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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27 Mar 0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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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TERS

  • By 아카사

1.jpg


들어가기전에 : 현실직시

  현실에는 귀엽고 아담하게 생긴 여상사 같은거 없습니다.  그리고 그 여상사가 당신을 맘에 들어할리도 없습니다.  플래그 꽂히는 상상은 버려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점은 항상 유념해두고 현실생활을 하시길 바랍니다.  당신에게 여자는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지니.  그리고 직장 선배 성희롱 하지 맙시다.  살다살다 후임이 선임 성희롱하는 이야기를 보게될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네요.  아마 현실에도 이런 정신나간 인간은 존재하지 않을꺼야.  그러니까 절대로 성희롱은 하면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원래 일은 다 개떡같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당신이 하는 일(혹은 하게 될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는 것에 제 손목을 옷걸이에 걸도록 하죠.  세상에 편한 일이란 존재하지 않아요.



웃을만한 내용이 아닌걸?

 도대체 이걸 웃으라고 만들어놓은건지 알 수 없습니다.  시스템 엔지니어의 가혹한 현실을 코미컬하게 그린 슬랩스틱이라고요?  캐치프레이즈가 웃기지도 않은 헛소리입니다.  코미컬 하지도 않고 슬랩스틱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물론 상당부분 미화가 되어 있는거 같긴 합니다.  하지만, 이건 진짜로 웃으라고 쓴 것들이 아닙니다. 이야기가 재미없다는 뜻이 아니라,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사용하는 업계의 현실이 워낙 충격적인지라.  빈말로라도 웃으라고 쓴 자학식 공대 유머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현장의 실상을 전달하는 듯한 내용입니다.  소설의 가시적인 내용을 한줄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젠장 시스템 엔지니어 정말 거지같고 개떡같고 힘들고 미치겠지만 이 직업에는 보이지않는 무엇인가가 있다고!(...종범?)'


  실제로 그 쪽 세상은 내가 가본적도 없어서 어떤지는 잘 모르겠는데, 별로 과장한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그러고보니 울 누님도 IT업종은 아니지만 꽤 자주 집에까지 일감 가져오기도 하고..-_-;;).  그나마 소설스럽고 과장된듯한 것들을 찾아보자면 카모메나 무로미의 흠좀무한 실력이나 성격, 그리고 이야기 극 후반부의 사건 해결정도 되겠죠.  하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그냥 담담해 보이고, 실제로 있을법도 합니다.  실제로 일이 많으면 야근도 하게 되고, 회사에서 잘 수도 있고.  물론 소설 속에서처럼 하면 고용노동부에서 클레임이 들어오겠지만, 원래 세상이라는건 그렇게 합리적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라도 제가 이런 직업을 선택해야 할 상황이라면, 전 선택하지 않을겁니다.  전혀라도 해도 좋을만큼 겪어보고 싶지 않습니다.



작중 OJT에 관하여

  하지만 겪어보지 않았냐고 물어본다면 유글레나 눈물만큼 비슷한 일은 겪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이 머리를 싸매며 절망하는 모습이 쉽게 납득이 갔어요.  물론 제가 필드에서 뛰어봤다는건 전혀 아닙니다.  제가 겪었던 일은 그냥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생긴 일들 뿐이였거든요.  그리고, 필드에서 뛰는 사람들은 저 인간이 엄살을 부린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실제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몇가지 키워드만 던져놓고 알아서 해결하라 하고, 모르는것은 직접 공부하라고 윽박지르며, 정말로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갔을 때 그걸 왜 모르냐고, 물어보기만 하면 다냐고, 못한다고만 하면 일이 해결되냐고 하는 등 반문을 빙자한 비난을 하면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일에 대한 환멸감밖에 느낄 수 없죠. 

  하지만 굉장히 얄궂은 일인데, 이렇게 해도 머릿속에 들어옵니다.  사실 이런 말도 안되는 교육방식은 '그렇게 해서 배운것'에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 '모르는 것이 있을 때 그렇게 찾아보는 것'을 가르치는게 목적이기도 하고요.  일단 이런 교육을 통해서 아주 기초적인 부분에서의 업무가 가능하게 되면, 그 이후로는 모르는게 나와도 알아서 찾아서 그 일을 해결하게 되고(일만주면 해결하는 인간이 됩니다.-_-;;), 또 상황만 좋으면 그 일에 대해서 애정도 갖을 수 있게 됩니다.  남이 알려준게 아니라 내가 알아낸거다!  라고 스스로 그렇게 느끼는 거지요.  당연히 착각이지만.

