹이를 잡기 위해 서둘러 하수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늘이 져서 먹이가 잘 보이지 않았던 나는 곳곳을 더듬으며 어떻게든 찾아보았다. 그때 하수구 위에 서있던 누군가가 커다란 발걸음을 옮김과 동시에 그늘이 지나가면서, 빛이 들어와 먹이가 보였다. 하지만 이는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였다. 이 빛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비췄기에.


'....어?'


나는 『파리지옥』의 입 안에 있었던 것이다.


02.

'이제껏 내 그런 '무력감'은 처음이였ㅈ...'

'잠깐!!'

'왜?'


그 날 있었던 일을 추억하며 한창 말하던 중, '블레이크 스카라베'는 말을 끊었다. 블레이크는 어떤 경로로 흘러왔는지는 몰리도 도시를 떠돌던 쇠똥구리로서 나처럼 그들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부류에 해당되는 것 같지만 친구로서 이런 생각하기는 미안하긴 해도, 나보다 약간 모자란 벌레 같다.


'파리지옥이라는거... 분명 네가 예전에 말했던 그거 아니야? 그 뭐냐...? 우리 같은 '벌레도 먹는 풀' 말이야.'

'정확히는 '벌레만' 먹는 풀이지만.'

'아무튼 그거! 그게 왜 그런데에 자라는데?! 그거 이런 곳에서는 안 자라니까 안심하라며!! 젠장! 이제는 편하게 돌아다니지도 못하겠네...'

'넌 원래 잘 안 돌아다니잖아.'

'........이게 '무력감'이구나. 반박을 못하겠어.'

'파리지옥은 이런 곳에서 안 자라는거 맞아. 그냥 '제인'이 특별했던거지. 

'제인? 그게 뭔ㄷ...'

거긴 볕이 잘 안 들기도 하고 습기도 많으니 파리지옥이 자라는 환경이랑 대강 맞아 떨어져서 운 좋게 살아갈 수 있었던걸테고. 사실 그렇게 이상한 일도 아니야. 생명은 때로는 상식 외의 장소에서 살아가고는 하니까.'


가령 러시아인의 폐에서 자라는 나무라던가.

가령 어미의 젖에서 태어난 개라던가.

가령 성별을 초월하여 남신의 머리에서부터 태어난 여신이라던가.

아, 세번째는 실화가 아니라 신화구나.


'....아니, 그런데 너는 어떻게 살아있어? 네가 파리지옥에 한번 들어간 벌레는 못 빠져나온다며?'

'확실히, 네펜데스나 사라세니아 같은건 절대 못 빠져나오는 구조지. 하지만 파리지옥은 한번 들어갔다고 못 빠져나가는건 아니야. 블레이크. 정확히는 들어간 다음이 관건이지. 파리지옥은 입 속에 달려있는 '감각모'라는 기관이 있는데 입 속에 들어간 벌레가 그걸 건드리면 감각모로부터 오는 자극에 반응해서 입을 다무는 식이거든. 일부 벌레들은 감각모를 건들지 않아서 그냥 빠져나가는 사례도 꽤 되는만큼, 파리지옥도 정신만 차리면 이론적으로는 나올 수 있다는거지..'

'그럼 너도 그냥 빠져나간거야?'

'아니 뭐, 현실은 이론대로 쉽게 안되니까 말이야. 그때는 감각모 바로 옆에 먹이가 있었고....'

'건든거야!?'

'...그랬지?'

'근데 왜 지금 여기 살아있는데?!'

'너는 내가 죽길 바라냐?'

'그럴리가! 너무 경이로워서 그렇지. 그리고 내가 네가 죽길 바라겠어!? 단순한 친구를 넘어 내게 너무나 은혜로운 존재인데! 이름도 지어주고, 이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도 알려주고...! 그런 네가 죽길 바라다니.... 그건 너무 인간적이잖아.'

'잘 아네.'

'자, 어서 이어서 말해줘. 궁금하니까.'

'알았어.'


03.

인간적인 것도 정도가 있지, 어찌 이보다 바보 같은 짓이 또 있을까? 어느새 천적의 입 속에 제 발로 뛰어든 상황을 자각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다행히 감각모만 건들지 않으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음을 기억했던 나는 감각모는 건들지 않고, 먹이만 들고 바로 빠져나가려 했다. 문제는 그 먹이가 감각모 바로 옆에 있었다는 것.


'.......'


