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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카운터 신드롬-[2. Encounter 나-이시호는 한탄하면서도 손을 뻗는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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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50 Apr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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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Leth
협업 참여 동의

 어떤 남자아이가 있었다.

 남자아이는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가졌다. 남자아이는 그것을 자랑스러워했다.

“나는 남들과 다른 특별함을 가지고 있어!”

 남자아이는 자신이 하늘에게 선택받았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그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남자아이는 정말로 힘냈다.

 남들과는 다른 성장, 남들과는 다른 사상, 남들과는 다른 지식.

 엄청난 노력에 따른 대가가 남자아이를 짓눌렀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운명, 숙명, 정명

 특별한 자신이 남들보다 특출한 무언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이미 정해진 사실이나 다름없었다. 성장을 거듭하면서 남자아이의 생각 또한 점점 커져갔다.

“내가 모두를 구해줄 거야. 내가 모든 것을 지켜내겠어.”

 꿈이라는 거대한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은 더욱 커져갔다.
 그리고 드디어 노력은 분명 남자아이에게 보상을 주었다.
 
-그것은 ‘절망’이라고 불리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였다.

 

=-=-=-=-=-=-=-=-=-=-=-=-=-=-=-=-=-=-=-=

 

“흐악!!!”

 시커멓게 변해가던 시야가 갑자기 밝아졌다. 햇빛이 비치는 운동장과 그곳을 뛰노는 학생들이 보였다. 아직 실감이 들지 않는 감각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학교에서 의미심장한 꿈을 꾸다 일어나는 주인공이라. 그럼 학교는 필시 정체모를 무언가에 습격을 받겠군. 아니면 너에게 각성의 때가 도래한 거냐? 느껴지는 거라도 있냐?”

 바로 옆에서 교복을 입은 채 앉아있는 요한이 보였다. 내 복장을 살펴보자 청색 위주의 학교 체육복이었고 그때서야 지금이 체육시간이며 내가 펜스에 앉아 졸고 있었다는 현실을 인지했다. 밖에서까지 두꺼운 책을 펼치고 있는 요한을 쳐다본 나는 바로 반박해주었다.

“그건 아니잖아. 네가 보고 있는 장르는 판타지였냐?”

“그렇군. 그 반론은 실로 명답이다. 그럼 장르를 따라서 추측해보도록 하지.”

 소리 나게 책을 덮은 요한은 눈빛으로 날 직시했다.

“지난 시절의 꿈이라도 꾼 거냐?”

…그 질문은 실로 명답이었다.

“중학교 때 꿈을 꿨어.”

“그런가. 그럼 이 이상은 묻지 않겠다.”

 묘하게 날 배려해주는 태도에 얼굴을 찌푸렸다. ‘넌 그런 성격이 아니잖아?’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진지한 요한의 얼굴에 대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멋없는 발언이었다.

“그나저나 목이 아프다고 체육을 쉬다니. 그렇게 강한 발차기였던 거냐?”

“3주나 지났는데도 목만 돌리면 소리가 난다고.”

 그렇다. 그 돌려차기를 맞은 게 벌써 3주전이다. 그 이후 하임하고 마주친 적은 없었다. 단지 그 때 맞은 돌려차기는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다. 병원에서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나 본인은 죽을 맛이다. 차라리 치료비로 때울 수 있었다면 나았을 텐데.
 덕분에 아직도 그 때의 찜찜한 기분을 떠올리게 됐다. 같은 처지의 사람이 있어 다행이라며 울고 있었던 소녀의 얼굴이 잊히질 않았다. 전부 이 아픔 때문이다. 틀림없다.

“너는 어때? 펜스 아래라고는 해도 괜찮은 거야?”

“아직 봄이니까. 선선한 바람 정도는 느끼고 싶었다. 여름이라면 보건실에 실려 갔겠지.”

 요한의 흰 머리는 염색을 한 게 아니다. 몸에 멜라닌 색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종의 병이다. 덕분에 자외선에 매우 약해서 한시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으면 그대로 자외선 질환에 노출된다. 체육활동은 꿈도 못 꾸는 셈이다.
 정작 본인은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될 핑계거리라며 좋아하는 것 같지만.

