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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한대] 2020. 2. 21. 라한대 닫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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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47 Feb 23, 2020
  • 39 views
  • LETTERS

  • By Chikori
협업 참여 동의






참여 감사드리고,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거두절미하고 감상부터.








이 방정식은 시험에 안나오잖아요! -멍애






‘케미’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표현은 아닌데, 어느 두 등장인물 간의 궁합이나 호흡 같은 것이 잘 맞아떨어져 좋은 화학 반응 비스무리한 것이 일어날 때 많이들 쓰는 표현으로 알고 있습니다.




깊이 있는 인물을 만든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이 ‘케미’라는 요소는, 어떻게 말하면 깊이 있는 인물이 전제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야 드러날 수 있는 발전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가치관이나 행동양식 등이 대립된 두 인물이 엮일 때 이야기에 정말 큰 매력이 드러나곤 합니다. 이런 구도는 생각보다 그 역사가 깊기도 하고요. 왕자와 거지/ 대범한 사람과 소심한 사람/ 적극적인 사람과 소극적인 사람 등, 창작물 안에서 대비되는 두 인물 간의 접점은 확실히 읽는 이를 흥미롭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긴 한 것 같습니다. 비단 소설만이 아니라 드라마, 영화, 만화를 불문하고 두루 나타니까요.




하린과 대현의 관계성을 보면서도 많이 느꼈습니다. 거울상처럼 대비되는 두 인물 간의 만남과 사건. 그 만남 단계에서 이야기는 일단락 되었지만, 그 둘이 겪게 될 이후의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몸이 뒤바뀐 상태에서 겪게 될 파란만장한 애로사항들, 그 과정에서 이해하게 될 서로의 고충, 가치관의 발전, 그러다가 심적인 사랑도 피어나고 갈등도 하고 하겠지요. 예상이 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기대가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충분히 재미가 검증된 구도이기도 하고요.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글쓴이가 인물을 구성하는 방식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린과 대현이라는 인물은, 단순히 성격 나쁜 부잣집 응석받이 모범생과 가난하고 불우한 남학생으로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사고하고, 각기 다른 깊은 가치관이 있고, 시련에 대처하는 방식도 다른 별개의 인물이었고요. 서두에 얘기했던 ‘케미’라는 요소는 이런 부분이 전제되었기에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인물 스펙트럼을 넓게 묘사하지 못하면 인물 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그 특유의 감칠맛도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이야기 구도나 사건 흐름이 좀 흔했다는 단점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아마 짧은 시간에 써내려가야만 하는 라한대니만큼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몇 시간 안에 얼른 써내려야 하는 대회에서 본인의 색과 독창성을 요구하는 건 너무 힘든 이야기니까요. 사실 단점이라고 말하기도 뭣한 이야기인데, 가치관이나 삶의 배경이 다른 두 인물의 몸이 바뀐다라는 이 플롯은 원래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유는 그만큼 재미가 있고 매력적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같은 플롯이라도 어떻게 살리냐에 따라서 세부적인 재미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참 사소한 부분을 덧붙여보자면, 괜시리 눈에 밟히는 개연성 오류 같은 것도 있었고요. 배달부에 불과한 대현이가 어떻게 음식을 시킨 집에서 자장면이 불어터질 때까지 실랑이 하는 모습 같은 걸 알고 있을 수 있지? 그냥 음식 주고 나오면 끝 아닌가? 하는 부분이나, 병원에서 입원 환자에 대한 정보는 프라이버시인데 왜 저렇게 쉽게 알려주지? 하는 부분 같은 것이요. 이런 부분은 깊게 파고들면 그냥 말꼬리 잡는 것처럼 되어버려서 언급할까 말까 고민 좀 했습니다. 사족일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전체적으로 좋은 이야기였습니다. 읽는 이가 재미를 느끼는 서사 흐름, 인물 간의 관계성에서 오는 특유의 재미, 깊이있게 사고하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좋은 분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랍하나 - LIMO




우선 경소설회랑 기준 글자 수 3269자로 최소 기준인 4000자에는 미달한 글이어서, 입상 후보에선 제외했습니다.





이야기의 역할 중 가장 매력적인 것 하나는 누구나 생각해볼 법한 큰 담론을 던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같은 영화가 커다란 블록 버스터 씬이나 박진감 넘치는 추격, 액션씬 같은 것도 없이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급에 대한 고찰, 무작정 선하지만은 않은 하류층의 민낯 등이 대중들을 깊은 사유에 빠지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담론을 던지고 그것에 대해 사유하는 일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재미가 되기도 합니다. 심사 기준이 ‘글쓴이가 생각하는 재미가 글에 잘 드러나있는가?’ 였던 만큼, 그것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서랍 하나만한 공간에 인류가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했던 이야기. 각자 무엇을 남기자고 격렬하게 싸우는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별 거 없는 가수의 연설로 마지막을 마무리 하게 됩니다.




