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소설회랑

하트 커넥트 1~4

Write

Article Menu

facebooktwittergoogle pluspinterestkakao storyband
  • 08:54 Dec 27, 2011
  • 3447 views
  • LETTERS

  • By 모리노

하트커4.jpg

 


   독자들 사이에서 라이트노벨은 흔히 '가볍고 경쾌한' 작품군을 형성하는 소설 포맷으로 여겨지곤 한다. 논의의 여지는 있을지언정 그것은 어느정도 사실을 내포하고 있는 표현임에는 분명하다. 과거에 비해 현대 라이트노벨은 가벼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를 쳐내게 되었고, 경쾌하고 부담없는 문장과 기발한 컨셉트로 승부를 보는 방식이 요즘 라이트노벨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가벼워지고 싶고 얇아지고 싶어도 십대 청소년을 겨냥한 소설로서 결코 쳐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마음'이다. 독자가 등장인물에게 애정을 갖는 것도, 이야기의 전개에 몰입하는 것도, 그 안에 마음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그것이 결여되는 순간 캐릭터들은 바람 빠진 풍선이 되고 이야기는 볼품없는 인형극에 머물고 만다. 소위 주류로 불리는 문학 작품들이 사회적, 시대적, 혹은 이념적 코드처럼 더 커다란 것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을 얼마든지 상징화하고 도구화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십대들의 정서를 담은 라이트노벨에 등장하는 소년소녀들은 그래서는 안 된다. 그들은 독립된 개체로서 취급되어야 하며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반드시 마음이 필요하다.

 

   [하트 커넥트]는 그런 마음에 관한 내용을 가장 직설적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보라, 제목에서부터 그런 느낌이 뿜뿜 나지 않는가. 그야말로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가는 이 이야기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제목은 없을 정도다. 정갈하면서도 의미를 명확히 드러내는 제목부터가 '우리는 시류에 편승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언하고 있는 듯하다.

 

    ……편견이지만, 아무튼.

 

   이 작품은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만큼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메인이 되는 것은 문화연구부(통칭 '문연부')의 부원인 다섯 사람이다. 이 5인이 정체불명의 불청객 '풍선초'를 만나면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서로의 인격이 교체되는 '인간 랜덤'.
   불현듯 욕망이 해방되는 '상처 랜덤'.
   어렸을 때로 되돌아가는 '과거 랜덤'.
   감춰둔 마음이 파헤쳐지는 '길 랜덤'.

 

   한 번도 견뎌내기 어려운 부조리한 현상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다섯 사람의 마음은 시험받고, 부딪치고, 깨지고, 갈갈이 찢어지고 만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그게 어쨌다고?" 그렇게 말하기라도 하듯, 다섯 사람은 부서지고 찢어진 마음을 한 데 모아 이어붙인다. 그리고는 다시 일어선다. 서로의 마음이 파편이 되어 섞여들어가고, 그래서 부서진 흔적과 찢어진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견고해진 마음과 인연을 끌어안는다.

 

   '초자연적인 힘'이 비일상에 돌입하게 만드는 트리거로 작용하는 것은 라이트노벨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다. 주인공들의 일상은 그 힘에 의해 부서지지만, 그들 역시 초자연적인 힘을 얻어 비일상에 맞서 살아간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문연부의 다섯 사람에게 초자연적인 힘 따위는 주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평범한 고등학생 소년소녀다. 문연부 부원들에게 내려지는 초자연적인 시련은 무서울 정도로 가혹하고 부조리해서, 다섯 사람은 그 앞에 무력해 보일 정도다. 가진 거라곤 무척이나 깨지기 쉬운 '마음'뿐. 하지만 타이치는, 이오리는, 히메코는, 유이는, 요시후미는, 그 마음 하나만을 가지고 절대적인 부조리함에 맞선다. 그리고 끝끝내 넘어선다.

 

   주인공과 적대 세력간의 갈등을 배틀을 통해 해소하는 보통의 구도를 '육탄계'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 하나로 밀고나가는 이 작품은 '심탄계' 정도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표현 없지만서도.

 

   아무튼 [하트 커넥트]는 그런 작품이다.

 

   마음이 있고, 시련이 있고, 그것을 이겨내고, 마침내 이어지는.

 

   심장과 심장이 통하는, 그야말로 '비바 청춘!'하는 이야기다.

 

   TS도 없고, 마법소녀도 없고, 여장소년도 없고, 좀비도 없지만, 유행과 취향의 벽을 넘어서도 빛바래지 않는 마음의 유대는 [하트 커넥트]가 가진 최대의 특징이며 개성이다.

 

   일본에서 이미 코미컬라이즈와 드라마 CD화(2장째)가 진행되었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최소한 한 번은 빅 웨이브를 탈 것이 분명한 이 작품. 굳이 미디어믹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라이트노벨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라면 분명 일독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 여기부터 중요

 

   무엇보다 이 작품에는 이나바 히메코가 등장합니다.
   세미롱의 흑발이 잘 어울리는, 조금 차가워 보이지만 속은 여리고 소녀심 폭발하는 사랑스러운 아이죠.
   포지션은 색기담당.
   그리고 특기는 음담패설.
   네? 색기담당도 음담패설도 싫어한다구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제가 그런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읽고 나면!
   이나바의 치명적인 에로대사 앞에 당신도 해롱해롱입니다.

   장담합니다.

comment (2)

엔마
엔마 12.01.23. 09:07
TS는 있죠!
모리노
모리노 작성자 12.01.25. 18:36
쓰고 나서 나중에 보니까 있더군요...... ㅠ_ㅠ
권한이 없습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스포일러
46 일본(해외)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1권 (1) 존모리슨 2014.03.11. 1226
45 일본(해외)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6 (1) file 모리노 2010.10.22. 4184 후시미 츠카사
44 일본(해외) 나는 친구가 적다 9권 감상 file 아님이 2014.07.12. 2259 NO
43 한국 까치우님이 보내주신 류호성 작가님의 '손만 잡고 잤습니다' 1권 감상 에이틴 2014.06.07. 1523 YES
42 일본(해외) 기어와라! 냐루코 양 1권 - 애니먼저 보고 읽는 원작의 느낌 사화린 2012.06.19. 2790
41 일본(해외) 기어와라 냐루코양 2권 감상 아님이 2014.06.15. 1336 NO
40 일본(해외) 기어와라 냐루코양 1권 감상 (1) file 아님이 2014.06.01. 1723 NO
39 한국 기신전기 던브링어 1권 - 나쁘지 않은 느낌의 평작 사화린 2012.06.11. 2249
38 한국 국가전복일당 1권 감상문 셸먼 2012.06.02. 2341
37 한국 국가전복일당 1권 - 재미없는 글 사화린 2012.06.09. 2333
36 일본(해외) 구/신약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 이 작품 500편에 가까울 정도로 팬픽써온 팬의 입장에서 에이틴 2014.04.27. 1472 YES
35 한국 괴담갑 2면 -이중성의 친숙함 (1) file 아카사 2010.12.05. 2807 오트슨
34 한국 괴담갑 1면-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 (2) file 아카사 2010.09.26. 4053 오트슨
33 한국 괴담갑 1면 : 괴담이 아닙니다 요봉왕 비취 100식 2010.08.23. 3129 오트슨
32 일본(해외) 공허의 상자와 제로의 마리아 1권 (2) file 엔마 2011.01.16. 3221 미카게 에이지
prev
이동할 페이지 번호 입력 후 엔터
('10'이하의 숫자)
of 10 next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