“신경써주는 거냐? 신사로군. 그 상냥함으로 몇 명의 여자를 꾀어먹을 셈이냐?”

“난 초식계다. 애초에 그런 건 외모가 받혀줬을 때 얘기잖아.”

 솔직하게 현실을 말해주자 요한은 대놓고 얼굴을 찡그리며 시선을 돌렸다.

“작년부터 그렇게 말했는데도 자각이 없다니. 네 학습능력은 아메바보다 아래다. 진화부터 다시해라. 단세포 생물.”

“뭐야?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내 얼굴 정도야 ‘어디에나 있을 만한 평범한 얼굴’인데. 화를 내는 이유를 모르겠다.


=-=-=-=-=-=-=-=-=-=-=-=-=-=-=-=-=-=-=

 


 4교시였던 체육 시간이 끝나자 바로 점심시간이 되었다. 체육복을 갈아입을 새도 없이 식당이나 매점으로 달려가는 반 친구들을 측은한 눈빛으로 보낸 나의 점심은 3층 도시락 통을 가득 채운 김밥이다. 오늘도 역시 Made in 나. 집에서 남거나 냉동실에서 화석이 될 뻔한 재료들을 소비하기 위해 만든 김밥이다.
 아침에 막 일어난 가족들에게 시식시켜보았더니 좋은 이름을 붙여주었다.

“복불복 김밥?”

 오늘도 매점에서 유유히 돌아온 가혜가 내 점심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는 나도 몰라. 중간부터 어머니께서 멋대로 담아서 말이지.”

 그야말로 혼돈으로 가득 찬 김밥에서는 경외마저 느껴졌다. 못 먹을 재료는 없지만 먹기 거북한 재료 정도는 있을 것이다. 아버지께서 빈속에 화장실을 가신 건 그런 이유일 것이다.

“절대 상한 건 아니야. 단지 좀 이상할 뿐이지.”

“공포.”

“그래봤자 평범한 김밥이 반 정도니까 먹을 만은 할 거야.”

 이제 가혜가 내 도시락을 먹는다는 건 기본 전제가 됐다. 가혜도 그걸 알아챘는지 오늘 매점에서 사온 것은 음료수뿐이었다.
 일단 내가 하나를 집어먹었다. 뭔가 시원한 살이 씹혔다. 어제 산 참치 회 큐브에 남아있던 참치 회다. 뭔가 다른 의미로 참치 김밥이다.

“이건…아스파라거스? 특이한 재료로군.”

“저번에 어머니께서 홈쇼핑에서 질렀는데 결국 거의 안 먹거든. 근데 넌 왜 먹는 거냐? 너한테 허락한 기억은 없는데.”

 요한이 젓가락을 든 채 내 옆에 와있었다. 혹시 이 녀석은 수저만 들고 등교하는 걸까? 언제나 내 도시락에 맞는 식기를 꺼내 깨닫고 보면 훔쳐 먹고 있는 녀석이다.

“써.”

“그거 삼계탕하려고 사놨다가 잊힌 인삼이야. 건강에 좋으니까 꼭꼭 씹어 먹어.”

“건강. 최고.”

 여전히 죽은 눈이지만 입만은 열심히 움직이며 먹는 가혜를 보고 있으니 뭔가 입맛이 달아다는 먹방을 보는 기분이었다. 무서워서 못 먹겠다. 다이어트 영상으로 출시하고 싶을 정도다.

“이건 맵군. 하지만 고추는 아니다.”

“적겨자일걸? 고기 먹을 때 쌈 채소라고 샀는데 아무도 안 먹더라고.”

“미끌미끌.”

“생미역이야. 초장으로 살짝 간을 했는데. 괜찮아?”

 이런 식이다보니 내가 해설을 하는 동안 둘은 속도를 내며 먹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오늘도 점심의 대부분을 다른 사람의 뱃속으로 보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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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이후돈보쟈바뷰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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