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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호랑이님]나와 세희년(미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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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6:05 Jul 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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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로쉬크
"신나게 록큰롤 하고 계신 바쁜 와중에 죄송하지만 그만하고 잠깐 주인님 방으로 오시죠. 삼시세끼 챙겨 먹는것 자체가 죄악이신 도련님."

"우아악!"

뒤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라서 뒤를 돌아본 나는 그야말로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그곳에는 까나리액젓 한 배럴을 원샷한듯한 표정의 세희가 서 있었다. 나는 급히 바지를 끌러올려 추스렸다. 혐오라는 감정이 눈에 보일 정도로 강하게 내뿜으며 그녀는 눈을 더 찌푸렸다.

"정말 역겨운 현장이지만 주인님을 극구 말리고 제가 온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만약 주인님이 직접 오셨다가 이 광경을 보셨다면……. 주인님의 고매하고 순수하신 이성이 어떻게 망가지실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야, 야! 너 진짜 제발 소리소문 없이 들어오지 좀 마! 노크 몰라 노크!?"

"덕분에 현장범을 잡았습니다만, 제 눈과 정신건강이 걱정입니다. 그리고 극양신공을 연성한 무림고수마냥 그렇게 양기를 뿜어내는데, 지금 누구에게 노크를 요구하시는겁니까? 노크는 커녕 방문너머 주인님을 깨우신건 도련님이시지 않습니까?"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었다. 억울함에 울분이 터졌다. 아니 이 요괴들은 나에게 일말의 사생활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내가 무슨 판옵티콘에 수용된것도 아닌데 항상 쌓이는 평범한 남고생의 욕구는 도대체 어디에 발출하라는 것인가? 랑이? 아악! 아무리 랑이가 내 부인이고 뭐를 떠나서 나는 로리콘이 아니야!
절규하는 내 모습을 본 세희는 '너를 진심으로 경멸한다. 나에게 있어 경멸이란 단어의 대명사는 강성훈이다.'라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난 거의 울고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악마같은 세희의 입술은 내 이성을 철저히 부수기로 작정한 것 같았다.

"설마 방구석에 틀여박혀서 혼자 헐떡이시던게 페도필리아 주제에 최후의 양심을 주장하셨던 겁니까? 웃겨서 말이 안 나오는군요. 이곳에 그 좋아하신다는 젖소들이 가득한 잡지가 있는것도 아니고, 결국 모델로서 생각할만한 사람은 하나밖에 없는데, 뇌내망상으로 범하면 그건 양심적이다 생각하시는겁니까. 정말 안이하고 짧으신 생각에 감탄했습니다. 항상 그 무엇을 하시던지 제가 생각하는 하한가 그 이하로 치닫으시는군요. 자고로 십계명에서 말하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죄가 된다 하였습니다."

"너는 무슨 요괴주제에 십계명을 읊고 있어! 그리고 모델이 하나밖에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아, 제가 말실수를, 바둑이를 무시했군요."

세희는 그렇게 말하며 이젠 거의 발정난 개를 보는듯한 표정이 되었다. 당장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거세시켜 버릴 기세였다.
세희가 작정하고 나를 갈구기 시작했을 때는 변명이고 뭐고 통하지 않는다는것 쯤은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다. 도저히 말로는 세희를 이길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무력으로는 이길 수 있으냐 하면……. 말로 대적하는 것 보다 3만배는 더 승산이 없었다. 평소에도 세희가 날 잡으면 그저 샌드백마냥 털리는게 일이었는데 이번에는 뭐라고 빼도박도 못하게 딱 걸려버리고 말았다. 급격하게 후회가 해일처럼 밀려들어왔다. 벽도 마음대로 통과하고 그림자 속에 숨는것도 가능한 저 요괴를 두고 도대체 내가 무슨 배짱으로 이곳이 격리된 공간이라고 생각한거지? 미친 거 아닌가 진짜!
안절부절 우왕좌왕하는 내 모습이 한심스러웠는지 세희가 결국 한숨을 푹 쉬었다. 엇, 이렇게 빨리? 내가 수치심에 못 이겨 자살해버리기에 최고로 좋은 호기를 잡은 세희가 이렇게 쉽게 갈굼모드를 해제할 줄은 몰랐다. 세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도련님이 투신을 하시든 분신을 하시든 그건 아무래도 좋고, 도와드릴 의향도 있으니 나중에 천천히 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우선 주인님을 뵈러 가셔야 합니다. 주인님이 굉장히 불안해하시고 계십니다."

"뭐? 랑이가? 랑이가 왜?"

내 물음에 세희는 칫 하고 혀를 차더니 다시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모자라신 지능지수를 이렇게 고백해버리시니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멍청한 척을 하시는건지 정말 멍청한건지 모를 도련님. 생각이란 걸 조금이라도 해보실 노력은 전혀 안하시는겁니까? 저는 도련님의 뇌 대신 생각하기 위해서 존재하는것이 아닙니다. 주인님의 안위와 편의를 위해 살고있는 모범요괴인 제가 도련님의 멍청함까지 떠안고 가야한다는 사실이 정말 진저리처지는군요. 혹시 허락해주신다면 머릿속을 한번 개봉해보면 안되겠습니까? 포카칩마냥 질소충전이 되어있는것이 아닌지. 그 효용성이 전무한 머릿속엔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는 겁니까?"

세희의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에 나는 정신공황에 빠졌다. 세희의 패기에 질려 정신병원에 실려가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세희는 엠뷸런스가 아닌 운구차를 부르려는 것 같았다.

"제가 예전부터 그렇게나 말씀드렸는데, 제 말이 너무 달콤해서 말이 말 같지가 않습니까? 그 빈 깡통속에 조금이라도 주인님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숟가락 쥐는 법을 까먹는다 하시더라도 제가 떠먹여드리겠습니다. 최소한 주인님에 대해서는 조금 섬세한 감정을 가져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아, 아냐 난 이미 랑이에게 충분히 진지하다고! 지금 랑이가 내 방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불안해했다는 거잖아!"

내 말에 세희는 비웃음 지었다.

"그냥 기운이었으면 불안해 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주인님이 느끼신 기운은……. 아주 음침하고 불결한 그런 기운입니다."

갑자기 등 뒤에 소름이 확 돋았다.

"미치겠네, 그런것도 느껴진단 말야?"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강렬한 불쾌함이었는데."