'손가락'이라는 기관이 있는 생물이라면 모를까, 손가락은 고사하고 정밀한 동작조차 할 수 없는 나로서는 이런 털 난 앞발만으로 감각모 바로 옆에 액체 같은 고체의 형태를 하고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엉뚱한데로 흘러버릴 수 있을 위험이 있는 저 강렬한 냄새를 풍기는 먹이만 가지고 나가는 세밀한 작업을 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되었다. 사실 모아둔 먹이는 꽤 되니 이번에는 그냥 포기하고 나갔으면 되는 일이였다. 하지만 '오기' 때문일까? 운좋게 얻은 먹이를 이렇게 허무하게 잃는 것도 그렇고, 바로 눈 앞에 있는 것을 포기하기도 아까웠기에 충동적으로 손을 뻗고 말았다. 실로 인간적인 실수다.


'아.'


결국 건드리고 말았다. 감각모....

파리지옥이 다른 식충식물에 비해서 벌레를 잘 못 잡는 편이라고 해도, 감각모가 건드려진 파리지옥이 입(잎)을 닫는 속도는 식물들 중에서 두번째로 빠르다. 그리고 파리지옥의 닫힌 입 속에 갇힌 벌레의 최후는 분비되는 소화액에 내장이 녹아내리고 껍데기만 남는 그야말로, 쓰레기, 쓰레기.... 실로 추한 최후다.


'..........'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책에서의 정보.

내가 직접 본 적은 없기에 실감이 안 갔다.

하지만 곧 직접 경험할지도 모른다.

두 눈이 아닌 온몸으로. 이 모든 것을.

소화액이 눈을 녹여서 그 구멍을 통해 타들어가는걸까?

배에 난 숨구멍으로 타들어가는 호흡을 하다 죽는걸까?

어쩌면 그들이 너무나 자기중심적으로 서술해서 미처 기록하지 못한 무언가로 죽는걸까?


'아, 아아....'


죽기 싫다.

기껏 살 만해졌는데.

죽기 싫다.

누구보다 머리 좋은 파리였는데.

죽기 싫다.

그런 사실에 자랑스러워 해왔는데.

죽기 싫다.

이대로 죽는다니 말도 안된다.

죽기 싫다.

진짜로 죽기 싫다.

죽기 싫다.

정말로.

죽기 싫다.

죽기 싫어.

싫단 말야.

싫어. 싫어.

싫어.

싫다고...


'아아아아...!!!!'


책에서 본 죽음은  하나같이 처참했다. 나도 그런 모습이 되버리는걸까?


'흐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악!!!'


이렇게 죽는거야? 죽지 않기 위해 그렇게 배워왔는데, 조금 살만해졌다고 여유 부리다 이렇게 방심해서? 이래서야 그들과 뭐가 다를까. 어쩌면 나야말로 가장 인간다울지도 모른다. 실로 추하다. 그들은 죽음을 어떻게든 포장하려 하지만, 결국 죽음은 아름답지도 않을뿐더러 받아들일게 못된다. 죽음이란 '언젠가 필연적으로 찾아올 불청객'... 그것도 아주 추하고 혐오스러운, 파리 날리는 헌책방에 날아드는 벌레보다도 끔찍한 불청객이기에...  아아, 무언가 보인다. 덮쳐올 죽음보다 앞선 무언가가. 보이지 않는 벽으로 가득한, 지금 생각해보면 '병'에 갇혀있던 나를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백의의 남자의 거대한 푸른 눈알이.... 잠깐, 이게 언제적 일이였더라...? 이때 나는 분며..ㅇ...


'살려줘!! 제발! 이대로 못 죽어! 살고 싶어어!!  아아아으아아아!!!!'


다가올 죽음의 감각을 온몸으로 상상하던 그때.


'살려줄거야.'

'어...?'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들렸다'기보다는 '들어왔다'고 해야 하나? 그 소리에 집중된 나는 절규하는 온몸을 진정시켰고, 곧 기시감이 느껴지는 환상에서 깨어났다.(후에 알아보니 이 환상은 '주마등'이라고 한다.)


'...뭐야...?'

'잘 봐. 네 앞을.'

'앞?'


앞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니까...

분명 눈 앞에서 닫혀야 할 파리지옥의 잎도 없었다.

잎이 모두 닫혀서 빛이 차단된, 그런게 아니였다.

확실히 열린 시야로 하수구의 풍경이 보였다.


'...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잘못된 것일까?

물론 내가 죽는걸 바라는게 아니다.  어떤 바보가 자신이 죽는 걸 원하겠는가? 하지만 이건 확실히 지적해야 한다.


원래대로라면 나는 분명 죽었어야 했다.


