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괴담갑 2면 -이중성의 친숙함

Write

Article Menu

facebooktwittergoogle pluspinterestkakao storyband
  • 11:11 Dec 05, 2010
  • 2812 views
  • LETTERS

  • By 아카사
스포일러 오트슨
주의사항 KIRA

괴담갑 2면|오트슨|2010년 10월

 

2권은 1권보다 훨신 만족스러웠습니다.  1권에 비하면 입체적인 느낌도 한층 강화된듯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간문 형식을 사용함으로서 그 풀 풀 넘쳐나는 문체의 위화감을 상당히 중화 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라라?'했던 부분, 이야기의 구멍인가 싶었던 부분이 실은 사건의 트릭이였다는 것은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반전이라는 느낌이 그다지 들지 않았거든요.

 

주의! 

미리니름 있음.

소재가 소재인지라 거부감이 들 수 있음.

 

 

 

 

 

 

  [다른것 같지만 같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처음으로 매력있다고 느낀 부분은 '세균은 자신을 볼 수 있는데, 자신은 세균을 볼 수 없다'며 무서움을 표현한 부분이였습니다.  언뜻 보면 좀 특별한듯 싶지만, 곰곰히 잘 생각해보면, 이것은 슈퍼 내츄럴한 존재- 있는것 같은데 도저히 그 위치를 가늠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공포를 이야기할때 자주 쓰이는 표현이거든요.  엄청 독특한 건줄 알았는데, 실은 그렇게 독특한게 아니였던 거죠.  수기 1의 화자인 민비가 이야기하는 '부정'에 대한 다양한 표현도 귀신같은 것들에게나 어울릴 법 한게 대부분이였다는 점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다른건줄 알았는데, 실은 상당히 닮았던 겁니다.  그러다보니, 수기 1을 읽으면서 '어라라? 얘도 결국 별반 다를게 없네?  공포를 다른 표현으로 치환한건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는데, 이 질문이 그대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열쇠가 될줄이야...-_-;;  뭐,, 그렇다고 해서 메세지 전달을 위해 억지를 부렸던 1권 만큼 황당하거나 뻔한건 아니였지만 말이죠.

 

 

  [문제를 풀고 우등생과 맞추어보다]

  어쨌건, 수기 1에서 느껴지는 위화감과 사춘기 전반의 자의식 과잉, 잘못된 편견 등등, 뭔가 손발을 오그라트릴것 같아서 한마디씩 해주고 싶은 부분을 짚어 나가다 보니, 그것들이 수기 2에서 하나 둘 씩 튀어나오더군요.  개인적으론 이게 정말 재밌었어요.  처음에 하나 둘씩 그런게 튀어나오기 시작하니까, '아 내가 얼마나 많이 맞췄나'하는 궁굼증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어느새인가 저는 시험이 끝난뒤에 우등생하고 답 맞춰보려고 뛰어나온 학생의 기분으로 책장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읽으면서 줄곧 의심해 왔던 부분이 해소될때의 그 기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확인했을때의 놀라움과 그것을 찾지 못했었다는 아쉬움은 꽤  즐거웠다고 생각해요.

 

 

  [떳떳한 자와 떳떳하지 못한 자]

  관음증은 인간이라면 거의 누구에게나 있는 증상입니다. 무엇인가를 꽁꽁 싸매놓고 있으면 그게 뭔지, 들춰보고 싶은게 친구의 마음인 것이고, 투명인간이 되어 여탕에 들어가보고 싶은게 세상 모든 남자들의 마음인 법이죠.  그러한 탓에 공중화장실과 몰카와 자위가 환상의 트라이앵글인 것이고..-_-;;  하지만, 이런 본능적인 마음에 버금가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엿보는거에 대해 그다지 떳떳하지 못합니다.  뭐,, 애초에 떳떳하게 본다면, 그건 엿보는게 아니겠습니다만, 그리고 엿보는걸 떳떳하게 여겨도 곤란하지만 말이죠..-_-;;  어쨌건, 강민비는 이런 떳떳하지 않은 행동을 하고 되레 떳떳하지 않은 행동을 한 민영신에게 복수를 해달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참 어린아이 다운 황당한 요구를 하죠.  하지만, 민비에게는 민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민비는 청결함-무균심이라 이야기했지만, 결국 청결함과 뭐가 다를게 있어?- 의 그 자체이고, 민비가 해야할 모든 더러운 행동은 최서미가 하고 있었으니까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민비와 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겉으로는 깨끗하고 고상한척 온갖 허세를 떨지만,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끙도 싸고 때로는 야한것도 봅니다.  그게 사람이거든요.  사람이 사람인이상 화장실에 안가고 살 수는 없는 법입니다.  손도 씻고, 끙도 싸고, 때로는 영신인처럼 자위도 하죠.  때로는 그런 행동을 훔쳐보기도 하고(....).  겉으로는 민비처럼 행동하고,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서미처럼 행동하는 것이죠.

 

 

  [이중성의 친숙함]

  이야기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사람은 총 2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민비(서미)와 영신이죠.  이 중, 영신이는 소설 내에서는 완전 순결함의 그 자체로 묘사됩니다.  민영신이 이야기한 '천사심'이랄까, 그런게 이야기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수기 2에서 망가진 민영신의 순결함을 수기 3을 만들어서까지 지키려 했던건 결국 민영신도 끝까지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없는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그녀의 자위행위가 자신의 삼촌을 지켜주기 위함이였다는 말이, 사실이라기 보다는 마녀선생이 말한 방어기제가 발동한 것처럼 보이는건, 이야기 내에서 떡 안치고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예술로 승화한 수태고지나 할렐루야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건 아마 그것때문이겠죠.  결국 모든 사람들이 화장실에 가듯, 세상에 완전 무결한 사람은 없습니다.  내면에 더러운 자신을 숨기고 깨끗하고 청결하게 살아가는건 인간이 가진 사회적인 본능일 겁니다.  물론, 그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일 뿐,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을 탓하는 것 이야말로 가장 잘못된 행동이겠지요.