세희는 다시 한번 떠올리는것만으로도 짜증이 치미는 듯 미간을 구겼다.
나는 그야말로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도저히 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찾지를 못하겠다. 이대로 랑이의 방으로 가서 애한테 도대체 뭐라고 설명을 해야하지? 물론 둘러대기야 어떻게든 둘러댈 수 있지만 랑이가 직접 보고 오라고 시킨 세희가 얌전히 있겠느냔 말이다. 랑이는 정말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하얀 도화지같은 심성을 지녔지만 그렇다고 머리가 나쁜것은 절대 아니었다. 본체는 영험한 지리산 호랑이인 것이다. 랑이의 예리한 지성과 직관이면 이해하는 것 이상의 지혜를 선험적으로 깨닫는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경험은 없으므로 분명히 원해오겠지. 그렇게 된다면……. 나는 자살하든지, 아니면 랑이가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해 주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다. 둘 다 내 신상에 그리 좋은 일은 아니었다.
내가 마지막 구원자를 찾는듯한 표정으로 세희를 올려다보자 세희는 그대로 다리를 들어 찍어 누르고 싶은 감정을 간신히 참는 듯 보였다. 입술을 거의 떼지 않으며 세희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뭘 원하십니까?"

세희야 내가 너 때문에 산다. 살아!

"아무것도 못 본 걸로 해주시면 정말 성은이 망극하옵겠습니다. 세희님."

내 부탁에 세희는 그 무표정한 얼굴에 살풋 미소를 띄우며 상냥하게 말했다.

"사법거래를 하시자는 겁니까?"

"뭐? 무슨 소리야 갑자기!"

세희는 앞으로 한걸음 다가오며 허리를 숙여왔다.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모든 혐의를 인정하시고 앞으로의 과정에도 순순히 협조해주신다면 그 형량을 줄여주겠다는 제안입니다."

"형량이라니……. 지금 나 고소당한거야?"

"고소라니 그 무슨 무식이 여실히 드러나는 말씀을. 현장범으로 형사입건 당하실 각오는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보시는 도련님."

전혀 농담같이 들리지가 않았다. 난 이미 세희에게 완전히 놀아나는 위치인 건가. 새삼 실감이 든다.

"아 알았어! 뭐라도 할 테니까 랑이에게 이상한 소리만 하지 말아 줘. 너도 랑이가……."

헛 하고 생각이 멈췄다. 가만 있어 봐. 세희는 절대적으로 랑이에게 종속되어진 창귀잖아? 그런 세희가 아직 어린아이인 랑이의 정신건강에 위해한 사실을 곧이곧대로 일러바칠 리가 없다!
내가 급히 세희를 올려다보자 세희는 악마와도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분명히 알겠다고 하셨습니다."

"뭣, 야. 자, 잠깐만!"

"아무리 하늘이 점지해 준 이름도 없는 한낱 단백질 포대에 불과한 도련님이라지만 그래도 3초만에 자신이 한 말을 번복하다니……. 정말 명불허전이군요. 그 하늘에 닿은 패역함에 항상 탄복하고 있습니다."

나는 거의 거품을 물기 직전이었다.





정신적 빈사상태가 되어 세희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따라가자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불안해 할 랑이를 달래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진정성있는 설명을 구상해야 할 판에 멍때리고 있자니 내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말이 되는 변명을 할 수 있을까? 며칠 전 치이와 함께 있었을 때 치이의 마수에 넘어가 엉덩이를 때려달라고 매달리던 랑이를 떠올리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레벨이 틀려 이건!
한창 머리아픈데 앞서가는 세희가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도련님, 정신머리가 너무 소중해서 어디 은행 신용금고에다가 맡겨두셨습니까? 왜 그리 넋나간 표정을 하고계신건지 보고있는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너 때문이지, 너! 지금 그걸 몰라서 물어!?"

내 발악에 세희는 뒤돌아보며 소스라치더니 두 손을 가슴께로 모으며 몸을 사렸다.

"어머나. 제가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어찌 주인님을 두고 절 생각하시며 열중하실 수가 있습니까? 단군이래 최악의 인간말종이신 도련님."

"야 이씨! 그만 좀 놀려!! 가뜩이나 죽겠으니까!"

세희는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

"전국추정 20만 로리콘이 침을 질질 흘리며 노리고 있는 주인님을 품절녀로 만들어버린 장본인이신 주제에 아직도 처신을 똑바로 못하고 우왕좌왕 하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것 아닙니까?"

"뭘 내가 우왕좌왕 한다는 거야?"

"도련님, 아직도 제가 도련님을 로리콘이라고 부르는 말 뜻을 이해를 못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 우왕좌왕이 아닌 뭔지 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아니라고 그렇게 이야기하는데도 싹 무시하고 항상 매도하기에 바쁘면서 무슨 말 뜻이 있단 거야. 내가 랑이한테 프로포즈 했나? 처음부터 날 서방이라 부르고 다짜고짜 붙들어맨 것은 랑이와 세희다. 물론……. 지금이야 싫지는 않지만. 선택권도 개인사생활보장도 없이 이렇게 있는건 내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나야말로 설명이 필요했다. 가만히 있자니 세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지갑에 6개월 짱박아 두실 도련님. 간단하지 않습니까? 주인님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오늘같이 불쾌한 일을 제가 겪지 않아도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다음에는 정 급하면 차라리 저한테 오십시오."

난 뭘 잘못 들었나 했다.

"어……?"

멍청하게 되묻는 날 보며 세희는 풋 하고 비웃었다.

"떡값이라도 드릴테니 그걸로 인절미나 8만원치 사 처먹고 턱 아파서 지쳐 잠들어버리라는 말입니다."

"무슨 소리야 그게."

이해를 못하자 세희는 더더욱 기세등등한 표정을 했다. 그게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세희와 말을 하다보면 항상 패배감만 느끼는 것 같다. 으으 하고 신음하는데 세희가 물어왔다.

"주인님께 뭐라고 변명을 해야 그 순진한 척 하는 역겨운 가면을 지켜낼 수 있을까 걱정하시고 계십니까?"

또다시 이죽거린다. 이쯤 되자 거의 자포자기의 심정이다.

"그러면 그냥 이실직고 할까? 남자란 생물은 원래 다 이런거다. 라고?"

내 말에 세희는 순식간에 구더기송충이액기스라도 마신듯한 얼굴이 되었다.

"미치지 않았습니까 정말? 지금 농담이나 살살 하면서 오냐오냐 하니까 아예 신나서 페도필리아임을 커밍아웃 하시기로 하셨습니까? 저라면 부끄러워서 어디 말도 못할 성벽을 그렇게 당당하게 말씀하시니 이 나라 경찰은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범죄자라는 자각이 있으신겁니까 없으신겁니까?"

갑자기 돌변하는 태도에 당황한것은 나였다.

"네가 먼저 했잖아! 그리고 아니 누가 페도필리아라는거야! 난 남자도 아니냐!? 그리고 어차피 알아야 할 일인데 지금 알게되면 랑이가 더 성장할 계……. 컥!"

