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한대

[라한대] 감기는 언제나 조심합시다

by Err0r posted Jun 28, 2017 (01시 49분 46초) Replies 0 Letters c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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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에취!, 에취이이!"

 

추운 가을 바람 탓인지 또 재채기가 튀어 나왔다.  연신 재채기를 했더니 코가 다 시큰해졌다. 그래도 아까처럼 기침을 하는 것보단 낫겠다. 기침을 너무 많이 했는지 목이 아프거든.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튀어나온 콧물을 쓱 훔쳤다.

 

"괜찮아? 자꾸만 반에 재채기하는 애들이 생기네... 혹시 너도 독감 아니야?"

 

맑은 목소리가 내 어깨 조금 아래에, 조그마한 소녀로부터 흘러나왔다. 150초반대의 조그마한 키의 타고난 찰랑찰랑한 연갈색 생머리, 색기라던가, 조금 부족할 진 몰라도 평평하기 그지없는 빨래판같진 않은 몸매와 어쩐지 울상을 보면 더욱 더 괴롭혀주고싶은 천애의 귀여움!  게다가 마음씨도 착하기 그지없으니 그야말로 천상 요조숙녀라고 정의할수 있는 이 여자아이는 나의 소꿉친구 장미나. 아, 나는 전생에 나라라도 구했단 말인가?  이런 귀여운 여자아이가 나와 같은 공기를 들이마쉬고 산다니!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 부모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진짜 진짜 감사드립니다!

 

"흐에엑! 너 지금 표정 되게 음흉한 변태 아저씨같아."

 

흠흠. 내 표정이 뭐가 어때서? 너처럼 귀여운 여자아이를 보는 이 나이대의 남자들은 다들 이런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는거라고.

 

"너도 그 소식 들었지? 지금 도는 독감이 지금까지중에 제일 센 거래. 벌써 걸린 애들 몇몇은 몸이 너무 아파서 학교도 못나오고 있단 말이야."

 

"그랬었나? 아이, 걱정마셔! 내가 비록 성적은 개판 5분 전이고 체력은 바바리맨 못지않은 저질이라도 옛날부터 병치레는 한번도 치른적 없단 말씀. 어떻게 보면 축복받은 몸이다, 이말이야."

 

우스꽝스럽게 가슴을 쭉 펴는 나를 무시하고 미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 이마에 손을 슥 가져다 대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을 털어댔다.

 

"너 이마가 불덩이야...! 병원에 가봐야겠는데? 이걸 어떻게해..."

 

아아, 또 미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저렇게 날 챙겨주는 미나를 볼때마다 미칠듯이 귀여워서 꼭 볼을 꼬집어 주고싶단 말이지. 다시한번 하느님, 감사드립니다.

 

"걱정하지 말래두? 오늘은 시험도 끝났으니 내가 떡볶이 쏠게! 어때, 콜?"

 

"흥! 필요 없어! 그리고 어차피 조금 있다 학원 가야해.  너, 여기서 딴 길로 새지 말고 곧장 집으로나 가. 안그럼 진짜 아플걸!"

 

내 걱정을 우스갯소리로 넘긴게 화난건지 사거리 신호등을 건너면서 미나는 베, 하는 표정을 짓고는 도심가로 사라졌다. 그렇게까지 상태가 심각한가? 나는 잘 못느끼겠는데... 하긴, 아까부터 머리도 조금 어지럽고 기침도 계속 하고 있으니, 어쩌면 곧장 집으로 가는게 좋을지도 모르겠군...

 

혼자 머릿속으로 중얼중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새 집 문턱까지 도착해 있었다.  부모님은 또 출장이군. 시험지가 가득한 책가방과 함께 몸을 침대로 던지며 잠시 눈을 감았다. 

 

"뭐지... 온 몸이 나른하네... 진짜로 감기에 걸린걸까... 자꾸만 졸립다... 열도 나는 것 같고..."

 

자꾸만 졸음이 밀려온다. 의식이 점차 흐려진다... 그렇게  천천히 잠의 세계로 빠지려는 바로 그 순간...

 

"...여기는 펨코1397804. 감염체의 증식이 완전히 끝났음을 확인. 숙주의 이름, 최민우. 들리십니까?"

 

나는 소스라치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 지금... 목소리가 들렸다..."

 

환청인가? 아니, 분명히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내 주위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내가 들은 목소리는 분명 내 폐 깊숙한 곳으로부터 나왔다. 게다가 이 목소리는...

 

", 숙주가 감염체를 인식함을 확인했습니다. 지금부터 "하이브마인드"의 재기동을 위한 교섭을 시작하겠습니다.

 

이건 내 목소리다... 이 폐의 움직임, 성대의 떨림, 혀가 이에 닫는 이 느낌,  이건 전부... 전부 다 내 몸으로부터 나오는 소리이다...!

 

"뭐야... 너...넌 누구야.... 어떻게 내 몸을 조종하는거야? 너...아니, 이것은 대체...?"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이름은펨코1397804."

 

무미건조하고 감정 없는 목소리가 다시한번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자율형 인공지능 생화학 무기, 코드네임:타이포이드 메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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