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판프대] 죄를 달고 태어난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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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25 Aug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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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EIR
협업 참여 동의 아니오


교도관에도 악질이 있다.

이를테면, 지금 나와 내 룸메이트 셋을 일렬로 세우고 총을 겨눈 저 두 교도관들처럼. 총살이라도 하려는 걸까. 눈앞에 보이는 이 회색 벽이 평소보다 더 막막하게 느껴졌다.

내 옆 죄수가 거칠게 끌려갔다.

“야, 빨아.”

똑딱이 단추를 끄르는 소리. 

뒤이어 누가 무언가를 빨기 시작했다. 거기까지는 일상적인 소리였다. 그러니까, 감옥 밖의 일상. 키스를 하거나, 쭈쭈바를 빨 때 같은.

“더 맛깔나게 빨아, 새끼야. 야동 안 봤어?”

철컥

장전하는 소리.

그때부터 딱 그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컴퓨터에서 나는 그 소리. 두 교도관이 킬킬거렸다.

“잘 빠네.”

“치켜뜬 거 봐. 존나 꼴려.”

빨라고 한 교도관의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 숨소리에 담긴 열기는 내 귀까지 닿을 듯 뜨거웠다.

“야, 나 나올 거 같아.”

그 말에 빠는 소리가 멈칫했다.

“컥!”

목구멍까지 들어오기라도 한 걸까. 대답을 할 상태가 아닐 텐데도, 교도관은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한 발 쏴도 돼?”

“우욱…….”

말이 되지 못하는 신음. 내가 지금 보는 벽의 색깔이었다.

“와…… 울려고? 울려고? 그런 표정 지으면 못 참잖아, 븅신아!”

폭음.

내 맨발 뒤꿈치에 후두둑 날아온 뜨끈한 액체.

“치워.”

그때서야 우리는 뒤를 돌아보았다.

단 2분 만에 3년형에서 사형으로 재판당한 시체. 그 너머에서 금색 말총머리에 몸집이 작은 교도관과, 허리까지 오는 검은 생머리에 가슴이 큰 교도관이 웃고 있었다.

해맑게.

금색 말총머리 교도관의 총구에서 끈끈한 침이 뚝뚝 떨어졌다.

“싹 치워? 다른 건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너희는 이거만 치우면 돼. 방법 알지?”

토막쳐서 변기에 내리라는 소리다. 칼도 없는데.

그들은 문을 닫고 나갔고, 우리는 맨손으로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시선강간죄로 수감된 지 한 달째.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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