순간 숨이 턱 하니 막혀왔다. 눈앞이 캄캄해졌다가 초점이 회복되니 눈 앞에 세희가 내 멱살을 틀어쥐고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성장할 계기? 지금 거기 구멍도 뚫린 입이랍시고 마음데로 지껄이고 있습니까?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주인님은 사랑과 관심을 드릴 수록 심신이 성장하게 된다고. 그런데, 그래서 한다는 소리가. 뭐? 지금 기회에? 무슨 마약을 하시길레 그런 생각을 했습니까? 농담으로라도 제 앞에서 절대 그따위 말씀 하지 마십시오. 찢어버리고 싶으니까."

랑이의 기백 앞에서도 꿋꿋했던 나는 세희의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이를 딱딱 떨었다. 주저앉고 싶었지만 멱살을 틀어쥔 세희의 힘이 얼마나 센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렇게 타인의 손에 완벽하게 지배당함을 인지한 것은 처음이었다.
세희는 이빨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입술만 움직여서 말했다.

"농담으로 하신 말씀이신지 진담이신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직도 도련님에게 그리 감정이 좋지 않습니다. 특히 방금 일로 더. 제가 여지껏 드렸던 이야기를 귓등으로라도 들으셨다면 이따위로 행동하시진 않으시겠죠. 아직도 잠드시기 전 주인님이 얼마나 도련님을 찾으시는지 아십니까? 직접적으로 말씀은 하지 못하십니다. 왜냐. 지아비가 원하지 않으니까."

"그, 그럼 어떻게 하란 거야! 내가 저 꼬맹이를 데리고 뭘 할 수 있을 것 같아!? 너도 그건 원……."

쾅!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세희가 다시 멱살을 잡은 그대로 나를 당겼다가 다시 쳐올린것이다. 어른거리는 세희는 무표정이었지만 가득한 분노가 깃들어 있었다.

"동정인 티를 그렇게 여실히 드러내지 않으셔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좀 모르면 닥치고 계시죠. 사랑해준다는것은 애고 어른이고를 가리지 않고 가능합니다. 도련님은 이미 충분히 주인님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예, 도련님은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지금 도련님의 머리속에는 아직도 그 웅녀일족의 나래인지 하는 계집년이 자리잡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놀아줘? 주인님은 심심할때만 필요한 장난감입니까? 제가 보아도 그렇게 눈에 선한데 주인님이 모르실 리가 없습니다. 아시면서 참고 계신 겁니다. 이제 그 계집년과 도련님이 얼마나 기막힌 재롱잔치를 하고 계신건지 아시겠습니까?"

세희의 날카로운 일침에 나는 정말 온몸이 꿰뚫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난 랑이를 기만하고 있던 것인가.
결코 랑이가 싫은것은 아니다. 이 세상에 랑이를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살면서 나는 랑이만큼 귀여운 아이를 보지 못했다. 활기차고 귀엽고 따뜻하다. 항상 나를 지아비라 부르며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아낌과 사랑만을 주는 랑이……. 하물며 나는 어떠하였는가. 랑이와의 혼인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한번이라도 한 적이 있었던가.
딸 삼고 싶다는 생각은 수없이 했었다. 하지만 랑이만을 바라보고, 랑이가 원하는 것을 해 줄 진지함이 있는가 하면 대답할 수가 없다. 나는 결코 나래를 잊을 수가 없었다.
할 말을 잃고 입을 다물자 세희는 잠시 나를 노려보더니 손을 놓아주었다.

"생각같아선 그 나래라는 것을 없애버리면 간단한 일이지만 아직 도련님도 어리시고 하니 뭐라 특별히 강요하진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인님도 그건 원치 않으셨습니다."

싸늘한 말이 내 목을 옥죄어왔다.

"그럼 가시죠. 주인님께서 기다리십니다."





"성훈아아! 괜찮은 것이냐? 방금 성훈의 방에서 무언가 엄청난 것이……!"

랑이의 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랑이는 화색이 만연한 얼굴로 벌떡 일어서더니 곧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힐끗 세희를 돌아보았다. 세희는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 고개를 갸웃했다. '나보고 뭐 어쩌라고?' 하는 의사표현이었다. 좋아 그렇다면 한번 믿어보겠어.

"뭐가 엄청나다는 거야?"

뚱하게 묻는 내 질문에 랑이는 한참을 머리를 싸매고 적당한 단어를 찾더니 결국 으아아 하고 소리쳤다.

"……으우. 잘 모르겠느니라!"

"그래 별로 걱정 안 해도 되는 거야. 그게 말이지……."

이제 적당히 구슬려서 랑이의 동심을 지켜줄 일만 남았다. 그런데 갑자기 랑이가 펄쩍 뛰더니 나에게 삿대질을 했다.

"후냣! 그래 바로 그거, 그곳이니라!"

"뭐, 뭐가?"

"아까 나를 깨웠던 그 기운 말이니라. 지금 성훈의 바지춤에 숨겨져있느니라!"

헛 하고 나는 숨을 집어삼켰다.
이불을 팽개치고 방방 뛰는 랑이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아무리 어린 아이의 몸이라지만 너무 적나라해버리니 도저히 똑바로 바라 볼 수가 없었다. 의식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무진 애를 썼건만 이미 나의 분신은 내 통제를 벗어나고 있었다. 한번 예민해지기 시작하자 순식간이었다. 초롱초롱한 랑이의 눈을 외면하며 벽장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은 어찌 랑이를 저런 보헤미안 본능이 넘치는 아이로 만드셨단 말인가……. 아 원래 지리산 호랑이님이시지.
그렇게 잠옷이란 걸 좀 입고 자라고 부탁을 해도 버릇이 이미 들어버렸는지 랑이는 아직까지도 잘 때가 되면 아무것도 입지를 않는다. 뒤통수에 손가락만 대면 곯아떨어지는 녀석이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자기전에 옷은 다 벗어놓고 자는지 모르겠다. 그럴 정신이 있으면 제발 좀 잠옷좀 입으란 말이야!
모든 원흉인 세희는 '도대체 이 쓰레기는 무슨 요일에 내놓아야하지?' 하고 고민하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도련님. 그토록 아니라고 부정하시더니 몸은 정직하시군요. 주인님께 소홀하셨던것도 일종의 작전이었습니까? 소위 말하는, 밀당? 방치플레이?"

"아냐! 아니라고!!"

"역시 아까 상상하시던 모델도……. 아, 제가 실수를 했군요. 차라리 아까 한 번 빼실때까지 기다려드릴 걸 그랬습니다. 그러면 지금처럼 푼수빠진 강아지마냥 때와 장소 못가리고 세우시진 않으셨을 것 아닙니까. 어차피 한 20초만 기다렸으면 되었을텐데 제가 너무 성급했군요. 죄송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준비되어있으신 도련님."