글쓴이가 가장 비중을 들여 묘사한 늙은 가수의 연설, 애석하게도 제 입장에선 와닿지 않았습니다. 동감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보단 갸웃거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조차 제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지만요.




아무리 찬란한 시절이었다 한들, 그것 이상의 전성기가 없을거라고 단정지어버리는 게 맞는 일일까? 발전을 꿈꾸며 살아간다는 것을 유니콘을 꿈꾸는 뜬구름잡기로 치부해버리는 건 너무 난폭한 일반화가 아닌가? 대통령과 식사했던 아이의 어머니는 전성기에 매여 살아가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했지만, 그런 전성기조차도 없이 천천히 침전해가는 삶이 훨씬 더 비참한 것이 아닌가? 상식적으로 500년 뒤의 인류가 허무하게 멸종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 아닌가? 쉘터와 생존 도구, 지식, 기본 환경들을 보장받은 상태로 행보를 시작할텐데..




이야기를 관통하는 점에 대한 생각이나, 핵심과는 별 상관 없는 고민까지 이런저런 많은 사유를 했습니다. 어떤 의미에선 이런 사유를 의도한 글이겠지만, 적어도 제 가치관과는 맞아 떨어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글쓴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지나간 전성기에 얽매이는 삶은 너무 비참하고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저 담론으로만 던져둔 것일 뿐, 다른 생각을 하며 써내려간 글일까요? 섣불리 판단하려 들진 않겠습니다.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글이었던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그것과 별개로 이 글의 가장 큰 아쉬운 점은 오로지 ‘담론을 던지기 위한 글’에서 끝난 점입니다. 잘 짜여진 담론에 대해 그 답을 고찰해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만, 그것은 비단 소설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전술했던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것도, 나름대로 폐부를 찌르는 담론을 ‘흥미있는 이야기’라는 구조에 잘 끼워넣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류의 멸망이라는 배경에 대한 설명을 던져주고, 은퇴한 가수라는 화자를 통해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데에서 끝나기만 한 것이 참 아쉽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기승전결의 구조나 플롯이 존재했다면 더 깊은 여운이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이런 것들은 제 개인적인 의견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발기부전 -조짱






쌈마이하다, 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글이었습니다. 읽는 이의 뇌리에 때려박듯이 전달되는 이야기 구조와, 음습하지만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외설적인 묘사들, 편하게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는 흐름 등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전술했다시피 심사기준을 ‘글쓴이가 생각하는 재미가 글에 잘 묻어나왔는가?’로 잡았기에, 해당 글은 그런 측면에서 참 좋은 글이었습니다.




일견 천박해보이고 외설스럽기만 한 것 같은 이 글에는 흥미롭게도 우리가 재미를 느끼는 왕도적인 흐름이 은근슬쩍 끼어들어가 있었습니다. 지나간 전성기라는 주제에서 떠오르는 요소들, 한 때 잘나갔던 화자가 지금은 미약해졌지만 무언가를 계기로 자신을 가다듬고 다시 궤도에 오르는 부활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혹자들은 그냥 술술 써내려간 위트있는 음담패설을 보고 너무 배보다 배꼽이 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하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글쓴이가 이 글을 써내려갈 때는 그런 거창한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즉석에서 글을 써내리는 것이 라한대의 취지인만큼, 주어진 주제로 술술 읽어내리고 대충 끝마칠 수 있는, 그런 위트있는 이야기를 쓰자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글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빠르게 생각해낸 이야기일지언정, 재미있는 이야기 흐름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참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잠깐 써내리는 엽편에도 요소를 갖추는 글을 써내릴 수 있다는 것은 참 강한 무기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의 구조란 참 재밌는 것 같습니다. 저주받은 아이 해리포터가 호그와트에서 파란만장한 사건을 겪고 수많은 시련을 계기로 한명의 마법사로서 성장하는 것과, 나뭇잎 마을의 닌자 나루토가 박해받고 시련을 겪다 결국 호카게가 되는 것과, 미약한 육군 대위에서 수많은 시련을 거쳐 대국의 황제가 되는 나폴레옹의 이야기나, 침체된 AV배우 절정마가 새로운 영역에 눈을 뜨면서 더 발전하는 이야기는 큰 흐름의 맥이 비슷합니다. 반나절만에 떠올리고 짧게 써내린 이야기 흐름 속에서도 사람이 느끼는 재미의 영역은 결국 일맥상통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맙니다. 섹스와 외도 같은 외설스러운 소재일지언정, 그 구조와 흐름은 재미에 대한 본능적인 추구라는 큰 맥락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이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분명 글쓴이가 그간 접해왔던 창작물의 편린들은 반영되어 있겠지요. 그래서 참 창작이란 게 재밌는 것 같습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라한대 총대를 맬 때마다 NTR이나 스와핑에 대한 이야기가 꼭 하나씩은 나오는데... 정말 세상 참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한남충들.












