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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무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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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48 May 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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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경은유

1


 얼마전 부터 나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한마리의 개가 있었다. 딱히 그 개를 싫어하지 않는지라 그다지 신경쓰고 있지 않았는데, 정확한 사건의 시작은 이번주 목요일에 있었던 일이었다.

 

 "으악!"

 

 문간을 열자마자 튀어나온 것은 죽은 고양이의 사체. 그것도 갓 잡아온 싱싱한 고양이로 나에게 대접을 하려는 듯 그 개는 내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 대며 칭찬을 요구 하고 있었다. 본인은 토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차마 그 개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여려져 그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고약한 장난은 따끔히 혼줄을 내지 않으면 버릇들기 쉬운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개의 머리를 때리며 혼을 내었다. 고양이 시체는 가져오지 말라고, 그리고 왜 이런것을 가져 왔느냐고... 그 개는 의기소침해졌지만 이내 활기를 되찾고는 고양이 시체를 물고 문간 너머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 고양이 시체 덕택에 소름이 돋은 나는 아까의 그 광경을 생각하며 끔찍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나는 좀 더 신기한 것을 볼 수 있었다.

 

 "..."

 

 그 즉시 기절해서 생각나는 것은 없었지만, 그것은 분명 사람이었다. 주민 신고로 나는 구치소에 연행되었으나 다행히 증거 불충분과 더불어 피해자라는 양상에 풀려나왔고 나는 직감적으로 그 개에 대해 떠올릴 수 있었다. 그 개는 아마 내가 좀 더 '큰' 것을 요구 했다고 생각하며 이런 것을 물고 온 것이리라- 라고 생각하니, 정말 소름돋지 않는 일일 수가 없었다.


 나는 그 개 때문에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다음에 무엇을 물어올지는 몰랐지만, 그것은 분명이 '더 끔찍한' 무언가 라고 지레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 개는 이번에도 사람을 물어왔다.

 

 온 병원에 소동이 일어났다. 나는 바들바들 떨 수 밖에 없었고 직감적으로 다음 타겟은 나라고 밖에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본래 개는 주인을 대장이라고 생각하는데, 눈앞에 쓰러져 있는 자는 거한이었다. 즉슨, 거한보다 더 큰 존재- 다음의 사냥감은 나 라는 것이다.

 

 도망쳐야했다. 그 개가 미치도록 나를 옥죄는 느낌과 더불어 나를 죽여버릴 것 같은 짐승같은 본능이 아려새겨졌다.

 

 "아아..."

comment (3)

까레니나
까레니나 12.05.28. 17:14
처음부터 주인을 주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고...
자식이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아이러니...
푸른오징어
푸른오징어 12.05.28. 21:31
허허....고양이 다음엔 사슴 정도일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다는데서 반전
풍선구름
풍선구름 12.05.31. 17:10
도전 정신이 강해지는 개군요.
개가 왜 그를 대장급이라 생각했는지 원인을 알고 싶네요.
작은 짐승 다음에 인간이라는 점에서는 놀랐는데, 그 다음이 더 큰 '인간'이라는 점은 분위기가 다운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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