도저히 고함을 안 지를수가 없게 만든다.

"야! 누구 마음대로 멀쩡한 남자 고등학생을 조루로 만들어!"

"후냥? 조루가 무엇이느냐? 나도 가르쳐 주어라아."

랑이는 그 와중에도 천진난만하게 묻는다. 랑이를 옆에 끼고 세희와 싸웠다간 도저히 정신이 남아나질 않는다.

"대표적인 동물로는 토끼를 떠올려보시면 됩니다. 주인님."

"……? 성훈은 토끼와는 다르지 않느냐?"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랑이를 보며 세희가 나를 곁눈질했다. 그 눈초리에서 기필코 날 파멸시키고 말겠다는 궤휼함과 사악함이 느껴졌다. 저건 진정 악마였다.

"제발 좀 랑이야."

나는 세희가 뒤이어 추가타를 먹이기 전에 뒤편에 팽개쳐진 이불을 들고 와 랑이에게 둘러주었다. 랑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가 곧 에헤헤 하고 웃음짓는다.

"으냐냐냑, 기분 좋느니라……."

랑이는 이불을 부어잡고 좋아 어쩔 줄 몰라했다. 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문득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항상 랑이는 이런 작은 관심에도 기뻐했다. 언제나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행복해 했었다.
죄책감도 책임감도 아닌 이상한 감정에 한창 고민중인데 무언가가 나에게 달려들었다.

"후냥!"

"우악!"

무방비상태로 있던 나에게 랑이가 무작정 매달려 온 것이다. 나는 작지만 엄청난 추진력을 지닌 랑이의 태클에 꼼짝없이 뒤로 넘어갔다. 얼마 전 본 UFC에서 허리 밑으로 오는 태클은 어떻게 방어하라고 했지? 그게 아마 상대의 목을 내리누르면서 니킥을 복부에……. 그게 아니잖아!!!
반항 한번 못하고 랑이와 얽혀 넘어지면서 눈앞이 아찔해졌다. 쓰러지는 와중에도 세희의 이죽거림이 귓가에 스쳤다.

"정말 가관이군요. 주인님 하나도 똑바로 못 받아주시다니. 허약하기가 젖은 빨래만도 못한 도련님."

넘어지면서 머리를 찧었다. 쓰라린 뒤통수를 부어잡고 엉거주춤 몸을 일으키려는데 랑이가 더더욱 매달려왔다.

"으냑! 성훈아 괜찮느냐. 나, 난 그저 성훈을 도와주려고……!"

안절부절하는 랑이의 볼살을 잡아 늘였다.

"흐우하아아아!"

"너 인마, 사람이 고민하고 있는걸 도와주려면 가만히 둬야지. 달려들어서 엎어트리냐?"

"우냐냐냑……. 뭔가 고민하고 있었느냐? 하지만 이것! 이건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 기회였느니라!"

어? 뭐가? 하고 되물으려는 찰나 랑이가 콱 하고 무언가를 움켜쥐었다. 그 움켜쥐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말인즉슨…….

"으악! 랑이야!"

"잡았다 요놈!"

내 오른손 말고는 그 누구에게도 허락치 않았던 내 분신이 처음으로 여자의 손에 넘어갔다. 여자라기엔 좀 작지만 여하튼간에 여자였다. 평소 상상만으로 꿈꿔오던 시츄레이션이지만……. 상상보다 조금 와일드하고 하드코어한 것은 역시 현실이라서 그런 것이겠지?
엄청난 압력에 헛숨을 컥 들이마셨다. 제발 놓으라고 말하려 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사냥감을 포획한 맹수같은 표정을 한 랑이를 한시라도 빨리 제지해야하지만 그것은 생각으로밖에 발현되지 않았다. 랑이의 초인적인 악력은 순식간에 내 행동의 자유를 박탈했다. 억 소리가 절로 났다. 아까 밖에서 세희가 멱살을 잡고 숨통을 조였을때도 이정도의 강제력과 공포는 없었던 것 같다.
랑이는 공포에 질린 내 얼굴을 올려다보니 할짝 하고 혀로 입술을 핥았다. 나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랑이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평소 귀엽게만 들렸던 랑이의 목소리가 음산하기 짝이 없게 들렸다.

"으후후. 성훈아 너무 무서워하지 말거라. 이 몸의 손아귀에 들어왔으니 이제 꼼짝마라이니라! 이 녀석을 냠냠 해버리겠느니라. 냠냠."

"뭐!? 냠냠!?"

비명을 지르며 랑이에게 상황설명을 하려는데 말을 똑바로 나오지도 않고 이미 랑이는 내 바지 위로 손을 넣고 있었다. 내 분신은 랑이의 압력에 저항하며 더더욱 강해지는 중이었고 랑이는 '오호 이것 보게?'하는 표정으로 더더욱 손아귀에 힘을 가했다. 제발 누가 나 좀 살려줘. 제발.
그리고 나는 이 방에서 유일하게 날 구원해 줄 한 사람을 발견했다. 세, 세희님! 다급히 세희를 돌아보자 세희는 걱정되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세희야 제발……!

"주인님. 꼭꼭 씹어 드셔야 합니다. 해면체라는게 좀 질겨야 말이죠."

"후냥? 해면체? 그게 무엇이느냐?"

"야!!!!!"

결국 고함을 지르자 그제서야 세희는 쳇 하고 불만을 표하며 다가왔다.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괜찮아 보여!?"

나는 기가막혀서 소리질렀지만 랑이는 달랐다. 랑이는 움찔하더니 나를 다시 조심스레 보았다. 60억인류중 절반인 30억 남성들의 고뇌를 모두 짊어진 듯한 표정을 하고 있으니 랑이는 그제서야 무언가 깨달은 듯 세희를 바라보았다.

"후냥?"

세희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지껄이기 시작했다.

"주인님. 그 더럽고 추잡한 욕망의 상징은 그렇게 과격하게 잡으시면 안 됩니다. 조금 더 섬세하게 하셔야합니다."

"섬세하게 말이냐?"

"예. 꽃 줄기를 톡 따는것 같은 섬세함 말입니다."

뭘 톡 따?

"그딴 섬세함은 필요 없어!"

"죄송합니다 도련님. 비유가 부적절했군요. 종이학을 접는 것 같은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아! 종이학! 알겠느니라!"

"야!!"

