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고구마 왕자 독후감

Write

Article Menu

facebooktwittergoogle pluspinterestkakao storyband
  • 23:51 Aug 25, 2019
  • 36 views
  • LETTERS

  • By 까치우
스포일러 YES



고구마 왕자, 양혜석 作



  잘 짜인 구조의 소설은 그 골자만으로도 재미를 이끌어내고는 합니다. 이곳과 저곳에 놓인 문장이 제각각 그 장소에 있는 이유를 선명히 드러내는 것을 감상하기는 참으로 재미난 일이 아닐 수 없죠. 고구마처럼 달콤한 한 편의 연애 이야기를 훌륭한 솜씨로 편집해, 결말에 이르러서는 미스터리적인 쾌감마저 주는 이 글은 그 짜임새의 훌륭함으로 여러 번 도마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영화를 잘 모르지만, 영상을 편집해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이잖아요, 아마? 그래서 고구마 왕자를 한 줄로 평한다면 마치 영화같은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복선에서 그 의미의 핵심이 伏에 있다면 떡밥은 이와 다르게 분명히 드러낸 장치를 말한다고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추지 않으나 내세우지도 않으며 떡밥을 뿌리는 솜씨는 뿌린 떡밥을 거둬들일 때도 빛을 발하여, 정신을 차리고보면 이미 글은 절정에 달해있습니다. 고조된 분위기가 격류처럼 한 차례 휩쓸고 나면, 부끄러우면서도 행복한 연애의 간질간질함과 함께 이야기는 끝나있습니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다”는 주제는 무척이나 유혹적이라 사랑받고 또 사랑받아온 이야기입니다만, 오래 사랑받는 것들이 그러하듯 권태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그 사랑스러움에는 끝이 없죠. 청춘을 그 연결고리로 삼아 선택과 연애를 빼어난 솜씨로 자아낸 이 글은 다 읽고났을 때 제목을 다시 보며 나지막한 숨을 토해내게 하는 재미를 갖춘 글입니다. 왜 세실고같은, 옳게 된 청춘 라노벨이란 이런 것이다…….

  고구마라는 소재로 그려내는 자색의 의미와 신분의 낙차부터 남성과 여성으로 설정해 끌어낸 결말과 왕자로 이어지는 연결까지. 구조가 남겨주는 짙은 여운이 또 글의 백미라고 할 수 있죠. 다의적으로 기능하는 소재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나오는 재미가 정말로 좋습니다. 게다가 노벨문학상 받는 글들처럼 어렵지도 않으니 실로 일품이죠. 좋은 글입니다.

  이 글을 읽던 때만 해도 사이다와 고구마라는 낱말에 새로운 뜻이 더해질지는 상상조차 못했는데, 다시 읽으니 한 편으로는 감회가 씁쓸하네요.



Writer

까치우

comment (1)

olbersia 19.08.26. 00:12
고구마 소설임? 사이다 없음?
권한이 없습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스포일러
167 일본(해외) 카와하라 레키-액셀월드 8권 운명의 연성 사호. 2012.09.09. 6745
166 일본(해외) 카와하라 레키-액셀월드 9권 7천년의 기도 사호. 2012.09.09. 6481
165 한국 원고지 위의 마왕 - 최지인 作 (2) 수려한꽃 2010.04.30. 6274 최지인(크로이츠)
164 일본(해외) 카와하라 레키-액셀월드 7권 재앙의 갑옷 사호. 2012.09.09. 5985
163 일본(해외) [나는 친구가 적다] 쿠스노키 유키무라 캐릭터에 대해서 (2) file 소라미치 2015.03.29. 5819 YES
162 일본(해외) 카와하라 레키-액셀월드 5권 별빛의 다리 사호. 2012.09.09. 5799
161 일본(해외) 자색의 퀄리아 (紫色のクオリア) : cogito ergo sum (1) file 요봉왕 비취 100식 2011.04.24. 5682
160 일본(해외) 하느님의 메모장 1권 (3) 시오 2010.04.17. 5676 스기이 히카루
159 한국 세계제일의 여동생님 찬양: : 소드걸스가 잊은 미소녀절대주의의 한계 (4) 김고등어 2012.09.10. 5521
158 일본(해외) 프시케의 눈물 - 시바무라 진 作 수려한꽃 2010.06.30. 5418 시바무라 진
157 일본(해외) 풀 메탈 패닉의 주관적으로 객관적인 리뷰글 (2) file readme 2012.05.27. 5338
156 일본(해외) 무사도 식스틴 - 승부는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1) file 싱글러 2010.10.04. 5278 혼다 테츠야
155 한국 잃어버린 이름 감상 (1) 위래 2010.08.01. 5199 카이첼
154 일본(해외) 문학소녀 견습생의 졸업 file 엔마 2012.03.05. 5196
153 일본(해외) 공허의 상자와 제로의 마리아 1 file 모리노 2011.03.14. 5062 미카게 에이지
이동할 페이지 번호 입력 후 엔터
('12'이하의 숫자)
of 12 next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