 

 

 

  [실체가 개념을 압도하다]

  괴담갑 1면에서 가장 무서웠던 이야기는(실은 그렇게 무섭지 않았지만..-_-;;) 냉탕할멈의 냉동사탕을 씹어먹는 마녀선생의 이야기가 아닌, 냉탕할멈이 되어버린 마녀선생의 제자가 실은 암에 걸렸더라..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즉,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는 현실에 괴담이 나타났다는 끔찍한 상황이 아닌 진짜 냉혹한 현실이였던 것이죠.  괴담갑 2면에서도 민비를 가장 무섭게 한 이야기는 자신이 끝 없이 화장실을 훔쳐봐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아닌,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의 치부를 들킬 수 있다- 즉, 무균심이 허세였음이 탄로난다-는 겁나는 협박이였습니다.  괴담갑 1면에서 이야기하였듯, 실체는 개념을 압도합니다.   초 자연적인 공포로 똘 똘 뭉친 괴담이지만, 결국 그것은 이야기일뿐, 실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저 그런 이야기일 뿐, '괴담'이라는 개념은 실체 - 즉 너무나도 잔인하고 냉정한 현실을 결코 넘어서질 못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되었나]

  결국 현실이 괴담을 죽임으로서, 괴담갑 2면도 이야기의 막을 내립니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이야기로 괴담을 죽였다는것이 아니라, 민비와 영신이의 관계일 겁니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제가 생각하기엔 그다지 좋게 해결될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민비는 영신이에게 모든것에 대해 사죄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관계가 예전과 같이 돌아올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영신이는 민비에게 전과 같이 허물 없이 다가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죄책감 많은 민비는 영신이에게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잘못을 사죄할지.  설령 사죄를 한다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갖는 죄책감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을지.  그것이 조금은 궁굼합니다.

 

 

 

 

 

 

 

 

 

  [남은 이야기]

  1.  공포에 대한 장광설을 늘어놓는 부분에서 그 앙증맞은 모습이 상상되어 코피를 쏟을 뻔했습니다.  분명히 1권에서 '공포소설 같지 않다'는 평가에 상처 받고 '흥 그래도 나는 공포소설이라 생각하는걸'이라 궁시렁 거리며 이런 이야기를 쓴게 확실해요.  귀여운 소리 하나 안하고 귀엽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니!  오트슨은 역시 킹왕짱.  오트슨 존내 귀여워>_<

  2.  오트슨은 아무래도 야동 좀 본듯.  묘사가 심상치 않아..-_-;;  그런데,, 솔직히 친구가 공중화장실에서 자위하면 충격받을만 한듯..-_-;;

  3.  감상문 쓰기 참 힘드네요.  왠지 혼자서 변태인증을 하는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_-;;  어쨌건, 이걸로 끗.  이제부터 다른 책을 읽을 수 있을것 같아(.....)

Writer

아카사

아카사

네이버에 본진 두고 있는 블로거에요.

comment (1)

Dona 11.01.19. 16:59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문장에서 웃어버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권한이 없습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스포일러
33 한국 일편흑심2-의심하지 않는 천박한 섹시미 (2) file 아카사 2011.06.11. 3785 인간실격
32 일본(해외) 자색의 퀄리아 (紫色のクオリア) : cogito ergo sum (1) file 요봉왕 비취 100식 2011.04.24. 5692
31 일본(해외) 공허의 상자와 제로의 마리아 1 file 모리노 2011.03.14. 5062 미카게 에이지
30 일본(해외) 단탈리안의 서가 (1) file 현서/푸른꽃 2011.02.26. 3784 미쿠모 가쿠토
29 한국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 (1) file 아카사 2011.01.27. 3104 반시연
28 한국 스페로 스페라 상, 스페로 스페라 하 - 나승규 (2) file 위래 2011.01.18. 3135 나승규
27 일본(해외) 공허의 상자와 제로의 마리아 1권 (2) file 엔마 2011.01.16. 3223 미카게 에이지
26 한국 원고지 위의 마왕 1권, 원고지 위의 마왕 2권, 원고지 위의 마왕 3권 - 최지인 file 위래 2011.01.14. 3206 최지인
25 한국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 file 노유 2011.01.13. 2584 반시연
한국 괴담갑 2면 -이중성의 친숙함 (1) file 아카사 2010.12.05. 2812 오트슨
23 일본(해외)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6 (1) file 모리노 2010.10.22. 4186 후시미 츠카사
22 일본(해외) 우리들의 ~alternative~ 1 file 모리노 2010.10.22. 3160 오오키 렌지
21 일본(해외) 무사도 식스틴 - 승부는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1) file 싱글러 2010.10.04. 5279 혼다 테츠야
20 한국 괴담갑 1면-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 (2) file 아카사 2010.09.26. 4060 오트슨
19 한국 제가 드디어 개와 공주 1권을 읽어봤어요. file 말끌 mann 2010.09.24. 3146 NZ(wq)
prev
이동할 페이지 번호 입력 후 엔터
('12'이하의 숫자)
of 12 next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