섬뜩한 비유였지만 랑이는 융통성있게도 섬세함이라는것만 수용해 준 듯 하였다. 옥죄어오는 압력이 조금 약해지자 나는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섣불리 몸을 뺐다간 호랑이의 사냥본능을 일깨우게 될까 두려웠다. 다큐멘터리에서 본 호랑이의 사냥방식이 떠올랐다. 도망치는 순간, 득달같이 달려들어 숨통을 끊어놓는다. 그리고 사냥감은 톰슨가젤이 아닌 꽃……. 그래, 마치 꽃 줄기를 톡 따듯 말이다……. 내 분신의 숨통이 끊어지거나 종이학이 되는건 결코 원치 않았다.

"랑이야."

"후냥?"

"그 손좀 놓으면 안되겠니?"

"으냑, 간신히 잡은 것이니라. 지금 끝장을 보지 않으면 이것이 또 성훈의 방에서 날뛸것 아니느냐? 난 그것이 너무 걱정되느니라!"

말이 참, 어째 저런 말이 나올 수가 있지. 제 4812738221회 강성훈 뇌내회의에서는 충동과 자제력과 수치심과의 삼파전때문에 아주 난장판이었다. 뒤에서 지켜보는 세희의 눈빛도 한 몫 했다. 한참을 문장을 골랐지만 마땅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제 정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모든 심력을 쏟아붓고 있었다. 떨리는 입을 간신히 열어 말했다.

"랑이야 나는 네가 그 부, 불쾌한 것을 잡고있다는 것이 너무 싫다."

결국 한다는 소리가 이런 것이었다. 살면서 내 분신을 내가 불쾌하다고 표현하게 될 날이 올 줄이야. 부모님 죄송합니다. 등 뒤에서 푸훕 하고 웃는 소리가 들린다. 세희 너……!

"……? 그게 무슨 말이느냐?"

천진난만하게 묻는 랑이의 말에 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뒤에서는 자꾸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짜 돌아버릴 것 같은 심정이었다. 세희는 도대체 나한테 무슨 척을 지었길래 이렇게 괴롭히지 못해서 안달인것인가. 짜증이 솟구쳤지만 아직도 내 분신은 랑이가 억류하고 있는 상태였고 그게 아니더라도 저렇게 순수한 눈을 한 랑이에게 할 말 못할 말 다 해줄 순 없었다. 아까 세희에게 농담 한번 잘못 던졌다가 멱살까지 잡혔지만……. 최소한 나는 랑이를 딸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어린 딸에게 가감없이 100% 리얼한 성교육을 자신있게 해줄 아비가 어디 있겠는가.
아 또 갑자기 열받네. 이런 상황까지 몰리게 된 것에 대해 생겨난 억울함과 분노의 화살은 모조리 세희에게로 향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이미 떠들고 있었다.

"아니 그러니까, 굳이 랑이 네가 처리하지 않아도 세희 선에서 처리해낼 수 있는 사안이라는 거지."

내 폭탄같은 말에 세희의 웃음소리는 뚝 그쳤고 랑이는 울상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후회했다.

"싫으니라. 이잉, 성훈이 곤란해하는 일은 항상 왜 세희가 처리해주느냐! 나도 도와주고 싶으니라! 도와주게 해 주어라!"

도리질하며 더더욱 손아귀에 힘을 주는 랑이의 진심어린 정성에 냉큼 응 그래 라고 답할 뻔 했다. 결코 내 분신을 터뜨릴듯한 기세에 눌려서 그런것이 아니다……. 하지만 도와주긴 뭘 도와주냐. 네가 도와줬다간 9시 뉴스에서나 나를 볼 수 있을 거다. 아직 뉴스로 유명세타고싶은 생각은 없단 말야.

"말 좀 들어 랑이야. 내가 네가 해줄 수 있을 일이었음 진즉에 부탁했지. 안 그래? 이건 정말 너무……. 더, 더러울 거라고."

"아니느니라! 더럽다니! 이 내가 더러움 때문에 성훈의 도움이 되는 일을 마다할 것 같으냐!?"

랑이의 말은 눈물나게 고마웠지만, 며칠전에 랑이가 내 발바닥을 핥던 일이 떠올랐다. 순식간에 피가 얼굴쪽으로도 쏠렸다. 다행이 얼굴은 팽창하지 않고 붉어질 뿐이었다. 이제 거의 덜덜 떨리는 입을 억지로 움직였다.

"랑이야……. 네가 손에 쥐고 있는 그건 내 바, 발바닥이랑은 비교도 안 돼. 그래. 내 몸 중에서 최고라니까."

"후냥? 최고?"

아차 단어 선택이 뭣같았다. 또다시 등 뒤에서 웃음이 터졌다. 더 이상 끌다간 이도저도 아니게 될 것 같았다.

"제발 그냥 좀 놔줘 랑이야. 부탁할게."

"으우……. 나는 이런게 없는데 왜 성훈에게만 있는것인지 모르겠느니라. 최고라서 그런것이냐?"

그래 세희도 없지. 근데 나는 있어. 너는 몰라. 세희도 몰라. 모른다고!
내 머리속 절규가 들리는지 안들리는지, 랑이는 답잖게 쑥스러워하는 표정으로 우물쭈물했다. 난 정말 이제 될대로 되라 싶은 심정인데 랑이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그저 냠냠해버리려고만 생각했느니라……. 나는 성훈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발바닥이든 어디든 상관치 않느니라. 성훈은 이게 더럽다고 했지만 절대 그렇지 않느니라! 다만……."

"한 군데 더럽다 생각하는 곳이라면 얼굴이 있느니라."

일순간 나는 패닉에 빠졌고 랑이는 고개를 들어 내 뒤를 보았다.

"세희! 내 서방에게 그게 무슨 말버릇이더냐! 내 목소리로 장난질이라니!"

"죄송합니다 주인님."

세희는 전혀 안 죄송한 목소리로 사죄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사죄 대신 다른것을 선물해주었다.

"주인님. 이제 그만 놔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도련님의 말대로 제 선에서 처리하겠습니다."

드디어 날 가지고 놀 만큼 놀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으! 세희 너마저 그러느냐!"

"제 의사가 아닙니다. 다만 도련님이 그리 원하시니 재차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주인님 지금이라도 주무셔야하지 않습니까? 주무시다가 중간에 깨신지 너무 오래 지났습니다. 고단하십니다."

"으냐냐냐냥……."

