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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 견습생의 첫사랑/상심 - 소름돋는 짝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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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02 Jun 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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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아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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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 견습생의 첫사랑 / 문학소녀 견습생의 상심

노무라 미즈키 저 | 타케오카 미호 그림 | 최고은 역 | 학산문화사(단행본) 

 
 
 
 





 . 제목보고 착각할까 이야기 하는데, 문학소녀 견습생 시리즈가 문학소녀의 마이너 카피라던가 그런 뜻은 결코 아니에요.  견습생 시리즈는 문학소녀 시리즈와 상당히 닮았어요.  단순히 닮은 수준을 넘어서, 구성은 거의 똑같은 수준이고 이야기의 진행또한 문학소녀 없이는 성립하지 못할 정도로 문학소녀시리즈에 대한 의존성이 커요.  그러니까, 저는 이 '문학소녀 견습생'시리즈는 문학소녀 시리즈의 외전이 아닌 속편이라고 생각해요.  문학소녀 시리즈라는 흐름 속에서 소용돌이처럼 생겨난 삽화집과는 다르게, 이 견습생 시리즈는 확실하게 문학소녀 시리즈의 뒤를 잇고 있어요.  즉, 견습생 시리즈는 문학소녀 시리즈의 곁다리가 아닌 문학소녀 시리즈의 후속이자 그 자체라는 거에요.
 

 제가 짝퉁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것은, 견습생 시리즈가 아닌, 이 소설의 주인공인 '히노사카 나노'라는 인물이에요.  책의 주인공인 나노는 딱 제 취향의 캐릭터에요.  견습생에 있던 모리나 현 시리즈에 있는 나노처럼 머릿속에 꽃밫이 펼쳐져 있을듯한 그런 캐릭터를, 저는 굉장히 좋아해요.  첫사랑에 빠진 소녀는 누구일지라도 귀여워요.  그리고, 히노사카 나노도 꽤 귀여운 캐릭터에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살아오면서 관심한번 갖지 않았던 책을 읽는 소녀라니.. 첫사랑에 빠진 소녀는 상상만해도 흐뭇하고 풋풋하고 귀엽고 웃음이 절로 나와서 응원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삽화집 2권에 나왔던 모리와 료타는 읽는 내내 응원했어요.   히노사카 나노도 응원했어요.  어차피 코노하와는 이루어질 수 없겠지만, 그래도 노력해라!
 

 하지만, 제가 응원하던 그 마음은 어느새 시들시들 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작중 주인공이 히노사카 나노는 이노우에 코노하를 좋아해서 문예부에 들어서게 되고, 이노우에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아마노 토오코의 무게를 실감하게 되요.  그리고 나서 그녀는 문학소녀가 되어 그의 마음을 빼앗아 보겠다고 결심하게 되지요.  하지만 히노사카 나노는 모르는것 같아요.  이노우에가 좋아하는것은 책을 먹어버릴 정도로 좋아하는 문학소녀가 아닌, 어둠속에서 자신을 구원해 준 아마노 토오코라는 사실을 말이에요.  때문에 그녀가 하는 행동은 그의 아픈 추억만을 자극할 뿐, 본질적으로는 그를 유혹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지 못해요.  그리고, 그 무지가 그녀를 잠식하겠지요.
 
 
 

 아마노 선배는 이곳에 없는데도, 나는 코노하 선배의 '문학소녀'가 될 수 없다니.

 '책을 먹는다'는 말로 빙 돌려 나를 거절할 정도로 코노하 선배의 안에는 아마노 선배가 가득 차 있는 걸까.

 슬프고 괴로워서 눈물이 흘러넘쳐, 나는 머리맡에 놓아 두었던 『호반』을 폋치고 페이지를 찢었다.

 시야가 눈물로 부옇게 흐려졌다.  살짝 바래지기 시작한 종이를 입에 물자 먼지 맛이 난다.

 침으로 종이를 축축하게 적셨다.

 반으로 찢으서 꼭꼭 씹었다.

 꺼칠꺼칠했던 종이가 점점 부드럽게 뭉게진다.

 "흑, 딸꾹"

 눈물이 뺨을 타고 줄줄 흐른다.
 

 ㅡ토오코 선배는 책장을 찢어서 먹어.
 

 ㅡ이건 차가운 셔벗 맛이라든가, 꽃으로 빚은 술의 맛이 난다든가 하는 말을 하면서 맛있게, 행복하게 책장을 우적우적 먹어.
 

 종이 덩어리가 목에 꼭 막혔지만 억지로 삼켰다.

 아무 맛도 없다.  목이 갑갑하고 아프기만 하다.

 "흑, 으윽…… 욱…… 흐윽…… 딸꾹."

 딸꾹질하고 울면서 몇 번이나 종이를 찢어 삼켰다.

 맛없어. 맛없어.

 간신히 한 장을 다 먹고 다른 페이지를 찢었다.

 책을 한권 다 먹어치워도 나는 분명 아마노 선배가 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책을 먹으면 코노하 선배도 나를 '문학소녀'로 인정해 줄까?