광대와 왕 -현안인






글쓴이가 생각하는 소설의 재미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소설에 투영시키려고 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글을 읽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글을 써내려갔을 글쓴이의 심정을 되새겨봅니다. ‘서랍하나’라는 제출작을 읽었을 때도 생각한 것이지만, 지나간 전성기라는 것이 언제나 영광과 자랑거리가 되지만은 않습니다. 때로는 과거의 영광이 현재의 자신을 짓누르는 짐덩어리가 되고, 더 발전하지 못하는 자기혐오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웅이었던 아버지의 빛에 가려 그림자로서 살아온 화자의 마음을 잘 묘사했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이야기는 빛입니다. 미담과 설화는 영광스러운 기억을 길이길이 후세에 넘기지만, 그 이야기의 빛에 눌려 고통받아야 하는 그림자 속의 존재들에 대해선 아무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위대한 선대의 영광에 눌려 살아야 하는 후손이 얼마나 끔찍한 결말을 맞이했는지는 역사서만 봐도 잘 나오고요. 아마도 글쓴이는 그런 상황에 처한 화자의 비참한 운명을 드러내는 것에 주요한 방점을 찍고 글을 써내려간 것 같습니다.




화자의 공상 속 존재인 광대를 이용해 화자를 짓누르는 부담감을 가시화 시킨 것이나, 약간씩 비틀어서 의외성을 부여한 묘사들, 이야기와 빛이라는 의미적 연쇄를 이용해 소설에 내재된 메시지를 세련되게 표현하고자 하는 연출들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집약적으로 많은 공을 들인 글이라는 느낌이 났습니다. 정말 좋은 글이었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흥미를 부여하려는 의도의 부재’였습니다.


저희들은 글을 쓸 때, 항상 읽는 이의 시점으로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가 읽는다고 했을 때, 어떤 부분에서 흥미를 느낄까? 어떻게 해야 내가 쓴 글을 끝까지 읽게 할 수 있을까?


수백수천가지의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대중적인 몇 개를 꼽아볼 수는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이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참 알고 싶다, 대체 화자가 휘말린 이 사건이 어떻게 된 이유로 일어난 건지 알 수가 없다. 뭐 이 외에도 많겠지요.


의문이나 기대, 흥미, 인물에 대한 몰입, 결말에 대한 궁금증 등이 글을 읽는 흥미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해당 글은 초중반부를 읽을 때 이미 읽는 이로 하여금 끝까지 읽게 만드는 동력을 잃습니다. ‘아, 화자는 왕이고 광대는 화자의 공상 속 존재고, 왕은 선대 왕의 영광에 눌려 살고 있구나. 그러다가 종국에는 좋지 않은 끝을 맞이하겠군.’ 이라는 내재적인 결론을 내려놓고 맙니다.


그 끝에 어떤 의외성이 있다기보는, 글쓴이의 메시지와 안타까운 결말로 마무리 되지요. 충분히 여운을 자아내는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과정이 좀 아쉬웠습니다.




저희가 추리 소설을 끝까지 읽게 되는 이유는, 도대체 범인은 누구이며 어떻게 저 피해자를 죽였는가 하는 사실이 너무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모험 소설을 읽는 이유는 그 모험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거나, 시련에 빠진 등장인물이 그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우리들이 어떤 글에 흥미를 읽고 끝까지 읽어내려가는 데에는 아주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글쓴이의 생각과 메시지, 화자의 안타까운 결말 등은 그런 서사의 힘이 덧대지면 더욱 더 강하게 읽는 이의 마음을 흔들게 됩니다.




주제와 메시지의 묘사, 복선과 회수, 안정적인 이야기의 흐름 등이 참 좋았습니다. 다만, ‘끝까지 이야기를 읽게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에 대한 고민이 더 수반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즐겁게 읽었습니다. 정말 좋은 글 참 감사드립니다.









지나간 전성기 -ㄹㅍ




우선 글이 끝나자마자 의문스러운 기분이 먼저 들었습니다. 뭐지? 여기서 끝인가?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글이 쭉 이어져 내려오면서 툭툭 던지는 이야기적 복선. 북방지대에서 화자가 겪은 일은 대체 뭘까? 저 검은 대체 무슨 상관이지? 흥미를 유발하는 흐름과 적절한 묘사들이 참 좋았는데 마지막에 갑자기 절벽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검이 박힌 곳에 쓰여있던 고대 문자가 의미하는 바는 대체 뭐고, 그 검을 뽑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세계의 끝이라는 이 북방지역의 동굴엔 어떤 의미가 부여되어 있고, 이런 복선들이 어떤 식으로 짜여지다가 마무리 될 것인가. 그런 것들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읽어내려가다가 갑자기 글이 끝난 느낌이었습니다.