그 말을 듣자마자 랑이는 마침 졸리던 것을 깨달았다는 듯이 하품을 했다. 난 얼이 빠졌다. 내가 아무리 랑이를 귀여워하고 이뻐한다지만……. 뭐 이런 게 다 있어?
황당해하고 있는데 순간 전신의 자유가 돌아왔다. 어? 하고 보니 랑이는 내 분신에서 손을 놓고 일어서고 있었다. 꼬리가 잡힌 손오공을 체험해 본 기분이 아주 생생했다. 다시는 겪기 싫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나서시자 한번에 날 구원해주신 세희님. 악마와 똑같이 보였던 세희가 갑자기 천사로 탈바꿈했다. 세희님의 은총에 기쁨의 눈물이 다 흐르려고 했다. 세희는 감격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내 시선이 징그러운 듯 눈을 돌렸다. 그때 랑이가 말했다.

"후냥, 알았느니라. 그럼 빨리 끝내거라."

"어……?"

방금 무슨 소릴 한 거야 얘가.

"성훈이 아까 그러지 않았느냐. 세희가 처리할 수 있다고. 빨리 처리하거라."

딸내미가 '아빠, 아빠! 학교에서 오늘 성교육했는데 빨리 실습 보여줘 실습! 동생 가지고 싶어!'라고 보채면 이런 기분일까? 난 당황하다 못해 말까지 더듬었다.

"아, 아니 랑이야 그, 그건 네가 볼 필요는 없고 일단……."

랑이는 단호하게 내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아니느니라! 내가 그것까진 양보해줄 수 없다! 이대로 내가 잘 수 있으리라 생각하느냐? 세희가 처리하고 나면 그때 자겠느니라. 엣헴."

떨리는 눈으로 뒤를 돌아보니 세희가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마주친 눈 너머로 음산한 귀기가 스멀거렸다. 세희는 눈빛만으로 나를 정신병원에 보내버릴 정도의 패기를 내뿜고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 세희가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밀려오는 공포와 절망때문에 웃음이 실실 나올 정도였다.
바로 옆으로 다가온 세희가 서서히 입을 열었다. 지옥의 문이 열리는것처럼 보였다.

"뭐가 좋다고 실실 쪼개십니까. 진짜 확 쪼개버리는 수가 있으니 얼굴 근육 힘 꽉 주시죠. 힘 풀리십니까? 신나십니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나지막한 세희의 어투에서 나는 진득한 혐오와 살의를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서방이 위기에 처했다는 걸, 아니. 위기에 빠뜨렸다는 걸 알기는 하는지 랑이는 마침 생각났다는 듯 아! 하고 감탄사를 지르며 세희를 불렀다.

"세희야. 그리고 조심하거라. 그것이 참 얼마나 단단하던지. 힘을 주면 줄수록 단단해지더구나."

"알겠습니다."

쪽팔려서 도저히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힐끔 세희를 보니 그 표정이 아주 예술이었다. 데프로마시옹을 조금 가미하니 파괴신의 모습이 되었다. 세희가 중얼거렸다. '그래, 그렇게 단단하단 말이지?' 순간 인터넷에서 본 어떤 사건이 생각났다. 항공기 소재로 만든 아이폰의 강도를 실험해보겠다며 샷건으로 아이폰을 갈겼던……. 오 맙소사.
벌벌 떠는 나에게 턱 하고 어께동무를 걸친 세희는 나를 끌고 돌려세워 랑이의 반대편으로 돌아섰다. 이건 흡사 고등학생 형들이 중학생들 삥 뜯을 때 쓰는 그 포즈……!

"좋은 말 할때 빨리 세운거 도로 내리십시오. 피차간 안 좋은 일 발생하기 전에."

그보다 훨씬 질이 안좋았다.

"그,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거였으면 애초에……."

"마음대로 안 된다는 핑계입니까? 정말 마음대로 안 되게 몸에서 분리시켜드리는 수가 있습니다."

"훗날 랑이가 슬퍼할거야."

"아직도 그따위 농담이 나오십니까? 그대로 다져다가 소세지공장에 납품해버리기 전에 더이상 절 열받게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대한민국 판사였다면 당장 주인님 반경 500km 안 접근금지 판결을 내렸을 것입니다."

"국외추방이잖아!"

살다 살다 이런 협박은 정말 처음 듣는 것 같았다. 게다가 내 분신은 세희의 욕을 공격이 아닌 버프로 받는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지 마 제발 좀!
뭐라고 더 독설을 퍼부으려고 일발장전하던 세희는 잠시 주춤하더니 진짜 이제는 지친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지껏 지켜보면서 설마 설마 했는데, 설마가 사람잡는단 말 하나 틀린 것 없습니다. 도련님이 마조히스트일 줄이야……. 단군의 자손들이 답이 없는건 알고 있었지만 도련님은 개중에서도 성골이시군요. 최고이십니다. 로리콘에 마조히스트에 시도때도 못 가리고 세우질 않나."

나 역시 지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게 다 네가 랑이의 취침시 복장을 저렇게 가르쳐놓은 탓이잖아. 난 정언명령에 따랐을 뿐이야!"

세희는 기도 안 차다는 듯 대꾸했다.

"도덕법칙으로서 확립되어야 할 정언명령을 그 추잡함을 합리화하고자 들먹이다니. 칸트가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뺨따귀를 후려칠만한 소리를 전혀 부끄럼도 없이 떠드십니다? 역시 대단하신 도련님. 칸트가 사변적이성의 사용을 그따위로 하라 하덥니까?"

"그만큼 불가항력이라는 말을 하고싶단 거야. 넌 모, 모르잖아."

내 말에 세희는 살풋 눈가를 찌푸렸다.

"예 모릅니다. 하지만 방법은 압니다. 지금 당장 도련님을 질식시켜 임사체험을 시켜드리면 되겠습니까? 남자는 죽는 순간 체액을 모조리 쏟고 죽는다던데."

다시끔 느끼는건데 절대로 세희한테 이길 생각을 해선 안 된다.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개길게요. 다만 시간을 좀 주십사……."

"저라면 이따위 쓸데없는 이야기 할 시간에 애국가 1절에서 4절까지 부르고 5절은 만들어 부르겠습니다. 정말 노력하는 모습이라고는 전혀 안 보여 주시는군요."

"알았어 부르면! 부르면 되잖아!"

사실 아까도 불렀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해내지 못하면 앞으로를 감당할 수가 없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애국가를 다시 부르기 시작했다. 최선을 다하는 내 귓가에 세희가 속삭였다.

"오랑우탄과 다를 바가 없는 도련님. 빨리 하시길 바랍니다. 점점 인내심의 한계를 느낍니다."

"제발 좀 봐줘. 이제 10초도 안 지났는데 무슨 한계야."

"귓가에 속삭이지 마십시오. 제가 도련님 애인입니까? 속삭이게?"