'......'


분명 지금이라도 나가야 할 순간임에도 이런 상황이 받아들이기 어려웠는지 날개가 움직이지 않았다.


'뭐지..?'

'그대로 나가든지 해. 그냥.'


그때 또 목소리가 머리 속에 들어왔음을 느꼈다.


'...넌 누구야! 어디 있는거야?'


책에서도 본 적 없는 경험... 이런 일은 처음이였다.

당황스러웠다.


'지금 네가 있는 이곳에 있어.'

'뭐?'

'네가 서있는 그곳에 내가 있어.'

'....말도 안돼...! 그렇다는 건...'

'그래. 믿기진 않겠지. 하지만...'

'내가 이중인격이라니!'

'....뭐?'

'맙소사, 책으로만 봤지만 이런게 진짜일줄이야!'

'아니, 잠깐...'

'분명 이중인격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고 하여 그들 같이 지능이 높은 종에게만 생기는 건 줄 알았는데...!'

'....저기?'

'그래! 그렇다는건 난 이제 그들과 동등해졌다는거군! 훌륭해! 너무나 인간적이야!'


이로서 나는 한단계 진화했다.


'내 말 좀 들어 이 멍청아!'

'하하, 하긴. 이제 난 혼자가 아니니까. 뭐... 보통 그들은 이런 증세가 있으면 우선 인격을 없애려고 들겠지만 난 그렇지 않을테니 걱정말라고. 난 그들과는 달리 가식 부리지 않고 공존할테니까.'

'너 이중인격 아니거든?!'

'어... 아니야?'

'그래.'


...고 생각했지만 곧 착각임을 깨달았다.

수치를 깨닫는건  사과를 삼키지 않고도 힐 수 있는 참 쉬운 일이였다.


'이 무슨 추태인가! 지금 막 새로운 인격에게 지을 이름도 생각났는데.... 아, '자코모 모스카'여. 넌 그저 내 망상에 불과했구나.'

'그런거 안 궁금해. 그리고 넌 이중인격 아니라고.'

'아, 그래 알았어... 잠깐, 그러면 넌 누구야? 내 머리속에서 당장 나와!'

'네 머리속은 누가 들어갈만큼 텅 빈거냐? 방금 말했잖아. 너가 있는 '여기' 있다고.'

'여기?'


지금 여기에 무엇이 있는가, 주변을 둘러보면 그저 벽, 벽, 벽.... 끝없이 이어지는 벽과 더는 보이지 않는 어둠이 양끝에 있고, 하늘은 철창으로 막혀있으며 살아있는건 찾아볼 수 없는 여기는 '하수구'다. 살아있는거라고는 나 밖에 없을터이다. 다만 이 '살아있는 것'은 사전적인 의미의 생물이 아닌, 어디까지나 내 기준에서 정한 조금 더 세부적인 의미, 즉 지능을 가지고 학습해나가는 존재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살아있는 것'의 범위를 사전적인 의미로서의 '생물'로 넓혀서 고려해보자. 여기에 있는 '생물'은 나(파리), 그리고 주변에 찌꺼기 같은 양분으로 어중간하게 자라난 잡초들뿐이다. 잡초만 있는건 아니지. 지금 내가 서있는 이 풀을 단순히 잡초로 넘기기에는 너무 존재감이 크니까.


'........'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거법이라는게 있다.  내가 이중인격이 아니라면, 지금 들리는 소리는 확실히 나와 밀접한 곳에 있다. 하수구 위를 지나던 짐승이 내게 말을 걸었다는 가능성도 있겠지만, 지금 이 철창에는 그림자 하나 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건 곳곳에 자라나는 풀. 물론 식물도 지능은 있다지만 어디까지나 자극과 반응을 통해 습관화한, 사실상 본능의 영역에 가깝다. 다만 지금 내가 안에 있는 이 입 벌린 파리지옥은 여기 널려있는 풀보다는 확실히 수준이 높을것이다.


'..............'


적용해본 결과, 결론은 하나였다.


'혹시 너... '파리지옥'이냐?'

'그래.'


그리고 결론은 적중했다.


'..........뭔데?'

'뭐?'

'뭔데, 너!? 뭔데 지금 '그들'처럼 언어를 구사하는건데?'

'너랑 비슷한 이유 아니겠어?'

'아니, 그....하지만... 나야 날아다닐 날개나 기어다닐 다리가 있다지만, 너는... 그냥 땅에 박혀있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가 있는 곳 바로 위가 '학교'라는 시점에서 이미 충분히 설명되지 않겠어?'

