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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슈트 메이커의 일상입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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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16 Jul 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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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륜니어
협업 참여 동의 아니오

“선배, 저희 가게는 핸드폰 AS 센터가 아닙니다만...?”
“미안, 미안. 그래도 이걸 고칠 수 있는 건 너 밖에 없는걸.”

 나는 한숨을 내쉬며 사무실에 들어와 소파에 앉은 교복 차림의 소녀, 내 단골손님 중 한 명이자 학교에 다니는 세아 선배 두 손으로 빌면서 내게 애원한다. 그녀의 손에는 액정이 부서진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었다. 뭐, 일단 최신식 모델이라는 점 이외에는 평범한 핸드폰이긴 하다만...

“이런 건 일반 AS 센터에 맡기셔도 되는 것 아닙니까? 보아하니 액정이 살짝 금이 간 것 같은데.”
“그...그래도 내 히어로 변신 어플이 있는 폰을 맡기기가 찜찜한걸. 윤영 군의 실력은 확실한데다가...요즘 스마트폰 액정 수리비도 만만치 않단 말이야.”
“뭐, 여기까지 오셨으니 일단 봐드리도록 하죠.”
“고마워 윤영군~”
“잠깐, 선배 제 머리 쓰다듬지 말아주세요!”
“그 치만 윤영 군의 머리는 터치해달라고 유혹하고 있는걸! 스킨십 욕구를 증진시키는 페로몬이 뿜어져 나오는 걸!”
“그런 것 없어요!

신장이 더 큰(165cm) 선배의 손길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157cm)는 한숨을 내쉬며 선배에게 핸드폰을 건네받은 다음 살펴본다. 일단 스마트폰 액정을 뜯어내서 상태를 점검한다.

“다행이도 터치 회로는 망가지지는 않았네요. 액정만 새로 갈면 되겠군요.”
“어 정말? 잘 됐다. 그럼 언제 다 고칠 수 있는 거야?”
“어디 보자...해당 액정이 제 창고에 남아있는지 확인해보죠.”

나는 선배가 가진 핸드폰 액정 부품이 남아있는지 컴퓨터로 확인을 해본다.

“마침 하나 가지고 있네요. 아마 5분 만에 다 고칠 수 있어요.”
“그래? 그럼 여기에서 기다릴게.”

아까도 언급했지만 나는 핸드폰 수리기사가 아니다. 물론 핸드폰 수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는 있다만 내 메이저는 아니다. 내가 세아 선배의 핸드폰을 수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딱 2가지 정도 있다.

“청구서는 선배네 기지로 보내면 되는 거죠?”
“으응...명목은 변신 장비 수리비로 해두도록 할게요.”

첫 번째는 선배가 악의 조직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전대 멤버들 중 한 명인 핑크라는 것이고 또 다른 이유는 그녀의 스마트폰에는 변신 기능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뭐, 애초에 내가 기존의 스마트폰을 개조해서 판 거니까 AS 정도는 책임져줘야겠지. 물론 일반 AS센터보다는 싸긴 하겠지만 청구서가 전대 본부에 있는 예산 기획처 담당자에게 날아가는 순간 그 분의 혈압이 조금 올라간다는 사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나는 액정을 새로 갈아 준 다음 곧 잠깐 선배의 스마트폰을 잠깐 손봐준 다음 넘겨주었다.

“액정은 일단 이번에 제가 만든 특수 소재로 만들었어요. 대전차미사일이나 레일건에 맞지 않는 이상 흠집날 일은 없을 거예요.”
“우와. 고마워!”
“아, 참고로 선배 폰에 있는 일부 악성코드들을 제거했어요.”
“응, 고마워. 역시 내 후배답게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구나!”
“이제 됐죠? 그러니까 이제 절 쓰다듬는 것은 그만해주셨으면 하는데요. 전 이제 신제품 제작 작업을 계속 진행해야 되서 말이죠.”
“신제품이라. 벌써 또 하나 만들었어?”

내 말에 선배는 가슴 속에 파묻었던 나를 해방시켜주면서 신제품이라는 단어에 흥미를 보이면서 묻는다.

“이번에 새로 설립 된 ㈜미라클에서 요청이 들어왔거든요. 신규 히어로를 위한 슈트 및 장비를 부탁한 다구요.”
“그러고 보니 우리 전대 사령관 아줌마가 이번에 밥줄 뺏어갈 회사가 나타났다고 싫어하던데 확실히 그 이름을 가진 회사였던 것 같아.”

사령관 씨라면 싫어하시겠지. 안 그래도 어제 같이 저녁 식사를 대접 받았을 때 미라클의 등장이랑 고향집에서 맞선보라고 전화해서 스트레스가 쌓인 다고 내게 하소연 했다. 그게 이번 해를 넘기면 30대가 된다고 하루라도 빨리 애인 만들고 싶다고 그런다.