 어쨌건 제대로 배우는것도 아닌 야매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굉장히 돌아서 해결하게 되는데다가 재수없으면 분명히 틀린 부분이 있는데도 그런게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든 일만 되면 그만이죠.  안그래요?  ㄱ-;;



전문적인 부분은 그다지 기대하지 마세요.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se? 시스템 엔지니어에 관한 이야기라는데, 그들이 일하는 방식은 잘 전달이 되는 편이지만, 그들이 일하는 내용은 전달이 안됩니다.  애당초 할 생각도 없어보이고요.  물론 저도 소설 읽으면서 시스템 구축하는거 배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런건 생각하지 마세요.  기술적인 부분은 다소 어렵고 머리가 아픕니다.  알아듣기가 힘들어요.  모르긴 몰라도 번역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고생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 참고로 소설 속에서 루터루터 그러는데 그거 라우터(router)입니다.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하여

  개괄적인 스토리는 어느 한 청년이 속아넘어가서 사원을 갈아버리는 회사에 취직하고, 그 회사에서 엄청난 워크홀릭 멘토를 만나서 엄청나게 고생하는 스토리입니다.  일에 대한 내용과는 별개로 일에 대한 철학이 어느정도 녹아 있으며, 그것이 이 책의 재미입니다.

 일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못하는 무로미와 일은 못하지만 사람은 잘 대하는 사쿠라자카가 OJT라는 무식한 사원연수를 통하여 멘토와 멘티로 엮입니다.  철저하게 주인공인 사쿠라자카 시점에서 진행하는 이야기는 이 이해할 수 없는 현실과 이해할 수 없는 상사를 통해서 입이 떡하니 벌어지게 만듭니다.

   어떻게 이런 개떡같은 회사가 다 있을 수 있지?  그리고 이 사람은 어째서 다른 회사를 냅두고 이런 개떡같은 회사에서 일 하고 있는 거지?

   결국 엄청난 워크홀릭이자 실력과 정신력 양쪽으로 프로페셔널이라 할 수 있는 무로미를 통하여 사쿠라자카는 자신이 이 세계에서 버틸 수 없을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죠.  그건 정말로 실로 담백하게 사실이였어요.  하지만 세상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이 안다고 해서 자기가 아는대로 선택할 수 있는게 또 아니거든요.  전략적으로는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선택을 자의로 하게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요즘 라이트노벨하고 비교하면 다소 곤란할지도 모릅니다.  분명히 캐릭터도 개성이 넘치지만, 이 소설이 전달하고자 하는건 '무로미 귀여워요 무로미'가 아니라, 꿈도 희망도 없는 회사 안에서 열정이 넘치는 직장인의 모습이며,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도 도지히 포기할 수 없는 일에대한 철학입니다.

 정말 정신이 나간 듯 하고 개떡같은 회사이고 업계이며 업무이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가 없는 일의 소중함.  모든것을 내다 바치듯 일을 하고 그것을 끝냈을 때의 희열.  분명 이들의 업무환경은 부조리의 극단을 달리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에 사람이 있는것은 일에대한 자부심 때문만이 아닙니다.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 정말 힘들고 미칠것 같지만,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넘어서서 성공할때까지 쉬지않는 그 광적인 상황이 아마도 이들을 일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일 겁니다.  분명 그것은 언어의 형태로 쉽게 전달할 수 있는것이 아닐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사쿠라자카도 자기가 이 회사에 적응할 수 없을거라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 예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성적인 판단과는 거리가 있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고 말이죠.


  어쨌건, 자학적인 내용을 가지고 이런 재미난 글을 쓴 작가에게 박수.  무슨 내용인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재밌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흔치 않아요.







될 수 있어 SE

될 수 있어 SE

  • 저자 : 나츠미 코지
  • 정가 : 7000원 (할인가 : 6300원)
  • 출판사 : JNOVEL
  • 출간일 : 2012. 02. 14
  • ISBN : 9788926328880
  • 요약 : 업무에 대해서는 굉장히 전문적이고 깊이감 있게 다루고 있어 라이트노블의 주 독자층인 중고교 남학생들도 관심 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 자세히 보기

될 수 있어 SE 1권 - 4/5

재밌었습니다.  이런이야기 정말 흔치 않아요.

엄청 재밌다 정도는 아닌데, 재밌습니다.  꽤 많이요.

Writer

아카사

아카사

네이버에 본진 두고 있는 블로거에요.

comment (1)

칸나기
칸나기 12.03.17. 15:06
저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게다가 무로미의 감춰진 진실이 1권에서 전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2권도 들게 될 것 같습니다.
권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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