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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사물함을 열어보니 팬티가 들어있었습니다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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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6 Oct 3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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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화룡

어느날 사물함을 열어보니 팬티가 들어있었습니다 감상

Copyright ã 2012 by박 찬일(Chaneel Park)

Nickname 화룡

All rights reserved

 

 

경고경고경고경고경고!

 이 감상글은 [어느날 사물함을 열어보니 팬티가 들어있었습니다]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더 많은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원본 글을 읽기를 권하는 바입니다. 또한 편의를 위해 존칭을 생략하였고, 작품의 유쾌함에 취해 감상도 다분히 들떠있으므로 이점 양해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자극적인 제목 때문에 솔직히 이걸 사야 하나 여러모로 망설였다. 어느날 사물함을 열어보니 팬티가 들어있었습니다(이하 어사팬)이라는 제목의 책을 들고 다니기가 심히 부담스러웠기에. 물론 오프라인에서 당당하게 샀지만.

 

 선뜻 손이 가기 어려웠던 첫인상과는 다르게 읽으면서 아주 기분이 좋았던 작품이었다. 상황 설정은 조금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계속해서 터지는 개그 덕분에 신나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었고, 뜬금없이 벗기거나 야한 장면이 거의 없어 부담이 없었다. 사실 탈의실 장면은 조금 위험할 법도 했으나 비닐봉지를 둘러쓰고 틈새로 피를 줄줄 흘리는 주인공,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비명을 들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 그런데 계속 기절하는 초희 등등 상황이 상황인지라 웃느라 정신이 없어 야하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자칫하면 캐릭터를 벗기기 위해 억지로 끼워넣었다고 생각하기 쉬운 장면을 개그로 승화시키는 힘은 (특히 마지막에 체육선생에게 질질 끌려가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그야말로 포복절도) 쉽게 보기 어려운 능력이라고 생각된다.

 

 ‘라이트노벨에 어울리는 적절한 가벼움을 갖춘 소설이었다고 감히 평하겠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다. 결말이 뻔히 예상되었고 (사실 경우의 수 자체가 별로 없었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최초의 상황 설정이 조금 억지스러운 면이 있었다. 여학생 수를 셋으로 한정한 것은 용의자를 둘로 (독자가 장서이를 의심한다면 셋으로) 한정짓기 위한 기초공사였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고도 두 사람으로 용의자를 좁히는 정도는 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설정이 큰 구멍을 만들거나 하지는 않지만 감초 같은 조연 (한국사 선생님) 들을 보자면 다수의 평범한 여학생들을 투입해 더 풍부한 이야기를 풀어낼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 여학생이 단 세명만 존재한다는 설정에 약간의 거부감을 가질 필요도 없을 테고.

 

 가장 아쉬운 부분은 히로인들의 캐릭터성이 약하다는 점. 야구로 엮이는 청춘이라는 점은 주인공의 인기에 적절한 당위성을 부여해주지만 그 외의 분야가 약하다는 것이 아쉽다. 물론 그렇잖아도 두꺼운 단권이라 이 이상 이야기를 집어넣기 어려운 면도 있었겠지만, 초희는 어떻게 열성 야구소녀가 되었는가 하는 부분에서 조금 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진부하지만 어릴 적에 어머니와 이혼해서 헤어지게 된 아버지와 야구장에 함께 갔던 추억 때문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캐릭터의 깊이를 더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카페에서 세아와 만나는 장면에서 세아의 가정환경이 살짝 드러나는 부분은 좋았다고 본다. 이우와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도 좋았고. 다만 이러한 에피소드들이 후반부에 있다는 점은 아쉽다. 특히 이우와의 어린시절 에피소드는 모든 진실이 드러나는 결말부에 위치하다보니 상당히 다급하게 풀어나간 면도 없지 않다. 세아의 회상으로 이야기 전체에 조금씩 나눠 넣었다면 배분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데, 이우의 일인칭 시점이다보니 구조적으로 그렇게 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후속권이 있다면 이번 권에서 성립된, “어릴 때 보이쉬했던 스포츠 라이벌 소꿉친구가 아찔한 미소녀가 되어 돌아온캐릭터가 강한 힘을 발휘했겠지만 단권으로 끝나는 구성이기 때문에 이 이상 빛을 보기는 어려울 듯 하다. 장서이는 작품 내내 주인공이 움직일 방향을 정해주는 재미있는 캐릭터였지만 요즘은 4차원 민폐 흑막 소녀가 오히려 클리셰화 한 감이 없잖아, 다른 두 여성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깊이가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러저러한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내사팬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코믹 라이트노벨로 훌륭한 작품이었다. 감상자 본인이 갖고 있는 학원물 라이트노벨에 대한 거부감도 이 작품을 계기로 극복할 수 있었다.

 

앞으로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만나게 될 날을 즐겁게 기다리겠다.

 

1. 둘기형님교 장면은 평생 책을 보면서 가장 크게 웃었던 장면이었다. 본인이 중학교 시절 학교 바로 옆에 옛 경마장 터가 있었는데, 가끔 말이 지나갈 때면 그 거대한 심볼을 보며 오오 왕님 부디 저에게도 그 커다람을 허락해 주십사하고 친구들과 절하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2. 작가의 결정으로 단권화 되기는 했지만 이후 이런저런 뒷이야기나 속편이 나오기를 팬의 심정으로 기대해 본다. “어느날 내 사물함에 남자 팬티가 들어있었습니다로 체육 선생의 팬티가 사물함에서 발견되어 목숨과 순결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또다른 코믹물이라던가 어느날 내 사물함에 시체가 들어있었습니다로 장서이의 처참한 시신이 사물함에서 발견되어, 본편에서 장서이에게 골탕먹었던 이우는 유력한 용의자로 끌려가 사형을 구형받고 초조하게 재판을 기다리는 와중 세아와 초희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본격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라던가.

 

3. 시드노벨 사인회 가서 책 사다가 정작 사인은 못 받아 왔는데 언젠가 사인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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