니가 먼저 했다고 따지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아예 말을 말자. 나는 세희를 무시하고 머리속으로 애국가를 2배속으로 불렀다. 태극기가 펄럭거리는 이미지가 지나갔다. 순간 웃음이 터졌지만 간신히 참으며 태극기의 4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건곤감이가 어떤 순서였지? 그리고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파노라마. 우아하게 피어나는 무궁화와 다채로운 한복을 곱게 입고 강강수월래하는 아낙들.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쥐불놀이, 널뛰기하는 소녀들, 세계제일의 재기차기강국, 마을의 우열을 가리는 고싸움, 북청사자놀음, 냄새가 일품인 청국장, 김치……. 퍽킹 김치맨…….

"무슨 생각 하십니까? 도련님."

"아, 아무것도 아냐!"

생각해보니 욕쟁이 할머니도 여기 있었다. 순간 세희의 눈초리가 가늘어졌다. 식은땀이 흐른다. 너 이 새끼 머릿속은 내가 다 꿰뚫어보고 있다 무지렁이 새퀴야 하는 무언의 압력이 초단위로 밀려드는데야 견뎌 낼 재간이 없다. 지금이라도 죄송하다고 빌어볼까? 하고 부질없는 희망을 품는데 세희는 입을 열어 그 희망을 산산조각냈다.

"도련님. 방금 속으로 제 욕하신것 아닙니까?"

"그럴리가, 내가 널 얼마나 존중하는지 잘 알잖아."

다급히 내뱉는 내 변명에 세희는 어쩔줄 몰라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다행입니다. 방금 도련님 표정이 영 편찮으시길레 혹시나 했습니다. 저는 어휘력도 모자라고 심성도 여려서 일평생 인신공격이나 육두문자 쓸 일 없이 주인님밖에 모르고 살아왔었는데. 도련님에게 핍박이라도 받으면 도무지 어찌해야 할지……."

안도한 듯 가슴을 쓸어내리는 세희를 보며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하하. 농담이지 세희야?"

"농담은 도련님이 먼저 하셨습니다."

역시나 싸늘한 대꾸가 날아든다. 아, 젠장. 후회가 든다. 아까 귓가에 먼저 속삭인건 너였다고 털리는 한이 있더라도 말 해 볼걸. 다시 투덜거리려다가 생각해보니 목덜미가 서늘해졌다. 욕쟁이 할머니라고 했던 걸 들었다 이거잖아!? 세희가 단박에 내 목 뒤로 기요틴을 꽂아넣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세희가 팔을 풀고 뒤로 물러섰다.

드디어 나를 본격적으로 패기 위해서 클린치상태를 푼 것인가. 일방적으로 처 맞긴 싫어서 재빨리 파이팅자세를 취하려는데 세희는 별로 그러고 싶은 마음이 없어 보였다.

"여하간, 상황은 얼추 정리된 것 같군요."

어? 하고 옆을 돌아보니 랑이가 이불을 똘똘 말고 웅크린 채 잠들어 있었다. 세상모르고 천사같은 얼굴로 자고있는것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결국 애일 뿐인데 뭐가 이리 힘든 것인지……. 그제서야 나는 내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아, 이건 세희때문이구나.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이 풀리려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 무슨 개망신인가. 뭐 이미 망신이란 망신은 당할대로 당하긴 했지만 필사적으로 버텼다.

손으로도 못 찢는 청바지를 뚫고 치솟을 듯 진화했던 내 분신도 세희의 무형지기에 눌렸는지 맥을 못 추고 원상태로 돌아가 있었다. 아까 욕버프를 받고 걷잡을 수 없이 out of control였던건 일시적 현상이었나 보다. 그런데 그렇게 발……. 분기탱천 하다가 갑자기 수그러든 분신을 보니 문득 섬뜩한 상상이 들었다. 이거, 세희의 기폭발에 마지막 회광반조를 보이시고 고인이 되신건 아니겠지 설마. 감각이라도 살아있는지 만져보고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랬다가는 정말 난 끝이다.

"……여기서 한 번만 더 주인님을 깨웠다간 그땐 알아서 하십시오. 그땐 도련님도 죽고 저는 사는겁니다."

"뭔가 말이 좀 이상한데."

"도련님이랑 너죽고나죽자 할 줄 알았습니까? 착각도 유분수라는 말이 이래서 있는 것이군요."

"넌 도대체 날 어느정도로 보고 있는거냐?"

뚱한 표정이던 세희는 내 말에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며 평소 한번도 보여준 적 없는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을 보여주었다.

"정말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정말? 제가 평소 도련님을 보는 그 본심 그대로를 전해드려도 된다고 허락해주시는겁니까? 항상 도련님께 '조언'을 드리는 제 입장을 말씀드리자면, 밑빠진 독에 물을 계속 붓는듯한 기분이었고 도련님은 그 흐른 물을 목마르답시고 깨작깨작 핥아먹는 상황이었는데. 이제 그 구멍을 메운 채로 물을 부어도 되겠습니까? 그 독에 빠진 도련님이 물 때문에 익사하시던지 아니면 다 마시고 살아나던지 저는 염려치 않아도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뭔가 점점 막 늘어나는 것 같은데?

"나한테 뭘 원하는건지 모르겠는데 네가 그 정도로 열정과 성의를 부어대면 난 99% 익사할거라 생각해……."

"……? 1%의 생존을 기대하십니까? 그 1%는 물을 붓다못한 제가 열받아서 홧김에 물 대신 시멘트를 부을 확률이라 생각합니다."

"넌 날 무조건 죽이고 말겠다는 것 같다?"

"그렇게 오해하시다니 섭섭합니다. 1%밖에 안 된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까? 나머지는 그 물을 다 마시지 못하신 도련님의 잘못입니다."

저 무표정한 얼굴로 아쉬움이라는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구나.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상하게 물을 비유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물 생각이 나는지 세희는 랑이 머릿맡에 떠 놓은 자릿끼를 향해 손을 뻗었다. 물통을 들고 꼴깍꼴깍. 물을 마시고 있는 세희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목이 말라왔다.

"세희야 나도."

아무 생각 없이 세희가 마시고 있는 물통으로 손을 뻗었는데, 그 순간 세희가 물을 다 마셨다. 음, 예전에도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한 다음 서로 물통을 돌려 마시다가 너도나도 마시겠답시고 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생겼었지. 물론 그때야 뭐 좀 흘리더라도 별 신경 안쓰고 '임마들아 좀 순서대로 마셔!' 하고 넘어갔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도 상대도 달랐다.

세희는 물을 뒤집어쓴 채, 축축해진 앞섶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공허한 시선은 언제나 그렇듯이 감정을 읽을 수 없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퉁. 하고 물통이 떨어져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사신이 내리는 사형선고처럼 들렸다. '네놈의 짧았던 인생 이제……. 퉁.'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저기 굴러다니는 물통 옆에 내 머리통이 사이좋게 페어로 굴러다닐지도 모른다는데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어떻게든 살고 봐야겠다는 생존본능이 나를 지배했다.