“그러고 보니 너 어제 우리 사령관 아줌마랑 저녁 식사 같이 했지? 어땠어?”
“....어땠냐니요?”

선배는 뭔가 미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묻기에 나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외면한다. 솔직히 곤란했다. 어제 저녁 때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 때문이지 술에 떡이 되어버린 사령관 씨를 부축하느라 애먹었다. 자택까지 데려다 주고 나서 술에 취한 사령관 씨가 갑자기 나를 덮쳐서 곤란했었다. 비록 주변에서는 히스테릭 사령관이라고 까이지만 일단 어른의 매력이 확실하게 느껴지는 미인이다 보니 그때 당시 나로써는 내 안의 무엇인가를 시험받는 기분이었다. 내가 번뇌하는 사이에 입가에 술 냄새를 풍기면서 사령관씨는 어째서인지 내 상의 단추들을 다 풀고 바지에 손을 대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저항해서 내 정조를 지킬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전대 사령부실에 전화를 걸어보니 숙취 때문에 하루 휴가 냈다고 한다.

“별일은 없었어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뭐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어째 선배의 눈을 봤을 때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 듯 했다. 화제를 돌려야 하는데...

“ 선배 한 번 제 작업실로 와서 슈트를 한 번 보실래요?”
“그래도 돼? 고객의 경쟁사 사람에게 보여줘도 되는 거야?”
“딱히 뭐 크게 숨길 일도 아니고 선배가 어디 가서 떠벌일 정도로 입이 가벼우신 분은 아니잖아요.”
“그럼 한 번 견학 해볼까나.”

다행이 선배는 미라클에서 주문한 슈트에 흥미가 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서 일어난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선배를 내 슈트 제작실로 안내하였다. 그렇게 나는 그녀를 데리고 슈트 제작실이 있는 지하실로 내려왔다. 그리고 지하실 문 옆에 붙어 있는 단말기에 번호를 입력하고 곧바로 지문 인식기에 손바닥을 댄다. 그러자 한 1~2분 동안 내 지문을 스캔하더니 덜컹 소리 내면서 작업실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그 안에는 그동안 내가 제작했던 작품들과 내 이전 기술자이자 스승님이 만든 구형 슈트들이 격납고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선배는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히어로 전용 슈트들을 구경한다. 모두 히어로들이 은퇴를 해서 내가 거둔 슈트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부는 가끔 히어로들이 새로운 슈트를 받아서 쓸모없지만 버리기 아까워서 내게 맡긴 것들도 있다.

“우와...이거 굉장하잖아! 무슨 박물관 보는 것 같아!”

선배는 눈을 반짝이면서 슈트들을 구경하면서 감탄한다. 나는 그런 선배의 모습에 피식 웃다가 이내 미라클을 위해 제작 중인 신제품이 있는 곳 까지 나타났다. 그 곳에는 카드결제 단말기가 장착된 스마트폰이 있었다.

“저기 윤영아. 저게 변신 도구야?”
“네.”
“그런데 어째 그 계산대에서 보는 카드 단말기 같이 생겼다?”
“뭐, 실제로 그런 용도예요. 다만 돈 주고 변신한다는 차이점이 있지만요.”
“...?”

백문일견이라고 말로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것이 낳겠지. 나는 그 스마트폰을 들어 화면을 조작한다.

-변신 서비스 가동. 결제를 위해 카드를 대시거나 카드가 없으면 카드 번호를 입력하시기 바랍니다.
“결제? 저거 돈을 내야 하는 거야?”
“네. 그래야 의미가 있거든요.”

나는 주머니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단말기에다 그었다.

-결제 완료.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계음이 사라지는 동시에 스마트폰 화면에서 새하얀 스파크가 뿜어져 나와 나를 감싼다. 그리고 하얀 색 바탕에 가슴 부분과 관절 부위에 장갑이 장착 되어 있고 X 형태의 글라스가 달린 헬멧이 생성되면서 변신이 완료되었다.

“그게...네가 말한 신제품이라는 거야?”
“네. 히어로 명을 고객이 정하지 않아서 코드네임은 없지만 시리얼 넘버는 HS OG-14에요."
"그런데 왜 히어로로 변신하는데 돈을 내야 하는 거야? “
“아, 그게 이 히어로 슈트의 힘은 사용자의 재력에 비례하거든요.”
“재력에 비례한다고?”
“이 슈트는 사용자가 돈을 더 많이 지불할수록 기능이 늘어나고 지불한 금액만큼의 위력을 지닌 장비들도 제공해주죠.”
“...네 고객이라는 사람은 돈이 썩어 넘치는가 보네.”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이내로 드는 갑부라고 보면 되요.”

내가 손가락 다섯 개를 모두 펴 보이면서 말하자 선배는 질린 듯 한 표정을 보인다.

