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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프대]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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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47 Aug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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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현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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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고향은 서울에서 4시간 차를 타고, 거기서 배로 1시간은 더 가야 도착 하는 곳에 있었다. 전체 인구수는 500명 정도. 아는 얼굴보다 모르는 얼굴이 더 적은 곳이다.

 다시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바닷바람을 맞으며 고향 섬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부모님은 내가 성인이 되기 전에 돌아가셨다. 세상 어떤 일이 그렇지 않겠냐마는, 그건 정말이지.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정확한 이유는 몰랐다. 숙부님에겐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얘기만 들었다. 왜 사고가 났는지. 대체 어떤 사고길래 부모님의 시신을 찾을 수도 없는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진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게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도망치듯 고향을 떠났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그런데 이렇게 다시 고향 땅을 밟게 될 줄이야. 사람 사는 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스마트폰을 꺼내 메시지를 다시금 확인했다. 짧은 내용이었지만, 나를 고향으로 불러내기엔 충분했다.


 [7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줄게. 최대한 빨리 돌아와.]


 말장난하려는 게 아니면 7년 전과 관련된 얘기는 하나밖에 없었다. 이제 와서 알려주기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평생 모른 채 살아가는 것보다야 백배는 나았다.

 배가 항구에 도착해 덜컹거리며 멈춰 섰다. 천천히 내려서자 익숙한 목소리가 나를 맞이했다.


 “오랜만이야.”


 옅게 탄 피부. 바닷바람에 바래진 긴 머리카락. 내게 문자를 보낸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낸 여자. 천신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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