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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덕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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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37 Feb 0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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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로쉬크

안녕하세요. D모 사이트에서 인성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로쉬크입니다. 경소설회랑에 리뷰란이 있다는걸 이제야 떠올리고 최근 본 작품 하나를 리뷰하려 합니다. 사실 세계제일의 여동생님이랑 제왕고교도 리뷰 했었는데 도저히 비속어 없이는 리뷰를 할 수가 없어서 여기엔 못 올리겠네요.

본 작에 대해 지뢰다 평작이다 수작이다를 놓고 말이 많던데. 간단히 말씀드리면 수작입니다. 다만, 그 대상이 좀 한정되죠. 독자들 중에서도 숨덕 독자들로 한정될겁니다. 저처럼요. 저는 일코 만렙에 사실 애니도 잘 안보고 만화도 잘 안보고 라노벨도 잘 안보지만! 3d보다 2d를 더 좋아하는 구제가 불가능한 덕후인데요. 숨덕부 보면서 진짜 엄청나게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대놓고 덕질하시는 소위 대덕이나 일반인 여러분들은 어찌 보실지 모르겠네요. 특히 오타쿠 문화에 대해 사전지식이 전혀 없으신 분들은 재미는 커녕 이해하기도 힘드실테지만, 라노벨 사 보는 사람중에 덕후아닌 사람이 어디있나요.

숨덕인 제 견해로는 이만큼 잘 현 독자들의 기대지평을 수용하고 또 공감대를 이끌어낸 그 수완이 굉장히 뛰어나다 봅니다. 공시적인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표현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신분들은 많았겠지만, 정말 잘 만들었어요. 혹시 광고만 보고 '아 이거 또 나친적 표절에 천하없을 레알충들이 서로 덕후랍시고 자랑하면서 유쾌하고 보람찬 학창생활을 보내는 이야기겠네. 안 봐도 블루레이다. 나친적도 재미대가리없는데 대놓고 마이너카피를 표방한 숨덕부는 도대체 얼마나 쓰레기일까?' 라고 생각하셨으면 모조리 다 낚이신거에요. 제일 강력했던게  금발벽안대덕공주마마의 존재 때문이었는데요. 노림수가 너무 뻔하고 저질스러워서 모두들 실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 이유가 다 있어요. 본 작을 다 보시고 나면 2권이 굉장히 기대되실겁니다.

그리고 작가 오버정우기님이 글을 오래쓰셨는진 잘 모르겠는데. 그림을 굉장히 잘 그려요. 무슨 소리냐면 라노벨치고 내적개연성도 뛰어나고 내러티브도 확실하고, 또 인물들 간의 갈등같은게 굉장히 자연스럽다는거에요. 스토리텔링 능력이나 문장을 보자면, 근래 본 라이트노벨 중에 가장 낫다고 치켜세워주고 싶네요. 서사적 재미는 정말 최고고요. 문장에 비문이 좀 보이긴 하는데 어휘력도 상당하고 단어선택도 적절해요. 개드립 또한 딱 대한민국 고등학교 커리큘럼정도 수료하신 분이면 백이면 백 다 알아듣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에요. 왜 수준이 고딩수준이냐. 등장인물이 고딩이니까 당연한거 아님?
주인공은 뭐 다 예상하셨겠지만 요즘 대세인 츳코미 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여주는 말할것없이 츤데레고요. 여튼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특유의 일본식 감성. 인형 둘이서 만담치면서 개그놓는듯한 그 위화감이나 작위적인 냄새가 굉장히 옅다는거에요. 제가 몇번 말했는데. 기본적으로 작가의 사회성이나 인간관계가 등장인물들간의 갈등과 대사에서 다 나타난다고 봐요. 그런데 오버정우기 작가님은 최소한 히키코모리는 아닌것 같네여. 

이건 어떻게 말해야할지 조심스러운데. 본 작이 왜색이 짙은건 사실이에요. 작중 등장하는 모든 고유명사들은 다 일본넘어 건너온거고. 좀 지나치게 명시적인 점도 있죠. 주인공 내면묘사나 츳코미, 그리고 히로인의 말버릇 또한 그렇고요. 문장도 보면 번역투 피할려고 애쓴것 같긴 한데 이미 작가 뇌수가 물들었어요. 그런데 이 모든 단점들을 한번에 커버칠 수 있는게... 등장인물들이 모두 덕후들이라는거에요. 덕후들이 덕후처럼 말하고 덕후처럼 행동하는데 그 무슨 태클이 허용되나요. 저도 보면서 진짜 좀 애매했는데. 자비롭게 봐주기로 했습니다. 
맞잖아요. 글에서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사투리도 허용되고 욕도 허용되는데 덕후어는 왜 허용 안되나요. 취향상대주의에 기초하여 너그럽게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분명히 무진장 거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숨덕부는 소위 한국형 라이트노벨을 표방하고 나선 다른 작품들에 비해선 되려 더 한국적이기도 해요. 남주인공 멘탈이 굉장히 그렇습니다. 덕후이지만 숨덕이고 전형적인 김치맨멘탈이에요. 전형적이긴 한데 정말 공감되는 츳코미를 시기적절하게 넣습니다. 책 보면서 여주가 헛소리할때 '야 이년아 그건 아니지!' 라고 생각하면 그 즉시 남주가 똑같이 시비를 털어요. 진짜 김대기가 울고갈 적절함이에요.

마지막의 숨덕부VS모에연(대덕부)의 대결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음 저는 딱 거기까지 끌고나간 구조는 상당히 뛰어나다고 봅니다. 정말 완벽했어요. 그런데 서연지양이 난데없는 제의를 하고 개수작을 치는 순간... 저는 그래도 참 잘 봤습니다만, 확실히 개수작이라는 느낌이 적잖게 들더라고요. 이에 싸구려 내적개연성이나 궤변이 거슬려서 욕하고 싶으신 분들도 있으실텐데여. 참으셔야 해요. 이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봐요. 왜냐. 외삽도 허술하고 내적논리도 부족하지만여.... 서연지양은 귀여운 고등학생이니깐요.

여러분 모두 조금 더 관대한 시선으로 작품을 볼 필요가 이써요. 아니 애초에 숨덕부를 만들겠다고 나선 여고생이 정상적인 멘탈을 가지고 있는게 더 웃긴거 아닌가요? 지극히 이성적이고 똑똑한 여고생이 숨덕부라는 도그마 하나로 미친짓을 해요? 그건 아니죠. 애초에 서연지양이 살짝 또라이라고 보는게 훨씬 더 납득이 갑니다. 물론 작중에선 공부는 잘하는걸로 나오니 어디 동막골에 나오는 꽃단 처녀 생각하진 마시길; 서연지양 짱귀엽습니다.

아 맞다 일러스트를 깜빡했네. 일러스트는 anmi님 그림 치고는 약간 실망하긴 했어요. 좀 대충그린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심한 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전 제 심미안을 믿어요. 여튼간에 그래도 충분히 서연지양의 귀여움은 잘 살려냈으니 문제 없는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서연지양 빨으라고여.



comment (1)

허술 12.02.28. 19:00
ㅋㅋㅋㅋ 한국 라노벨 신간들은 모두 캐릭터가 커버한다는 느낌이군요.
사놓고 아직 안 봤는데, 빨리 읽어야지.
재미있는 리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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