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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나를 노예로 삼아주세요 1권 - 청춘소설,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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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52 Jul 01, 2012
  • 2987 views
  • LETTERS

  • By 사화린



제목에서부터 노예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비범함.
광고에서부터 보여주는 패기와 각종 자극적인 소재.

같은 달에 출시되는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인 '리벤지&레이디'가
평범한 러브코메디의 느낌을 준 반면에
'나를 노예로 삼아주세요'의 경우는 소재나 광고에서부터
굉장히 자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소재나 광고를 놓고
서로 농담을 하고 키득거리면서
그 가벼움(輕)을 즐겼죠.



그런데 실제로 읽어보니 속내용은 생각과는 정말 달랐습니다.

리벤지 & 레이디가 러브코메디라는 '정파'적인 모습으로서 '사파'적인 주제를 포장했다면,
이 작품은 오히려 반대로 각종 자극적인 소재와 같은 '사파'적인 모습으로서
너무나 '정파'적인 주제와 전개를 포장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골자는,
어릴적 소꿉친구를 짝사랑하고있지만 이미 그녀에겐 남자친구가 있고,
오히려 그 소꿉친구에게 '인간ATM'이라 보일 정도로 뽑아먹히는
어느 착한 '호구'를 변태녀(..)가 인도하는 이야기.



먼저 인상깊었던 것은,
각 캐릭터가 지닌 상처에 대해 어설피 표현하다가 말거나,
소설 속 이야기로서 미화하거나 하는 것 없이,
오히려 '소설이기 때문에' 더욱 극적으로 상처를 있는 힘껏 후벼판다는 점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오해였다. 우리 모두 착한 사람.
뭐 이런 꿈의 세상이 아니라,
정말 현실적으로 이용당하는 착한 남자의 문제점이나 상처에 대해 파고들더군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가슴이 따끔거리는 글'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파요.. 아프다고 이런 현실.... ㅠ
있을법한 이야기, 현실성이 높은 이야기라서 더.. 아프다.. ㅠ



'일방적인 악역'이 없다는 점 또한 인상깊었습니다.
'악역'이라 불릴만한 캐릭터조차도 '현실'을 살아가는 생생함이 느껴지더라구요.

작중에 '회색'이라는 표현이 몇 번 나오는데, 정말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
나쁘기만 한 사람은 얼마나 되고,
착하기만 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나쁘다고 생각한 사람이 누군가에겐 아버지이고, 아들이고, 가족이었다거나,
착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나 아닌 누군가에겐 악역의 위치에 있다거나..

'옳다 그르다'의 문제를 떠나서,
선명하게 선악을 나눌 수 있는 경우는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정말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현실적'이더군요.



이런 아픔, 이런 등장인물 속에서 보여주는 '성장' 또한 좋았습니다.

진실을 알고, 부정해보려고도 하고, 도망도 쳐보고,
그러다가 현실에 부딪혀서 어찌할 줄 몰라하고 울어버리고,
그 속에서 고민하고, 아픔을 직시하고, 성장하고..

앞서 말한대로 등장인물의 트라우마나 상처를 진짜 인정사정없이 후벼파는데,
그만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 또한 확실하게 따라붙어서,
'치료를 위해 상처를 후벼판다'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변태녀 버들이 각종 기행과 섹드립을 쳐대지만,
전체적인 전개와 후반부 클라이맥스에서 보여주는 아픔, 주제가 너무 확실해서
아무리 자극적인 소재를 끌어다 쓰고있어도
'청춘 성장소설'이라는 느낌이 줄어들지를 않아요...!

소재나 설정에 휘둘리지 않고,
그렇다고 그 특이한 소재들을 죽이지도 않고 잘 살리면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확실하게 표현해내는 모습이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진지한 주제가 아닌,
개성만점 캐릭터에 대해서 한마디씩.


-. 히로인 구성
히로인 구성이요... 따지고 보면...
변태녀 & 어장관리녀 & 성별모호....인데... 이게 뭐얔ㅋㅋㅋㅋㅋ

히로인이라고 부를만한 애들이 전부 뭔가 이상함.. 으잌ㅋㅋㅋ

책을 덮고서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이 사실을 깨닫고 뒤집어졌.. orz


-. 예인
아.. 예인... 예인이여...

[ 이하는 그냥.. 읽어본 분들만 긁어보시길.. 심각한 네타는 아니지만 재미를 위해..]

이 작품의 광고가 처음 나올 당시,
'버들'의 성별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슈뢰딩거의 나노예'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슈뢰딩거의 예인이에요 (...)

오토코노코? 동성애자? 남장여자?
몰라! 알게뭐야!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것이 바로 답입니다!! (...)

예인에 대한 작중 묘사나 연출, 대사 등을 보면 정말 미묘해요.
위에 언급한 여러 가능성 중 어느쪽으로든 기울 수 있는 적절한 선을 유지하고 있음 -_-;;

가리는게 더 애가 탄다고,
이건 뭐, 성별을 확실히 모르고 긴가민가하게 해버리니
정말 애가타고 궁금해 미치겠더군요 (...)

읽는 독자의 망상을 자유롭게 스케치할 수 있는
하얀 종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



-. 버들
'노예로 삼아달라'고 하는 주제에,
M과 S속성을 모두 가지고 있었던 진성변태.

그런 의미에서 순종적인 표정의 '기본 표지' 뒤에 숨겨진
도발적인 표정의 '어나더 표지'는
정말 기막히게 '버들'이라는 캐릭터를 상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변태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비현실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부분에서는 누구보다도 현실적인 사고방식과 통찰력을 가지고
주인공의 현실 직시와 극복, 성장을 이끄는
멋진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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