'.......그럼 결국 너도 '습득'한거야? 나처럼?'

'그래.'


'이 파리지옥도 나와 같은 부류'였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물론 나 말고도 블레이크처럼 그들의 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녀석이 있기에 아주 말이 되지 않는건 아니였다. 하지만... 설마 식물도 그들의 지식을 이해할 수 있을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걸 두고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하는건가? 식물도 생명이라는걸 간과하다니.


'가. 너 마음대로 해.'

'.....가라고?'

'그래. 너도 갈 길 있잖아.'

'...그래. 그럼...'


그대로 나는 파리지옥의 말대로 먹이를 챙기고 파리지옥의 입 밖으로 날아올랐다.


'......'


'위화감'이라고 해야 할까?

어째서 저 파리지옥은 나를 순순히 놓아준걸까?

대체 저 파리지옥은 왜 입을 다물지 않았던걸까?

애초에 저 파리지옥은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너무 많았다.

하물며 그들도 제발로 찾아오는 이익은 가식을 벗어던지고 기꺼이 받아들이는데....


'...........'

'으흠!'

'....뭐야? 왜 또 왔어?'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어서 그래. 


내 머리 속을 채운 의구심은 나를 다시 파리지옥 앞으로 이끌었었고, 난 파리지옥의 잎 앞에 멈춘채로 날개의 속도를 유지하며 말했다.


'솔직히, 난 처음이거든. 이렇게 나처럼 그들의 지식을 습득한 동족은 보았어도... 설마 우리처럼 눈도 뇌도 없을 식물이 지식을 이해할 줄이야. 너무 신기해서 말이지, 말을 좀 걸어보고 싶어서 이렇게 다시 왔어.


블레이크도 나를 처음 만났을때 이런 기분이였을까?'


'죽다 살아나서 여유가 생겼나보지?'

'마음대로 생각해. 난 물어볼테니까. 지금 어떤 심정이지?'

'....지금 조롱하는거야?'

'그 대답, 그대로 돌려주지.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니까. 너는 왜 입을 다물지 않은거지?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너희 같은 녀석들은 분명 그 감각모라고 불리는 걸 건들면 반사적으로 입을 다물텐데.'

'왜? 죽고 싶기라도 한거야?'

'죽고 싶은 생물이 어딨어? 고래라면 모를까?'

'고래가 뭔데?'


그들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보인 동물 중 하나라고 본 기억이 있다.


'우리랑은 동떨어진 종이니까 알거 없어. 그보다, 너는 분명 나를 소화시킬 수 있었을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은거지? 하물며 '그들'조차도! 제발로 자신에게 찾아오는 이득은 이성을 벗어던져서라도 받아들인다던데.'

'.........'


가만보니 알 수 있었다. 이 파리지옥... 아까부터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보통 파리지옥이 입을 벌리고 있긴 하지만, 그거와는 다르다. 감각모를 건드렸을때도 그렇고,  나왔을때도 그렇고... 전혀 다를 바 없이 한결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넌 왜 입을 다물지 못하는거지?'

'못하니까.'

'뭐?'

'못한다고. 소화도, 입 다무는 것도.'

'왜?'

'위의 것들이....'

'위의 것? '그들' 말이야?'

'위의 것들이 날... 그...!'

'......그 뭐?

'하아아...!  꼭 이렇게 직접 말하게 하냐... 속이 시원하냐고?!'

'....'


감정이 전해질 정도의 소리가 들어왔다.

위의 것들은 곧, '그들'

그건 곧 『사람』이겠지?


'내 몸은 이제 너덜너덜해... 애초에 난 네가 내 안에서 죽기 싫다고 울면서 난리치지 않았으면 알아채지도 못할 정도로 몸이 망가져있었다고.'

'우..울지 않았어! 그건 죽음을 앞둔 모든 생물의 정상적인 반응ㅇ....'

'그거 부럽네! 그 정상적인 반응이 난 안되는데 말이야!'

'너....''

소화를 시키고 싶어도 못해. 입을 다물고 싶어도 못 다물어. 느끼고 싶어도 느끼지 못해. 내 몸의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야...!!'

'.......'


죽음을 앞둔 생물의 반응이 모두 나처럼 격정적이지만은 아닌 것 같았다.

이 파리지옥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자각했다. 하지만 그 흐느낌은 고요했다. 성대가 없어서라는 산통 까는 이유와는 다른, 고요한 통곡...

