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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포도> : 학교권장도서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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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55 Sep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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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olbersia
스포일러 YES

이번 주에 읽(고있)은 책은 필독서, 권장도서 목록에 단골로 등장하는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다. 강의시간에 교수님이 설명해주신 줄거리가 재밌어 보여 바로 도서관에 가서 빌렸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줄거리만 들었을 땐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이게 고통받는 소작농... 로동자의 이야기라 생소해서 그런 건지 참 읽기가 힘들다. 지금 앞부분의 하소연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80페이지 정도가 남았는데 과연 이 책을 끝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귀찮으니 대충 대충 읽어서인지 앞부분 내용의 세세한 부분은 잊기 일쑤다. 그러니까 더 재미가 없다. 고통스럽다. 아무튼 줄거리를 써서 글자를 채워보겠다.

이야기는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부농의 꿈을 쫓아 그곳에 이주해온 톰 조드와 그의 가족을 중심으로 고통받는 이주 소작농의 삶을 그린다. 주인공 톰은 살인을 저질러 감옥에 갔다가 가석방을 받아 가족들에게로 돌아간다. 고향 오클라호마로 돌아가는 여정에서 톰은 동료 케이시를 얻는다. 목사였던 케이시는 톰과 친해져 훗날 그의 졸개1을 자처한다.

아무튼 집에 돌아왔는데 집의 사정이 좋지 않다. 농장은 망해가고 있고 계속된 가뭄과 모래폭풍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백부의 집에 얹혀 살던 톰의 가족들(조부모, 부모, 형 둘, 동생 둘과 임신한 동생 하나 그리고 매제) 그리고 동료 케이시는 캘리포니아로 이주하게 된다. 이주 도중 할아버니는 죽고, 형과 매제는 빤쓰런한다. 캘리포니아에 도착했지만 그곳은 톰이 상상한 낙원이 아니었다. 캘리포니아는 대지주들이 저임금으로 소작농을 쥐어짜는 헬리포니아였던 것이다... 톰은 가석방 기간 중에 정신을 못 차리고 또 폭행사건에 휘말리지만 졸개1 케이시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케이시는 톰 대신 잡혀간다. 톰 가족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여비를 까먹고만 있었다. 일자리를 찾아 여기저기 옮겨다니지만 그들이 가는 캠프마다 꼭 하자가 있는 곳이다. 돈도 못 벌고 빌빌거리던 차에, 톰은 감옥에서 나온 케이시를 만난다. 케이시는 교주가 되어 있었다. 케이시는 노동자의 파업시위를 주도하다 지주의 앞잡이들에게 살해당한다. 톰은 그자리에서 복수를 해버리고 다시 도망자 신세가 된다. 톰의 가족은 톰을 숨기고 캠프를 떠나 목화밭에 일자리를 얻는다. 그러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가난한 조드 가족의 악몽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톰새끼는 케이시처럼 교주가 되어 보겠다고 어머니 돈을 먹튀한다. 임신했던 톰의 여동생 아이를 사산하고 마지막에 애가 둘 딸린 아사 직전의 남자에게 젖을 물려주는 것으로 끝난다.

놀랍게도 이 긴 책은 줄거리를 쓰는 것만으로 천 자를 채워버렸다. 놀랍다. 작가가 뭘 보여주고자 하는지 잘 드러나 있는 만큼 어려운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재미가 없다. 작가의 의도는 알겠지만 너무 재미가 없다... 내가 그 시대를 사는 사람이었다면 재미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부분이 재미가 없느냐 하면, 주인공의 가족은 계속 고통받는데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주인공은 허튼 짓이나 하고 다닌다. 희망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데 이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안그래도 없는 소설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한 것은 분명하다.

기다려주신 SH님과 다른 참가자분들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Writer

olber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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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SH 19.09.23. 00:33
진심이 느껴지는 좋은 독후감입니다.
권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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