정말로 여기서 말끔히 마무리 되는 이야기가 맞나? 이것이 지나간 전성기라는 주제와는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 걸까? 혹시 내가 놓친 복선이나 해석들이 있었나? 아니면 글쓴이가 의도한 이야기의 내재적인 의미를 내가 잘 캐치해내지 못한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두어번 다시 올려다가 읽어보았지만 이렇다 할 차이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동굴의 벽에 고대어로 적혀있던 문자나 검의 이야기가 이 서사의 종착지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도 잘 납득이 가지 않았구요. 마냥 글쓴이의 불친절함을 탓하기엔, 제가 이 글을 정말 온전하게 잘 뜯어읽었는지에 대해 확신이 가질 않았습니다. 동굴의 글귀나 레바테인이라는 검에 대해 이런저런 구글링도 해보았지만, 어떠한 의미적 연관성도 찾기가 힘들었고요. 최대한의 노력은 해보았지만, 이런 상태로 섣불리 글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건 글쓴이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글쓴이의 머릿속에서 펼쳐진 서사의 흐름을 읽는이도 함께 따라갈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슈가맨 - 영드리머






전성기가 지나고 잊혀진 밴드가 초월적 존재에 의해 다시 재결합하는 이야기. 이렇게 요약해서 읽었다면 제가 잘 이해한 것일까요? 해당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뒤로 갈수록 제가 이야기의 전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짧은 분량 안에 너무 많은 배경 정보를 넣으려고 한 탓인가, 중간부터는 그 전제가 된 설정을 이해하는게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간접적으로 에둘러 말하는 묘사의 탓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때로는 그런 표현이 재치있고 통통 튄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과하면 기초적인 정보 전달 역할조차도 못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일독할 때는 그냥 제가 내용을 못따라간 거라 생각해서 재독, 삼독을 했습니다만. 지금에 와서도 전체적인 맥락을 제외하고선 명확하게 내용이 들어오질 않았습니다. 깊이있고 간접적인 묘사는 매력이 될 때가 많습니다만, 때로는 직접적이고 간결한 정보전달이 읽는 이에 대한 배려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때 밴드를 했었고, 전성기가 끝이나고, 각자 새로운 생인지 아니면 새로운 세계인지에 흩어져서 살다가 모종의 초월적인 존재에 의해 다시 집결하게 된 이야기..라는 것까지는 이해가 됐습니다만, 이야기의 극후반부에 와서는 정말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게 되어버렸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우승의 독백에 와서는 글쓴이의가 의도하는 극중 결말에 대해서도 잘 확신이 서질 않았습니다. 초월적인 존재라는 것 자체가 우승의 거짓말이었나? 전성기에 대한 우승의 가치관이라는 게 대체 뭐지? 우승의 목적이란 게 대체 뭘까? 프로듀싱인가? 이후에는 무슨 이야기가 이어질거라 생각하면 되는거지? 하나도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명확하게 이야기의 윤곽이 잡히질 않으니 K/Twins의 각 멤버 하나 하나에 몰입이 되지않고, 우승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갸웃거리고만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떠한 거대한 이야기의 도입부 정도로 보이는데, 그것에 재미를 느끼고 기대를 하게 만들고자 한다면... 때로는 명확하게 읽는 이에게 지금은 이런 상황이다!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일러준다면 어떨까요?




문장의 기본 역할은 정보의 전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중 삼중으로 꼬여 깊은 의미를 내재한 표현은 가끔씩 약방의 감초삼아 등장한다면 굉장히 깊은 인상을 남기지만, 수도 없이 남발하게 된다면 오히려 읽는 이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보석이 아름다고 가치있는 건 희소하기 때문이지, 세상 천지에 보석이 쫙 깔려있으면 그걸 아름답고 가치있다고 느끼긴 힘들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래저래 개인적인 일도 좀 생기고, 글도 좀 뜯어 읽느라 시간이 하루 더 걸렸습니다.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글들이라 입상에 대해선 참 고민이 많이 됐는데, 최종적으로는 [ 이 방정식은 시험에 안 나오잖아요! ]를 쓰신 멍애님께 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갤로그에 메일주소나 카톡 아이디 남겨주시면 내일 중에 보내드리겠습니다.




평일에 갑자기 열어서 몇 명 없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내주셨네요. 참 감사드리고, 다음에 또 언제 총대 맬 때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건필하십셔.

comment (2)

네크
네크 20.02.24. 00:46
고생하셨습니다! 참여하려고 했는데 30분밖에 안남았더라구여... 흑흑 다음에는 꼭 시도하는걸루!
네크
네크 네크 20.02.24. 00:46
권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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