 그렇게 서먹서먹하고 예의 차리는 모습만 보이지 않고, 전처럼 기가 막혀 하거나 화를 내 줄까?

 작은 문자의 조각들이 내 목구멍 속으로 밀려들어 온다.  도저히 심킬 수가 없고 답답하기만 하다.  가슴에 무거운 돌을 끌어안고 있는것만 같다.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도 꿀꺽꿀꺽 삼켰다.

 어느 순간부터『호반』에서는 시큼한 눈물 맛이 났다.

<문학소녀와 견습생의 상심 52~54P>

 
 
 



 마지막에 '어느 순간부터『호반』에서는 시큼한 눈물맛이 났다' 이 부분에서 소름이 쫙 돋았어요.  제가 과하게 해석한걸지도 모르지만, 이 문장은 두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요.  1)히노사카 나노의 슬픔이거나, 2)히노사카 나노가 문학소녀 아니, 아마노 토오코의 모방이 된다는 것을 암시하거나.  분명 겉으로 드러나는 의미는 1번이에요.  그런데, 저는 읽으면서 2번밖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이 장면이 넘어가고 난 뒤에 코노하가 한 말중 '넌 문학소녀의 자질이 있어'라는 말도 꽤 의미심장해요.  '아마노 토오코는 될 수 없지만 문학소녀는 될 수 있다'  결국 히노사카의 이 생각이 그녀를 좀먹게 할거에요.



 히노사카 나노가 하는 행동은 이노우에가 자신을 좋아하도록 만드는것이 아니라, 이노우에와 아마노 토오코 사이에 끼어 앉아서 토오코에게 가야 할 연정을 빼았기 위한 행동에 불과해요.  결국 그녀의 생각과 아마노 토오코를 모방하는 행동은 그녀에게서 그녀다움을 뺏어가겠죠.  그리고 그녀다움을 잃어버린 히노사키 나노는 결국 코노하와 이루어지지 못하고 문학소녀 아니, '이노우에 코노하에 대한 짝사랑'이라는 껍데기만 남게 되는거에요.  제가 볼땐 꼭 그렇게 될것만 같아요.

 
 
 
 





 랄까,,

 헷.  다음편이 완결인데, 스토리가 이렇게 나갈리는 없겠죠.  제가 생각하는대로 스토리가 흘러가려면 분량면에서 살짝 심하게 급전개가 필요할 겁니다.  아마도.  하지만, 문학소녀를 따라하려는 나노가 불쌍하고 불쾌하고 소름돋는건 사실입니다.  솔직히 전 그녀를 이해할수가 없네요.  문학을 맛에 비유하는것이 토오코만의 개성이라는것을 알면서도 굳이 그것을 따라하는것은 대체 어떤 의도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그저 아마노 토오코를 향한 이노우에의 사랑을 자신이 빼앗아 가겠다는 속내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그가 자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것.  이런 이야기에 소름이 돋는 제가 이상한걸까요?  정말 자신있게 이야기 하건데, 이 이야기는 제가 올해 읽었던 이야기 중 가장 무서운 이야기였어요.

 
 
 
 





문학소녀 견습생의 첫사랑

작가
노무라 미즈키
출판
학산문화사
발매
2010.10.07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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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 견습생의 상심

작가
노무라 미즈키
출판
학산문화사
발매
2011.02.10
평점

리뷰보기

문학소녀 견습생의 첫사랑/문학소녀 견습생의 상심 - 3.5/5

 실은, 감상문 쓰면서 많은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더군다나, 상심에서 중점적으로 다뤘던 이야기가 '프랑켄슈타인'이였다는 것은 정말이지 엄청 맘에 들었거든요.  하지만, 책장을 덮고나서 생각나는것은 히노사카 나노라는 불쌍한 아이뿐.  제발 이 이야기가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어요.

Writer

아카사

아카사

네이버에 본진 두고 있는 블로거에요.

comment (2)

가람온
가람온 11.06.21. 22:42

이 리뷰를 읽고 난 뒤, 제 머리와 가슴에는 여러 생각과 감정이 뒤섞여서 잘 정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선 전하고픈 감정은-

"반가워요!"

눈물나게 반갑습니다.

이런 감상-행간을 읽는-을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없었거든요.

이런 '문학소녀'스러운 감상을 마지막으로 보았던 게 언제인지!

고등학교때 읽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떠오르네요.
어째서 책의 추천에는 베르테르의 갈등만을 다루는지, 저는 그 당시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그 책을 읽으며 계속 생각했던 것은 이름도 잊어버린 '연적의 자살 방조'였거든요.
이 리뷰를 읽으니 제가 그때 느꼈던 감정이 느껴집니다.

아아, 더이상 정리가 안되네요.
그냥 여기서 마칠게요.
"앞으로도 좋은 리뷰 부탁드려요!"

아카사
아카사 작성자 가람온 11.06.25. 12:03
격한 댓글 감사합니다,, 이 감상문은 제가 쓴 것중에서도 굉장히 잘 나온편이에요,, 거의 일년만에 쓴, 맘에드는 감상문인데, 님의 덧글을보니 힘이되네요. 앞으로도 좋은 감상문 쓸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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