"세, 세희야 괜찮……?"

생존본능과 함께 기본적인 에티켓의 발현에서 이어진 행동으로 인해 나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야 말았다. 너무 없어서 정말 없는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볼륨감이 있었다. 세희 너 제법……. 이 아니라 아차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세희는 옷 소매를 틀어쥐고 어떻게든 젖은 부분의 물기를 흡수해보려고 하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엉거주춤한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젖는건 싫다고 했는데…….'

"어?"

세희가 뭐라고 중얼거렸는지 들리지 않았다. 듣진 못했지만 유추해낼 순 있었다. 평소 세희의 언행이나 나를 대하는 태도, 취급하는 정도를 생각한다면 분명히 나를 당장 죽여버린다는 결심을 입 밖으로 뱉은 것이던지 아니면 저주의 말을 읖조린 것일 것이다. 상식적으로, 아니 이게 상식적인건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그랬다.

"미, 미안해 제발."

나는 무언가 이상한 말을 지껄이며 세희에게 용서를 빌었다. 어찌해도 좋으니 나의 이 진정성이 전달이 되었을까? 두려움에 떨며 세희님의 처단을 얌전히 기다렸다.

하지만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세희가 나에게 가할 수 있는것은 세가지로 추릴 수 있는데, 첫번째는 손이나 발을 이용한 피지컬한 폭력. 두번째는 멘탈붕괴를 일으킬정도로 가공할 언어폭력. 그리고 세번째는 둘 다. 그 외의 상황은 상상해본적도 없고 바란적도 없었다.

"도련님."

예상치도 못한 톤의 세희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굉장히 위험했다. 아니,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방금 전만 해도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뭔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라는게 얼마나 간사한 동물인지……. 세희를 피해 도망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달려오는 오토바이를 보면 본능적으로 피하는것과 똑같았다. 조건반사인지 척추반사인지 잘 모르겠는데, 여하간 나는 어느센가 물러서고 있었다. 뒷걸음질 치며 몸을 숙였다. 최대한 의연하게 보이려 했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이미 나는 이정도로 세희에게 사육되어진 것인가.

"왜 물러서십니까?"

나의 고성능 두뇌는 세희 목소리의 주파수 대역을 자동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사실 별거 없었다. 항상 세희가 보이는 태도는 비웃음 아니면 놀림 둘 중 하나니까. 찍어도 50%인데, 그간 당할대로 당한 나의 분석은 이젠 절대 빗나갈 수가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래 지금 이 목소리는…….

뭔지 모르겠어!

"그, 그런 너는 왜 다가오는데. 저리 떨어져."

"호호, 참. 지금같은 상황에선 원래 반대로 행동하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닌지요."

"무슨 상황을 말하는건지 모르겠는데. 일단 지금은 아니라 생각해."

"제가 이렇게까지 도련님께 불신을 사고 있을 줄이야. 저 세희, 이 슬픈 마음을 금할 길이 없군요."

으아아아아!

"너 지금 정말 이상해!"

세희는 순식간에 다가오더니 기겁해서 비명을 지르는 내 입을 틀어막았다. 입을 틀어막는건 음식이나 손바닥, 뭐 심지어 슬리퍼까지 물어봤지만 이건 처음이었다. 뭐? 입술!

-to be continue





가입인사차 올림니다.

판갤 마음대로 게시판보다는 여기가 맞는것 같군. 그런데 야설 써도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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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7)

KJR 11.07.13. 12:24

마음대로 게시판에 있던 글줄 뒤에 이은 것도 터지는데 ㅅ발 막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샤유 11.07.13. 13:32
노식! 노식! 노식은 신인듯
가람온
가람온 11.07.14. 01:50

...이건 찐감자의 맛입니까?

눈깔
눈깔 11.07.17. 19:29

폭풍같은 조회수

로쉬크 작성자 11.07.18. 07:29

야설로 아퀴를 지었다면... 일단 안되겠네요. ㅎㅎ

수려한꽃
수려한꽃 로쉬크 11.07.18. 23:33

15금 통상판 버전과 Adult 버전은 분리 출시하는게 기본 미덕입니다. 통산판을 내놓으시죠...!

권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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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경소설회랑 창작공간』 비영리 공간 선언 (1) file 수려한꽃 2012.05.17. 78555
공지 글 올리기 전에 꼭 읽어주세요!! (3) file 수려한꽃 2012.01.21. 84225
843 마음대로 ☆ [ 인디켓 참여 동의 ] 항목이 추가되었습니다 ★ (1) file 수려한꽃 2012.09.08. 82604
842 자유 접은 날개를 편 밤에 (1) Shirley 2012.03.25. 30604
841 자유 『자유롭게』게시판 규칙(2011.9.27) (4) Admin 2010.08.15. 19718
팬픽 [나와 호랑이님]나와 세희년(미완) (7) 로쉬크 2011.07.13. 16802
839 이벤트 [라제뒤대] 여동생과 오빠가 부모 몰래... '충격' (5) 나노 2012.06.04. 16309
838 연재 인카운터 신드롬-[2. Encounter 나-이시호는 한탄하면서도 손을 뻗는다.](4) (2) Leth 2013.05.07. 15140
837 연재 인카운터 신드롬-[2. Encounter 나-이시호는 한탄하면서도 손을 뻗는다.](2) Leth 2013.05.01. 15024  
836 연재 인카운터 신드롬-[2. Encounter 나-이시호는 한탄하면서도 손을 뻗는다.](1) Leth 2013.04.27. 14985  
835 연재 인카운터 신드롬-[2. Encounter 나-이시호는 한탄하면서도 손을 뻗는다.](3) Leth 2013.05.03. 14447  
834 연재 인카운터 신드롬-[1. Encounter 소녀-‘유하임’이라는 바보에 대해서](4) Leth 2013.04.23. 13494  
833 연재 인카운터 신드롬-[1. Encounter 소녀-‘유하임’이라는 바보에 대해서](6) Leth 2013.04.26. 13378  
832 연재 인카운터 신드롬-[1. Encounter 소녀-‘유하임’이라는 바보에 대해서](3) Leth 2013.04.22. 13184  
831 연재 인카운터 신드롬-[1. Encounter 소녀-‘유하임’이라는 바보에 대해서](2) (1) Leth 2013.04.19. 13149
830 연재 인카운터 신드롬-[1. Encounter 소녀-‘유하임’이라는 바보에 대해서] Leth 2013.04.18. 12678  
829 단편 모기와 가설 (6) 위래 2010.05.09. 12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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