방금 전에 나한테 죽기 싫다며 울어댔다는 그 말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어쩌면 방금 내가 처한 상황보다 더한 일들을 보다 많이 겪었을거라 생각되었기에,

차마 함부로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살고 싶지 않아...'


거짓말.

말은 그렇게 해도 그 말에서 묻어져 나오는 감정은 오히려...

'죽고 싶지 않아'.


'....야.'

'....왜?'

'너, 이름이 뭐야.'

'...없어. 그런거.'

'그렇다면 내가 하나 지어주지.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그래. '제인 다이애나'다!'

'...뭐?'

'뜬금없냐? 하지만 알아둬.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하나씩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말이야. 나도 그렇고. 보아하니 너는 스스로 이름을 지을 정도는 아닌 것 같으니 특별히 내가 지어줬다. 알겠어?'

'....이름을 지어서 어쩌려고? 난 더 이상 살 수 없어... 이 하수구에 몇마리의 벌레들이 날아다녀도...! 난 계속 입만 벌린채 있다가 말라 죽을거라고!!'

'그 말 진짜야?'

'내가 죽기를 바라는거냐? 하긴 그렇겠지... 어차피 원래대로라면 내가 널 먹었어야 했는데... 하지만 결국은 이대로 죽겠지. 살고 싶어도 위의 것들이 있는 이상 살고 싶어도 살 수가 없겠지...'


그 자학적인 말은 나를 움직이기 충분했다.

나는 '제인'이라고 이름 붙여준 파리지옥의 안으로 들어갔다.


'너는 그저 위의 것들의 관심대상일 뿐이야. 그런 관심쯤은 내가 얼마든지 돌릴 수 있어.'

'무슨 소리야...'

'내가 널 지켜주겠다는거다.'

'.....'

'살아있으면.'

'누구 놀려!?'

'내가 한마디 해줄까? 예언? 예고? 어쨌든 그런 말 한마디를 하나 하지.'


나는 어쩐지 모르게 약속을 해버렸다.


'너는 반드시 살아있을거야. 그러니 살아라, 너는 아름다우니까.'


반드시 지켜주겠다고.


'뭐...?'

'자, 됐다.'


나는 제인의 안에 질척이며 냄새를 풍기는 먹이를 밀어넣었다. 자기들에게서 나오는 것임에도 그들은 오물로 펌하하며 버리지만, 그 오물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을거라곤, 그들은 생각 못할 것이다.


'뭐야...! 지금 뭐하는건데?'

'너는 한동안 벌레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을거야. 제인.'

'무슨 소리야? 그리고 제인이라니?! 그거 나 말하는거야?'

'네 이름은 '제인 다이애나'다.'

'왜 네 멋대로 내 이름을 만들어붙이는거야?'

'싫어도 외워둬. 앞으로 살아가면서 너 자신을 정의할때 유용할테니까.'

'어차피 죽을텐데 왜...? 무슨 근거로 그런 헛소리를 하는건데?'

'나는 곧 죽을거야... 그래. 나도 방금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지. 하지만 너를 만나고 달라졌어.'

'그거야 내가...'

'네가 날 먹지 않아서 다행이야.'


나는 그렇게 제인의 입을 떠나 하수구 위로 날아올랐다.

'그럼.'


'잠깐...! 너 뭐야? 넌 대체 누구야?!'

'.....무슈! '쟈크 무슈'. 다음에 만난다면 편하게 '쟈크'라고 부르라고~!'


그렇게 나는 헌책방의 '소설'에서 본 말투를 따라하며 하수구를 떠났다.

.

.

.


04.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 난 블레이크에게 제인과의 첫만남에 대한 얘기해주고 있었다.


'뭐, 그렇게 됐어.'

'뭔 소리야?!'


이렇게 내 사랑 이야기는 끝났다.


'뭐, 굳이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죽어가던 한 생명을 살려주는 과정에서 내가 사랑에 빠졌다고 봐야겠지...'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는데?'

'후후우... 나도 잘 모르겠어, 블레이크. 내가 왜 살려주었는지.'

'그 파리지옥은 다 죽어가지 않았었나? 그렇게 들은 것 같은데.'

'제인.'

'뭐?'

'제인... 기왕이면 파리지옥이 아니라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해.'

'그 이름으로 계속 부르기로 한거야?'

"제인도... 우리와 같은 부류니까.'

'....그런데, 제인은 어떻게 됐어?'

'있다가 와서 말해줄게. 슬슬 나갈때가 되서 말이야.'

'쟈크. 요새 어딜 그렇게 갔다 오는거야?'

'제인 만나러.'


하지만 이것은 아직 서장에 불과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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