“일단 테스트부터 시작하도록 하죠.”
“테스트?”
“기껏 만들어서 물건을 팔았는데 제품에 결함이 있으면 신용에 문제가 생기잖아요. 그리고 장래 슈트를 개량할 때 필요한 기초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이거든요.”

나는 슈트 차림을 한 채 성능 테스트를 위한 방으로 들어갔다. 선배는 방 바깥에서 유리창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자, 테스트를 시작해보자고?”

내가 손가락을 튕기자 테스트실 바닥 부분이 열리더니 오락실에서 볼법한 미트가 달린 펀치력 측정 기기와 공이 장착된 킥력 측정 기기가 나왔다. 일단 기기들은 한 번에 최대 50t의 충격을 버틸 수 있도록 설계가 된 히어로 슈트 전용 측정기이다. 나는 자세를 잡은 다음 먼저 펀치력 측정기기 앞에 서서 응시하다가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렸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내가 펀치를 먹이는 순간 전광판이 작동하더니 이내 2.1t이라는 수치를 보여줬다.

“펀치력은 뭐...그저 그러네. 이번에는 킥의 위력을 볼까나?”

이번에는 킥 측정기기를 향해 돌려차기를 먹였다. 그러자 전광판의 숫자가 이번에는 4.2t이라는 수치가 보였다.

“뭐랄까 역시 금액이 너무 적었나? 조금 올려보자.”

나는 변신 기기를 꺼내 든 다음 화면을 누른다.

[추가 MP를 사용을 선택하셨습니다. 결제 요금은....]

나는 금액이 나오기도 전에 카드를 긁었다.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제를 마치자 말자 슈트에서 붉은 스파크가 띄면서 슈트 색이 붉은 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다시 펀치와 킥을 다시 한 번 날려서 측정하자....

펀치:5t
킥:7t

이라는 아까보다 괜찮은 수치가 나왔다. 처음 변신 했을 때 내가 지불한 돈은 한 1000만원 정도였는데 거기다가 9000만원을 더 지불하자 갑자기 슈트의 기본 스펙이 상승해버렸다. 나중에 클라이언트에게는 1억 이상의 금액을 결제하도록 따로 얘기를 해야겠네.

“흐음...이번에는 주력을 측정해볼까?”

펀치기기와 킥 기기가 다시 사라지고 슈트 상태도 1억 원을 지불하기 이전 상태로 일단 되돌렸다. 이번에는 단거리 달리기 코스가 나타났다. 100m 정도의 거리를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지 측정하기로 했다. 나는 자세를 잡은 다음 그대로 달려 순식간에 100m에 다다랐다. 전광판에는 5.8초라는 결과 수치가 떠올랐다. 일단 기본 스펙은 나오는 거네. 여기다가 돈을 더 지불해볼까?

[추가 MP 충전에 1억 원의 지불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카드를 그어 결제를 마치고 아까보다 더 많은 MP가 충전되는 것을 느끼며 달리자 이번에는 2.9초라는 아까의 1/2 정도 밖에 안 되는 수치가 나왔다. 역시 돈의 힘은 위대하군. 점프력도 하는 김에 측정을 해봤고 1억 원 미만의 금액을 지불했을 시한 24m정도였지만 1억 원을 지불했을 때에는 한 35m 정도가 되었다. 그렇게 측정을 마치고 나는 테스트 실에서 나왔다. 참고로 여기에서 말하는 MP란 Money Power를 의미한다.

“수고했어. 그나저나 그 슈트의 힘이라는 것은 어째 속물적인 것 같다? 더 많이 돈을 주면 줄수록 힘이 강해진다니....나 같은 서민이 다룰 물건이 아닌 것 같아.”
“재벌 총수 전용 슈트니까요.”

나는 질린 듯이 말하는 선배에게 대충 얘기한 다음 작업실 컴퓨터에 이번에 측정한 수치를 입력한다.

“아, 나 이제 아르바이트 시간이다. 나중에 봐 윤영 군!”
“조심해서 가세요. 선배.”

선배가 떠나자 나도 테스트를 통해 알아낸 개선이 필요한 요소와 그 방법을 입력한 다음 가게를 빠져나오려는데.....

“아직도 이런 히어로 슈트 제작 같은 천한 일을 하는 구나.”

갑자기 내 등 뒤로 인기척과 함께 상당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볼에 뱀 문신이 새기고 가죽 재킷에 부츠 그리고 한 쪽 눈에는 안대를 찬  흑발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그녀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부터 작업실에 온 거야? 루리아?”
“방금 전에 왔다. 딱히 뭘 하려고 온 것은 아니니 긴장은 풀도록 해라. 그나저나 성장을 하지 못했군.”
“.....신경 꺼.”

그녀는 내 최대의 적인 악의 조직 티탄의 여자 간부이자, 내 소꿉친구이며....

“네 약혼녀가 힘들게 왔는데 차도 내주지 않는 건가?”

어째서인지 장래를 약속한 사이가 되어버린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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