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판프대]벽화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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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44 Aug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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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파랑색
협업 참여 동의

 여느 마을이나 그렇듯이, 오래도록 전해온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숲의 마을엔 작고 반짝이는 요정들의 짖궃은 장난 이야기, 강변의 마을에는 하늘 사람이 마을을 세운 이야기, 평야의 마을에는 비를 내리는 여인과 그녀가 남긴 옷 이야기, 그리고 우리 동굴마을의 이야기. 



"아빠, 저 벽에 그려진 그림들은 뭘 그린 거에요?"


"벽화 말이냐? 말했잖니, 네가 조금 더 크면 그 때에 알려주마."


"또 그 말이에요? 꼭 9년 째 같은 말을 하고 계신건 알고 계시죠? 내년이면 저도 성인식을 치룰 자격이 생기는 나이 인걸요."


"......그래 너도 벌써 열 넷이구나. 너는 열 다섯이 되면 바로 성인식을 치르겠다고 했지? 그렇다면 이제쯤 알아두면 될 나이로구나."

벽화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항상 너는 어리다며 웃으며 어물쩍 넘기던 아빠였지만, 오늘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따라 오너라."

아빠는 이렇게 말하며 동굴 깊은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동굴의 안쪽 깊은 곳이란 벽화의 기괴한 형태의 생물의 이야기와 같이 나같은 아이들에겐 금기와 같은 것들이라 난 약간의 흥분과 두려움을 느끼며 조심히 아빠를 따라 갔다.

가려는 곳 까지는 꽤 거리가 있는지 아빠는 걸으며 나직한 목소리로 내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주로 벽화에 그려진 괴물들의 얘기였다. 굵다란 발톱으로 사람들의 내장을 파먹는 호랑이 바라미와 그놈의 사냥꾼의 이 주 간의 이야기, 칠흑같은 털을 가져 어둠 속에선 그 번쩍이는 안광만을 볼 수 있었던 거대한 곰과 놈의 심장을 꿰뚫은 풋내기 사냥꾼의 창 이야기, 눈을 본 사람들을 홀린 붉은 눈을 가진 삵과 놈을 애꾸로 만든 늙은 사냥꾼의 이야기.

그러다 아버지는 내게 말했다.

"저 공동으로 들어가거라 딸아. 그러면 너도 네 숙명을 이해하게 될 거야."  


나는 두근대는 가슴을 안은 채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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